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넋두리

블랙박스 고장 나서 바꾸다 보니 드는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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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부터 블랙박스가 이상현상이 생기는데..

운행 중 몇 번이나 켜졌다 꺼졌다를 반복하고 화면 터치도 제대로 되지를 않고..

상인동 아이나비 AS를 찾아갔더니 문을 닫아 버려 가까운 곳 대리점 형식으로 운영하는 곳을 찾았습니다.

증상을 반쯤 듣고는 다 알고 있다는 듯이 곧장 블랙박스 뚜껑을 열어보네요.

내부 메인보드 상단에 작은 수은건전지 끼워져 있는 곳 옆에 있는 작은 부품이 불에 거슬린 듯 약간 검게 되어 있는데 이게 손상이 되어 메인보드를 갈아야 된답니다.

 

수리 비용은 16만 원...

그리고 잠시 뜸을 들이다가 이건 보상판매가 된다고 하면서 요즘 나온 신형 기종으로 본인 부담 20만에 바꿔준다고 합니다.

속으로는 이게 뭔 수작이야.. 하는 심정으로 쉬지 않고 떠들어대는 이야기를 듣고 있다가..

머릿속이 헝클어지는 듯하여 그냥 갈아달라고 했습니다.

조수를 부르더니 1분도 되지 않아 교체 완료.

 

차 구입 시 서비스로 얹어 준 블랙박스인데 수년동안 말을 잘 듣더니 결국 돈을 부르네요.

이 양반 이야기로는 5년 정도 사용했으면 바꿀 때가 훨씬 지났다고 합니다.

보통 블랙박스는 수명이 3년이라며..

아이나비 기술로 이거 하나 제대로 만들지 못하나요? 요런 작은 부품 하나 타 버려 못쓰게 되는 모양인데 조금 보완하여 10년 정도는 쓰게 맹글어야지.. 했더니.

씩 웃습니다.

 

그러면 아이나비 공장 망합니다.

공장도 망하고 우리도 망합니다.

그거 기술이 없어 못하는 게 아니고 다 먹고살아야 하지 않습니까?

자동차가 왜 3년 AS를 하는지 아십니까?

3년 지나면 고장이 나게 만들어 놨습니다.

그래야 차도 팔리고 정비공장도 먹고살고 부품 공장도 돌아가고..

 

생각해 보니 틀린 말은 아니네요.

알약 한 알 먹고 나면 평생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살다가 200살 정도 되어 죽는다면 어떤 일이 생길까 궁금해지네요.

아마도 

간절함도 사라지고 바램도 사라지고 뒤엉키고 꼬여서 세상은 엉망이 될 것 같습니다.

행복은 불행이 있기 때문에 느껴지는 것이고 

희망도 절망속에서 솟아나는 것이 아닐까요.

 

세상의 순환.

모든 게 순환이고 영원한  것은 없고.

나고 죽고 죽고 나고.

 

오래 살려고 그렇게 발버둥 쳤던 진시황도 꼴랑 나이 50에 죽었고 현대 정주영 회장이나 삼성의 이병철 회장 같은 분은 150살까지는 별 탈 없이 살 줄 알았는데 그분들도 역시 보통 사람들과 마찬가지 수명이었습니다.

달도 별도 영원할 것 같지만 어느 때는 사라지겠지요.

오묘하게 톱니들이 맞춰 돌아가는 세상.

 

새로운 블랙박스 달고 들어 오면서 느낀 유한 인생의 소소함이네요.

 

 

 

 

 

붉은 원 안의 부품이 뜨거운 여름의 차 안의 온도와 장기 사용으로 인한 내열로 타 버렸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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