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창하고 예쁜 가을날.
은해사 산내 암자 7곳을 산길로 연결하여 다녀왔습니다.
은해사는 대구, 영천, 군위, 경산, 청송 등지에 57곳의 말사를 관리하고 있는데 이중 산내 암자는 7곳입니다.
(중암암, 운부암, 서운암, 백흥암, 묘봉암, 기기암, 백련암)
암자를 연결하는 산길은 낙엽으로 덮여서 희미하고 다니는 이가 별로 없으니 나름대로 혼자 많이 헤맸네요.
지름길로 간다고 산속을 빙빙 돌다가 한번 알바하고 무상무념에 빠져 직진하다가 한번 알바하여 두 번이나 시간을 뺐겠습니다.
자아를 찾아 산속을 헤맨다고 각오하고 나선 길이지만 온 산이 울긋불긋하여 암자 순례를 한 건지 단풍구경을 한 건지 아리송하네요.
산내 암자에 머무는 시간이 얼마나 되냐에 따라 전체 산행 시간이 조금 달라지겠지만 순수 걷는 시간만 7시간 정도 잡으면 될 것 같습니다.
등산로는 전혀 기대하지 말고 정확한 지도나 다녀온 이들의 트립을 다운받아 가지고 가는 게 현명할 것 같네요.
산행지 : 은해사 7 암자
일 시 : 2024년 11월 7일
산행 코스 : 은해사 주차장 - 운부능선 - 운부암 - 백흥암 - 중암암 - 묘봉암 - 묘봉능선 - 기기암 - 능선길 - 서운암 - 백련암 - 은해사 - 주차장(원점회귀)
소요 시간 : 8시간
산행 거리 : 대략 20km
같은 코스 따라 걷기 : 이곳
올 가을에 꼭 한번 다녀 와야지하고 오래전부터 계획했던 은해사 7 암자 순례길
날씨도 좋고 단풍도 아주 예쁘게 들어 정말 멋지게 하루를 걷고 왔네요.
다만 일행이 없다 보니 보이지 않는 산길을 찾아 홀로 헤맸다는 건 추억으로 오래 간직이 될 듯.
다녀온 산행 코스입니다.
반시계방향으로 다녀왔네요.
등산로가 뚜렷한 곳은 백흥암에서 중암암으로 올라가는 구간과 묘봉능선이구요.
기기암에서 서운암으로 내려가는 능선은 등산로 전혀 보이지 않습니다.
노랗게 표시한 원 안의 구간은 알바했던 곳.
이른 아침
열심히 달려와 은해자 주차장 도착하니 속이 허전합니다.
생각해 보니 아침을 먹지 않았네요.
다시 되돌아나가서 청통에서 해장국으로 아침식사를 하고 편의점에서 도시락 하나 사서 다시 주차장으로...
주차를 하고 건너왔던 다리를 다시 되돌아 건너가서 50m쯤 이동하면 보이는 이곳이 들머리.
동장님이 조금 까칠하네요.
골목으로 들어가면 현재(24,11,7) 저수지 수로 공사 중인데 그곳을 지나 좌측 숲길로 들어가면 됩니다.
치일저수지.
아침 안개가 살짝 피어올라 보기 좋네요.
새로 수목장을 조성하는 바람에 등산로가 사라졌네요.
설대숲을 통과하는데 설대(담뱃대 대나무)사 왕창 쓰러져 있어 빙 둘러간다고 한참 헤매고..
긴 능선구간이 온통 수목장으로 조성이 되어 있습니다.
한참이나 지나가야 하네요.
그분이 아침 일찍 밭을 갈고 들어가셨네요.
온통 헤집어둔 산길을 따라갑니다.
갈림길 비슷한 게 많아 헷갈리는 곳에서 살짝 아래쪽으로 내려갔더니 폐허가 된 옹달샘이 나오고..
아니다 싶어 다시 능선으로 열심히 올라가는데.
싸이렌 소리가 들립니다.
송이채취지역인데 곳곳에 이런 센스를 달아 두었네요.
난 지금 송이가 문제가 아니여...
제법 긴 운부능선길입니다.
처음으로 조망이 트이고..
건너편 화산 능선과 우측으로 보현산이 보이네요.
좌측으로 지난여름에 다녀온 조림산과 선암산이 보입니다.
중앙으로는 화산마을도 보이네요.
당겨서 본 화산마을.
보현산도 우뚝합니다.
우측으로 기룡산과 꼬깔산도 조망이 됩니다.
동쪽 방향입니다.
멀리 경주방향으로는 안개 위로 능선들이 그림처럼 보입니다.
2시간여 만에 운부암 도착.
가을 풍경이 완연합니다.
연못가에는 선종의 선풍을 일으킨 달마스님이 서 있습니다.
날씨 봐서는 곡차 생각이 간절할 듯...
순례길이라고 자처했으니 들리는 암자에서는 부처님께 인사는 꼭 드렸네요.
운부암은 주전각이 원통전인데 관음보살이 모셔져 있습니다.
관음보살은 관세음보살... 현세를 관장하는 부처님이지요.
국가 보물로 지정이 되어 있구요.
운부암의 명물 1200살이 넘은 노거수 느티나무.
속이 텅텅 비어 있지요.
의상대사가 꽂아 둔 지팡이가 이 모양이 되었다고 하는데 도대체 의상님은 무슨 요술지팡이를 들고 다녔길로 어디다 꽂았다 하면 싹이 나서 자라는지..
오늘 산행길의 유일한 증명사진.
운부암 전경.
클릭하면 크게 보이고 컴 화면 가득 보시려면 이곳 클릭.
운부암에서 도로를 따라 조금 내려와 우측 산길을 따릅니다.
도로보다는 조금이라도 산길을 따른다는 오늘 산행 원칙에 따른 것이지만 이게 오늘 고생문 입구가 되었네요.
이곳에서 좌측 능선으로 가야 하는데 고개를 넘어가니 새로 조성된 조그만 암자가 나오고..
우왕좌왕 조금 헤매다가..
대강의 위치를 보니 개울을 건너 질러가면 될듯하여..
호랭이가 나올듯한 숲 속을 한참이나 헤매다가 도저히 동서남북이 구분이 되지 않아 다시 원래 위치로 되돌아가는데 그곳 찾아가는 것도 만만찮네...
근데 나중에 보니 이 폐허가 집 바로 뒤에 가야 할 등산로가 있었다는..
조금만 더 헤맸으면 되는 것인데.
약간 여유를 가지고 걷는 산길.
온 세상을 다 가진듯한 기분이 드는 곳입니다.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단풍들이 너무 예쁘네요.
이 표식만 없었으면 알바를 하지 않았는데..
이게 등산로를 가리고 있어 당연히 넓은 좌측길을 따라 올라갔는데 한참이나 올라가서 생각해 보니 백흥암은 여러 번 갔던 곳인데 이런 산만댕이에 있지 않았는데... 하는 생각이.
지도를 보니 태실봉으로 열심히 오르고 있었네요.
다시 되돌아...
출입금지 표시를 넘어서 한참 내려오니 만나는 백흥암 뒷담.
백흥암은 비구니 암자입니다.
오늘 산행 구간에서 가장 힘들었던 곳이 이곳 백흥암 뒷담에서 정문까지 빙 돌아 내려오는 구간.
철망을 따라 좌측으로 이동하는데 정말 힘들었네요.
가시넝쿨과 잡목등으로 한 발씩 진행하기가 고역.
백흥암은 비구니 암자로서 일 년에 두 번, 부처님 오신 날과 백중날만 개방을 한다고 하여 내부는 들어가지 못하고 정문까지만 보고 곧장 산길로 오릅니다.
중암암으로 오르는 산길은 온통 단풍길입니다.
이곳은 등산로가 뚜렷하여 정신줄 놓아도 크게 문제없는 구간.
물소리 새소리 들리는 단풍나무 아래 최고급 내추럴레스토랑에서.
편의점 도시락으로 우아하게 오찬.
먹었으니 다시 힘 쓰야져..
멀리 아래쪽으로 지나온 백흥암이 보이네요.
밧줄을 잡고 지름길로 올라와 만나는 만년송.
팔공산에서 가장 오래된 소나무라고 하네요.
이건 사진으로는 아무리 잘 찍어도 현실감이 없어유.
바위틈에 뿌리를 내린 멋진 소나무입니다.
만년송 조망.
팔공산 능선입니다.
건너편으로 화산 능선도 보이구요.
당겨서 본 화산마을.
뒤로 넘겨다보는 산은 선암산과 뱀산.
좌측으로 각시산도 보이네요.
만년송 보려면 무조껀 이 사이를 지나가야 하는데 막걸리배가 딱 걸려서 애 먹습니다.
삼인암도 구경하고..
단풍길 따라 내려와..
미로 같은 극락굴을 요리조리 돌면서 소원도 하나 남겨놓고..
고려시대 작품인 삼층석탑을 지나..
한참 내려가면 석문이 일주문 역할을 하는 돌구멍절 중암암입니다.
조용히 부처님께 인사를 드리고..
온통 단풍으로 치장이 된 암자 주변이 너무 멋집니다.
대웅전 편액이 달려있으나 주불전은 관음전으로 역시 소원풀이 전문 부처님인 관세음보살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중암암 해우소는 아는 사람만 아는 장소에 있답니다. (현재는 사용금지)
이게 지방 문화재로 지정이 되어 있구요.
높이가 엄청나서 정월에 볼일 보면 섣달그믐에 떨어지는 소리 들린다는 곳.
거시기가 저기 한참 밑으로 떨어지고 있다가 역풍을 만나면 다시 올라와 엉덩이에 철썩...
단풍길을 따라서 묘봉암으로 향합니다.
묘봉암 넘어가는 산길에서 바라본 중암암.
단풍 속의 절경이네요.
좌측이 중암암 종무소와 소운암이고 우측이 중암암입니다.
당겨서 본 중암암.
우측 화산과 좌측 중암암을 잇는 파노라마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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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더 와이드 하게 만든 화면.
우측 중앙 아래로 백흥암이 내려다보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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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봉암 도착,
내려다본 묘봉암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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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봉암의 명물 원통전
뒷산 바위가 법당 안으로 들어와 있습니다.
관음부처님 위로 튀어나와 있는 바위에는 보살상 두 분이 그려져 있구요.
묘봉암은 한창 불사 공사 중입니다.
시끄러워서 오래 머물 수가 없네요.
등산로는 다시 위로 올라가서 노란 단풍이 보이는 좌측입니다.
다시 단풍 숲길을 지나..
며칠 전에 지난 묘봉능선길과 만났네요.
중간에 조망이 살짝 트이는 곳이 있습니다.
멀리 환성산이 보이고 그 앞으로 명마산능선이 이어지다가 우측으로 솟아 오른 곳이 갓바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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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짝 당겨서 본 갓바위
요즘 수능철이라 완전 대목장일 듯.
온산이 울긋불긋
한참 내려가다가 우측으로 살짝 방향을 바꾸면..
기기암입니다.
이곳도 공사 중이네요.
요사채 공사를 하고 있는대 재목들이 웅장합니다.
정자옆에서는 도 익히기가 다 되지 않은 듯한 스님 한분이 공사인부들 앞에서 쉬지 않고 떠들어 댑니다.
20여분 머물렀는데 뭔 저잣거리 말투 같은 소리로 진짜 시끄럽게 떠드네요.
스님 맞나?
백구보살도 어이가 없는지 멍하니 있다가 절집을 나오니 홀로 배웅을 합니다.
기기암에서 서운암은 도로로 말끔 연결이 되어 있는데 그것 타고 걸어가면 산꾼 아니져...
하면서 산길 능선을 타고 내려가는데 등산로 전혀 없습니다.
무작정 방향만 보고 촉 안테나 바짝 세워서 내려갑니다.
산 능선에 이런 고급스러운 가족돼지탕이 있네요.
서운암입니다.
아주 적막하네요.
발자국을 들고 조심하여 둘러봅니다.
서운암에서 도로를 따라 조금만 내려오면 은해사..
좌측 옆으로 다시 살짝 올라가면..
단풍이 찬란한 숲 사이에..
오늘의 마지막 순례지 백련암이 있습니다.
이곳도 개방되지 않는 암자라 아주 조용히 들려 지나갑니다.
마당 앞의 반송이 최고의 걸작이네요.
오늘의 숙제를 마무리합니다.
짧고 긴 하루,
어느덧 해 그림자가 길게 드리워졌네요.
은해사 들려서 큰 법당 부처님께 하루 잘 구경하고 간다고 인사하고 집으로 되돌아갑니다.
멋진 가을 하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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