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군위 화산마을에 올랐다가 건너편으로 바라 보이는 선암산이 우뚝하여 찾아갔답니다.
(화산마을에서 마주 보이는 선암산→사진의 좌측 뒤편으로 가장 높은 산 : 보기)
멀리서 보기에는 평범한 육산으로 보였는데 실제 산에 오르니 바위들이 많고 협곡의 형태가 특이한 곳이네요.
오르고 내리는 산세가 급해 등산로 경사도 가파른 편입니다.
아침에 껴 있던 안개가 걷히지 않아 마주 보이는 화산마을의 말끔한 조망을 보지 못해 아쉬움이 있지만 소나무 숲길에서 피톤치드도 다량 흡입하고 큰 산 하나를 한나절 혼자 독차지하는 즐거움도 누렸답니다.
다만 날씨가 장난 아니게 더워 짧은 산길인데도 힘들다는 느낌이..
산행지 : 선암산
일 시 : 2024년 8월 24일
산행 코스 : 수태사 주차장 - 선암산 - 뱀산 갈림길 - 수태사 - 주차장(원점회귀)
소요 시간 : 4시간
같은 코스 따라 걷기 : 이곳
선암산은 군위와 의성의 경계에 있습니다.
군위의 산이라 치면 군위에서 가장 높은 산이고 의성의 산이라치면 의성에서도 가장 높은 산이랍니다. (해발 879m)
대개 인근의 매봉산, 북두산, 복두산 등과 연계산행을 많이 하는 곳입니다.
오늘 산행 코스는 아주 단순합니다.
수태사에서 시계방향으로 한 바퀴 빙 도는 형태.
가볍게 선암산을 산행하는 코스로 참 좋네요.
중간에 조망이 트이는 곳이 많아 날씨가 좋으면 건너편의 화산과 팔공산 조망이 아주 멋질 것 같습니다.
선암산 들머리인 수태사를 찾아가면서 늦장을 부립니다.
요즘 워낙에 더위가 이어지다 보니 아침에는 거의 습기가 가득하여 안개가 끼여 있습니다.
이게 조금이라도 걷히길 바라면서..
사진은 가는 길 이지마을에 있는 수령 약 400년 정도 된 느티나무입니다.
오른편 나무는 거의 고사한 것으로 보이는데도 가지가 살아 있네요.
보호수로 지정이 되어 있는데 비석 나무 이름을 군나무라고 해 두었길래 뭐 이런 이름이 있지 했는데 군목(郡木)이란 뜻이네요.
시골 담장 아래 상사화가 예쁘게 피었네요.
폐교가 된 초등학교는 세종대왕과 이순신 장군이 지키고 있습니다.
수태사는 좁은 농로를 따라 한참이나 들어가야 하는데 가면서 본 선암산.
같은 산세에 있지만 좌측이 선암산이고 우측은 뱀이 많다고 하여 뱀산.
수태사
절 구경은 나중에 내려와서 들려 보기로 하고 곧장 산길로.
들머리.
입구에 거리 표시판이 붙어 있는데 정상까지 1.4km라고 되어 있습니다.. 만
이건 완전 고무줄.
고무줄도 이렇게 심한 고무줄은 없습니다.
정상까지는 이곳에서 1km 정도 더하여 2.3~2.4km 정도 된다고 보면 됩니다.
올라가고 내려가는 등산로에 이정표는 곳곳 많이 세워 두었는데 좌측 주차장, 우측 정상 표시에 적어 둔 숫자를 합하여 맞는 경우가 한 곳도 없습니다.
올라갈수록 거리가 늘어나는 희한한 산행을 하게 됩니다.
그리 길지 않은 거리에 879m를 오르는 곳이다 보니 오르고 내리는 등산로가 경사가 심한 곳이 많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편안한 소나무 능선길도 많구요.
이런 곳에서 살짝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면 정말 시원한데 오늘은 한증막이네요.
참나무 열매(도토리)가 일부 떨어져 있고 그 주변에는 이렇게 작은 열매들이 엄청나게 많이 떨어져 있네요.
이게 뭔지 무척 궁금했답니다.
오르는 등산로 내내 이렇게 바닥에 떨어져 있는 열매(?)들을 만났는데 가끔 하나들씩 있는 건 봤지만 이만큼 잔뜩 떨어져 있는건 처음 봅니다.
이게 뭔지..?? 조금 오르다 보니 해답을 만났고요.
거의 1km 가까이 올랐나.. 표시판을 보니 정상까지 1.37km 남았다고 되어 있네요.
입구에서 정상까지 1.4km인데 그동안 걸어온 건 뭐지..ㅎ
상당히 가파른 길에 계단이 만들어져 있습니다.
바닥에 잔뜩 떨어져 있는 열매가 이렇게 굴참나무 잎에 붙어 있네요.
자리 잡고 앉아서 검색을 해 보니 이넘들은 열매가 아니고 참나무잎혹벌이란 벌레가 만든 벌레집이라고 합니다.
안에 구더기가 자라고 있다고 합니다.
뭔 열매인 줄 알고 몇 알 주워서 입에 넣어 깨물어 보려고 했는데.. 퇘퇘퇘...
건너편으로 하산하는 능선길.
바위 단층이 여느 산에서 보지 못하는 특이한 형태입니다.
사람들이 그리 많이 찾지 않는 산인데도 구간구간 정비를 잘해 두었네요.
올라가면서 건너편으로 조망이 군데군데 트이는데 아직도 안개가 껴서 말끔하게 보이지 않습니다.
우측 중간으로 톡 튀어 오른 산이 각시봉이고 그 옆으로 조림산이네요.
각시봉 뒤로 팔공산 능선이 희미하게 보입니다.
화산마을은 중앙 뒤로 넓게 보이는 곳.
특이하게 생긴 바위가 있습니다.
곧장 앞으로 넘어질 것 같은데 커다란 바위가 스톤발란싱처럼 세워져 있네요.
그곳에서 조망되는 정상 쪽 풍경.
단층을 이룬 바위들이 특이합니다.
조망이 트이는 곳에서 바라본 남쪽 풍경 파노라마.
각시산과 조림산이 좌측으로 보이고 그 뒤 팔공산은 희미합니다.
중앙으로 병풍처럼 펼쳐진 팔공산도 희미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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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너편으로 하산하는 능선 구간인데 이곳도 경사가 아주 심합니다.
공룡능처럼 생긴 곳으로 양쪽이 위험한 곳이라 울타리를 쳐 두었네요.
옛날 한옥 지붕에 자라는 와송 같은데 이게 산에도 있네요.
참나무와 소나무가 어우러진 숲길입니다.
정상 가까워지니 커다란 소나무가 양팔을 벌려 격하게 환영을 해 주네요.
정상석은 없고 소박하게 정상 표기만 되어 있습니다.
정상 옆에 정상 표고보다 2m 정도 더 높은 곳에 놓여 있는 벤치에서 늦은 점심을 챙겨 먹고..
뱀산으로 이어지는 능선길입니다.
옛날 동네 뒷산에는 이런 참호가 만들어져 있었지요.
예비군용으로서 동네 지킨다고 올라와서 낮잠 자고 내려가는 곳.
능선에 있는 돌무더기들로 봐서는 산성이 있었던 것으로 착각하게 만듭니다.
살짝 높은 863m 봉우리에 도착합니다.
이곳에서 뱀산을 다녀올까 하다가 그냥 하산하기로.
우측으로 희미하게 나 있는 등로를 따라 하산합니다.
경사가 아주 급하게 이어지구요.
하산길 중간에 조망이 트이는 곳이 서너 곳 있습니다.
처음 조망이 트이는 곳에서 내려다본 풍경.
우측 능선으로 올라와서 좌측 능선으로 하산합니다.
가운데 들머리 수태사가 보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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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겨서 본 수태사.
조금씩 안개가 걷히기는 하지만 그래도 말끔하지는 않습니다.
각시산과 그 옆 조람산은 뚜렷한데 화산과 팔공산은 희미합니다.
화산을 조금 당겨 봤습니다.
주욱 당겨본 화산마을. 화산산성.
화산 풍차 바람개비가 보이고 우측으로 철탑이 보이네요.
철탑 옆이 하늘전망대이고 풍차전망대는 그림자에 숨어 보이지 않습니다.
하산길에는 이런 밧줄잡이하는 곳이 서너 곳 있네요.
등산로는 숲이 우거져 찾기 어려운 곳이 있다가 갑자기 이렇게 반듯하게 공사를 한 곳들을 지나게 됩니다.
건너편으로 올라갔던 능선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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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곡이 아주 특이합니다.
좌측으로 보이는 저 산세는 어느 곳인지 짐작이 되지 않네요.
방향으로 봐서는 영천의 기룡산 같습니다.
약간 위험해 보이는 밧줄 구간.
우측 화산에서 좌측으로 이어지는 능선은 잇지 않았을 것 같은데 운무로 가려져 모두 한 능선으로 보입니다.
우측의 산들이 어느 산인지 짐작이 되지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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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이어지는 급경사 내리막 구간입니다.
하산 마무리네요.
계곡에 도착을 했는데 흘러가는 물이 거의 없습니다.
손을 담그니 그리 차갑지 않네요.
수태사 도착.
천왕문 겸 일주문
본전은 원통전으로 되어 있네요.
현세의 중생을 구도하는 관세음보살님을 모신 불전입니다.
대웅전이나 다른 주불전이 있는 곳에서는 관세음보살을 모셨다 하여 관음전으로 되어 있지만 절내 주불전에 관세음보살을 모시게 되면 원통전이라는 이름을 붙이게 된답니다.
이곳 수태사는 다른 법당은 보이지 않고 원통전만 돋보이게 되어 있습니다.
종무소 창에 그려진 인연이란 글귀가 와 닿네요.
살면서 스쳐간 숱한 인연들..
되돌아 달려가 그의 손을 잡아보고 싶은 이가 많네요.
중생들과 가장 친밀한 관세음보살.
나무아미타불관세음보살이라고 하지요.
현세 중생들의 고통을 구제해 주는 보살입니다.
여름꽃들이 예쁘게 심겨져 있는 수타사.
날씨가 너무 더워서인지 사람 그림자는 물론 수타사 극성 견보살도 오늘은 조용하네요.
조금 일찍 방문했다면 목백일홍과 능소화가 멋지게 어울리는 장면을 볼 수 있었을 텐데...
차를 돌려 내려오면서 저수지 둑에서 잠시 세웠네요.
뒤돌아보는 선암산의 그림자가 수태지에 잠겨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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