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아주 오랜만에 서문시장엘 갔습니다.
이전에 갔었던 게 언제인지 도무지 기억이 나지 않는 걸 보니 진짜 오랜만인 것 같네요.
특별하게 뭔 일이 있어 간 게 아니고...
갑자기 서문시장 칼국수가 생각이 났던 것입니다.
아주 오래전에 들려서 맛나게 먹었던 그 칼국수..
그게 언제인지는 다녀와서 찾아보니 10년도 더 지난 이야기네요. (그때 이야기 보기)
그때 그곳 들려 맛나게 먹었던 그 칼국수가 생각이 나서 길잡이 김여사를 앞세우고 찾아갔답니다.
지하철 1호선에서 지상철 3호선 갈아타고 서문시장역에 내려서 시장으로 걸어 들어가는데 왁자지껄하고 분잡한 시장 골목이 너무나 정겹게 와닿네요.
이래서 뭔 고민이 있거나 의욕이 없으면 시장에 가 보라고 하는가 봅니다.
점심때가 약간 일러 눈뜬장님처럼 김여사 뒤를 졸졸 따라다니며 시장구경을 합니다.
몇 가지 놀란 건..
알리나 테무에서 파는 옷들이 엄청나게 가격이 저렴하다고 생각했는데 이곳 서문시장에서 파는 게 같은 제품인데도 더 싸네요.
그리고 나이 든 분들보다 젊은 분들이 더 많이 보입니다.
몇 곳은 길게 줄을 서서 그 유식한 말로 웨이팅을 하는 곳도 있네요.
가장 놀라운 건 생동감.
모든 게 살아있는 느낌입니다.
조선 3대 시장이라고 하는 대구 서문시장은 아직도 반짝반짝하네요.
대구는 보수적인 기질이 강한 동네이고.
서문시장은 보수의 심장이기도 합니다.
보수 정치인은 이곳 방문하여 함성을 한번 들어야 명함을 새길 수 있구요.
보수나 진보가 극으로만 가지 않으면 참 좋은 의미인데 요즘 우리나라는 앞에 극이 붙어버려 완전히 엉망 되었네요.
3호선은 모처럼 타 봅니다.
지하에서 달리는 것 보담 시원하게 풍경을 보며 달리는 맛은 있는데 조금 느린 게 단점.
서문시장 국수골목 도착.
이전과는 분위기가 조금 달라졌네요.
옆에 건물이 공사를 하고 있어 위에 비닐을 쳐 둔 것이 약간 보기에 그렇구요.
왔다 갔다 두 번을 둘러봐도 이전에 들렸던 합천집은 보이지 않습니다.
내 잔뜩 실망한 얼굴을 보고 김여사가 데리고 간 곳은 이곳 서문시장에서 알아주는 맛집이라고 하는 곳..
수제비와 칼국수 전문.
외부와 내부 엄청 허름한데 상호도 보이지 않네요.
앞에 돈을 세고 있는 분이 짐작건대 주인장..
입구에는 몇 팀이 대충(?)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습니다.
돈통을 들고 있는 분이 안쪽 손님 자리가 비면 선불로 돈을 받고 입장을 시키고..
테이블 독점 개념 없습니다.
아무 곳이나 자리만 생기면 그곳에 앉아야 되구요.
이찬원이가 왔다 갔다는 싸인이 보이고.
식대는 선불. 칼국수는 5천 원, 수제비는 6천 원.
난 수제비, 김여사는 칼국수.
몇 가지 더 적혀 있지만 이 두 종목으로 거의 주문을 하는 것 같습니다.
두 자리가 비어서 입장을 했답니다.
앞에는 온통 풋고추 가득이네요.
오른편은 매운 고추라고 김여사가 코치를 해 줍니다.
드뎌 내가 주문한 수제비 입장.
수제비와 함께 숟가락통이 쾅!! 하면서 바닥으로 꽂히고 작은 접시의 김치와 고추를 찍어먹을 쌈장이 나왔네요.
픽픽 날려서 만드는 이파리같이 생긴 수제비인 줄 알았는데 메추리알같이 생긴 수제비가 담겨 있습니다.
맛은 상당합니다.
뭔가 고향맛이 담겨 있네요.
곧 등장한 김여사 칼국수도 옆에서 보니 먹음직합니다.
한 좌탁에 누구도 모르는 분들과 빽빽하게 앉아서 먹는 수제비.
뭔가 정겨운 느낌이 슬금슬금 솟아납니다.
다 먹고 생판 처음 보는 앞사람과 이야기 좀 나누고 있는데 오야마담이 와서 살짝 이야기하네요.
"다 잡삿으믄 퍼뜩 일나이소~. 바깥에 기다리고 있심다."
놀라서 얼릉 일어나 나왔답니다.
정겨운 다방커피도 한잔 하고..
엄마가 좋아할 것 같은 땅콩빵 커다란 걸로 한봉다리 사고..
입가심으로 호떡도 하나씩 사서 먹고..
이곳 앉아서 마지막 분위기 띄우려고 하니 김여사가 째리 봅니다.
다시 지상철 역으로 가는 길..
신발가게 진열장 중간에 고무신이 보입니다.
태화고무 말표 검정 고무신.
주인장 이야기로는 지금은 태화고무도 없고 말표 신발도 없는데 이걸 찾는 분들이 간간 있어 어디서(?) 가져온다고 합니다.
어디서 가져오는지는 묻지도 따지지도 않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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