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에 갇혀지낸지 오늘로 4일째.
하루만 섬에서 자고 나갈려고 했는데 멀쩡한 날씨에 풍랑주의보가 떨어져 그만 갇혀 버렸다.
이런 경험이 간간 있어 날씨에 민감하게 반응 하면서 섬 여행을 계획하는데 이번엔 전혀 예상하지 못한 경우이다.
갇혀 지내고 있는 섬 이름은 버드 아일랜드.
조도라고 한다.
주변에 섬들이 새떼처럼 많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
진도에서 배를 타고 들어간다.
지내고 있는 4일 중에서 3일은 비가 내렸다.
그리고 그저께 밤부터 오늘 아침까지는 바람까지 어마무시하게 불어댔다.
풍랑주의보와 경보가 해제가 될 기미가 없다.
조도는 하조도와 상조도로 되어 있는데 두 섬은 다리로 연결이 되어있다.
4일동안 이 두섬의 차가 갈수있는 곳은 모두 서너번 이상은 가 봤다.
몇년전에도 이곳 2박3일 차박으로 들어와서 구석구석 다녀봤는데 이번엔 그것의 몇 배다.
돌아다니면서 만나는 차는 딱 정해져 있다.
주민의 안전을 위해 순찰로 다니는 국립공원 마크가 찍혀있는 119트럭, 그리고 섬 전체에 두대 있는 작은 마을버스.
그리고 또 서너대 더 있는데 나처럼 섬을 탈출하지 못하고 갇힌 바보들..
차박으로 지내고 있는데 다행히 굶어 죽지는 않게 하나로마트가 하나 있다.
계산대 분이 같이 걱정을 해 준다.
이틀째날, 갑자기 .. 정말 갑자기..
섬을 나가지 못하게 되었을때 하늘이 노랬다.
이것저것 쌓여있는 일들.
처리해야 할 일들.
엄마 걱정.
근데 하루 더 지나고 나니 하나씩 포기가 되거나 해결이 되었다.
세상은 나 없어도 별 탈없이 잘 돌아가고 있었다.
이제 4일째.
조금 있으면 섬의 4일째 저녁을 준비해야 한다.
오늘 저녁 메뉴는 만두구이.
작은 식용유 사고, 김치 하나 사고 막걸리 한병과 삼겹살 조금.
잠은 저녁 7시부터 아침 8시까지 잔다.
얼마든지 더 자도 된다.
낼은 집에 가고 싶다.
집이 너무나 그립다.
육지는 멀고 섬은 작다.

오늘 날이 조금 걷혀 올라가 본 도리산 전망대.

조도대교 아래.
열번도 더 와 본다.
이곳 아래로 흐르는 바다는 섬진강 상류처럼 물살이 빠르다.
차박 아지트가 근방에 있다.

4일동안 돌아 다닌다.
도로라고 생긴곳은 모조리. 좌측으로 갔다가 우측으로 갔다가.
시속 20km로 다닌다.
바퀴에 끼인 잔돌이 빠지지 않아 규칙적인 소리가 난다.
빨리 달리면 저절로 빠지는데..

처음으로 폰으로 포스팅을 해 본다.
차박을 다닐때 늘 태블릿을 가지고 다니는데 이번엔 그것도 놓쳤다.
흥미가 없을것 같지만 길고 긴 5 일간의 버드아일랜드 여행기와 인근에 있는 대마도 여행기는 집에가서 올릴까한다.
낼은 배가 뜰려나?
집에 가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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