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에는 팽목항이라고 불렀던 진도항은 인근의 섬 여행으로 자주 찾는 곳입니다.
서남해안 섬 여행에서 진도항이나 목포항, 땅끝항, 완도항, 여수항등은 빠질 수 없는 길목항이구요.
뭍에서 진도로 들어가는 바다 위에는 진도대교로 연결되어 있고 이곳 아래 흐르는 바다를 울돌목이라고 하는데 이걸 한문으로 표기를 한 것이 명량(鳴梁)입니다.
바다가 강물처럼 엄청 빠르게 흐르는 곳입니다.
이순신 장군이 판옥선 13척으로 막강한 일본 군함 133척과 맞서 세계 해전사에도 유래가 없는 명량대첩의 대승을 거둔 곳이 이곳이구요.
이곳의 승리는 조선이 패망의 위기에서 벗어나는 결정적 계기가 되었지요.
울돌목에서 벌어진 이순신 장군의 해전을 영화로 만든 것이 '명량'인데 아직도 대한민국 영화 관객수 1위의 타이틀을 가지고 있답니다.
지금은 이곳이 우수영국민관광지로 조성되어 있고 명량해상케이블카와 진도타워의 전망대가 있답니다.
늘 지나면서 멀리 보기만 한 곳..
오늘은 이곳부터 먼저 구경을 하고 섬 여행을 하기로 했습니다.
가장 보고 싶은 것은 울돌목의 회오리 치는 바다.
그 바다를 보면서 '죽고자 하면 살고, 살고자 하면 죽는다(必死則生 必生則死)'라는 장군의 외침을 되새겨 보기로 하였습니다.
명량해상케이블카는 울돌목 위를 건너가는 형식으로 되어 있는데 우수영관광지와 진도타워를 왕복합니다.
케이블카 티켓으로 진도타워는 무료로 이용할 수 있구요.
아쉬운 점이 있다면 거리가 약간 짧다는 점.
요금은 일반 왕복 15,000원이네요.
진도로 가는 길에 늘 지나치는 목포의 영암 금호방조제.
영화 트랜스포머가 생각나네요.
목포를 지나치면서 이곳과 목포대교를 지나면서 바라보는 유달산이 인상적입니다.
케이블카를 타려는데 비가 마구 쏟아집니다.
그래도 Go..
울돌목을 건너 보이는 진도타워까지 다녀오게 됩니다.
케이블카를 타기 전에 바라본 우수영관광지와 건너편의 진도타워.
클릭하면 크게 보입니다.
케이블카 시설과 겹쳐 보이는 진도대교.
비가 쏟아져서 아래쪽이 잘 보이지 않는데 오늘 보고 싶은 울돌목 회오리 바다를 볼 수 있을는지 모르겠네요.
케이블카 한쪽이 아래위로 열리는 창문이 있다는 걸 되돌아오면서 알았답니다.
알았다면 일찍 내려다볼 수 있었는데...
오늘은 돈이 아까운 날이네요.ㅎ
타워 쪽으로 건너오니 안개까지 겹쳐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습니다.
진도타워.
맨 위층이 전망대입니다.
전망대 관람은 케이블카 티켓으로 가능하고 이곳만 올라가려면 별도 요금을 지불해야 합니다.
내부에는 명량해전에 대한 간단한 전시물이 있는데 조금 빈약합니다.
울돌목의 회오리 바다를 적절하게 이용한 이순신장군의 전법을 지형을 보면서 가늠해 봅니다.
판옥선 13척으로 외적의 군함 133척을 물리친 장소...
명량해전에서는 거북선은 한 척도 없었답니다.
그전 전투인 원균의 칠천량전투에서 모두 불타버렸습니다.
근데 영화 명량에서는 등장하지요.
23전 23승.. 불멸의 이순신장군.
영웅은 난세에 등장한다고 하는데 지금 이만큼의 난세에서는 왜 영웅이 나타나지 않고 있는 것일까요?
비가 내렸다 그쳤다를 반복하는데 주변의 풍경들이 동양화가 되었네요.
멀리 또 다른 이순신 장군의 동상이 보입니다.
가까이 가서 보면 상당히 큰 동상이라고 하는데 멀리 서는 가늠이 되지 않네요.
진도타워 바로 아래 있는 이순신 장군의 상.
장군의 동상 위로 케이블카는 분주히 움직이네요.
다시 케이블카를 타고 되돌아갑니다.
역시 맹탕인데...
케이블카 한쪽을 보니 창문이 아래위로 열리게 되어 있네요.
오늘 목적이 케이블카를 타고 위에서 내려가보는 울돌목의 회오리 바다인데....
울돌목을 급하게 흐르는 바다가 보입니다.
영화 명량에서 본 풍경입니다.
저곳에 빠지면 배도 사람도 헤어나지 못할 것 같네요.
회오리가 되어 겁나게(?) 빙빙 돌아가는 바닷물.
진도대교와 그 아래 바다 회오리를 감상할 수 있는 스카이워크가 보이네요.
케이블카를 타고 가면서 보는 풍경이 훨씬 더 실감이 납니다.
서쪽 바닷길을 천천히 달려 진도항으로 이동..
이런 날씨에도 괴기를 잡으러 오는 이도 있고..
이런 날씨에 섬 찾아 여행 가는 이도 있꼬..
계획에는 쉬미항에서 유람선을 타고 손가락섬과 발가락섬을 둘러볼까 했는데 오늘은 날씨 탓으로 운항을 하지 않습니다.
손가락섬인 주지도가 희미하게 보이네요.
인생도 어느 순간 멈춤이 있겠지요.
인생 끝..
멈춤.
더 갈 곳 없음.
근데 되돌아갈 수도 없는 게 인생이고요.
남도 섬에는 겨울 배추가 싱싱합니다.
먹이를 기다리는 넘들..
먹고 먹히고..
일찍 일어나는 새가 먹이를 찾고..
일찍 일어나는 벌레는 잡혀 먹이고..
소나무를 타고 올라가는 송담이나 기생 넝쿨들을 잘라줘야 한다고 합니다.
그래야 소나무가 살아난다고..
순전히 소나무 입장이지요.
송담이나 기생넝쿨은 왜 죽어야 할까요?
가만히 놔두면 지들끼리 알아서 할 것인데.
임자도 대파도 유명하지만 이곳 진도 대파도 유명하답니다.
진도항이 진도견.
그날..
세월호.
영화의 한 장면도 아니고 300명 이상의 희생자가 물속에 잠기는 모습을 생방송으로 지켜봐야 했던,
그 처절한 해역.
'미안하다.'라고 모두가 말했지만.
놀랍고도 비슷한 일들이 상시 일어나고 있는 나라.
지금은 어떤가?
이도윤의 '바다'라는 제목의 시는 우리의 의식을 일깨워 주고 있습니다.
썩지 않기 위해 제 몸에 소금을 뿌리고
움직이는 바다를 보아라
잠들어 죽지 않기 위해 제 머리를 바위에 부딪히고
출렁이는 바다를 보아라
그런 자만이
마침내 뜨거운 해를 낳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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