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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일기

변강쇠와 옹녀의 묘를 찾아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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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양에서 지안재와 오도재를 넘어가면 지리 주능선이 한눈에 조망되는 지리산조망공원이고 그곳에서 주욱 내려가면 마천입니다.

이 도로는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 선정이 되기도 하였지요.

마천에서 람천개울을 따라 인월로 이어지는 도로는 가을 노란 은행잎에 눈이 부셔 눈물 한 방울 흘리지 않고 지나갈 수 없는 운치 만점의 길이랍니다.

 

그곳 오도재 올라가기 전 햇살 바른 산자락에는 천하의 잡놈이자 거시기 캐릭터의 대명사인 변강쇠와 그의 연인인 옹녀의 무덤이 있답니다.

수십 번도 넘게 이 길을 지나며 늘 봐 왔던 곳인데 이번에 처음으로 한번 들려 봤네요.

순전히 호기심에..ㅎ

 

변강쇠와 옹녀는 조선시대 후기의 인물들인데 실존여부는 명쾌하게 해명되지 않고 있습니다.

이 둘이 등장하는 내용으로 판소리 가루지기타령이 전해지는데 이는 변강쇠타령, 횡부가, 송장가, 변강쇠전이라는 다른 이름으로도 전해지고 있습니다.

 

평안도에서 태어난 옹녀는 팔자에 상부살이 낀 여인으로 그니와 결혼하거나 가까이 한 남정네는 이유불문 초상을 치르게 됩니다.

말 그대로 동네 남정네 씨를 말리게 되는데 그 연유로 동네에서 쫓겨나게 되어 남쪽으로 내려가게 되는데 이와 반대로 경상도 출신 변강쇠는 온갖 여인네들을 농락하면서 북쪽으로 올라가고 있었는데 이 둘이 서로 만나 한눈에 필빨을 받아 결혼을 하게 되지만 살아보자고 노력하는 옹녀와는 달리 변강쇠는 주는 밥만 축내면서 오직 밤일에만 힘쓰는 게으름뱅이였지요.

 

가루지기타령에서는 이 둘이 만나 한눈에 반해 곧바로 결혼식을 올리고 그곳 풀밭에 신방을 차려서 신혼첫날을 보내는 장면을 얼큰하게 묘사하고 있답니다. 

이걸 유식한 말로 남녀상열지사라고 하는데 이게 영화제목이 되기도 하였구요.

 

암튼 마지막에 이 둘은 진리를 깨달았다는 의미의 오도(悟道)재 아래에서 정착을 하고 살았지만 옹녀의 부탁으로 나무를 하러 간 변강쇠는 나무 대신 장승을 뽑아와서 아궁이에 태우는 바람에 그 자리에서 선채로 죽게 되었다고 합니다.

이후 내용은 변강쇠 초상을 치르고 옹녀는 행불처리가 되었다고 하는데...??

암튼 이곳 무덤에는 두 사람 다 묻혀 있는 걸로 되어 있습니다.

 

옹녀와 변강쇠 묘지 위치 : 이곳 

 

 

 

남자들이 은근히 닮고 싶은 캐릭터.. 변강쇠.

천하의 옹녀를 만나 정신을 차리고 살았더라면 더 멋졌을 것인데 말년에 급살을 하는 바람에 옹녀만 불쌍하게 되어버린 스토리.

 

 

함양에서 오도재 오르기 전 우측에 있는 주막집 앞에 주차를 하면 됩니다.

그 옆의 석비에도 변강쇠와 옹녀라고 조각이 되어 있구요.

 

 

산삼 한뿌리를 들고 있는 신혼부부 옆으로 올라 왼편으로..

 

 

주막집은 겨울이라 영업 준비 중..

 

 

친절한 안내판이 곳곳에 세워져 있습니다.

 

 

150m라고 표기가 되어 있는데 그보다는 조금 더 되는 듯...

 

 

푹 빠지는 눈길에 발자국을 내며 올라갑니다.

 

 

계단길이 나오는데 우측에 옹녀가 마중을 나와 있네요.

 

 

이런 석상 작품(?)을 몇 개 만나게 되는데 작품성은 썩 빼어나지 않지만 만든 사람의 성품은 대략 알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19금을 넘는 작품이라 모자이크를 할 수밖에 없네유.

 

 

눈이 상당히 많이 내려서 옹녀 만나러 가는 길이 쉽지 않네요.

 

 

저기 위에서 또 다른 옹녀가 반겨 줍니다.

 

 

으....

웃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

특이한 작품입니다.

옹녀가 환생하여 본다면 어떤 표정을 지을지 궁금하구요.

 

가리고 있는 저 천 쪼가리 들춰 봤겠요?

안 들춰 봤게요?

 

 

가슴이 상당히 크네유.

맞춤브래지어를 해야 될 것 같은 생각이..

 

 

올라가는 길목 옆에도 아래를 가린 조각이 서 있습니다.

웃픈 장면 연속입니다.

 

 

무덤가까이 올라왔습니다.

이곳에도 요상한 석상이 세워져 있는데 변강쇠와 옹녀의 반반 작품입니다.

변강쇠는 뒤로 돌아서 있는 장면인데..

 

 

뒤로 돌아가서 보다가 허걱했답니다.

여성들이 보면 더 깜놀할듯...

 

 

옆에서 보면 대략 이런 모습.

 

 

바로 위로 묘가 보이네요.

 

 

묘는 단순하게 되어 있습니다.

봉분 앞에 옹녀, 변강쇠라고 쓰인 나무 말뚝이 박혀 있구요.

양 옆으로는 옹녀와 변강쇠라고 만든듯한 석장승이 세워져 있네요.

 

 

뒤편에는 두 사람의 목장승 캐릭터가 있었는데 폭삭 삭아 엉망이 되었네요.

 

 

다시 내려가는데..

어디선가 변강쇠가 부르는 소리가 들리는 듯...

 

 

오늘 여러 가지로 웃기는 걸 많이 보게 됩니다.

 

 

옹녀샘...

 

 

이게 샘인데 샘 안에 다리가 보이네요.

 

 

눈을 털고 보니 옹녀가 안에서 목욕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그렇지 옹녀 목욕한 물을 마시기는....ㅠ

 

 

되돌아오는 길에 당겨서 본 지안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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