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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더위와 장마가 이어지는 여름 초입.
온 세상의 꽃들은 연꽃이 대신한답니다.
등불이 되구요.
그 예쁘던 연꽃도 철이 조금씩 지나 가서.
이제는 연밥 여물고 빗방울 톡톡 튀겨내던 초록 우산도 말라 들고 있네요.
흔히 처염상정(處染常淨)이라 하는데 인간은 그렇지 못하지요.
늘 얄팍한 속내를 들키기 마련이고요.
중국의 유명 화가들의 연꽃그림 몇 점을 소개합니다.




























연꽃 구경 - 정호승의 시
연꽃이 피면
달도 별도 새도 연꽃 구경을 왔다가
그만 자기들도 연꽃이 되어
활짝 피어나는데
유독 연꽃 구경을 온 사람들만이
연꽃이 되지 못하고
비빔밥을 먹거나 담배를 피우거나
받아야 할 돈 생각을 한다
연꽃처럼 살아보자고
아무리 사는 게 더럽더라도
연꽃 같은 마음으로 살아보자고
죽고 사는 게 연꽃 같은 것이라고
해마다 벼르고 별러
부지런히 연꽃 구경을 온 사람들인데도
끝내 연꽃이 되지 못하고
오히려 연꽃들이 사람 구경을 한다
해가 질 때쯤이면
연꽃들이 오히려
사람이 되어보기도 한다
가장 더러운 사람이 되어보기도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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