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챔피언 한 장면입니다)
어영부영하다 보면 하루가 휘리릭~지나갑니다.
이상합니다.. 딱히 한 일도 없었는데..
하루라는 시간이 전혀 지루하지 않는다는 게 이상할 정도입니다.
오전에는 설거지 청소.. 오후에는 빨래방 갔다 오고.. 나머지 시간에는 뭘 했는지??
간혹 지금도 동네 어르신들은 저를 보면..'지루하지 않아?'라는 질문을 하십니다.
타인의 시선으로도.. 제가 스스로 생각해도 분명 지루한 삶인데..
전혀 지루하지 않다는 게 이상 할 정도입니다.
이유는 무엇일까요?
저녁 식사 후 설거지를 마치면.. 아~ 오늘도 보람(?) 있게 하루를 잘 마무리를 했구나..
참으로 웃기는 보람입니다만.. 실제로 저는 스스로 그렇게 여기고 있습니다.
냉혹했던 과거의 시간에서 이제는 가벼워진 현실의 무게 덕분은 아닐까요?
그 덕분에 요즘은 진정한 풍요로운 삶이란 무엇인지 통찰도 해보고.. 가끔 추억도 뒤적거려 봅니다.
냉혹했던 과거의 시간이라고 표현을 했지만.. 이제는 좀 여유롭게 다가선다는 느낌이 듭니다.
..
오늘 절친에게서 한 통의 전화를 받았습니다.
친하지는 않았지만, 나름 많은 추억을 주고받았던 녀석이 있었는데.. 며칠 전 하늘나라로..
그 친구는 덩치도 크고 유별난 녀석이었습니다.
국민학교 시절부터 덩치가 고등학생만 하여 말썽이란 말썽은 다 피웠던 녀석이었습니다.
저는 워낙 얌전하고 착해서 그 녀석과는 어울린 적은 없습니다만..
어느 날 절친 녀석이 덩치 큰 녀석에게 돈을 털렸다고 징징거리더군요.
20 대 초반에 벌써부터 양아치란 소리를 들었던 녀석이었습니다.
그 녀석이 운영하던 노상 리어카 책방(?)에 갔습니다.
'어이 ~ 반갑네' 하면서 악수를 청하고 손에 힘을 꽉 주었습니다.
그 녀석의 일그러진 얼굴을 보고서는 더 힘을 주었습니다.
그 상태를 유지하면서..' 자네 이 친구에게 돈을 빌려다면서? '..
결론은 그날 절친 녀석이 털렸던 돈도 받았고, 덩치 큰 녀석에게 막걸리 대접까지 받았습니다.
군 제대 후 덩치 녀석의 소식은 좋지 않았습니다... 알고 싶지도 않았지만..
40 대 중반쯤인가? 친구들 모임 중 식당에서 덩치를 만났습니다.
반가운 마음에 악수를 청 하니..'자네! 손에 힘 주지만' 웃으면서 손을 내밀더군요.
이제는 철 들어서 아버지 유산으로 농원을 물려받은 후 착실하게 산다고 하더군요.
그 후 각자 먹고살기 바빠서 개별적인 연락이나 만남은 없었지만..
(예전에는 별 볼일 없었던 농원이 금싸라기 땅으로 변 했다는 소식은 들었습니다)
오늘 덩치 녀석의 소식을 들으니.. 문뜩 그 시절이 그립기만 합니다.
덩치만 컸지.. 속은 여리기만 했던 녀석이었는데..
그렇구먼요~
이제는 젊은 시절의 객기도 그리운 나이가 되었네요..
이참에 오버 더 톱이란 팔씨름 대회를 나가볼까.. 고민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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