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가을 단풍으로 유명세를 타는 곳 중의 하나가 바로 내장산입니다. 내장산 국립공원을 방문하는 탐방객의 80%는 10월 말 경에서 11월 초까지 단풍구경을 즐기러 오는 이들이라고 하니 이곳 내장산은 가히 단풍으로는 빼 놓을 수 없는 곳이기도 하네요.
제가 내장산을 찾은 것은 아마도 몇 번 될 듯 한데요. 등산을 목적으로 산을 둘러 본 것이 한번이고 나머지는 단풍구경을 위하여 가을에 찾았는데 참말로 사람 무지 많더이다. 처음에는 멋 모르고 오전 10시쯤 도착하니 톨게아트에서 내장사까지 들어가는데 몇 시간이 걸리는 바람에 진이 확 빠지는 경험을 하기도 하였습니다. 그 뒤 내장사 단풍은 새벽에 도착하여 여유롭게 구경하고 남들 붐비는 시간에 빠져 나오는 것으로 일정을 잡으니 정말 제대로 즐기는 단풍놀이가 되었더랬습니다. 내장산 단풍을 멋지게 즐길려면 이 점 꼭 참고 하시면 도움이 됩니다. 일단 올해는 날 샜으니 내년에...
그런데 타이밍을 살짝 놓쳐 11월 중순에 찾아가는 내장산의 모습은...?
단풍은 대략 80% 정도는 땅으로 낙하하고 없고 모진 이파리만 남아 단풍이랍시고 달려 있는데 그 모습도 조금은 볼 만 하였습니다. 딱히 단풍이 목적이 아니었고 산행이 목적이었기에 단풍의 화려함은 염두에 두지 않았지만 내심 이번 가을의 말미에 가슴 속 휘몰아쳐 속내 숨기지 못할 감탄사 한번 쯤 내뱉을 멋진 가을풍경 하나쯤 있을 것이라 기대하지 않은것은 아니길래 산행을 마치고 내장사로 내려와 이리저리 두리번거려 봤지만 꼭 마음에 드는 풍경은 잡아두지 못했습니다.
산행은 추령에서 시작하여 까치봉까지 내달리고 이곳에서 내장사로 하산하였습니다. 마음 같아서는 입에 개거품 물고 입식(立食) 속보(速步)로 불출봉 서래봉까지 이어 달려야 속이 풀리겠지만 그건 마음 뿐이고... 50후반 연식(年式)에 골병(骨病)이 들어 자칫 이마저의 행복마저 앗길 것이 두려워 때론 자제를 많이 하기도 한답니다.
암튼 추령에서 시작한 산행은 산파도를 넘고 넘어 까치봉까지 도착하고 이곳에서 내리막 하산길을 거쳐 내장사에 도착. 맥빠진 단풍구경을 마치고 일주문을 통과 동구리를 거쳐 계곡길을 따라 한참을 걸어 국립공원사무소로 하산을 하였습니다. 총 소요 시간은 대략 6시간정도..
하늘에 구름이 많고 먼 곳 조망이 뿌옇게 흐려져 그리 상쾌한 산행을 즐긴 날은 아니었지만 능선을 걸으면서 뒷등에 흘린 땀이 잠시 불어오는 서늘한 바람에 말려지는 느낌은 이 계절의 말미에 오는 시원함이기도 하였습니다. 이제 가을 산행은 그리 오래남지 않았네요. 언제 첫눈이 내릴지 모르지만 겨울도 머잖았구요.
흔히 이맘때를 사람들은 만추(晩秋)라고 하는데 스산함과 허전함이 가장 많은 시기이기도 합니다.
어떤이는 이런 계절을 참 좋아 하기도 하는데 저도 그렇습니다.
가을의 화려함이 다 지나고 낙엽들이 떨어져 없는 훵한 이 시기... 그리움을 불달구어 보기도 좋은 계절이고 마음 속의 추억상자를 열어 보기도 좋은 시기입니다.
대지를 지나가는 약간은 쌀쌀한 바람이 온 몸을 스칠때 느껴지는 고독감..
참 좋죠?
산행코스:
추령 - 유군치 - 장군봉 - 연자봉 - 신선봉(내장산 정상) - 까치봉 - 내장사 - 일주문 - 주차장
소요시간 :
약 6시간
내장산 등산지도. 내장산 지도
내장산 국립공원 지도
추령재
장성축제를 하고 있네요. 시간이 없어 보지 못하고 그냥 통과.
장군봉으로 올라가면서 내려다 본 내장사계곡 풍경
내장사가 보여 집니다.
가야 할 능선
멀리 정상인 신선봉이 보여 지네요.
하얗게 보이는 곳은 구름사이로 햇살이 비춰지는 곳입니다.
케이블카 라인이 보여집니다.
케이블카
지나온 장군봉
건너편으로 보이는 서래봉
바위기암으로 이뤄져 있습니다.
케이블카 종점과 전망대
서래봉과 벽련암
연자봉에서 조망되는 풍경입니다.
위 사진은 클릭하면 크게 보여 집니다.
전날 내린 비로 등산로 전체가 매우 미끄럽습니다.
스틱이 유용하게 사용되었습니다.
신선봉 올라가기 전의 삼거리
내장사에서 바로 올라 온 이들이 겹쳐 사람들이 많습니다.
신선봉 정상
※ 산에 대한 예의
식사를 하고 있는데 앞쪽에서 한 팀에 같이 식사를 하고 있습니다.
이곳은 내장산 국립공원. 엄격히 화기사용이 금지 된 것입니다. 아마도 코펠을 사용한듯 합니다.
식사를 마치고 코펠에 남은 음식 찌꺼기를 들고 나무에 탕탕 부딫치면서 쏫아 버립니다.
기가 막힙니다.
그리고 유유히 담배를 하나 꼬나 물고 피웁니다.
어제 비가 내렸다고는 하지만 온통 마른나무 잎사귀들입니다.
그리고 이곳은 산이구요.
그들이 식사를 마쳤는지 베낭을 챙깁니다.
아직 바닥에는 먹다 남은 술병이랑 쓰레기가 보입니다. 그냥 갈 태세입니다.
너무 어이가 없어 식사를 하던것도 잊고 바라봅니다.
내가 보고 있으니 그래도 눈치가 보였는지 술병과 하얀 쓰레기 몇 점은 챙겨 갑니다.
그들이 떠난 자리를 찾아 봤습니다.
움식 찌꺼기와 담배공초.. 쓰레기가 아직 남아 있습니다.
대략 차림새로 봐서는 산을 처음 찾는 이들도 아닌것 같은데 정말 너무 했습니다.
식사를 하기 딱 좋은 자리인데 그 뒤 이자리를 찾는 이들은 무슨 느낌일까요?
산에 대한 예의...
이건 아닙니다.
산에 대한 예의를 생각케 하는..
그들이 떠난 자리
참나무와 어울려진 하얀 나무들..
나무 이름은 모르지만 너무 멋진 조화입니다.
앞쪽에 까치봉이 보여 집니다.
오늘 산행의 마지막 봉우리입니다.
까치봉에서 되돌아 본 지나온 능선이구요.
이제 하산길입니다.
요상하게 생긴 나무들이 많아 몇 컷 찍어 봤습니다.
겨우살이도 무지 많습니다.
거의 하산이 마무리 되어 갑니다.
앞쪽에 내장사가 보여 지네요.
내장사 대웅전.
화마로 소실 된 것을 3년만에 복원하였습니다.
아직 단청도 하지 않은 상태
단풍이라고 하기엔 그렇지만 내장사에서 주차장까지 이어지는 단풍구경 같이 하여 보세요.
하늘을 날아가는 쌕쌕이 모양의 UFO
물 속에 투영되어 비치는 쌕쌕이 UFO
우화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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