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에는 여러곳의 능선이 있는데 이 중 주능선은 노고단에서 천왕봉 구간을 일컷습니다.
우리나라 산의 능선산행 중에서 가장 멋진 구간이고 시간도 가장 많이 걸리는 구간입니다.
산을 좋아하는 분들은 꼭 한번은 걸어봐야 하는 종주구간이 아닐까 생각도 들구요.
이전에 제가 걸었던 여유로운 지리산 주능선의 화대종주(화엄사에서 대원사까지) 일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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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 소개한 지리산 주능선 종주 외에도 인기있는 종주코스가 있는데 서북능선 구간입니다.
서북능선은 말 그대로 지리산의 서북쪽에 해당하는 능선인데 성삼재에서 출발하여 고리봉, 만복대, 정령치를 지나 세걸산, 바래봉, 덕두산을 마지막으로 구인월까지 연결되는 능선입니다. 전체 거리는 22km 이상으로서 대략 10시간 이상이 소요되는 긴 구간이기도 합니다.
지리산 주능선은 중간중간에 있는 대피소를 이용하여 숙박을 할 수 있는 반면에 이곳 서북능선구간에는 대피소가 없어 당일산행으로 마무리를 해야 하는 까닭에 체력적인 부담을 감내하고 도전해야 하는 곳입니다.
이전부터 한번 가 봐야지 하면서 벼르다가 이번 부처님 오신날이 주말에 겹쳐진 연휴에 다녀 왔습니다.
금요일 밤 1시 넘어 집에서 출발 구인월에 도착하니 2시 반이 조금 더 지난 시각.
주변 경관을 무시하고 산행을 하자면 일출 전에 출발을 할 수도 있지만 멋진 능선의 풍경을 눈으로 즐기고자 일출 이후에 산행을 하기로 하고 구인월마을회관 앞에 차를 세우고 잠시 눈을 붙였습니다. 눈을 붙이기보담 그냥 시트를 뒤로 재껴 누워 있는 것이었구요.
(구인월은 현재 인월이라 불리는 면소재지에서 조금 벗어난 동네 이름입니다.)
주문한 콜 택시와 미팅 시간은 새벽 4시.
그동안 차 안에 누워서 폰과 시간을 보내다가 4시 정각에 도착한 택시를 타고 성삼재에 올랐습니다.
구인월에서 성삼재까지는 택시로 35분 정도 소요.
높은 지대의 서늘한 기온이 확 느껴집니다. 손이 약간 시려울 정도로...
주위는 서서히 밝아 오고 반야봉 너머에서 새로운 태양이 솟아 올라 하루를 막 시작 하려는 시각.. 5시 30분 출발.
이후 걷고 또 걸어서 밤중에 세워 둔 차를 다시 만나 시각은 오후 3시 30분.. 11시간동안 걸었네요.
서북능선 종주시 도움이 되는 내용들
1. 식수는 성삼재 휴게소, 정령치 휴게소, 바래봉 아래 샘터.. 이렇게 세곳만 가능 합니다.
2. 전체 걷는 거리 : 22km
3. 소요시간 : 10~12시간 정도
4. 개인차량 이용시 차량 회수 방법 : 구인월마을회관(산행기 2편의 맨 아래 사진)에 주차를 합니다. 이 후 택시를 이용하여 성삼재에 올라 산행을 구인월로 마무리 합니다.
5. 구인월에서 성삼재 택시 이용방법 : 밤중에는 택시 콜이 곤란할 경우가 있으므로 저녁쯤에 인월택시와 통화를 하여 예약을 하여 두는 것이 좋습니다.
(내가 이용한 택시 : 인월택시 010-5636-5088)
6. 구인월에서 성삼재 택시요금 : 주간 35,000원, 야간 40,000원. 인원수와 상관 없음)
7. 능선구간 등산로 상태 : 대략 반 정도의 능선은 백두대간길이기 때문에 등산로 상태는 아주 양호 합니다. 길이 헷갈리는 곳도 젼혀 없구요. 이정표도 잘 되어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육산 형태로 지리산 주능선 구간이 돌길이 많은데 비해 이곳은 흙길이 거의 대다수라 걷기가 좋습니다. 다만 이곳을 지나는 이들이 그리 많지 않기 때문에 등산로가 조금 협소하고 주변의 풀이나 잡목이 많이 자라 몸에 스치는 곳이 많습니다. 여름에도 긴 옷을 꼭 입고 가는 것이 좋을듯..
8. 산행코스 : 성삼재 - 고리봉 - 묘봉치 - 만복대 - 정령치 - 북고리봉 - 세걸산 - 새동치 - 팔랑치 - 바래봉 - 덕두산 - 구인월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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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다녀 온 서북능선 산행시 날씨가 너무 좋았습니다.
심심하면 시야를 가리던 미세먼지와 황사도 이날은 잠시 걷혀 주었습니다.
정말 축복이었구요.
그래서 사진을 참 많이 찍었는데 산행기를 정리하면서 추리다 보니 너무 아쉬운 장면들이 많아 사진을 그냥 좀 많이 올려 놓기로 하였는데 이러다 보니 한편으로는 내용이 너무 길어져 산행기를 둘로 나누어 놓았습니다.
후편의 산행기 : http://duga.tistory.com/2144
실제 풍경을 눈으로 직접 보면서 느끼는 필(feel)하고 사진으로 보는 느낌하고는 차이가 많겠지만 그래도 꽃과 새들과 함께 한 능선길이 너무나 행복하고 아름다워 걸음을 쉽사리 옮기지 못한 곳이 참 많았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감상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지리산 반야봉의 짝궁뎅이??
산행기 제목을 어떻게 할까 하다가 이곳 서북능선 종주 내내 큰 위안처럼 지켜주면 내내 시야에 들어오는 주능선의 반야봉이 떠올라 제목으로 만들었습니다.
서북능선을 거닐다보면 한순간도 반야봉이 시야를 떠나지 않는데 지리산의 여러 봉우리 중에서도 가장 덩치가 큰 반야봉은 서쪽에서 보면 그 모습이 꺼꾸로 된 엉덩이를 닮았는데 한쪽이 약간 부실한 짝궁뎅이입니다. 이 모습은 능선길을 북쪽으로 이동하면서 보면 짝궁뎅이 형태는 사라지고 둥그스럼하고 탐스러운(?) 엉덩이 형태가 되는데 멋지기도 하지만 듬직하기가 이를데 없습니다.
- 수수께끼 하나,
위 사진의 반야봉 궁뎅이는 남자 궁뎅이일까요? 여자 궁뎅이일까요?
정답 : 남자
왜? - 반야는 남자이니까..ㅎ
<반야봉의 전설>
반야봉에는 지리산의 산신인 천왕봉(天王峰:1,915m)의 마고할미 전설이 전한다. 하늘신의 딸인 마고할미는 지리산에서 불도(佛道)를 닦고 있는 도인(道人) 반야를 만나 결혼하여 8명의 딸을 낳았다. 그런데 반야는 어느날 득도한 후 돌아오겠다고 약속하고 반야봉으로 떠나 돌아오지 않았다. 남편을 기다리던 마고할미는 반야를 기다리다 석상이 되었다는 이야기다. 그래서 반야가 득도하기 위해 머물렀던 봉우리를 반야봉으로 부르게 되었다고 하며 8명의 딸은 전국에 흩어져 팔도무당이 되었다고 전한다.
지리산 서북능선의 위치
위 지도에서 빨간색으로 표기를 한 곳이 서북능선입니다.
아랫쪽이 출발지 성삼재이고 맨 위가 종점인 구인월입니다.
이곳 서북능선은 거의가 성삼재에서 출발하여 인월이나 운봉으로 하산을 하는 형태입니다.
지리산 서북능선 등산지도
두장을 연결하면 됩니다.
위 지도는 성삼재에서 세걸산까지이고 아래는 세걸산에서 구인월까지입니다.
여러 지도를 찾아봤는데 이 지도가 가장 잘 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출발 전 두장을 복사하여 가지고 가면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아쉬운 점은 구간 거리가 표기가 안 되어 있는데 이건 다른 지도를 참고하여 옮겨 적어 가면 될 것 같구요.
구인월에서 택시로 출발하여 성삼재에 4시 35분에 도착
일단 해가 뜰때까지 휴게소에서 기다렸습니다.
밤이지만 휴게소에서는 간단한 음식을 팔고 있습니다.
검색해서 알아 둔 일출 예정시간은 5시 20분.
5시가 넘기 시작하니 주위가 밝아 옵니다.
이곳 성삼재에서는 일출구경은 할 수 없습니다. 반야봉과 능선에 가려서..
이것 저것 준비를 하고 5시 30분에 출발합니다.
서북능선 입구는
성삼재에서 남원 방향으로 도로를 따라 약 30m 정도 내려가면 좌측에 위와 같이 철문이 나 있습니다.
이곳부터 전 구간 등산로는 이정표와 등로가 아주 잘 정비가 되어 있어 길을 헷갈리는 곳은 거의 없습니다.
산길에 접어 들자 마자 꽃 잔치입니다.
흔히 연달래라고도 하는 연한 빛의 철쭉꽃이 전 구간에 곱게 피어 있어 그야말로 꽃길 등산이었습니다.
이 연한빛깔의 철쭉은 그 색깔이 가지가지로 조금 진한 빛깔도 있고 하얀색깔도 있고 조화처럼 묘한 색깔도 있어 눈이 심심할 틈이 없었습니다.
정령치까지는 연달래와 함께 했다면 이 후 산길은 일반 철쭉이 온 산을 붉게 물들이고 있었는데 살짝 철이 지나가고 있었습니다.
산행을 하면서 행복을 느낀다는 것...
바로 이런 것인가 봅니다.
아침 안개가 시야를 막아 조망이 가렸는데 잠시 후 트이기 시작 합니다.
뒤돌아 보니 노고단이 바라다 보입니다.
이 날은 부처님 오신날..
부처님의 자비가 온 누리에 가득하여 파란 하늘도 그 의미를 더하여 줍니다.
노고단은 차츰 멀어져 가구요.
그리고 가장 많이 찍은 사진, 반야봉의 모습이 눈에 들어 옵니다.
반야봉의 좌측으로 아침해가 솟아 올라 그 신비로운 풍경이 환상입니다.
영락없는 궁뎅이, 짝궁뎅이 반야봉의 아침풍경
첫번째 봉우리인 고리봉 오르기 전 조망처에서 성삼재 방향으로 되돌아 보니...
이런 멋진 장면이..
아침 운무가 능선을 넘어가는 기가막히게 아름다운 풍경.
구름 뒤로 보이는 시설물이 성삼재 휴게소와 주차장입니다.
노고단과 섬삼재의 파노라마 풍경
위 사진은 클릭하면 크게 보여 집니다.
반야봉의 일출
반야봉과 노고단 그리고 성삼재의 파노라마
위 사진은 클릭하면 크게 보여 집니다.
반야봉 짝궁뎅이
오늘 사진에 반야봉 사진은 조금 많이 올리기로 하였습니다.
보는 시각에, 보는 각도에 따라 달라지는 느낌의 반야봉이 서북능선 산행의 묘미가 아닐까 생각이 되구요.
고리봉 도착
진행해야 할 능선입니다.
아득히 멀리 봉곳 솟아 오른 봉우리가 바래봉.
아득 합니다.
가야 할 능선과 지리산 주능선, 주능선상의 반야봉과 성삼재의 파노라마
위 사진은 클릭하면 크게 보여 집니다.
가야 할 능선
앞쪽의 높은 능선이 만복대입니다.
조릿대꽃, 호랑이 그림에 꼭 같이 그려지는 산죽의 꽃이 피어 있습니다.
일종의 대나무인데 이게 꽃을 피웠네요.
뒤로는 반야봉
만복대
萬가지 복(福)을 얻는다는 만복대 위로 누군가 빗자루로 청소를 하다가 놔 두고 갔습니다.
하늘에 놓인 두개의 빗자루...
오늟은 부처님 오신날..
아마도 부처님의 엄명으로 새벽 하늘을 맑게 청소하던 두 분의 동자승이 아침 공양에 마음이 달아 빗자루를 던져놓고 잠시 사라진 모양입니다.
꽃과 UFO
반야봉
꽃과 반야봉
높이 솟은 만복대와 가야 할 능선길
대개의 능선길은 이렇게 숲길입니다.
여러곳의 고개와 1000m가 넘는 봉우리가 이어져 있어 오르내림은 많습니다.
묘봉치 도착
치라는 말은 고개, 안부, 재, 령.. 등과 비슷한 말입니다.
이곳 능선을 종주하면서 '치'라는 이름을 만나면 다음에 연상 되는게 긴 오르막입니다.
내려왔으니 치(고개)이고 이제 올라가야지요.
반야봉의 짝궁뎅이 형태는 이제 둥그스럼한 형태로 바꿔지고 있습니다.
지나 온 능선길
만복대 오르막길
그리 가파르지 않지만 한참을 오릅니다.
이곳 능선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인 만복대. 1438m
또 반야봉을 한번 보고..
좌측으로 지리산 천왕봉과 중봉도 조망이 되네요.
맨 왼쪽이 중봉 그 오른편이 천왕봉
사진이라 감흥이 좀 별로이지만...
지리산 주 능선과 반야봉
반야봉은 지리산에서 가장 큰 봉우리이자 두번째로 높은 봉우리입니다.
지나 온 능선길
멀리 노고단과 성삼재 휴게소 건물이 티끌처럼 보여 집니다.
반야봉과 노고단, 그리고 지나 온 능선의 파노라마
위 사진은 클릭하면 크게 보여 집니다.
꽃들과 새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만복대로 오릅니다.
다시 뒤를 한 번 더 돌아 보구요.
이제 반야봉은 친구가 되어졌습니다.
꽃만 있다면 금상인데 새들이 노래하니 금상첨화이네요.
걸어 온 능선이 아득 합니다.
그래도 아직 반에 반 정도밖에 걷지 못했네요.
만복대로 오르면서 뒤돌아 본 파노라마 풍경
지리산 주능선과 서북능선을 함께 담아서..
위 사진은 클릭하면 크게 보여 집니다.
멀리 남원시가 조망 됩니다.
만복대 도착
이제까지는 사람 구경하기가 힘들었는데 이곳에서는 이곳저곳에서 올라 온 사람들이 몇 있습니다.
걸아 온 능선길
가야 할 능선길
멀리 바래봉이 조망 됩니다.
좌측으로는 운봉읍이 내려다 보이구요.
산그리메 뒤로 조망되는 천왕봉, 그리고 우측의 반야봉
걸어 온 능선길을 되돌아 보면서..
가까이 당겨보니 노고단의 철탑과 정상의 돌탑이 보여 집니다.
지리산의 주능선의 퐁경은 보는 각도에 따라 차이가 있는데 이곳에서는 남서쪽으로 내려다 보는 풍경이라 주능선이 고르게 펼쳐 보이지는 않습니다.
큰 병풍처럼 반야봉은 정말로 웅장하고 멋집니다.
가야말 능선길과 지리산 주능선의 풍경을 한장의 파노라마로 만들었습니다.
좌측은 가야 할 능선길
우측은 지리산 주능선길
위 사진은 클릭하면 크게 보여 집니다.
전 구간을 파노라마로 만든 사진
좌측은 가야 할 능선길, 그리고 지리산 주능선과 우측의 걸어 온 능선길
위 사진은 클릭하면 크게 보여 집니다.
날씨가 맑아 사진을 좀 많이 찍었는데 이를 추려 낼려니 좀 아까워서 두 편에 걸쳐 나눠 올립니다.
지리산 서북능선종주 1편 끝
지리산 서북능선 종주 2부 : http://duga.tistory.com/2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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