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 간 섬 이름이 여자도(汝自島)입니다.
한적하고 아름다운 섬이라 마음과 몸을 가만히 쉬기에는 정말 안성맞춤인 곳이었습니다.
이곳에서 1박 2일을 했습니다.
여수의 여자만(汝自灣) 중심에 있는 여자도는 섬 높이가 낮아 파도가 넘나든다고 본래 넘자섬이라 했는데 이게 한자표기를 하면서 여자도로 바꿔었다고 합니다. 또 이 섬을 공중에서 보면 너 여(汝)字 형태이고 먹고 사는 걸 스스로 해결한다고 하여 自를 붙여 여자(汝自)섬이라 불리우기도 한답니다.
여자도 위치
섬은 지난번 들린 여수의 사도보다는 조금 더 크지만 사도에는 철선이 드나들어 차가 있는데 이곳에는 자동차가 없습니다.
여객선 한대(여자호)가 하루에 4번 왕복 운행을 하는데 차를 실을수 있는 배도 아닐뿐더러 여자도에서 차를 가지고 씽씽 달릴만한곳이 없습니다.
(여수 사도여행 : http://duga.tistory.com/2291)
여자도호(25톤 정원 45명)는 여수시 화양면의 섬달천에서 여자도까지 운행을 합니다.
여자도까지는 4.2km의 거리인데 여자도에 있는 해안가의 자연부락 3곳에 모두 배를 접안 합니다.
섬달천에서 여자로로 들어가는 배시간은,
08:30, 11:30, 14:30, 17:30
여자도에서 섬달천으로 나오는 배 시간은,
08:00, 11:00, 14:00, 17:00
(여자호 선장 연락처 : 010-2055-8593)
요금 : 편도 5,000원)
승객사정이나 짐을 실고 내리는 시간 때문에 약간 고무줄 시간이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자동차로 신나게 달려도 5분 정도 늦을 것 같으면 선장님한테 전화로 사정하면 아마도 대기 해 줄 것입니다.
여자도는 크게 3개의 마을로 되어 있는데 대동마을과 마파지, 그리고 송여마을로 되어 있습니다.
대동마을과 마파지가 있는 큰 섬 이름은 대여자도라 하고 송여마을이 있는 섬은 소여자도라고 불립니다.
이 두 섬은 아주 재미있게 생긴 다리로 연결이 되어 있는데 다리 이름이 붕장어다리입니다.
폭 3m, 길이 560m의 인도교로서다리 모양이 아주 운치있고 멋지게 생긴데다가 중간 중간 낚시터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이르게 출발하여 첫배를 타고 여자도로 들어갔습니다.
이곳 여자도는 점빵이 없어 들어갈때 먹을 것 모두 챙겨 가야 합니다.
일찍 마련해 둔 민박집은 모든 것이 너무 잘 되어 있어 정말 좋았습니다.
(대동민박 010-7689-7715)
이틀간 계획한 일정으로는,
섬 트래킹
고동과 소라 잡기
모처럼 책 보기
일출, 일몰 감상
멍하게 쉬기
낚시로 감성돔 건져 올리기
간간히 술 마시기... 등등으로 계획했는데 ..
거의 계획대로 다 했는데 첫날 저녁에 이웃으로 만난 조선대 교수 일행 두 분과 주거니 받거니 주교(酒交)를 한 없이 진행하다보니 뒷날일정이 조금 피곤하였습니다.
이튿날은 주요 일정으로 낚시로 감성돔 잡기에 도전 하였는데...ㅎ
제가 山은 조금 알아서 잘 다니지만 물 속에 잘 돌아 댕기는 괴기를 건져 올리는 건 정말 맹탕이라 ..
산으로 간 해적이 아닌, 바다로 간 산적 노릇을 한번 해 볼려고 나름 떡밥도 준비하고 사전 교육도 좀 받았는데 몇 번 허탕질을 하더니 나중에는 낚시 바늘을 어느 물귀신이 물고 놔 주지를 않아 확.. 잡아 당겨 둘둘 감아 돌아 왔답니다. 역시 저는 山이...
여자도에 없는 것 : 논, 자동차, 개울
여자도는 아직 많이 알려지지 않아 속살이 참 매력적인 곳입니다.
걷기도 좋고 여행으로도 좋고...
더 좋은 건 차가 한 대도 없다는 것입니다.
차 소리 안 듣는 것만 하여도 얼마나 행복한지...
여자도 항공사진. 여자도 지도
(Daum에서 캡쳐 하였습니다.)
2초 간격으로 제 트래킹 코스가 보여 집니다.
(멈춤을 할려면 Esc키를 누르면 됩니다.)
소요시간은 약 4시간.
정말 천천히 여유롭게 걸었습니다.
이곳 여자도는 해안이 모두 바위로 되어 있기는 하지만 그리 날카롭지가 않아 몰이 빠질때는 전 구간을 해안으로 이동할 수가 있습니다.
현재 공식적인 둘레길은 소여자도에 조성되어 있습니다.
배를 타고 들어와 이곳만 걷고 나가는 당일 트래커들이 제법 많았습니다.
소여자도 트래킹 소요시간은 약 1시간..
섬달천에서 여자도까지 운항하는 여자호..
선장의 직함은 여자호 선장
여자호까지는 대략 20여분이 소요 됩니다.
섬달천을 출발하고 앞쪽으로 멀리 여자도가 보여지네요.
마파지와 송여자도를 연결하는 붕장어다리
여자도의 짐차 노릇을 하는 리어카.
민박을 정한 대동마을 풍경
대동마을에 있는 여자분교의 풍경.
참 아담한 학교입니다.
전교생은 3명.
애들 이름들이 비슷한걸 보니 아마도 모두 한 집 형제가 아닐까 짐작이 되구요.
학교 화단에는 노랑, 흰색, 빨강의 동백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모두 꽃들을 떨어뜨리는 중이라 쳐다보고 있으니 가슴이 뭉클해집니다.
학교 담 너머는 바로 바다..
담 앞에는 커다란 고목이 워엄있게 자리하고 있습니다.
운동장은 천연잔디구장.
트래킹을 나섰습니다.
대동마을을 지나고...
내 그대를 사랑함에 있어서 한 점 부끄럼 없다
단지 후회를 하자면 그날,
그대를 내 손에서 놓아버린 것 뿐
어느새 화창하던 그날이 지나고
하늘에선 차디찬 눈이 내려오더라도
그 눈마저 소복소복 따뜻해 보이는 것은
그대를 향한 내 사랑일까.
꽃이 진다고 그대를 잊은 적 없다.
섬 풍경이 평화입니다.
이곳에는 논은 전혀 없고 모두 밭입니다.
여자도는 공식적인 해수욕장은 없지만 해수욕장 분위기가 나는 곳은 여러곳 입니다.
모두 작은 모래자갈로 되어 있습니다.
해수욕장의 필수 요건인 나무 그늘이 전혀 없고 담수 물이 없어 조금 곤란하네요.
바다 건너 멀리 보이는 산은 고흥의 팔영산입니다.
붕장어 다리
해 저무는 저녁 시간
길게 그림자 드리우고 해변을 걸으며
시간의 해변위에 새겨진
발자욱 바라보네
바닷물이 흐르듯
시간이 흘러 여기까지 왔나니
파도여, 그대 아는가?
발자욱 끝에 걸려 있는 그리움
내일도
시간의 해변에
남겨놓을 너와 나의 발자욱
사랑이어야 함을 생각하며 오래 바라보네
붕장어다리
여자의 바다
신지영
바다로 가자
지느러미를 흔들어
질펀한 가슴까지 출렁이는 여자를
거기서 만나자
바다가 함께 살자고 하면
오두막집 외등켜고
발톱으로 바위를 움켜쥔 채
사랑으로 노래하며 살자
바다의 거친 숨소리가 멀어지만
고래 고래 퍼덕이는
여자의 속마음을
세상에다 막 퍼내자
붕장어다리 위에는 9개의 낚시터가 조성이 되어 있습니다.
요즘은 낚시철이 아니라 낚시꾼들이 별로 없는데 이곳 여자도가 감성돔 낚시 포인트라고 많이 알려져 있다고 합니다.
다리를 건너가면 이런 조형물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큰 거 한마리 건지는 중입니다.
송여자도에는 둘레길을 찾아오는 이들이 제법 있습니다.
섬이 크지를 않다보니 1박으로 머무는 이는 거의 없구요.
어느 배를 타고 들어와도 그 다음 배로 나가는 시간동안 둘레길을 걸을 수 있는 시간이 됩니다.
여자도는 낙지가 많이 잡히는데 하루 잡아서 다음 날 아침 첫배로 실어 냅니다.
아침 첫배로 실어내는 낙지를 구입할 수 있구요.
20마리 한통에 7만 1000원...
바깥보다 많이 싼 금액입니다.
절은 하나도 없는데 교회는 마을마다 한곳씩 모두 있습니다.
섬에게 배우는 사랑법
정철
섬은 외롭지 않습니다.
조용한 사랑을 하고 있어 외로워 보이는 것입니다.
파도가 철썩철썩 그의 몸을 때려도
갈매기가 끼룩끼룩 그의 마음을 흔들어도
섬은 수면 아래에서 건녀편 섬의 손을 잡고 있습니다.
사람도 한 점 섬입니다.
손이 둘씩이나 있는.
작은 섬인 송여자도에도 분교가 하나 있는데 지금은 학생이 없어 폐교되고 민박집으로 운영이 되고 있습니다.
현재 민박 운영 여부는 확인해보지 못했네요.
붕장어다리는 천연의 힐링 쉼터 여자도와 함께 걷는 재미를 더해주는 명물코스입니다.
바다를 잠시만 보고 있으면 숭어가 풀쩍 뛰는게 보이는데 요행히 한 컷 잡았습니다.
한전건물 뒷편의 바다와 여자분교 학교건물 뒷편 바다에는 고동이 쌔비리삐까리로 많은데 잡아서 푹 삶아 알맹이 빼 먹는 재미가 보통이 아니더군요.
재수 좋으면 소라도 몇 점 줍는다고 하는데 ...
여자도 일몰.
방파제에 걸터앉아 한잔하며 쳐다보는 일몰 풍경.
다음 날..
바다로 간 산적이 되어 낚싯대를 메고 지렁이통을 들고 잡은 고기를 담을 어망도 준비..
포인트로 알려진 방파제 끝으로 이동.
오늘 점심은 일찌감치 회덮밥으로 정하고....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괴기들이 아마도 계모임이 있어 모조리 여수로 나간것 같음..
입질 없다가 한참 후 너무 조용하여 낚시대를 채 올리니 물 속에서 누군가 낚시바늘을 잡고 놔 주지 않고 있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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