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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별 가족의 글

누나같은 조카님...

 

 

" 식사 하셨슈 ? .. 주말 저녁 조카에게 모처럼 전화가 왔습니다.

 

입도 짧은데 요즘 뭐하고 드슈 ? "

" 동치미 무 하고 거북손 삶은 거 택배로 보냈으니 잘 드슈 ..ㅎ "

 "그리고 동치미 무는 맹물에... 어쩌고 저쩌고 이어지는 잔소리쟁이의 지시는 한도 끝도 없습니다.

 

저 보다 4살이나 많은  친조카 입니다.

철이 없었던 어린시절에는 몰랐지만, 결혼 후에 어머니에게 들은 이런 저런 이야기 중에..

조카가 저를 업어서 키웠다는 말씀이 기억납니다.

 

조카는 큰 누님이 돌아가시고 나서.. 

어린나이에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힘든 시절을 보냈다고 합니다.

 

어렸던 저도 어렴풋이 기억이 납니다.

먼 친척에게 수양딸로 보내면서 그 뒷 모습을 보고 오랫동안 우셨던 어머니 모습은 기억합니다.

 

 

지금은 서울 독산동에서 성실하고 착한 남편을 만나서 편안한 노후를 보내고 있습니다.

조카 사위는 술도 안 마시고 성실하고 착하고... 정말 다 좋은데 만나면 재미는 없습니다 ^^

 

예전에는 이런저런 반찬을 직접 가지고 와서..

냉장고 검열도 하고 잔소리는 필수 코스였지만, 가고나면 한 동안 먹거리는 충분했습니다. 

무릎을 수술한 후에는 외출이 힘들어 요즘은 거의 못 옵니다.

 

어제 조카에게 택배가 왔습니다.

택배 상자를 풀어보니 동치미무 와 처음보는 거북손 뿐 만 아니라..

야채며 각종 농산물로 한가득 담겨 있습니다.  

 

 

 

 

 

 

 

가끔은 등산화나 점퍼를 사서 보내기도 합니다.   

마치 친정 남동생에게 온갖 정성을 담아서 보내는 누님 처럼...


저는 말만 삼촌이지.. 부끄럽습니다.

이 날 이때까지 조카님에게 해 준 것이 하나도 없는 못난 삼촌입니다.

 

어린 시절에는 늘 말썽만 피우고..군 휴가 때에는 용돈 타러 가고.. ㅎ

그 조카에게 말썽을 피우면 할머니(제겐 어머니) 안 보일 때에 맞은 기억도 납니다...^^

늘 호칭은 꼬마 삼촌이었습니다.

 

 

 

 

어떤 식으로든 조카에게 고마움의 표현을 하고 싶은데, 

받기만 하고, 주는 데에는 익숙지 않은 놈이라..

조카에게 그 고마움을 어떻게 표현을 해야 하는지도 모르는 한심한 삼촌입니다.

" 조카님 고마워 택배 잘 받았어..  근데 왜 난 늘 받기만 하지 ? "

" 삼촌~~ 신경 쓰지말구.. 살이나 찌슈 ~~ ㅎㅎ"

..

..



항상 말로만 나불거리고 오늘 저는 저에게 자책을 해 봅니다.

받기에만 익숙 해지지 말자.... 감사함이라는 걸 잊지 말고 살자..."

 

가끔은 형제가 많은 분들이 부럽더군요.

제 친구에게 그 말을 하니 고개를 설레설레~~  ㅎ

그 이유를 들으니 그럴만도 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형제간에 잘 지내는 분들도 많이 보았습니다.


 


쌀쌀한 가을이 오면..

친누님같은 조카님에게 따듯한 카디건이라도 사줄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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