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넋두리

추석 연휴 잘 보내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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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당히 긴 추석 연휴..

다들 어떻게 보내셨는지요?

저는 이틀 지리산 산행 후 고향 시골에서 산을 헤집고 다니면서 보냈답니다.


85세 노모는 작년과 다르게 기력이 많이 약해지고 귀도 어두워져 마음을 아프게 하였지만 그래도 5남매 자식들은 늘 그렇듯이 엄마 앞에서 재롱을 부리고 한껏 귀찮게 해 드렸답니다. 

아직까지 한번의 다툼이나 마찰도 없는 우리 5남매..

모두 엄마 계신 덕분입니다.


늘 마음 속으로 생각하는 건 ..

우리 엄마는 진정 生佛.

자식 위한 마음이 어느 부모가 없을까마는 참으로 지극하게도 여러 자식들을 하나하나 아낌없이 생각 한답니다.

그러니 늘 근심과 걱정이 떠날 날이 없구요.


올해는 송이가 풍년이랍니다.

송이와 무슨 전생의 원수지간이 되었는지 바로 아래 동생과 넷째는 송이를 따러 가는걸 엄청 좋아 한답니다.

엉겁결에 몇 번 따라 다니면서 생고생만 하고 송이는 구경도 못한 해가 많았는데 올해는 몇 번 따라 다니면서 나름 손 맛도 많이 봤네요.


가을이 점점 제 빛깔로 찾아 듭니다.

이제 추석 지나고 

금방 지나가겠지요, 가을은...


알곡들이 여무듯이 

울 지구별 客분들이나 가족분들 모두 마음 속에 알곡들이 가득 하시길 빌어 드립니다.



꽃버섯과 송이.

이 둘을 넣고 라면을 끓이면 정말 기가막힌 맛이 나온답니다.



송이라면.

한 냄비 끓여도 형제들이 둘러 앉아 덤비면 금방..



사진들이 각각 다른 날들의 사진입니다.

송이 산행 마치고 들어와 마당에 자리 깔고..


꽃버섯은 데치고(좌측 위 주황색) 송이는 생으로 잘게 찢어서(우측 위) 삼겹살과 함께 ..

우리 형제들 중 술은 막내가 같이 마시는데 이날 막내는 빠져서 혼자 獨酒.



담이 밤 줍기.


산에는 모기 많고 잡풀 많고 경사져서 올라가지 못하고 아래 길 쪽에 굴러 내려 온 밤 주워 담기.



둘째 지율이..

합천호 옆에 마련된 잔디구장에서 엉가(?)들 축구공 얻어 차 보고..

기념 샷.

뒷편으로 보이는 산은 악견산(좌)과 금성산(우)입니다.



제법 물이 찬 합천호.

좌측으로 댐 둑이 보여 집니다.

뒤로는 악견산



오리저널 도토리 줍기 산행

시골에서 자란 분들이나 위 사진의 내용을 아시는 분들은 정말 예사로이 지나치지 못할 열매입니다.

어찌 이걸 줍다니.. 하면서요.


보통 도토리라고 하면 상수리나무 열매를 일컷는데 이건 요즘 보기 드문 진짜 도토리.

상수리열매는 경상도에서는 꿀빰(굴밤)이라고 합니다.

이건 줍는다고 작정하면 하루에 얼마든지 주울 수 있구요.

그러나 도토리는 그리 쉽지 않습니다.

잘 없을 뿐더러 너무 작아 줍기도 어렵습니다.


상수리나무 열매로 만든 묵을 도토리 묵이라고 하는데 실제는 이것(위 사진 열매)으로 만든것이 진짜입니다.

아마도 이 도토리로 만든 진짜 도토리묵을 드셔 본 분들은 별로 없을 것이구요.

시골에서도 이 오리지널 도토리를 줍는 분들은 없습니다.


조그맣고 길쭉한 이 도토리는 옛날 싸이월드와 연관지어 기억 하시는 분이 많을 것 같네요.ㅎ

그 시절 도토리 선물하고 .. 사고 팔고..


암튼 엄청나게 떨어져 있습니다.

그냥 한자리 주저 앉아 주워도 금방 한 웅큼..


※ 여기서 잠깐...


이런 사진으로 ..

도시 사시는 분들은 동물 먹이 다 주워 와 다람쥐는 뭐 먹고 사냐고 마구 삿대질 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동물 먹이 될 정도는 온 산에 천지 삐까리로 널려 있으니 전혀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 



상수리 열매인 굴밤이 아닌 진짜 도토리.



울 엄마가 이걸 가지고 묵을 만들어 놓겠답니다.

상수리열매로 만든 도토리묵보다 쓴 맛이 강해 여러번 우려 내야하기 때문에 많은 시간과 정성을 들여야 합니다.

요즘 도시 사람들은 그냥 가루를 사다가 물을 넣어 끓이면 묵이 되는걸로 아는데 실제 열매부터 시작을 하면 정성과 시간이 많이 들어 간답니다.



원래 이곳 마당에는 잔디가 뎦여 있었답니다.

아버지 돌아 가시면 봉분 잔디로 쓸 요량이었는데 아버지를 공원묘소에 모시는 바람에 잔디가 쓸데가 없어 졌답니다.

지극정성으로 잔디를 손질 하시던 엄마는 그 뒤 마당 잔디를 모조리 뽑아 버리고 깨도 심고 호박도 심고..


잔디가 있던 그 마당의 잔돌들을 두 꼬맹이가 골라내고 있네요.



밤 중에서도 가장 맛난 먹밤.

외사촌 동생이 와서 뒷산에 올라가더니 제법 주워 왔습니다.

꼬맹이들 군밤 만들어 줄 재료가 되었습니다.

마당 외솥에 장작 넣고 빈물 끓인 다음 장작이 숯이 될 무렵 석쇠 올려 칼집 낸 밤으로 군밤을 만들면 정말 맛나답니다.



밤 줍기에 익숙해진 꼬맹이 지율이

작대기 하나 들고 떨어진 밤 까부수러 갑니다.



뒷편에 한그루 있는 대추나무에서는 올해도 대추가 엄청나게 열렸네요.

밑에 널찍한 갑빠(? 천막)를 깔고 마구 흔들면 모조리 떨어 진답니다.

이걸 건조기에 말리면 위와 같이 제대로 된 대추로 완성... 

가장 모양이 좋은 것 몇 개는 골라 놓아 아버지 제사상에 올려야 하구요.



올 추석은 가장 적당한 계절에 맞이한듯 합니다.

들판의 벼들이 누렇게 익어 가네요.

그렇게 더웠던 지난 여름도 추억이 되었구요.


꿈인듯 흘러 갑니다.

지난 시간들이...

추억들이..

사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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