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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일기

조선시대 성산이씨 집성촌인 성주 한개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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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날 공휴일,
아버지 산소를 찾아 핑크빛 국화 다발로 꽃을 갈아 드리고 되돌아 나오면서 성주에 있는 한개마을에 들려 봤습니다.
성산이씨(星山李氏)의 집성촌으로 조선 세종때 진주목사를 지낸 이우(李友)가 처음 입향(入鄕)하여 개척한 마을로서 현재 70여가구로 형성되어 있습니다.

양반 마을답게 전통 한옥들이 많은데 현재 10동의 건축물이 경북 문화재로 지정이 되어 있습니다.
돌담과 그 사이로 형성된 고샅길이 아주 운치있고 마을 뒷산인 영취산과 마을앞에는 백천(白川)이 흘러 영남 제일의 명당으로 꼽히는 곳입니다.
마을 이름인 '한개'는 '큰 나루', '큰 개울'을 뜻하는 순수한 우리말입니다.
동네 이름이 한자로 변하지 않고 남아 있는 곳이 있다는 것이 참 고마운 일이구요.

마을을 둘러보는데는 대략 1~2시간정도면 충분할 것 같습니다.
경북의 전통마을들이 조금 보수적이라 대문을 닫아두고 있는 곳이 많은데 비해 이곳 한개마을은 대개의 집들이 안채 살림집까지 개방이 되어 있습니다.
다만 집집마다 개 한두마리씩 보초를 서고 있는 바람에 이넘들 짖어대는 소리에 집 주인께 조금 미안한 느낌이..
가을이 더욱 무르익고 하늘이 파랗게 빛날쯤 이곳을 들리면 더욱 아름다울것 같네요.


한개마을에 대한 역사와 내용들은 홈페이지에 자세히 나와 있네요.






성주 한개마을 위치



성주 한개마을 안내도



한개마을 입구의 당산목인 왕버드나무



이런 프랜카드를 설치하지 않고 알림을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요?









맨 처음 방문한 집에서 누렁이 한마리를 만났습니다.

이 누렁이는 이날 동네 방문을 다 할때까지 날 안내 했구요.

처음 만났을때 개줄이 풀려 있어 혹시.. 하고 조심을 하면서 살갑게 대해 줬는데 이게 지넘한테는 상당한 친근감으로 다가와서 가이드 노릇을 자청한듯 합니다.



서륜재

짚 공예 체험하는 곳..



서륜재(敍倫齋)라고 쓰인 현판 글씨가 짚과 어떻게 어울릴까 상상을 하여 봅니다.



처음 만난 누렁이가 이때부터 가이드 노릇을 합니다.






고샅길의 풍경이 너무나도 졍겨운 곳..



위엄있는 대감님 집을 방문 합니다.



하회댁입니다.

이곳 한개마을의 집들은 'XX재' 또는 'XX당'이란 명칭이 아니라 양반집인데도 'XX댁'이란 평어를 사용하여 더욱 친근감이 느껴 집니다.

대문을 들여다 보면서 세월을 가늠하여 봅니다.



바깥채를 지나 본채로 들어 갑니다.

개 짖는 소리가 요란합니다.










한개마을의 숨은 보물찾기, 하회댁 고방채입니다.

곡식저장창고에서 곡식이 쉽게 흘러 나올 수 있도록 만든 구멍입니다.

경상도에서는 이런 곡물 저장 창고를 '두지'라고 했는데 표준말로는 '뒤주'입니다. 

주로 나락(벼)을 저장하였구요.

창고에 가득한 술독, 쌀독, 각종 항아리들이 이채롭습니다.



가을이 조금 더 깊어지면 정말 운치있는 마을이 될 것 같습니다.



도동댁 사랑채 풍경입니다.

그 옛날에도 이런 저런 화초나 과실수를 심어서 서로 운치경쟁을 하였겠지요?






누렁이가 계속 안내를 합니다.

마을 입구 안내소에서 챙긴 지도를 들고 내 나름의 방문지를 찾아가고 있는데도 이 넘이 내 눈치를 구단으로 챙겨 지가 앞서고 있습니다.



한주종택의 한주정사의 한수헌입니다.

이곳 한개마을에서는 거의 맨 꼭대기 집입니다.

요모조모 하나하나 눈여겨 보면 볼거리가 대단합니다.

참 멋지게 지은 집인데 근간 관리가 조금 허술하다는 느낌이 듭니다.






비틀어져 용트림을 하는 소나무는 한 가지가 말라가고 있구요.






이곳 한개마을의 담장은 Smooth한 유선형태가 많습니다.

보기에도 좋네요.



월곡댁입니다.

동네 원편의 높은곳에 위치한 집입니다.

주인 부부가 천연염색을 하여 널고 있습니다.

폐가 되지 않게 구경했습니다. 



문간 앞, 마루 밑에 자라나는 이파리들..

참 사소한 것인데도 신비롭네요.



법주사 회주로 계시는 월탄스님이 스승인 금오스님이 화두로 준 내용..


"오유일물(吾有一物)하니 

무두무미(無頭無尾)하고 

무명무자(無名無字)하며 

상주천하주지(上柱天下柱地)하고 

명여일흑사칠(明如日黑似漆)이라. 

상재동용중(常在動用中)하되 

수불득자(收不得者) 시심마(是甚麽)오.” 


을 풀이한 내용 같습니다.


마지막에 시심마(是甚麽)는 불교 용어로 경상도 버전으로 탄생한 한국형 화두로서 "이뭐꼬?"라고 풀이를 많이 하는 단어입니다. 






여기도 개쒸끼가 엄청나게 짖어대고 있습니다.

줄만 풀리면 거의 중상입니다.






가장 보고 싶었던 응와종택인데 주인이 출타 중인지 문이 바깥으로 잠겨 있네요.

옛날 이 집 주인인 이원조대감이 수레를 타고 드나들던 대문이라 아래쪽으로 문턱이 없습니다.

가마도 숙이지 않고 드나들 수 있게 처마도 솟아 있구요.



문 틈 사이로 빠끔이 들여다 보니...



이런 풍경이...






이 집은 교리댁입니다.

이 댁 후손이 홍문관 교리를 지냈기 때문에 이렇게 불리워진답니다.

앞에 보이는 고목 탱자나무에 열매가 많이 달려 있습니다.


응와 이원조대감이 제주목사로 재임시 선정을 베풀어 감사의 뜻으로 받은 감귤나무 3그루를 아들 셋에 나누어 주었으나 추운 날씨로 두 그루는 죽고 유일하게 살아남은 한 그루라고 하는데,

제주 감귤을 육지에 심으면 탱자나무로 변한다고 합니다.

그러고 보니 탱자나무와 귤나무는 같은 종이네요.



제 눈에는 아무리 봐도 탱자나무입니다.

커다란 가시도 항거 있구요.



교리댁 마당의 상마석(上馬石).

말을 탈 때 쓰이는 받침돌입니다.









약간 인위적인 느낌이 들긴 하지만 참 예쁩니다.



툭 치면 탁.. 떨어질 것 같은....






동네를 거의 다 둘러보고 내려오다가 만난 정겨운(?) 똥장군.

이전에는 이걸 나무로 만들어 사용했지요.

너무 한 가득 담아 밭으로 지고 나가다가 골목에 찔끔찔끔 흘려 상큼한 내음을 죙일 풍기기도 했는데...

그것도 이젠 아득한 추억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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