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국립공원의 한 곳인 단석산은 신라가 삼국통일의 대업을 이룬 김유신과 관계가 많은 산입니다.
김유신이 장군이 되기 전 17살 화랑고등학교 시절..
한창 펄펄하던 김유신이 이곳 산에서 무예를 연마 중 어떤 도인한테 신검을 하사받고 그 칼로 정상에 있는 바위를 두동강 내었다하여 산 이름도 단석산(斷石山).
암튼 지금도 단석산 정상에는 김유신이 동강 낸 그 바위가 그대로 보관(?)이 되어 있는데 어찌보면 벼락을 맞은것도 같고, 어찌보면 저절로 갈라진듯도 같긴 하지만 전해오는 이야기가 그렇다하니 믿기로 하고..
막 6월로 접어들었는데 날씨는 7월의 무더위를 연상케 합니다.
다행히 능선 자락을 넘어가는 바람결이 너무 시원하여 잠시 잠시 걸음을 멈추고 땀을 식혀 봅니다.
볼것없고 즐길것없는 6월의 산이라 하지만 너무 조용합니다.
오늘도 처음부터 끝까지 홀로 산행으로 사람 구경을 하지 못했네요.
겨우 신선사 내려와서 만난... 마당에서 아이돌 스텝 자세로 지 마음껏 양치질하다 들켜 흠칫 놀란 젊은 스님이 최초.. 삼키지는 않았겠져?
그리고 절 구경차 손 잡고 다니는 중년 커플...한쌍.
단석산은 진작부터 많이 벼루고 있었던 산인데 이제야 기어이 다녀오게 되었습니다.
목적은 한 곳.
신선사에 있는 국보 199호 마애불상군을 보기 위함이었구요.
ㄷ자형태의 바위에 새겨진 10개의 불상군은 모양새와 지형적인 특징으로 묘한 신비감이 느껴지는 곳입니다.
이곳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소비 했구요.
나머지 산행 구간은 덤으로 피톤치드 섭취를 위해 걸어다닌 셈입니다.
참고로 신선사 불상군 국보만 구경 할려면 승용차로 신선사 주차장까지 올라가서 조금만 걸으면 됩니다.
전반적으로 거의 육산 형태 흙길이라 걷기에 아주 좋고 큰 경사짐이 없어 산행거리는 조금 있지만 무리없이 진행 할 수 있는 코스가 아닐까 합니다.
소나무숲과 참나무 및 잡나무로 일궈진 짙은 숲이 제법 우거져 숲향을 즐기기에도 아주 좋네요.
산행 구간 중간중간 탁 트인 조망처도 나타나 시원한 조망과 함께 상큼한 바람결을 즐기는 맛도 덤으로 느낄 수 있구요.
전반적으로 외길 형태이지만 간간 길림길도 나타납니다. 그러나 이정표가 잘 되어 있어 길 찾기에는 크게 문제 없을듯..
산행 코스 :
건천 IC옆 건천(개울) 굴다리아래 주차 - 장군바위 - 중간중간 조망처 - 방대리마애불(공식명칭 : 상제암 마애여래좌상) - 송곳바위 - 단석산 정상(단석) - 쉰길바위 - 신선사(마애불상군) - 신선사 주차장 - 우중골 포장도로 - 송선2리 경노당 앞 버스주차장 - 시내버스로 건천IC까지
산행 거리 : 14km
소요 시간 : 5시간 30분
경주에서 가장 높은 산인 단석산은 해발 827.2m입니다.
단석산 등산지도
오래된 지도라 들머리가 맞지 않아 수정을 하였습니다. 그 외에도 서너곳 지명을 추가하였구요.
제가 다녀 온 구간도 위와 같습니다.
건천 IC옆 건천굴다리 아래 주차 - 장군바위 - 중간중간 조망처 - 방대리마애불(공식명칭 : 상제암 마애여래좌상) - 송곳바위 - 단석산 정상(단석) - 쉰길바위 - 신선사(마애불상군) - 신선사 주차장 - 우중골 포장도로 - 송선2리 경노당 앞 버스주차장 - 시내버스로 건천
날머리 송선2리에서는 30분 간격으로 있는 경주행 시내버스를 타고 건천IC 정류장에 내리면 됩니다.
네비로 지도에 나와 있는 천포교를 찍어서 찾아 갔는데 완전 엉뚱한 동네로 가 버려서 이곳 들머리를 찾는다고 조금 헤맸습니다.
알고보니 아주 쉬운 장소인데..
건천 IC를 나와서 위의 빨강색으로 표시한 곳으로 차량을 따라 건천 위에 놓인 굴다리 밑에 주차를 해 두면 됩니다.
건천IC 나와 좌회전 후 약 100m정도 진행, 고속도로 굴다리 바로 앞에서 우회전, 약 50m 전행하면 건천이 나오고 그 주변에 주차.
바짝 말랐다하여 개울 이름도 건천인 내천.
위의 다리는 이번에 왕복 6차선으로 확장한 경부고속도로입니다.
개울을 건너 다리밑을 건너편으로 지나가면 됩니다.(화살표)
경부고속도로 하행선 방향 차량들이 신나게 달리고 있고 그 옆으로 우측으로 올라가는 포장된 산길이 있습니다.(화살표)
포장길은 바로 위에서 끝납니다.
전반적으로 육산 형태의 순한 길입니다만 코스가 제법 길다보니 오르내림도 간간 있습니다.
첫번째 조망바위에서 내려다 본 건천읍내
이곳 건천 구간을 고속도로로 지나다보면 멀리 건너편 산 자락에 돔 형태의 하얀 구조물이 보이는데 저건 폐기물매립장입니다.
두번째 전망대 역활을 하는 장군바위 조망입니다.
건너편 산을 파 헤친곳은 레미콘공장.
바로 아래로 건천IC가 내려다 보입니다.
윗쪽 방향이 대구. 아래쪽으로는 부산 방향
들판은 이제 막 모내기를 끝내서 온통 물바다입니다.
당겨서 본 건천IC
장군바위
옛날 어느 장군이 용마를 타고 하늘에서 내려와 세상을 다스려볼까 했는데 태평성대라 별 볼일이 없어져 이곳에서 고스톱이나 치고 놀다가 그냥 올라 갔다고 하여 장군바위.
지금도 말 발자국이 남아 있다나...
장군바위에서 조망되는 파노라마입니다.
좌측편 아래 KTX 철도가 달리고 우측편으로는 고속도로가 달립니다.
건너편은 오봉산
클릭하면 크게 보여집니다.
때마침 KTX가 요란한 소리와 함께 지나가고 있네요.
오르내림이 있는 구간도 간간있지만 걷기 좋은 평탄한 구간이 많아 마음도 여유롭습니다.
우거진 소나무 숲길에서는 피톤치드가 마구 뿜여져 나오네요.
다시 또 만나는 조망처.
이번에는 경주 방향으로 조망이 됩니다.
이곳에는 들판이 누런 빛깔을 띠고 있는데 아마도 보리를 심은듯 합니다.
이제 막 수확을 하면서 모내기를 하겠지요.
대체적으로 이정표가 잘 되어 있습니다.
국립공원치고는 미흡하지만...
또 다른 조망처입니다.
우측이 올라 온 능선입니다.
좌측 아래로 보이는 저수지로 하산을 하게 되구요.
클릭하면 크게 보여집니다.
위의 사진이 보이는 전망대가 능선 왼편에 숨어 있는데 이 전망대를 지나 100m정도 진행하면 앞쪽에 커다란 바위를 마주하게 되고 등산로는 직진과 우측 내리막길로 나눠집니다.
이곳에서 우측 내리막길로 내려가서 만나는 방내리마애불상
공식명칭은 '상제암마애여래좌상'입니다. 전체적으로 부처바위라고도 하구요.
높이 약 7m안밖 되어 보이는 거대한 마애불인데 얼굴 부위는 돋음새김으로 윤곽이 양각으로 잡혀있고 아랫부분은 음각으로 처리를 하였습니다.
목에는 삼도가 희미하게 남아있고 머리에는 육계가 선명하게 보여집니다.
고려시대 작품으로 여겨집니다.
이 부처님도 요즘의 제 맘처럼 얼굴에 뭔 고민이 가득 담겨져 있네요.
귀는 엄청나게 커서 어깨까지 늘여져 있습니다.
초록 숲길을 걷습니다.
따가운 햇살은 이파리로 가려져 떡칠하듯이 바른 선크림이 별 역활을 못하고 있습니다.
등산로에서 살짝 비켜 만나는 멋진 조망처.
등로 좌측으로 10여m 거리에 있는 커다란 바위군.
바위에는 분재형 소나무가 한그루 있는데 그늘에서 점심으로 챙겨 온 김밥을 꺼내 먹고..
일어나니 베낭에 진드기가 서너마리 돌아 댕깁니다.
옷이랑 베낭이랑 샅샅히 털고 나왔습니다.
요즘 산길에서 잡목이나 풀을 스치고 나서 보면 송충이나 벌레, 진드기가 이곳저곳에 붙어 있습니다.
집에 오자마자 옷 홀랑 벗고 베낭은 햇살에 말리고 세면장으로 들어가서 샤워 말끔히 하는것이 최상책.
위 조망처에서 바라 본 풍경
좌측 완만한 능선이 올라 온 능선이고 우측으로 멀리 경주 시가지가 조망 됩니다.
클릭하면 크게 보여 집니다.
포항으로 달리는 동해선 철도
멀리 경주 시가지가 보여 집니다.
토함산과 금오산도 조망이 되구요.
등산로에서 약간 비켜난 송곳바위.
송곳바위.
많이 무딘 송곳입니다.
규모는 제법 상당합니다.
가파른 오름길을 땀 흘리며 오르니 탁 트인 바위가 나타납니다.
돌탑 뒤로 보이는 단석산 정상 능선.
우측이 정상입니다.
약간 머리를 숙이고 걸어야 하는 숲 터널
단석산 정상
우리나라 정상석은 규모 경쟁 중...
암튼 무지 큰 정상석이 자리하고 그 옆 단석(斷石)에는 이전의 초라한 네모각진 정상석이 있습니다.
단석산 조망
정상에 있는 조망판과 제 상식을 합쳐 만든 것입니다.
잡목이 가려 조망이 가리는게 흠..
클릭하면 크게 보여집니다.
단석산(斷石山)이란 지명의 유래를 낳게한 단석(斷石)
김유신이 칼로 내리쳐 두동강을 낸 바위입니다.
계란 자르듯이 매끈하게 자르지 못한게 홈.
정상에서 신선사 방향으로는 죽 내리막길.
약 1km정도 내려오면 만나는 쉰길바위.
커다란 바위 위에 올라서면 서북쪽 산자락들이 조망 됩니다.
아래로는 우중골.
단석산 산행의 주목적으로 삼은 신선사마애불상군
국보 199호로 지정이 되어 있습니다.
7세기 신라시대 조성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거대한 암벽이 ㄷ자 형태로 세워져 있어 돌방 모양을 이루고 있으며 인위적으로 지붕을 덮어 법당을 만든 신라 최초의 석굴사원입니다. 작은 공양상의 부처가 향로앞에 새겨져 있습니다.
입구쪽 바위에는 삼존불이 조각되어 있는데 손을 들어서 안쪽에 있는 본존불로 안내하는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왼편이 미륵본존불입니다. 안쪽은 관음보살상이구요.
관음보살상
미륵본존불의 발가락.
미륵본존불
보존상태가 가장 좋지 않는 지장보살상입니다.일부 조각이 떨어져 나가 형태가 희미한 편입니다.
불상군 구경을 마치고 나오면 바로 신선사.
대웅전 한채와 요사채가 전부입니다.
부처님께 인사 드리고...
하루 종일 사람 구경 못하다가 절집 마당에서 요상한 폼으로 양치질하며 삐닥거리며 걸어오던 젊은 스님과 눈맞춤.
그리고 조금 더 내려오니 누군가 만든 예쁜 사랑 고백...
감꽃으로 만든 하트가 운치 만발입니다.
외지기 한 분이 자리를 지키고 있는 국립공원 지킴터.
저 분은 하루종일 저 상자 안에서 뭐 할까?
요즘 산이나 절에서 만나는 나비떼.
이 나비가 뭔지는 모르겠는데 특정 장소에 요즘 엄청나게 몰려 있습니다.
신선사에서 우중골마을을 지나 송선2리까지는 지리지리한 포장도로길.
길 옆에 양귀비 앵초가 열매를 맺고 자라고 있습니다.
이건 꽃 양귀비가 아니고 진짜 양귀비.
도로변에 이렇게 버젓이 양귀비가 있다는게 놀랍습니다.
내버려둔것이라면 뽑아다가 술 담그면 정말 좋은데....
20번 국도와 만나는 우중골 입구에서 차를 타도 되는데 하염없이 또 송선2리 경노당 앞까지 걸어 내려왔네요.
버스는 약 30분 간격으로 있습니다.
버스에 올라 기사분께,
"건천IC와 가장 가까운 곳 부탁드립니다." 라고 하니,
"그곳이 어딘데요?"합니다.
"아니, 기사가 지리도 몰라요?"
"오늘, 처음 배차를 받아서... 예비는 지리 잘 모릅니다."라고 한다.
아마 예비기사인듯.
조금 후 차내 안내방송에 '건천IC에 내리실분 다음 정류장...'이라고 흘러 나온다.
기사분은,
"정류장이 안보이는데 어디지?" 하면서 차를 도로변으로 살살 몰고 가고 있고...
에구...
사람 좋은 기사양반, 내리는 내 뒷통수에 대고,
"안녕히 가세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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