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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별 가족의 글

밥 한 끼 차리는데 하루 반나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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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김장철이 다가옵니다.

요즘은 김치냉장고 덕분으로 이른 김장을 하지만, 예전에는 꽁꽁 추운 겨울에 했던 기억이 납니다.

왕십리 중앙시장에서 삼륜차에 배추를 싣고 내리던 모습이 어린 저에게는 재미있게 보였습니다.

 

아주머님들이 모여서 각 가정마다 김장을 품앗이로 했습니다.

마당 한구석에서 드럼통으로 만든 화로에 올려진 큰 솥 안에서는 큼지막한 돼지고기가 맛있는 냄새를 풍기고..

일하시다가 손이 시리면(그 당시 맨손으로..) 드럼통 화로에 손을 녹이시곤 했습니다.

김장철 풍경은 서울이나 지방이나 큰 차이를 없었을 듯합니다.

 

오늘 홍성 장날이라 새우젓을 사러 갔다가 싱싱한 굴 1kg를 덜컹 사들고 왔습니다.

싱싱한 배추에 싱싱한 굴을 싸서 먹고 싶은 욕심으로..

텃밭에서 제일 작은 무를 뽑아서 무채를 만들고..

싱싱하고 연한 무청은 버리기가 아까워서 된장국을 만들었습니다.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납니다.

제가 요리를 할 때는 손이 무척(강조) 느립니다.

특히 무채를 만들 때에는 예전에 칼질을 잘못해서 다치는 바람에 칼질이 겁나서 천천히 하다 보니...

싱싱한 굴을 깨끗하게 씻어서 채반에 올려놓고..

무와 생강 마늘을 강판에 갈아서 고춧가루를 섞은 후 무채에 양념을 만듭니다.

 

 

 

 

 

아~깜빡했네요.. 텃밭에서 배추 한 포기를 뽑아서 손질 후 소금에 절여 놓았습니다.

밥 한 끼 차리는 데 반나절이나 걸렸습니다.

..

 

유익한 주제도 아닌데, 덤덤하게 지구별 블로그에 소소한 제 일상을 올립니다.

읽는 이웃님들께서는 평범한 제 일상의 글에 편안한 감정으로 답을 주시고..

그럼으로써 "정겨운 이웃"이라는 관계를 유지하는 건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듭니다.

 

요즘은 이런 일상에 익숙해져서 그런지 모르지만, 솔직히 젊었을 때는 상상도 못 했던 공간입니다.

블로그라는 공간에서 글을 쓴다는 건 저의 귀촌의 삶을 보여드리고, 풀어놓는다는 건..

저와 정겨운 이웃님들과 연결해 줌과 동시에 영감(靈感)으로 연결되어 있음을 확인하고

이웃님 들의 격려가 듬뿍 담긴 댓글은 어설픈 촌부에게는 위로와 용기를 주고 정서적인 안정감을 줍니다.

이는 어찌 보면 예전의 김장철 품앗이와 크게 다를 게 없다는 생각입니다만..

 

 

 

 

각설하옵고.. 남은 굴은 어리굴젓을 만들었습니다.

한동안 막걸리 안주 걱정은 없을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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