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유산 종주 두번째 이야기입니다.
삿갓재 대피소에도 코로나로 침낭이 대여가 되지 않는다고 하여 침낭과 베개까지 챙겨 왔는데 내부가 너무 갑갑합니다.
덥지는 않은데 끈끈한 느낌.
어디 창문이라도 있으면 확 열어 버렸으면 좋겠는데 너무 답답하네요.
밤중에 두어번 바깥으로 나왔습니다.
하늘에는 무수히 많은 별이 반짝거리고 이슬이 촉촉이 내리는 느낌이 너무 좋습니다.
다른 분들도 같은 느낌인지 갑갑하다며 바깥으로 많이 나오네요.
낮이 워낙에 더우니 밤에도 기온이 떨어지지 않아 다른 때 같으면 여름에도 모포 덥고 자야 하는데 오늘은 빤스바람으로 침낭 맨바닥에 누워 겨우 한 시간 정도 눈을 붙인 듯합니다.
일출을 볼려면 아침 4시쯤 출발해야 하는데 오늘은 일출 포기입니다.
일출은 무룡산까지 가야 하는데 이곳에서 한 시간 거리입니다.
이전에 몇 번 일출 본 것으로 만족하고 오늘은 오히려 조금 늦게 나가 만날 수 있는 멋진 운해 풍경을 기대하여 봅니다.
5시쯤 배낭 챙겨서 바깥으로 나오니 온통 이슬입니다.
거의 소나기 내린것처럼 젖이 있네요.
그만큼 어제가 더웠다는 의미인데 오늘도 만만찮을 것 같네요.
아침 준비를 합니다.
아침은 최대한 많이 먹어둬야 합니다.ㅎ
조심해야 할것은 맵고 짜지 않게 먹어야 하구요.
그래야 물을 덜 먹게 된답니다.
운해가 깔려 있어 식사 분위기 좋습니다.
어제는 보이지 않던 지리주능선도 오늘은 보이구요.
대봉산 뒤편으로 조망되는 지리산 주능선.
천왕봉과 중봉이 우뚝합니다.
식사 마치고 먹는 모닝커피.
잔은 햇반 빈그릇.
저는 믹스커피를 가장 좋아하고 한참에 꼭 두 개를 풀어 마신답니다. 찐하게~
온통 이슬 범벅.
일출 본다고 일찍 나선분들 풀 이슬로 온 몸이 완전 젖었겠는데요.
이곳에서 향적봉까지의 능선길만 10.5km.
향적봉에서 구천동 정류장까지 8km
오늘 산행거리는 18.5km입니다.
배낭 챙기고 신발끈 묶고 다시 출발입니다.
덕유산 이틀째 일정 시작.
오늘 출발 시각은 아침 5시 50분입니다.
먼저 나선 분들이 이슬을 많이 털어놔서 옷은 많이 젖지 않네요.
싸리꽃에 내린 이슬이 보석처럼 빛납니다.
뒤돌아보니 삿갓봉에도 해가 솟아 올라 있네요.
일출 본다고 아침 일찍 나서면 나무들이 바람소리와 함께 귀신이 춤을 추는 것처럼 보인답니다.
서부경남의 산들이 운해 위로 나타나고 있네요.
하늘위의 풍경처럼 아름답습니다.
가운데 뒤로 지리 능선이 선명하네요.
클릭하면 크게 보여 집니다.
남덕유는 구름 속에 잠겨 있구요.
지리산 주능선.,
좌측 천왕봉부터 우측의 반야봉까지 한눈에 보입니다.
지리산을 배경으로 하는 야생화 꽃밭.
햇살이 능선을 넘어 번져오는 풍경이 너무 멋지네요.
선계라고 하고 선경이라고도 하는데 어찌 이보다 더할까?
선선한 아침.
골과 산을 휘감는 안개.
적당한 목마름.
벅찬 그리움.
반대쪽 전라도 무주 진안 금산 쪽 풍경입니다.
운장산과 구봉산은 가장 우람하여 산행 내내 보입니다.
바로 아래로 내려다 보이는 안성.
멀리 진안의 마이산도 당겨 봅니다.
무룡산 올라가는 계단에서 뒤돌아 본 풍경
아득히 먼 곳에 남덕유가 있네요.
중간에 높게 솟은 봉우리는 삿갓봉.
의상봉 비계산 두무산 오도산이 순서대로 보입니다.
그 앞에는 한눈에도 알아볼 수 있는 보해산과 금귀봉 능선이구요.
이곳 클릭하면 위와 아래 사진에서 산 지명을 알 수 있습니다.
남덕유를 기준으로 보는 멋진 파노라마 풍경
클릭하면 크게 보여 집니다.
의상봉 능선 뒤로 보이는 대구의 비슬산 능선.
덕유산에서 처음으로 비슬산을 보게 되네요.
정상인 천왕봉과 조화봉의 강우레이더 관측소 탑이 뚜렷합니다.
날씨가 좋은 날 비슬산에 오르면 가야산 좌측으로 덕유 능선을 보게 되는데 이곳에서 비슬산을 보는 건 정말 행운입니다.
가운데 우뚝 솟은 가야산.
무룡산에서 뒤돌아 보는 주능선.
맨 뒤가 서봉. 그 앞에 솟은 봉우리가 삿갓봉.
남덕유산을 기준으로 전라도 쪽 파노라마 풍경.
마이산을 찾아보세요.
클릭하면 크게 보여 집니다.
바지가 많이 젖었는데 햇살이 올라와 많이 말랐네요.
사진을 찍어 줄 사람이 있다면 정말 멋진 장소가 많은데 코브라 놓고 겨우 한 컷 만들었습니다.
무룡산 정상은 햇살을 피할 곳이 없어 곧장 이동.
향적봉이 조금씩 다가옵니다.
당겨서 본 향적봉.
우측이 중봉이고 좌측으로 설천봉 시설물이 보이네요.
안개 걷힌 안성 쪽 풍경
중앙 뒤로 대둔산이 보입니다.
당겨서 본 적상산.
무룡산부터는 등산로가 온통 덩굴입니다.
헤쳐 나가는 데는 전혀 지장이 없고 오히려 간질거림이 좋아서 천천히 이동하네요.
진안 쪽에는 아직도 운해에 잠겨 있네요.
마이산만 톡 튀어 올라와 있고.
죽어버린 산죽 밭으로 햇살이 들어옵니다.
햇살에 비친 물방울 입자가 광선처럼 보이네요.
이름도 복잡한 칠이남쪽대기봉입니다.
그냥 가림봉이라고도 하구요.
해발 1,420m.
지나온 무룡산입니다.
거창과 합천의 산들도 운해 바다에서 벗어나고 있구요.
향적봉으로 이어지는 능선.
편안한 능선길이 한동안 이어집니다.
난 지금 분명 꽃길만 걷고 있는데...ㅎ
안성 갈림길이 있는 동엽령 도착.
무룡산에서 동엽령 거쳐 백암봉까지는 덕유 능선에서 가장 걷기 좋은 길.
뒤돌아 보는 능선 풍경이 아늑합니다.
백암봉 도착.
신풍령으로 달리는 대간길과 갈라지는 곳입니다.
이제 중봉만 올라가면 큰 오르막길은 거의 끝
덕유능선에서 가장 운치 있는 길인데 여름 야생화와 겨울 설경이 멋진 곳이구요.
한 무리 단체 산행객들이 내려가고 있네요.
이곳부터는 곤돌라 패션이 보여 집니다.
중봉에서 조망되는 긴 주능선 풍경
가운데 맨 뒤가 남덕유와 서봉
클릭하면 크게 보여 집니다.
긴 능선을 한더위에 씩씩하게 잘 걸어왔네요.
중봉에서 조망되는 정상인 향적봉
날씨 탓인지 주말인데도 사람들이 많지 않습니다.
평소 주말이면 인증샷 긴 줄이 이어지는데...
정상으로 향하는 길 옆 원추리 군락지에는 이제 막 꽃들이 피고 있습니다.
일주일 정도면 만개할 것 같구요.
생각보다 한가한 향적봉 정상
향적봉에서 조망되는 주능선 풍경
따가운 햇살을 피할곳이 없는 곳이라 그리 많이 붐비지 않네요.
오늘 처음으로 칠봉 코스로 하산하여 봅니다.
겨울에는 스키 슬로프로 이용되는 구간이라 코스가 막히는데 스키 시즌 외에는 등산로가 열려지는 구간입니다.
사진에서 보이는 스키 슬로프를 따라 칠봉 이정표라고 표시된 곳까지 내려가서 우측 숲길로 들어가면 됩니다.
등산로는 잘 정비되어 있고 전체 거리는 비슷하나 한적하다는 이점이 있습니다.
클릭하면 크게 보여 집니다.
설천봉까지 내려와서 국밥 한 그릇 사 먹고,
시원한 아이스크림도 하나 사 먹고,
식당 내에 있는 냉온수기에서 찬물 한 바가지 마시고 나니 정신이 조금 돌아옵니다.
물병에 냉수 가득 채워서.. 다시 출발.
곤돌라의 유혹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 걸 보니 아직도 쓸만한가 봅니다.
긴 슬로프 자갈길을 내려가는 게 여간 곤욕이 아니네요.
햇살을 피할 그늘은 전혀 없고..
한참 내려와 슬로프 벗어나 숲길입니다.
살 것 같네요.
근데 칠봉으로 이어지는 등산로가 슬금슬금 오르막 길입니다.
이제 오르막은 싫은데..
한참 오르내림을 반복한 후 칠봉 정상 도착..
칠봉부터는 쏟아지는 내리막 구간.
어째 슬금슬금 올라간다 했더니..
중간에 칠봉약수터가 있는데 물은 깨끗해 보이는데 식수 금지네요.
바가지만 있으면 상관없이 한 모금 하려고 하니 그릇이 없습니다.
긴 하산길 마치고 구천동 계곡 도착.
도가니 식히려고 계곡물에 발을 담그니,
이틀 동안 씻지 않는 발 냄새를 어찌 맡고 오는지 고기들이 바글바글 다가와 발을 간지럽힙니다.
다시 계곡길을 따라 내려가면서.
구천동 계곡에서 가장 멋지다는 월하탄도 구경하고..
무주구천동 주차장에서 긴 산행을 마무리합니다.
구천동주차장에서 무주로 가는 관내 버스를 탔는데 이 기사분은 아우토반 출신인지 버스를 택시보다 더 잡아 돌립니다.
불안해서 잠을 못 자겠네요.
무주에서 영동 가는 시내버스를 타고 가면서 열차 예매하고 졸다 깨다 잠시 눈을 떴는데 학산면?? 헐~ 형님 동네인데.
전화드리려다가 괜히 신경 쓰일까 봐 그냥 통과.
영동에서 다시 기차 타고 대구로.
지난 덕유 종주 산행기
- 전편은 이곳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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