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창에서 대구쪽으로 고속도로를 타고 가다 보면 서부 평원을 연상시키는 가조 분지를 지나면서 약간 우측으로 어느 여인네가 머리를 풀어 헤치고 누워 있는 모양새가 미인봉이고 그 왼편으로 정상에 철탑이 세워져 있는 곳이 오도산입니다. 다시 오도산 왼편으로 전혀 별볼일 없을것 같은 밋밋한 능선으로 보이는 산이 두무산이구요.
오늘 산행은 거창 양지마을 깊숙히 자리한 수포대를 들머리로 하여 두무산에 오른 다음 건너편 오도산 연계산행을 하고 오도재를 거쳐 수포대로 내려오는 원점회귀 코스입니다.
밋밋하여 만만하게 보이는 두무산은 거창쪽에서는 급경사로 이뤄져 있고 등산로가 험한 편이라 쉽지 않는 코스입니다.
두무산에서 오도산은 거의 산 다 내려 갔다가 다시 올라가게 되어 1일2산 하는 셈이구요.
여름 앞두고 잡풀들이 우거져 등산로가 그리 뚜렷하지 않지만 길을 찾는데는 전혀 이상이 없습니다만 숲이 우거져 벌레들이 몸에 많이 옮겨 오네요. 목이 간질거려 떼어 보니 진드기..
제가 홀로 산행으로 험한곳 헤쳐 다니는건 단련이 되어 있는데 이번 산행은 다녀 오고 나서 이곳 저곳이 근질근질 했답니다.
산행지 : 두무산~오도산
일 시 : 2022년 6월 12일
산행 코스 :
수포대 위 공터 - 임도 - 능선길 - 골프장 옆 산길 - 너덜길 - 능선 - 정상 - 지움재 - 오도산 - 오도재 - 수포교 (원점회귀)
산행 시간 : 5시간
◆ 가조 인근의 산에서 바라 보는 두무산과 오도산 풍경
박유산에서 - 보기
우두산에서 - 보기
미녀봉에서 - 보기(이곳 이미지에서는 두무산과 오도산은 보이지 않습니다.)
비계산에서 - 보기
두무산(頭霧山)의 두(霧)는 안개를 의미하는데 산정에 안개가 자주 낀다고 하여 붙여진 산 지명입니다.
가조들판 주변에서 가장 덜 인기산인 두무산은 특별한 산세는 없지만 정상에서 내려다보는 가조평야와 건너편 비계산의 조망이 멋지고 밀림같은 자연 그대로의 풍경이 신선함을 만끽하게 해 줍니다.
두무산 오도산 등산지도
아주 오래된 등산지도인데 참고만 하면 될 것 같습니다.
제가 다녀 온 구간은 위 지도에서 굵은 황색선으로 표시한 구간.
개인 산행으로 승용차를 가지고 간다면 네비에 수포대를 찍고 가면 됩니다.
조금 더 산 속으로 깊숙히 올라 갈 수 있구요.
수포대 가는 길은 양지마을 지나 위 사진에서 양갈래로 나눠 지는데 왼편은 모현정(慕賢亭)이 있습니다.
잠시 구경하고 되돌아 나와도 되는데 우측으로 계속 올라가면 됩니다.
모현정에 주차를 하고 들머리도 해도 되구요.
모현정 앞에 계곡을 끼고 오르는 등산로가 있는데 나중에 위에서 만나게 됩니다.
모현정(慕賢亭)은 흥해 최씨 평촌공파 종중 재실입니다.
계곡 옆의 풍광이 멋진 곳에 자리한 규모가 제법 되는 재실입니다.
재실 옆으로도 등산로가 있습니다.
임도 같은 포장 산길을 따라 조금 더 오르면 수포대 입구이고 조금만 더 오르면 좌측으로 수포교라는 자그마한 다리를 건너고 바로 그 앞에 등산 안내도와 함께 널찍한 공터가 있답니다. (위 사진의 왼편)
승용차 너댓대 정도 주차 가능하고 정자와 화장실도 있습니다.
곳곳에 안내판이 세워져 있는데 두무산이라고 되어 있는 쪽으로 올라갑니다.
임도를 따라 약 500m 정도 올라가면,
앞쪽에 밭처럼 보이는 무덤이 있고 이곳에서 좌회전하여 조금 오르면 또 널찍한 무덤이 나타납니다.
무덤을 지나 능선 방향으로 치고 오릅니다.
등산로가 뚜렷이 보이지 않는데 약 1분 정도만 치고 오르면 능선의 등산로와 만나게 되니 아무곳으로나 오르면 됩니다.
오르는 중간에 살풋 건너편 오도산이 보이네요.
능선에 오르면 수포대에서 올라오는 등산로와 만나게 됩니다.
흥해최씨의 묘인데 둥글게 만든 상석이 운치 있습니다.
이곳부터 약 500m 정도는 아주 운치있는 소나무 숲의 능선길입니다.
전 구간에서 가장 걷기 좋고 힐링되는 구간입니다.
곧이어 산제치에서 올라오는 등산로와 만나게 된답니다.
우측이 두무산 정상으로 가는 길.
아델스코트 골프장 경계에 설치된 가림막을 따라 계속 오르면 됩니다.
가림막 건너로 상큼한 복장으로 골프치는 이들이 보이는데 땀 흘리며 오르는 산길에서는 기분 별로입니다.
트인 숲 사이로 건너편 비계산이 조망 되네요.
골프장을 따르는 등산로가 끝나면 고생 시작 입니다.
경사가 겁나 가파른 오르막길.
거칠고 험합니다.
중간쯤에서 등산로가 너덜을 따라 오르게 되어 있는데 산길에서 너덜을 만나는 등산로는 알바하기 딱 좋은데 이곳 너덜길은 끝까지 따라 오르면 됩니다.
아주 긴 너덜이라 10분 이상 올라야 됩니다.
긴 너덜길을 오르는데 등불처럼 환하게 피어 있네요.
넌 이름이 모니?
중간에 잠시 아래쪽이 트이는데 조금 전 자나 온 골프장과 뒷편 비계산이 조망 됩니다.
긴 너덜을 올라오면 우측으로 다시 산길과 연결되는 등산로가 보입니다.
정상까지는 급 경사 구간.
한참을 치고 오르면 드뎌 능선에 도착.
정상은 좌측으로 10m 지점에 있습니다.
정상에서는 조망이 탁 트이지 않습니다.
북쪽 방향으로 약 10m 정도 이동하면 약간 솟아오른 바위가 있는데 이곳에서 조망을 즐길 수 있구요.
탁 트인 조망이 시원합니다.
날씨가 조금만 더 깔끔했다면 정말 멋지겠는데 아쉽습니다.
아래쪽으로 올라왔던 들머리가 내려다 보이네요.
클릭하면 크게 보여 집니다.
골프장에는 제법 사람들이 많습니다.
같은 조건에서, 골프 치는 사람이 오래 살까 산행 하는 사람이 오래 살까 .. 일차원적인 생각을 하면서 속으로 씩 웃어 봤네요.
고개를 앞으로 내미니까 좌측의 오도산이 보입니다.
광주대구고속도로와 거창휴게소가 보이구요.
이름이 광대고속도로인데 처음에 달빛고속도로라는 명칭으로 의견이 모아졌는데 이게 왜 부결 됬는지 모르겠네요.
달(달구별)+빛(빛고을)
바로 앞 미녀봉, 문재산이라고도 하는데 한쪽 산비탈이 예술입니다.
커다란 나비 한마리가 팔랑팔랑 날아 다니다가 다시 한 장소에 계속 앉곤 하는데 가까이 가면 달아나곤 하더니 또 그자리에 와서 앉습니다. 누구 고집이 쎈가 계속 다가 갔더니 나중에는 포기 했는지 카메라 렌즈가 지 궁디를 쑤시는데도 가만히 있네요.
무슨 나비인지는 모르겠지만 나비를 이렇게 가까이 보기는 처음입니다.
두무산 정상에서 간단하게 요기를 하고 다시 오도산으로 이동.
능선길에 잡목 넝쿨이 많습니다.
중간에 설명 표시판이 세워져 있는데 이 바위 이름이 '신선 통시'.
통시는 경상도 말로 뒷간인데 신선님께서 가랭이를 엄청 넓게 찢어 벌려 앉아야겠다는 생각이 들고 그 분도 똥을 눈다는 새로운 사실을 알았네요.
약간 내리막 지점에서 등산로는 우측으로 90˚ 꺽여집니다.
땅만 쳐다보고 직진했다간 낭패 될 것 같네요.
이곳부터 격한 내리막길.
내려 갔다가 다시 내려 간 만큼 올라 가야 한다는 사실.
한참 내려오면 길은 순해지고 주변 풍경들이 아주 원시 그대로처럼 보여 집니다.
공중부양 소나무가 이채롭구요.
가지 하나를 꽉 깨물고 있는 연리지도 만나게 됩니다.
이곳이 안부로 여겨지는데 두산지움재라는 곳으로 생각됩니다.
팻말 뿌리가 썪어 넘어져 있네요.
여기서부터 다시 오르막 시작.
산에서 어떤 이는 오르막이 힘들다 하고 어떤 분은 내리막이 힘들다 하는데 저는 두가지 다 힘듭니다.ㅎ
그렇지만 내리막이 더 힘들구요.
오르막은 적당한 힘으로 그냥 오르면 되지만 내리막은 온 몸과 다리에 힘을 넣고 내려가야 하거등요.
그렇지 않으면 도가니 금방 상하게 됩니다.
오도산 정상 바로 아래.
조망이 트이기 시작 합니다.
맨 우측이 조금 전 올랐던 두무산이고 그 왼편으로 비계산이 건너다 보입니다.
좌측은 미인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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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창쪽에서 보면 미인이 누워있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인데 산꾼들 사이에 도는 이야기가 실제 명칭이 되었답니다.
오도산에서 건너다보는 파노라마 풍경
빨강색으로 그려진 선이 오늘 걸어온 등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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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에는 재난통신지원단이라 하여 아마추어무선 동호회 분들이 올라와서 간이 안테나 들고 수신 잡기에 애를 쓰고 있고,이 외에도 오빠야들 타고 온 대형 오토바리가 여러대 있네요.
이곳 오도산 정상까지는 산길 도로가 있어 쉽사리 차를 타고 올라 올 수 있답니다.
땀 흘리며 씩씩거리며 올라 온 나는 뭥가?
합천 묘산에서 올라오는 산길 도로가 보이고 정문 앞 도로에서 노란 화살표 방향으로 곧장 내려가는 등산로가 있습니다.
도로까지 내려서서는 도로를 따라 100m 정도 이동하면 빨강색 화살표 지점에서 오도재로 내려가는 등산로가 열려 있구요.
멀리 고향땅 합천호와 황매산이 보입니다.
정말 날씨가 아쉽네요.
합천과 거창방향 파노라마입니다.
클릭하면 크게 보여 집니다.
도로까지 내려와서 조금 더 진행하면 우측으로 오도재와 미인봉으로 진행하는 산길이 있습니다.
이곳도 경사가 심한 내리막길.
오도재 도착.
직진은 미인봉이고 우측 수포대 방향으로 하산 합니다.
경사 완만한 힐링 숲길을 한참이나 내려가는데,
산딸기가 제철이 되었네요.
한웅큼 따서 털어 넣으니 새콤달콤.. 이게 비가 오지 않으면 아주 달고 맛나고 비가 온 후엔 맛이 확 떨어진답니다.
곧이어 계곡을 따라 길게 하산 합니다.
산소옆에 피어 있는 이름모를(?) 꽃.
청보랏빛이 아주 예쁘게 보입니다.
다시 임도를 만나 한참 내려 갑니다.
중간에 수령이 제법 있는 소나무 숲이 있는데 울타리가 쳐져 있네요.
그 앞 다리가 놓여져 있고 안쪽에서 누군가 쳐다보고 있습니다.
이걸 세워 둔 그 분의 의도와 취향이 궁금 하네요.
삼거리 도착.
바로 우측이 수포교 다리이고 그곳 지나 조금 더 오르면 차를 세워 둔 공터가 있습니다.
아침에 차를 세울때는 아무도 없었는데 이른 피서를 온 이들이 몇 팀 있네요.
내려 오면서 수포대를 잠시 들려 봤습니다.
한문으로는 수폭대(水瀑臺)라고 표기 합니다.
그냥 계곡에 그럴듯한 너럭바위가 있는 장소인데,
"한훤당(寒喧堂) 김굉필(金宏弼), 일두(一蠹) 정여창(鄭汝昌)이 강론하며 거닐던 유서 깊은 곳이며 평촌(坪村) 최숙량(崔淑梁)과 더불어 이곳에서 향유들에게 성리학을 강론하며 산천 경관을 즐겼다고 전해진다."라고 되어 있습니다.
그냥 쉽게 표현하면 모여서 한잔했던 장소이네요.
양지마을을 되돌아 나오면서 차를 잠시 멈추고 오늘 산행지를 봤습니다.
두무산은 정말 밋밋하게 보이는데 속살은 전혀 다른 곳이고 오도산은 조망 일품인데 오늘은 아쉬움을 남기고 내려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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