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구룡산이 몇 곳 있는데 오늘 다녀온 구룡산은 많이 알려진 산은 아닙니다.
경산과 영천의 경계에 있는데 이곳 주변에는 용(龍)자가 들어간 산 이름들이 많답니다.
반룡산, 사룡산, 구룡산, 용각산..등
대개 구룡산은 반룡산이나 사룡산과 연계하여 산행을 하는데 저는 오늘 딱 구룡산만 올랐네요.
들머리도 구룡공소에서 시작했는데 이곳에서 구룡산 산행은 아무리 천천히 걸어도 2시간 이내면 충분합니다.
구룡공소에서 경산 구룡산과 영천 구룡산을 모두 거쳐 내려와도 땀 한 방울도 흘리지 않는 아주 편안한 산길이구요.
오늘은 구룡공소를 둘러보는데 초점을 맞춘 산행이라 구룡산은 그냥 그곳에 산이 있으니 올랐네요.ㅎ
구룡공소는 흔히 하늘 아래 첫 동네라고 불리는데 구룡산 아래 아주 외진 산골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1815년 을해박해 때 청송 노래산과 진보 머루산, 영양의 곧은정과 우련전 교우촌 등에 살던 천주교 신자들이 신앙을 보존하고 지키기 위해 이곳으로 피난해 와서 형성된 교우촌입니다.
도로에서 구룡공소까지 올라가는 길은 1.8km 정도 되는 왕복 1차선의 좁은 산길도로.
교행 할 수 있는 곳이 많지 않으므로 1차선 산길을 빠꾸로 100m 정도 운전 자신 있는분만 올라가세유.
산행지 : 구룡산
일 시 : 2024년 3월 13일
산행 코스 : 구룡공소 - 십자가의 길 - 경산 구룡산 - 구룡고개 - 영천 구룡산 - 구룡공소(원점회귀)
소요 시간 : 2시간
구룡공소 지도로 위치 보기
구룡공소에서 구룡산만 오른다면 정말 오르기 쉬운 산.
하지만 이곳 들어가는 도로는 아주 협소한 산길이라 운전이 서툴다면 조심해야겠네요.
구룡공소 위치와 구룡산 등산지도
거창하게 그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아주 단순한 코스입니다.
길이 헷갈릴 곳도 없고요.
등산로 따라 걷기 : 이곳
구룡공소를 찾아가기 위해 올라가는 고개 도로.
좌측 상단에서 산길 도로가 시작이 됩니다.
멀리 경산 구룡산과 영천 구룡산이 보이네요.
그 아래 잘록한 고개가 구룡고개인데 바로 그 아래 구룡공소가 있습니다.
참고로 구룡공소의 행정구역은 청도입니다.
고개 안부.
이곳에서 우측 산길도로를 따라 올라가면 됩니다.
도로는 왕복 1차선으로 좁은 도로입니다.
교행을 할 곳이 별로 없어 운전에 서툰 분이 오르면 곤란할 것 같네요.
구룡공소 도착.
산행은 공소 둘러보고 난 후 하기로 하고..
일단 공소를 관람(구경)합니다.
천주교에 대한 신앙을 가지고 있지 않으니 이런 성지에 왔는데도 구경이란 표현을 사용하게 되네요. 죄송.
오래된 예배당 종인데 아래로 줄이 매달려 있는 걸 보니 사용을 하나 봅니다.
줄을 한번 당겨보고 싶은 욕심이..
아래로 보이는 집들이 구룡공소인데 인기척도 없고 사람도 아무도 없습니다.
앞쪽에서 보이는 구룡공소입니다.
큰 화면은 이곳 클릭.
구룡공소에 대한 내력이 적혀 있습니다.
구룡공소는 첩첩산중인 깊은 산골 구룡산 산정에 위치한 박해 시대 교우촌으로서 1815년 을해박해 때 청송 노래산 등지에서 피난 온 신자들이 처음에는 구룡산 바로 아래서 교우촌을 이루고 살다가 다시 박해를 만나자 이곳 구룡산 정상으로 올라와 교우촌을 이루어 살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이곳 성당의 변천사는 다음과 같습니다.(청도군 홈에서 인용)
1815년 을해박해 때에 청송 노래산과 진보의 머루산의 교우촌이 파괴됨으로 인해 영천과 경주 지방으로 피난하여 산재하여 있던 신자들이 더 깊은 산속을 찾아 이곳 구룡산에 모여 새로운 교우촌을 이루어 자급자족의 신앙 공동체를 형성하였으며, 신중하고 은밀하게 인근 지역으로 복음을 전파하였다.
구룡산 지역은 천주교 신자들이 박해를 피하여 모여든 곳으로 경상북도 남부 지역의 주요 피난처였으며, 인근의 대구, 영천, 경주, 밀양 등지에 산재해 있던 신자들 간의 교류가 빈번하였고 경상남북도를 잇는 주요 통로였다.
한편 구룡 공소는 박해로 인한 순교자가 전혀 발생하지 않은 특성을 가지고 있으며, 이는 배교자가 발생하지 않았고 인근 주민들과의 관계도 우호적이었던 연유로 사료된다.
구룡 공소는 교난을 피하여 온 사람들로 형성된 교우촌이지만 신부가 주재하여 사목 하였으므로 성당으로 건립된 곳이다. 1921년 12월 11일 안세화 주교의 사목 방문을 기념하여 새 성전의 건립을 추진하여, 20년간 전 교우 절미 운동을 전개, 1933년 9월 13일에 성전의 준공을 이루었다.
1993년 이문희 대주교가 부활 미사 집전 후 성지로의 개발을 지시하여, 1995년 공소를 복원하고 피정의 집을 마련하였다. 김보록 신부의 교세 통계표에 의하면 1885년에서 1986년간 구룡 공소의 연평균 신자 수는 50명이었다.
입구에 천주공교회성당이란 현판이 달려 있네요.
벽에 나 있는 이 구멍은 아주 끔찍한 형벌에 사용되었던 돌구멍입니다.
이름은 형구돌이고 항쇄바위라고도 합니다.
옛날 포도청 담장에 설치하는 것으로서 이 구멍에 올가미 밧줄을 넣어서 반대편에 있는 죄인 목에 걸고 여러 명이 그 밧줄을 잡아당겨 죄인의 목을 조여 죽이는 도구라고 하네요.
조선시대 천주교 교인들이 이 형벌로 많이 피해를 입었다고 합니다.
경주감영이 있던 자리에서 수습을 하여 이곳으로 옮겨 온 것이라 하네요.
형구돌 구멍으로 보이는 성모 마리아.
내부입니다.
앞쪽 보이는 하얀 건물이 성당이네요.
내부는 이렇게 되어 있습니다.
성당에 정말 오랜만에 들어가 보네요.
이 그림이 벽에 걸려 있는데 아마도 최초 구룡성당이 있을 당시 모습이 아닐까 생각이 됩니다.
우리는 공휴일이라고 하는 주일에는 이곳에서 미사도 하고 피정이라고 하나 그런 것도 있나 봅니다.
이곳 구룡공소의 역사에서 가장 큰 특징은 순교자가 한분도 없었다고 하네요.
보통 이런 교우촌은 밀교자에서 의해서 그 장소가 드러나게 되는데 이곳에는 그런 배신자(?)가 전혀 없었다는 의미이고 주변 마을 사람들과도 아주 친밀하게 잘 지냈나 봅니다.
모두 농사를 지으면 같이 살았다고 하네요.
구룡공소 앞에는 십자가에 못 박혀 있는 예수상이 있습니다.
다시 도로로 올라와서 위 화살표 방향으로 가면 십자가의 길이고 경산 구룡산으로 올라가는 길이기도 합니다.
이런 십자가가 정상까지 13곳 세워져 있습니다.
예수가 십자가에 못 박히고 죽는 내용이 순서대로 적혀 있네요.
산길은 너무 걷기 좋습니다.
등산이라고 하기에는 미안할 정도이구요.
제 6처의 내용은 얼마 전에 제가 올린 글과 연관이 있습니다.
베로니카의 수다리움에 관한 내용이네요. (보기)
조금 오르면 가벼운 언덕을 만나게 되는데 친절하게 우회전의 표시가 되어 있습니다.
십자가는 이어지고 있구요.
정상 바래 아래에서 또다시 예수상을 만나게 됩니다.
성당을 내려다보는 위치입니다.
이곳이 경산 구룡산 정상
조망 없습니다.
안내표시목에 구룡산이라고 표시된 방향이 영천 구룡산으로 가는 방향입니다.
뒤편으로 희미하게 영천 구룡산이 보이네요.
구룡고개까지는 약간 경사가 있는 내리막길.
아래로 구룡마을이 내려다보입니다.
구룡공소와 같은 곳에 있는 마을입니다.
도로를 따라 구룡고개 가장 높은 언덕 쪽으로 조금 오르면,
바로 아래 다방지라는 저수지가 보이고.
건너편 산길 쪽으로 조금 들어가면 커다란 산소가 보이는데 이 산소 좌측으로 올라가면 됩니다.
길은 널찍하게 잘 정비가 되어 있고 소나무 숲길이라 이곳 역시 걷기 좋습니다.
얼마 오르지 않아 만나는 영천 구룡산 정상.
자연석으로 된 정상석과 비석으로 된 정상석이 나란히 있네요.
그 앞에는 널찍한 데크 전망대가 설치되어 있구요.
망원경도 있습니다.
앞쪽으로 보이는 사룡산.
다음에는 저곳으로 연계하여 한번 다녀와야겠습니다.
멀리 대구 방향인데 안개가 약간 껴 있어 조망이 트이지 않습니다.
데크로 된 전망대는 백패킹장소로 참 좋을 것 같습니다.
다시 구룡공소로 내려왔습니다.
아주 짧은 산길이지만 오늘은 천주교 성지인 구룡공소를 둘러봤다는 것으로 만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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