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월군에는 특이한 지명으로 된 면소재지가 세 곳 있는데 김삿갓면, 한반도면. 무릉도원면..
이전의 수주면이 이름을 변경하여 무릉도원면이 되었지요.
이곳 무릉도원면에는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모신 우리나라 5대 보궁 중 하나인 법흥사가 있답니다. (나머지는 설악산 봉정암. 오대산 적멸보궁. 양산 통도사. 정선 정암사)
법흥사는 사자산과 백덕산 그리고 구봉대산에 안겨져 있는 산입니다.
오늘 다녀 온 산행지는 구봉대산이고요.
불교의 윤회사상을 담고 있는 아홉 봉우리를 의미하여 구봉대산이라고 합니다.
능선에 올라서 거쳐가는 각 봉우리마다 사람이 태어나서 살고 죽는 과정을 뜻하는 이름이 붙어 있습니다.
그런 가르침을 제대로 안고 가라는 의미였을까요?
안개 가득하여 아무것도 보지 못했습니다.
한치 발아래 돌부리를 조심해야 했구요.
구봉대산 산행을 하면서 만나는 봉우리들에 적혀있는 우리 인생사 가르침을 옮겨 놓았습니다.
지자체에서 만든 스토리텔링이라고 치부하기엔 의미가 많이 와닿네요.
윤회(輪廻)라는 말이 불교나 힌두교에서 사용하는 종교 용어이기도 하지만 가끔은 짧디 짧은 우리 인생에서 누구나 종교를 떠나 한번 의미를 새겨보는 말이기도 합니다.
모든 종교가 하나의 삶 뒤 죽음과 연관이 되어 있고 그 막연함이 신에 의지가 되기도 하지요.
이 막막한 우주의 끝...
그 너머에는 뭐가 있을까요?
구봉산 윤회설의 의미와 해석
一峰 : 양이봉(養以峰) 부모님의 금실 자락으로 어머님 뱃속에 잉태함을 의미
아기를 잉태한 어머니의 마음은 오로지 뱃속의 아기가 건강하시만을 바랍니다.
삿된 것을 보지 않고 선한 것만 들으며, 오직 아기의 기운찬 마래만을 꿈꾸지요.
돌아보면 누구든 자신의 마음속 깊은 곳에는 꿈이라는 소중한 씨앗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꿈이라는 씨앗 또한 움을 틔우고 꽃을 피우기 위해서는 많은 보살핌을 필요로 합니다.
당신은 꿈을 위해 무엇을 주고 있습니까?
二峰 : 아이봉(兒以峰) 인간이 세상에 태어남을 의미
자식 키우는 어버이 마음을 어디에 비길까요?
어린 시절이란 늘 어버이의 뜻에 어긋나기 일쑤입니다.
앞으로 가라 하면 돌아서기 바쁘고 오른쪽으로 가라하면 왼쪽만을 기웃거리던 시절, 그때를 돌이킬 때면 사람 되기 위한 한때였다고 웃어넘기고 말지요.
하면 지금 나의 어리석음은 어떻게 할까요?
미래의 나도 한때의 어리석음이었다고 웃어넘길 수 있을까요?
오늘의 한 생각은 내일의 삶을 결정하는 근원이 됩니다.
당신의 마음은 어디에 서 있습니까?
三峰 : 장생봉(長生峰) 유년기를 지나 청년기를 거치는 과정을 의미
어른이 되면 부모의 품을 떠나는 것이 자연의 섭리입니다.
날갯짓을 배운 새는 어미를 떠나고, 사냥법을 익한 동물은 초원으로 향합니다.
홀로서기의 시작은 외롭습니다.
어버이의 품을 떠나서야 비로소 부모맘을 알게 되지요.
모든 것을 이룰 줄 알았던 확신도 시간이 지나면 빈틈을 보입니다.
부딪쳐 깨질까 봐 두렵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 두려움을 당신에게만 해당되지 않습니다.
다만 얼마나 극복하느냐의 차이만 있을 뿐이지요.
당신의 두려움은 무엇인가요/
四峰 : 관대봉(官帶峰) 벼슬길을 나서기 전 기초를 충실히 다짐을 의미
3층 누각을 지으려면 1층부터 굳건히 세워야 하지요.
때론 1층은 쳐다보지도 않은 채 아름다운 3층만 지으려는 어리석은 이들도 많습니다.
누구나 꿈을 이루려 하지만, 1층의 중요함을 기억하는 이들은 많지 않습니다.
목표인 3층 누각의 꽃만 바라보기 일쑤이지요.
마침내 삶의 목표인 아름다운 꽃이 눈앞에 다가왔을 때 3층 누각을 밟을 수 있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요?
1층조차 못 세운 사람, 2층을 짓는 사람, 3층에 오른 사람.
당신은 누구입니까?
五峰 : 대왕봉(大王峰) 인생의 절정기에 이른 것을 의미
내 생에 최고의 순간은 저절로 오지 않습니다.
온갖 노력과 인고의 시간이 안겨주는 기다림의 선물이지요.
하지만 영광의 시간은 지난날은 망각의 늪으로 인도하기도 합니다.
영광의 시간이 길어질수록 망각의 늪은 더욱 깊어지지요.
발뒤꿈치를 되돌아보라 - 조고각하(照顧脚下) - 그럴수록 나의 삶을 되돌아보는 진지함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당신의 뒤꿈치는 어디쯤 서 있나요?
六峰 : 관망봉(觀望峰)
인생을 뒤돌아보고 지친 몸을 쉬어감을 의미
삶이란 혼자의 힘만으로는 이뤄지지 않습니다.
지구 반대편의 누군가가 만든 약으로 감기를 치료하며, 어느 작곡가가 음악에 취해 밤을 밝히기도 하지요.
이렇듯 직, 간접적으로 관계된 모든 인연들이 나의 삶을 풍요롭게 가꿔줍니다.
오늘날의 내 발자국은 뒷날 다른 이의 이정표가 되지요.
모든 선은 받들어 행하고, 모든 악은 짓지 마라.
- 衆善奉行 諸惡莫作 -
당신은 그 누구의 삶에 아름다운 인연으로 남을까요?
七峰 : 쇠봉(衰峰) 늙어지는 덧없는 인생을 의미
태어난 것은 소멸하는 게 자연의 법칙입니다.
영원할 것 같았던 이 우주조차도 생성하는 순간부터 소멸의 길을 걷기 시작합니다.
오로지 지구라는 조그만 위성에 기대어 사는 인간이란 생명체만이 자연의 법칙을 거스르려 하지요.
욕망과 집착이라는 마음 지음때문이지요.
그 순간이 지나면 이슬처럼 사라질 마음이건만 욕망과 집착은 마음속에 둥지를 틀고 떠나려 하지 않습니다.
당신은 어떠십니까?
八峰 : 북망봉(北邙峰) 인간이 이생을 떠남을 의미
죽음이란 언젠가는 맞이해야 하는 삶을 완성시키는 거룩한 순간입니다.
하지만 죽음의 시간이란 늘 두려움을 앞세웁니다.
욕망이 남은 탓이지요.
욕망이 떠난 자리엔 평온과 안락만이 남습니다.
육신은 삶이라는 거센 강물을 건네준 뗏목과 다름없습니다.
강을 건네준 뗏목이라 하여지고 갈 수야 없겠지요.
뗏목을 버리는 연습, 해 보셨습니까?
九峰 : 윤회봉(閏廻峰) 신을 사랑하고 덕을 베푼 사람은 인간으로 다시 태어난다는 윤회설을 의미
좋은 업을 심으면 좋은 과보를 맺고 나쁜 업을 심으면 나쁜 과보를 맺는다.
- 선인선과(善人善果) 악인악과(惡人惡果) -
지난날의 삶이 오늘의 나를 만들었듯이 마래의 나는 지금의 내 모습에 따라 달라집니다.
삶을 다하고 맞이할 또 다른 세상에서의 당신 모습,
생각해 보셨나요?
산행지 : 구봉대산
일 시 : 2025년 9월 14일
산행 코스 : 법흥사 일주문 - 9봉 - 8봉(정상) - 7봉 · · · 1봉 - 널목재 - 법흥사(원점회귀)
소요 시간 : 3시간
같은 코스 따라 걷기 : 이곳

근간에 9라는 숫자가 들어간 산행을 연이어하게 되네요.
구봉산, 구병산, 구봉대산 ... 모두 봉우리가 아홉 개 있어 붙여진 이름입니다.

구봉대산 산행코스
이곳 산행은 거의 이 코스가 정석입니다.
다만 좌측의 9봉부터 먼저 오르느냐 아니면 우측의 1봉부터 먼저 오르느냐가 관건이고요.
매도 먼저 맞는 게 낫다고 높은 9봉부터 오르면 산행이 수월합니다.
오늘 산행도 9봉부터 먼저 올랐구요.
이 구간 산행 시간이 대개 4~5시간 정도의 코스로 잡으면 되는데 오늘은 안개밖에 볼 게 없어 내달리다 보니 3시간 걸렸네요.

법흥사 일주문
이곳에서 본절까지는 포장도로로 1km가 넘습니다.
들머리는 일주문 바로 좌측에 있구요.
전체 산길이 거의 외길로 되어있어 헷갈림 제로.

산행길 곳곳에도 등산 안내도가 세워져 있답니다.
구봉대산이라고 표기가 되지 않고 모두 구봉산이라고 표기되어 있네요.

흔히 늙은 오이를 지칭하는 말인 노각.
주렁주렁하네요.
옛날 시골 추억이 많이 생각납니다.

가을은 코스모스.
코스모스는 가을.

비가 많이 왔나 봅니다.
개울을 어케 건너갈까 했는데 어떤 보살께서 신발을 벗지 않게 해 두었네요.

탈무드의 가르침.
길 가다가 가시덩굴이 앞을 막으면..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둘러가라.

온통 습기가 가득합니다.
길도 미끄럽고요.
산에 다니는 분들은 등산화에 매우 예민한데 저는 오늘 같은 날은 캠프라인이 딱 졸 맞더이다.
미끄러지지도 않고.
근데 오늘 신고 온 신발은 잠발란.
살금살금 올라갑니다.

외나무다리


거친 오르막길이 이어집니다.


능선에 올랐네요.
이곳부터는 살짝 오르내림이 있는 능선길입니다.

들국화가 마구 피기 시작하네요.

눈이 내린 듯 점점이 피어 있습니다.

9봉 도착.
안개로 조망은 1도 없습니다.


노송들이 많아 그나마 볼거리가 되네요.



정상인 8봉입니다.
봉우리 이름은 북망봉으로 이승에서 저승으로 가는 봉우리입니다.


각 봉우리마다 같은 형식으로 봉우리 이름이 적혀있고 설명글이 붙어 있습니다.




조망이 트이면 상당히 그럴듯한 곳이 많겠는데 오늘은 매롱이네요.



가장 멀리 보이는 조망이 이 정도.


이런 표시판이 각 봉우리마다 세워져 있답니다.





1봉, 2봉, 3봉은 연이어져 있네요.

요즘 지자체 이름들이 특이한 게 많습니다.
이곳 무릉도원면은 이전 이름은 수주면으로 영월에서는 가장 북쪽에 있는 지자체 면입니다.
무릉리와 도원리가 있어 무릉도원면으로 바꿨다고 하네요.

1봉 지나면 널목재.
이곳에서 우측 내리막길로 내려가면 법흥사.

계곡물이 너무 깨끗합니다.

법흥사 놀러 온 분들인데 한데 도시락 들고 이곳 개울까지 올라와서 쉬고 있네요.





법흥사 도착입니다.

법흥사는 부처님 진신사리가 모셔져 있는 유서 깊은 사찰.
빕흥사에 관한 자세한 소개는 따로 올려놓겠습니다.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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