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넋두리

행복이 무엇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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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2일부터 작정하고 딱 6개월 술을 끊었다가 解禁한 11월 3일부터 다시 매일 마시고 있습니다.
저는 바깥에서 술을 마시는 것도 좋아하지만 혼자 밥상 앞에서 마시는 自酌도 즐기는 편입니다. 이 세상에서 가장 술 좋아하는 스타일 중 하나가 밥풀을 안주하여 지 혼자 지가 따라 마시는 경우라 하는데 제가 그 짝입니다.

 

어릴때부터 고독을 즐겨 하였고 홀로 있는 시간이 편하다고 느낄때가 많아서인지 홀로 마시는 술에 대한 애착이 강한 편입니다. 누군가는 이렇게 혼자 퍼 마시는 술이 가장 몸에 해롭다고 하는데 맞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어차피 술이 보약은 아닐터이니...

 

6개월동안 무공해 신선놀음을 하면서 참 많은 것을 느끼고 깨닳았는데 지금은 언제 그랬냐는 듯이 다시 저잣거리의 패인놀음을 하고 있습니다. 스스로와의 얄팍한 유혹놀이를 즐길때만 하여도 뭔가 나는 참 뜻 깊은 행위를 하고 있다고 스스로 자만하며 누군가에게 자랑거리가 되는 양 으시대곤 하였는데 생각하여보니 그것도 참 부질없어집니다.
결국은 아무것도 아닌데 말입니다.

 

그래도,
그래도 혼자 정하고 혼자 결심한 6개월의 시한부 禁酒는 내 자신에 대한 스스로의 판단을 긍정적으로 이끌어 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저는 제 스스로에게 그렇게 자위하고 있답니다.
독한 넘!

 

다시 술을 마시니 참 좋습니다.
제 같은 경우는 술을 마시면 감성이 좀 풍부해 지는 편입니다.
잊었던 詩도 생각나고 슬픈 계절에 대한 안타까움도 더 하여지고..

 

오늘 누군가와 대화중에 이런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어느 가정(집 구석)이든 꼭 하나쯤의 문제는 늘 가지고 있고 완벽한 행복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
행복은 채울려고 하는 소박한 욕심으로 만들어지고 결국은 미완성으로 끝나지는 것.
맞는지요?

 

행복이란 어떤 경우일까 생각하여 봤습니다.
이 정도 쯤 행복이 아닐까요.

 

하루 일과를 끝내고 지친 몸을 뉘일수 있는 장소가 있는 것.
이 세상의 전장에서 무 조건(!)으로 내 편이 되어 주는 이가 있는 것.
오늘 저녁 잠자리에 들기 전까지 누군가와 크게 원수지는 일이 없이 마감하기.
보고 듣고 느끼는 것이 어제와 다를바가 없을때.
세 끼를 궁핍하지 않게 넘길 수 있다는 것.
사랑해요.라는 말을 내게 해 줄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것.
술 한잔할까? 라는 물음에 이유달지 않고 뛰어나와 주는 친구가 있다는 것.
아프지 않다는 것.

 

조금 욕심이 과한 행복일까요?

 

앞이 보이지 않는 사람은 하루라도 좋으니 잠시라도 이 세상을 볼 수 있었으면 하는 소원이 있는데..
몸에 병을 얻어 곧 이 세상을 떠날 사람은 어떻게 되어도 좋으니 살아만 있게 해 달라고 소원 하는데..

 

늘 부족하고
늘 불만이고
늘 바램만 가지는 나..

 

생각하여 보니 참 어이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가슴속에 와 닿는 시 같은 글귀 한편을 다시 소개해 드려 봅니다.

 


나환자로서 소록도에 머물고 있는 백민선님의 글이지요.
아마 지금쯤 이 세상의 사람이 아닐 수도 있을 것입니다.
제가 참 詩를 많이 좋아하고 많이 외우고 있는데 이 글귀는 30년 이상 늘 마음을 채우고 있던 것인데 다시금 천천히 되새겨 봅니다.
종교와 이념을 떠나 진정한 행복이 무엇인지 가슴에 회오리처럼 와 닿는 늦은 가을 밤입니다.

 

 

 

 

목마른 사슴

 

무어나 얻을 수 있는 힘을 달라고 하느님께 구했으나
나는 약한 몸으로 태어나 겸손히 복종하는 것을 배웠노라.

 

큰 일을 하기 위하여 건강을 구하였으나
도리어 병을 얻어 좋은 일을 할 수 있게 되었으며

 

부를 얻어 행복하기를 간구하였으나
나는 가난한 자가 됨으로써 오히려 지혜를 배웠노라

 

한 번 세도를 부려 만인의 찬사를 받기 원했으나
세력없는 자가 되어 신을 의지하게 되었고

 

생을 즐기기 위해 온갖 좋은 것을 다 바랬건만
신은 내게 생명을 주셔서 온갖 것을 다 이룰수 있게 하셨다

 

내가 바라고 원했던 것은 하나도 얻지 못하였으나
은연중 나는 희망한 모든 것을 얻었나니

 

나는 부족하되 내가 간구하지 않은 기도까지 다 응답 하였으며
이제 나는 많은 사람들 가운데 서서 가장 풍족한 축복을 입었노라

 

 

 

 

 

위 詩에 관한 이전의 블로그 포스팅은 이곳에 있습니다.

2012년 11月 보름날 醉中 橫說竪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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