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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일기

상장동 벽화마을 만복이를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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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탄이 고급연료로 취급받던 시절..
1960~70년대 강원도 태백에는 우리나라 최대의 민영탄광인 함태탄광과 동해산업이 자리하고 있었는데 이곳에 근무하는 인원만 대략 4,000명. 물론 대다수분들은 갱에 들어가서 탄을 캐는 광부였습니다. 이들이 탄광에서 나와 거주하는 곳이 상장동 사택마을인데 그땐 이곳 마을이 지금과는 달리 그야말로 번화가였고 식당이나 대폿집등이 밀집하여 활기가 넘치는 곳이었습니다. 하물며 동네 개들도 만원짜리를 물고 다녔다는데..

그 뒤 경제발전과 함께 연탄수요가 급격히 줄어들고 1990년 석탄합리화 정책 이후로 석탄산업이 사양길로 접어들어 이곳 상장마을도 단층집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는 가난한 폐광촌 마을로 남겨지게 되었습니다.

 그러다가 벽화를 그리는 이들의 재능기부로 이 마을이 새롭게 변모하여 재탄생을 하였는데 지금은 마을 전체가 탄광촌에 관련된 벽화와 함께 작은 담장, 작은 집, 좁은 골목과 그리고, 그 사이 아주 작은 틈새들에 심어져 있는 이런저런 꽃들.. 이런것들이 묘하게 어우러져 아주 멋진 하모니를 연출하고 있는 마을이 되어 있습니다. 이런 성과가 2012년도에는 대한민국 국토도시 디자인대전에서 대상을 받았다고 합니다.

언제부터 우리나라에는 갑자기 벽화마을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나 이런저런 벽화마을이 난립을 하고 있는데 이곳 상장동 벽화마을은 조금 다른 의미로 다가 옵니다. 캄캄한 어둠 속 막장의 탄광에서 온 몸을 검은 탄가루와 땀으로 범벅을 하며 하루 하루 고단한 일상을 살면서 그래도 웃음과 이웃을 놓지 않았던 그들과 그들이 하루 일과를 마칠때까지 가슴졸이며 기다렸을 그의 가족들..

그들의 삶을 그려낸 벽화들과 좁은 골목들을 거니면서 여러가지 생각들을 많이 하여 봤습니다.
다닥다닥 붙어있는 낮은 집들 사이들 여행으로 찾아와 걷는다는 것이 조금 민망스럽게 느껴질 무렵..
보슬비를 맞으면 집 앞에 나와있던 노인분이 카메라를 든 나를 보고 '저것도 찍어 가이소. 저게 막장에서 탄을 캐는 것이라요.' 하고 벽화 하나를 가르킵니다.

이곳 사람들은 참 친절합니다. 순박합니다.
태백사람들은 다 그런듯 합니다.

영화셋트장을 보는듯한 상장동 벽화마을.
여느 벽화마을과는 다른 묘한 감회로 둘러 봤습니다.
좁은 골목들을 걸어가면서 이런 동네가 우리나라에 아직까지 있다는게 신기하고 이런 마을이 관광지가 되어 사람들이 찾는다는게 더 신기합니다.

행복지수가 높을 것 같은 마을.
초라하고 낮은 집들이 웬지 부럽게 느껴지는 곳.
조심스럽게 나를 낮추고 거닐어야 하는곳..
그래도 꼭 한번 가 보기를 추천하고 싶은 ...
태백의 상장동 벽화마을입니다.






태백 상장동벽화마을 위치




마을은 온통 낮은 집들로 이뤄져 있습니다.

다닥다닥..

어느 골목이나 꽃들이 있고 아주 작은 터에도 뭔가 심어져 있습니다.



골목에는 이곳에서 살았던 광부들의 고단한 삶이 벽화로 그려져 있는데요.

이곳저곳에는 스토리텔링 형식으로 이야기판이 세워져 있어 그들의 삶을 엿볼 수 있습니다.



아주 허름한 집.

아주 허름한 담.

아주 허름한 골목...


이런 것들이 왜 부럽게 느껴질까요?


이곳에는 미움도 없고,

갈등도 없고,

다툼도 없을 것 같은...


그런 느낌이 내내 드는 곳입니다.



다둥이네...



한 지붕아래 여러가구

한방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 함께 지냈던 시절.

한 이불 아래 서로의 발가락이 닿으면 간지럼 태우며 놀던 그때 그 시절.



작은 터..

작은 공간이라도 있으면 하나도 헛되이 버리지 않고 ..

스티로폼박스와 고무 다라이에서 자라는 고추가 아주 맛날듯...



좁은 골목길.

이사하기가 아주 힘들것 같다는 생각이...



애호박이 자라는 담장 저 편으로 비료포대기 화분에서도 농사가 일궈지고 있습니다.



과일열매, 꽃, 풀들과 채소..

이런 것들이 무질서하지만 빼곡히 차서 어울려져 있는 멋진 화단.






정말 부지런함이 느껴 집니다.

뭐든지 화분으로 사용되고 뭐든지 작은 텃밭이 됩니다.



옛날..

부로꼬담장 위에 이렇게 유리병을 깨서 심어 두었지요.

도둑을 방지하는 유일한 수단이었는데 일종의 경보장치랄까..ㅎ



가까이 있는 이웃..

정말 가까이 있는 이웃입니다.
























이 그림에 등장하는 강생이 이름이 만복입니다.

전설의 강아지..

옛날 이 동네에서 만원짜리를 입에 물고 다녔다는 그 만복이 입니다.


















집 문패 옆에는 세로로 10,000이란 숫자가 모두 새겨져 있는데 이게 뭔지 궁금하여 도로변에 있는 어른한테 물어 봤습니다.

오래전 이 동네가 탄광촌으로 번성할때 동네에는 돈이 엄청나게 나돌아 돌아다니는 강아지도 만원짜리를 물고 다녔다는데 그 강아지 이름이 만복이라 합니다.

물론 강아지가 한두마리는 아니었겠지만 이곳 사람들은 그때 그 강아지를 그리워하여 만복이라고 통일하여 부르고 있답니다.

만기자 복과 행운을 주는 전설의 강아지 이름인 것입니다.


세월이 변하여..

만복이가 상장동에서 만원짜리를 입에 물고 다니는 호사스런 그 시절이 다시 오길 바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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