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위 긴 연휴기간에 인근 청도에 있는 옹강산(翁江山, 832m)을 두번째 산행지로 올랐습니다.
옹강산은 옹녀와 변강쇠가 전국투어를 하면서 이곳에서 좀 놀았다는(?) 전설이 전해지는 산 이름이지만 이건 조금 픽션인것 같고 큰 물난리가나서 옹기처럼 생긴 이 산 꼭대기만 남기고 모두 잠겼다하여 옹강산이라 부른다고 합니다.
(한자어로 옹기 옹(甕)자를 써서 옹강산(甕江山)이라 부르다가 글 짧은 어느 군서기가 잘못 기재하는 바람에 어느날부터 노인옹(翁)자를 사용하지 않았나 개인적으로 추리를 해 봅니다.)
암튼 옹강산 자락에는 소진리(小津里)와 오진리(梧津里)라는 마을이 있는데 모두 배 나루터를 뜻하는 진(津)이라는 글자가 있고 옹강산에도 강(江)이란 글자가 있는걸 보니 분명 물과 관계는 있어 보입니다. 그래도 옹강산을 기억할때는 옹녀와 변강쇠를 연관지어 기억하면 외우기는 쉬울듯 하네요.ㅎ
영남알프스군에서 한발짝 떨여져 있는 옹강산은 그리 많이 알려진 산은 아니지만 나름대로 적당한 산행강도와 건너다보이는 영남알프스의 조망등으로 메이저산행지를 뗀 준프로들에게 숙제처럼 찾아가는 산이기도 합니다. 요즘이 한창 송이철이라 산자락 곳곳에는 입산금지라는 안내글이 많이 보입니다.
산행은 오진리마을회관에서 시작하여 말등바위를 거쳐 정상에 오른다음 소진리로 하산하는 코스를 선택하였습니다. 소진리에서는 도로를 따라 오진리마을회관까지 걸어와서 원점회귀 산행을 마무리 하였구요. 산행시간은 약 4시간 30분 정도가 소요되는 코스로서 정상까지는 제법 긴 오르막 구간이라 중간중간 조망을 즐기며 쉬어가며 진행하면 별 무리는 없을것 같습니다.
(아래 등산지도 참고)
옹강산 등산지도, 옹강산 산행지도
위 지도에서 노란색으로 표시된 곳이 다녀온 산행코스, 큰 화살표 방향으로 ..
오진리마을회관.
마을회관 앞에 등산안내도가 세워져 있습니다.
표시판에 가리키는 곳인 마을회관 왼편 옆으로 내려가면 개울인데 개울건너 약간 오른편으로 이동하면 숲길 입구에 리본이 많이 붙어 있는 곳이 들머리입니다.
산길은 반정도가 소나무이고 나머지 반은 굴참나무 신갈나무 떡갈나무 등.. 열매가 열리지 않는 참나무들이 많네요.
그동안 시골에서 송이채취로 산을 제법 헤매본 경험으로 이곳 옹강산도 한눈에 보기에 송이가 많이 나올것 같은 산입니다.
곳곳에 개인관리하는 산임을 알리는 표시판이 있고 입산을 금지하는 줄이 쳐져 있는곳이 많습니다.
오진리 회관에서 올라와 말등바위방향으로 향합니다.
정상까지는 꾸준한 오르막길입니다.
약간 거칠고 투박하지만 나름 멋진 분재형 소나무가 곳곳에 산재해 있습니다.
등산로 옆에서 참나무에 붙어 있는 제법 큰 노루궁뎅이버섯을 두개 땃습니다.
남쪽으로 영남알프스 산군들이 조망됩니다.
바로 앞의 낙타등판처럼 생긴것이 지룡산, 그 뒤로 왼편은 운문산 오른편은 벼랑이 있는 억산이 조망 됩니다.
운문천이 흐르고 운문산과 억산이 산군들 뒤로 계속 조망이 됩니다.
남서북쪽을 모두 연결한 파노라마 조망 사진입니다.
영남알프스 산군들은 눈에 익어 알 수 있겠는데 그 외 조망되는 산들의 이름은 추측만 하여 봅니다.
위 사진은 클릭하면 크게 보여 집니다.
조금 더 와이드로 파노라마를 만들어 보았습니다.
맨 죄측 뒤로 가지산이 솟아 보입니다.
그 오른편 옆으로 운문산과 억산이 연결이 되어 있구요.
오른편 끝에는 운문호가 살짝 보여집니다.
운문호 방향으로는 멀리 팔공산인듯한데 확인이 되지 않습니다.
위 사진은 클릭하면 크게 보여 집니다.
올라 온 능선줄기와 멀리 운문호 상류
요즘 남부지방은 가뭄으로 모든 댐이 바짝 말라 있습니다.
용트림하고 뒤틀린 억척 소나무
숲 사이로 정상이 보여 집니다.
중간쯤에 잘룩한 부근이 말등바위입니다.
바로 앞의 지룡산과 그 뒤 억산
작은 정원을 품고 있는 참나무 등걸
멀리 운문댐 저수지와 올라 온 능선. 그리고 그 산자락 아래 들머리였던 오진리가 살짝 보여 집니다.
산그리메 능선을 조금 크게하여 파노라마로 만든 것입니다.
왼편으로 가지산과 중간의 운문산, 그리고 그 오른편으로 억산이 가장 돋보이게 조망 됩니다.
지룡산 능선도 호랑이처럼 누워 있구요.
위 사진은 클릭하면 크게 보여 집니다.
옹강산의 하일라이트 말등바위에 도하였습니다.
실제보면 참 멋있는데 사진으로는 그리 실감나지 않습니다.
하얀 백마의 말등이라 해야 하나요?
말등바위 끝부분에는 정말 멋진 소나무 한그루가 있습니다.
여름철에 이곳에서 도시락을 펴면 완전 따따봉입니다.
조망좋고, 시원하고, 그늘이고...
나무도 어쩌면 이렇게 기묘하게 자랐을까요.
스나무 그늘에서 자리를 펴고 점심식사.
건너편으로 지룡산이 살짝 보여지네요.
말등바위 한쪽은 거의 낭떠러지.
말타기놀이하면 딱 좋을 말등바위
말등바위 자나와서 되돌아 본 풍경
어느산일까요?
대략 짐작만 하여 봅니다.
참 놀라온 모습입니다.
그동안 산에 다니면서 온갖 소나무들을 많이 봐 왔지만 어건 아주 특이합니다.
소나무는 달아나려하고 바위는 놔 주지 않는 형국입니다.
좌측의 바위 아래로 연결되는 소나무 뿌리쪽이 아주 굵습니다.
옹강산 정상도착.
오진리회관에서 약 3시간 가까이 걸리는듯 합니다.
정상부는 조망이 없고 잡못으로 가려있어 별다는 감흥이 없습니다.
요즘 유행처럼 세워 둔 커다란 비석도 없구요.
하산길은 오름길에 비해 경사가 조금 덜한 편이고 온통 나무들로 가려서 조망은 거의 없습니다.
잔돌들이 신발에 걸려 자칫 미끄러질 우려가 있어 조심하면서 하산합니다.
소진리마을에 거의 다 내려 오는데 어느 집 앞에 길이 막혀 있습니다.
개인 소유라고 그러한듯 한데 약간 둘러서 내려 가기는 하지만 조금 떨떠듬합니다.
커다란 우주(코스모스)로 만든 사랑.
(제가 맹근거는 아닙니더.....)
개인소유지를 통과하는 기분이 영...
출입금지, 입산금지라는 글귀가 새겨져 있는 곳을 꺼꾸로 내려오다보니 이곳이 개인사유지임을 몰라 지나는 가지만 기분은 조금 거시기 합니다.
대추풍년
많이도 달렸네요.
저희 시골에도 엄청나게 많이 열리는 대추나무가 있는데 요즘 개량종 대추는 크기가 작은 복숭아만 합니다.
맛도 아주 좋구요.
소진리마을로 하산을 마무리 하였습니다.
청도가 감나무 주산지답게 온동네가 감나무로 붉게 물들어져 있습니다.
마을뒤로 지룡산이 우뚝솟아 있고 영남앞스군들의 산세가 이어지는 곳이어서인지 살기가 아주 좋은 마을 같습니다.
시골마을인데 초라해보이는 집들이 한집도 없네요.
소진마을에서 차가 주차되어 있는 오진마을까지는 도로를 따라 걸어가야 합니다.
약 30분정도가 소요 되구요.
요즘 송이철인데 저도 이번 추석연휴에 시골에 가서 송이를 따러 산에 올라갔는데 이전만큼 송이가 많지 않습니다.
위낙에 맛나고 향이 좋다보니 송이를 채취하는 이들이 전보다 휠씬 많아진듯..
암튼 산에서 따 내려 온 송이를 가지고 쭉쭉 찢어 라면에 넣어 끓이면 정말 향과 맛이 특별한 기가막힌 "송이라면"이 됩니다.
송이 넣고 끓인 송이라면..
아무나 먹을 수 없는 특별한 라면이지요.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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