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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별 가족의 글

쇠죽 내음...

 

마곡사 입구에서 송아지를 보고 난 후에 백범명상길을 걸으면서.. 

오래 전 할머님께서 쇠죽을 끓이시던 모습이 떠 오르더군요.

 

쌀뜨물에 통통하게 살이 오른 콩 가지를 넣은 후  

작두로 썰어 둔 짚을 쇠죽 솥에 한가득 붓고 끓이곤 하셨지요.

 

이제는 인테리어 소품으로 전락한 소 여물통에서...

우적우적~맛나게 먹던 어미 소가 아직도 눈에 선 합니다 ^^

 

 

 

 

 

 

 

그 당시 소는 시골에서는 큰 재산이였습니다.

할머니 께서는 어린 저에게 아궁이에 불을 지피게 하시고 당신은 굽은 허리를 겨우 피시곤 했습니다. 

평소에는 아궁이에서 불장난을 하면 밤에 오줌 싼다고 혼 내키시던 할머니..ㅎ

 

아궁이 불길이 커지면서 큰 솥 뚜껑에서는 뜨거운 수증기가 물로 변해서 뚝뚝 흐르기 시작하면..

소여물 삶는 구수한 냄새를 맡은 어미 소의 음매~ 소리가 들리곤 했습니다.

 

외양간 송아지는 한껏 고개를 쳐들어도 여물통 근처에 다다르지 못하고 애를 쓰곤 했지요.

지금이야 사료로 소를 키우지만, 당시에는 볏집이나 풀을 벼다가 소 먹이로 했습니다.

소꼴(소에게 먹이는 풀)을 하러다닌 기억은 없습니다 만...^^

 

아주 오래 전 나름의 가치로웠던 지난 추억들이..

지금은 한낱 쓸모없는 것으로 치부된다 하더라도..

이런 소소한 추억이 점 점 더 소중하게 여겨집니다.

 

..

 

 

 

5월 말 입니다.

이런저런 생각에 늦잠을 잤는데도 아침 일찍 눈이 떠져서 새벽 출근을 했습니다.

 

잔인한 4월 이라는 말처럼...

요즘 제조업 경기는 그 잔인한 4월 처럼 끝도 보이지 않고 바닥도 안 보이는 현실입니다.

너무 힘든 요즘입니다........   ...

 

 

늘 수건을 머리에 두르시고 굽은 허리로 쇠죽을 끓이시고..

한숨 돌리실 틈 없이 논과 밭으로 나가셔서 하루 종일 일만 하시던 모습이 떠 오릅니다.

그리고 이제 허연 머리를 감추려고 애를 쓰는 저에게 한 말씀을 하시네요..

 

 

이 녀석아 ~~

니 애비, 애미를 생각 해 봐라~~

늦은 나이에 너를 낳고 힘들게 키우고 어렵게 공부를 시켰는데.. 징징 거리기는....

 

 

언젠가 두가님 글이 생각이 납니다...   의지는 역경을 이긴다는 글이....

이제... 헝크러진 머릿속이 조금은 정리가 되는 듯 합니다 ^^  

 

피 할 수 없는 현실...

단숨에 넘기에는 너무 높은 오늘 하루지만, 잘 찾아보면 돌아 갈 길이 보이겠지요.

 

내일이면 6월 입니다.

그 내일을 위해서라도 힘을 추수려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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