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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과 그림

이탈한 자가 문득 - 김중식


 
 
우리는 어디로 갔다가 어디서 돌아왔느냐
자기의 꼬리를 물고 뱅뱅 돌았을 뿐이다
대낮보다 찬란한 태양도 궤도를 이탈하지 못한다
태양보다 냉철한 뭇별들도 궤도를 이탈하지 못하므로
가는 곳만 가고 아는 것만 알 뿐이다
집도 절도 죽도 밥도 다 떨어져 빈 몸으로 돌아왔을 때 나는 보았다
단 한 번 궤도를 이탈함으로써
두 번 다시 궤도에 진입하지 못할지라도
캄캄한 하늘에 획을 긋는 별,
그 똥,
짧지만,
그래도 획을 그을 수 있는,
포기한 자
그래서 이탈한 자가 문득 자유롭다는 것을

 

 











 

시를 읽어 내려가면서 가슴 한 벽이 덜컥 내려 앉는듯한 느낌을 받는다.

이탈한 자가 자유롭다는 것...

 

뒤 돌아 본 그림자에게 물어본다.

넌 뭐했나고?

 

긴 시간동안 나 스스로의 자유를 추구하기보담 우리의 좁은 공간을 우주로 착각 했다.
그게 허무인 줄 알았을땐 이미 철학이 통하지 않는 시간이 되었고

되돌릴 수 없는 현실과 대면을 하는 순간이었다.

 

집도 절도 죽도 밥도 다 떨어져 빈 몸으로 돌아왔을 때 나는 보았다
단 한 번 궤도를 이탈함으로써
두 번 다시 궤도에 진입하지 못할지라도

 

가던 발걸음을 멈추고 단연히 내 갈 길을 갈 수 있을까?

포기한 자가 될 수 있을까?

두 번 다시 궤도에 진입하지 못할지라도

후회하지 않을 수 있을까?

그 생각마저 사치가 아닐까?

 

짧지만...

단 한번 만이라도

별똥처럼 살아보고 싶다.

 

포기한 자가 되어

내 자유를 가지고 싶다.

 

Comments

  • 하마 2018.06.10 09:0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휴~~ 제가 하고픈 마음속의 이야기를 하고있는것 같습니다.
    모든걸 내려놓고 자유인이 되고픈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사람이 비단 저 뿐만이 아닐거라 생각되면서도...
    언젠가는.. 몇년후엔.. 하며 결심을 다져보기도 하지만 현실은 녹록치않아 하루의 여유조차 내 자유는 얼어버리구요...
    단 하루만이라도 별똥처럼 살아보고 싶다 는 말귀가 오늘은 절실히 동감됩니다.
    비온뒤 흐린 하루로 휴일 근무의 아침을 시작합니다.;)

    • 사람 살아가는게 너나 나나 할 것 없이 모두 비슷하다고 생각은 하면서도 간혹 갈증을 느끼게 됩니다.
      별똥처럼 궤도를 한번 이탈하여 살고 싶은 마음..
      어쩌면 중년남자들이 느끼는 같은 마음이 아닌지 모르겠네요.
      (그러고 보니 저는 중년.. 지났는가??)
      오늘 아침 대구에는 비가 좀 내렸답니다.
      덕분에 시원한 하루가 되었네요..^^

  • 창파 2018.06.10 11:1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탈한 자가 자유롭다는 것...
    새장안에 갇인 새는 새장 밖으로 나가고 싶고..
    밖으로 탈출한 새는 다시 안락한 새장안이 그리워진다...
    이런 소리를 하면 제가 아주 한심한 소리를 하고 있는
    인간이라고 흉을 떨리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 생기지만 그냥 적어 봅니다....
    생각나는대로 몇마디 더 하다가는 더 망신을 당할 것 같에
    여기서 슬쩍이 물러나는 것이 그나마 지금에 체면치레는 하겠지 하는 생각입니다......^^

    • 형님 말씀이 어쩌면 정답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제 친구중에 작은 가게를 하는 친구가 있는데 이 친구는 모임이고 여행이고 나발이고 다 싫고 ..
      그냥 가게에 앉아서 손님들이 주는 돈을 받는게 가장 행복하답니다.
      아마도 이 친구는 분명 바깥에 내 놓으면 다시 지발로 안으로 들어 갈 것 같습니다.
      다들 지 멋에 살고 지 재미로 사는데...
      특히나 일탈을 즐겁게 받아 들이는 저 같은 산적스타일은 더욱 더 지 재미로 산다는데 의미를 더하는것 같습니다..^^

  • 에디 2018.06.10 15:5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주까정은 뭐 거창하게 생각 안 해도
    태어나자 마자 나이를 먹어 오며
    젊어선 이럴 땐 이래야 한다! 저럴 땐 저러지 말아야 한다!
    늙어선 이렇 땐 이래야 한다! 저럴 땐 저러지 말아야 한다!
    나도 남들처럼, 남도 나처럼 그저 같은 길을 같은 방식으로 살아 온 <몸뚱이>가
    진짜 아무 생각없이 그저 느끼고 생각나는 대로 한 번 쯤은 살고싶은데 이거이 남과 더불어 살려니 여간 힘든게 아닙니다.ㅎ

    • 나는 자연인이다..라는 프로그램을 보면서 가끔 그런 생각을 해 봅니다.
      부럽기는 하지만 방송용 말고 진짜로 재미있는가? 하고 묻고 싶습니다.
      그래도 부러운 마음에 쳐다보면서 과연 세상을 살면서 딱 한번만이라도 내 마음으로 내 욕심으로 내 생각으로 살아 불 수 있으려나 ..하는 생각도 들구요.
      에디형님 글을 읽어보면서 역시 큰 공감으로 마음속에 회오리 하나가 지나갑니다..^^

  • 이탈로 인한 자유로움을 만끽 후...
    다가 설 후유증으로 용기를 못 내는 사람...접니다 ^^
    늘 원점회귀를 해야 안정감을 느끼는 건 소심함 때문이지요... ?

    • 쏭빠님께서도 말씀은 그리 하시지만 참으로 보헤미안처럼 낭만과 자유를 많이 가지신 분이란건 제가 압니다.
      누구나 그렇듯이 원점회귀의 본능이 있지만...
      저 같은 경우는 조금 다르기도 한 것 같습니다.
      山도 이곳으로 올랐다가 저곳으로 내려와야 재미가 있듯이요.
      암튼 이탈한자의 자유..
      그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