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의 40대 이상 어른이라면 어릴적 구멍가게의 추억은 모두 있을것 같습니다.
먹을것이 풍부하지 않았던 시절,
그 작은 가게는 왜 그리 풍부하고 크게 보여 졌는지요?
기억의 편린 한 조각을 되새겨보면 어쩜 그곳에서 눈깔사탕 하나를 주인 할머니 몰래 주머니에 슬쩍 넣었던 그 죄스런 마음도 찾을 수 있을것입니다.
XX가게, OO상회등으로 붙여졌던 구멍가게는 진화가 되어 '슈퍼'라는 외래어로 바꿔었고 다시 세월따라 '마트'라는 이름으로 불리워져 이제는 아득한 그 시절의 추억과 연결이 전혀 되지 않는 생활속의 편의점이 되어있고 화려한 진열장은 그 시절 먼지속에 쌓였있던 찌그러진 나무편자보다 더 오래 기억 되지는 못할 것입니다.
대학에서 서양학을 전공한 이미경작가는 1997년 둘째를 임신하고 광주 퇴촌면 관음리로 이사를 한 뒤 해질무렵 동네를 산책하다가 우연히 눈에 띈 구멍가게 하나..
해가 넘어가는 시간, 구멍가게의 실루엣과 그곳이 묻어내는 묘한 느낌에 온 마음을 빼앗겨 구멍가게를 그림소재로 한 인연이 시작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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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경 화가의 첫 작품, '퇴촌 관음리 가게' 1988년>
그 뒤 20년간 전국을 돌면서 아무도 신경쓰지 않는 아주 평범한 소재의 구멍가게를 그림 소재로 그리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녀의 작품은 모두 아크릴물감을 이용하여 펜화로 그린 것입니다.
그녀가 그린 작품 속 '슈퍼'들은 지금 사라진 곳들이 많을 것이고 아마도 앞으로는 영영 구경하기 힘든 그림 소재가 될 것입니다.
어쩌면 그녀의 작품은 사람들 마음속에 자리한 한 시대의 공유거리를 보듬어 따스한 추억으로 안내하는 다리가 되는듯 합니다.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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