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의령은 제 고향 합천과 같은 서부경남인데도 왠지 낯선 곳입니다.
제가 어지간한곳은 거의 싸돌아 다녔는데도 의령 군청이 있는 읍소재지는 가 본 기억이 없습니다.
다시 지도를 보고서야 겨우 의령의 위치를 제대로 파악할 수 있었다는...
그러나 의령에 있는 자굴산은 그 명성을 많이 들었습니다.
의령의 진산으로서 높이는 897m로 그리 높지는 않지만 산정에서 둘러보는 조망이 일품인 산입니다.
특히 근간에 산 중턱으로 빙 둘러 난 둘레길이 인기가 좋은 곳이구요.
산에 올라가면서 둘레길에 관심을 가져 둘러 봤는데 다른 산의 둘레길과는 달리 산 중턱으로 조성하여 나름대로 특색을 갖췄습니다.
둘레가 6.8km로서 적당한 거리이구요.
특히 오르내림이 그리 심하여 않아 산책삼아 거닐면 아주 좋을 것 같구요. 새 봄이 되면 꼭 한번 찾아야겠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안개가 엄청나게 심한 날..
대구에서 약 1시간 20여분 소요되는 거리인데 안개가 심하여 조금 천천히 달렸습니다.
내조마을 입구에 도착하니 커다란 주차장이 잘 마련되어 있지만 온통 안개로 어디가 산이고 어디가 입구인지 구분이 되지 않습니다.
대략 산행 준비를 하고 있으니 산불감시하는 분이 곁이 있길래 산행에 도움되는 내용을 대충 묻고 들머리 입구를 물으니 '저짝으로 가랍니다.' '저짝이 어디냐'니까 안개속에 난 도로를 가리키며 '저짝으로 주~욱가면' 산으로 올라가는 길이 있답니다. ㅎ
온통 자욱한 안개 속에서 기리키는 방향의 도로를 따라 약간 진행을 하니 그 분 말대로 산으로 올라가는 들머리가 나타났습니다.
마침 119분들이 입구에서 행사를 하고 있는데 ..
산불예방 홍보를 나왔네요.
유일한 산행객인 나를 붙잡고 팜플렛 나눠주는 시늉 한번 하고 사진 두어장 찍더니 해산입니다.
전반적인 등산로는 평이합니다.
떡갈나무 잎사귀들이 온통 뒤덮여 길이 조금 미끄럽기는 하지만 크게 문제는 되지 않습니다.
조금 오르니 안개 위가 되었습니다.
안개 위에서 안개 낀 세상의 풍경은 선계입니다.
다만 미세먼지가 조금 많아 시야가 맑지 못하다는 아쉬움이..
내조마을에서 정상까지는 3.2km로서 넉넉잡아 2시간이면 됩니다.
중간쯤 되는 절터샘에서 직진하면 바람덤 코스이고 좌측으로 오르면 금지샘코스입니다.
거리는 같습니다.
저는 바람덤 코스로 올랐는데 이유는 어서 능선에 올라 안개낀 풍경을 담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자굴산 정상은 우리나라에 이만큼 넓은 정상이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아주 널찍합니다.
북쪽으로는 한우산이 바로 앞쪽으로 건너다 보이는데 그 앞으로 고불고불 도로가 보이고 바로 쇠목재입니다.
소의 목이란 이름의 쇠목재에 주차를 하고 자굴산에 오르면 한시간도 걸리지 않습니다.
자굴산 정상의 널찍한 공터에는 사방으로 조망되는 지명을 적어둔 조망판이 세워져 있는데 정말 멋진 조망이 시원하게 열리는 곳입니다. 멀리 지리산 정상이 미세먼지속에서도 우뚝 솟아 보입니다.
날씨가 맑은 날 이곳에 올라 사방으로 탁 트인 시계에 멀리 조망을 즐기는 것만으로도 아주 즐거울 것 같습니다.
이것도 다음으로 기약을 하면서 하산을 합니다.
정상 바로 아래 널찍한 정자를 마련해 두었는데 단체로 온 분들이 식사를 하고 있었습니다.
내려가면서 보니 그 중 남자 몇 분이 바깥으로 나와서 담배를 피우고 있네요.
정자 안에서는 여자분들이 있어 차마 피우지 못하고 바깥으로 나와서 피우는듯 한데 그 옆으로는 억새를 비롯한 마른 풀밭입니다.
산에 올라서 갖춰야 할 최소한의 예절이 무시되는 풍경입니다.
산행코스 :
내조마을 주차장 - 절터샘 - 바람덤 - 정상 - 베틀바위 - 달분재 - 질매재 - 자광암 - 양천마을 - 내조마을주차장(원점회귀)
산행시간 : 넉넉하게 약 4시간
내조마을 주차장 - 절터샘 - 바람덤 - 정상 - 베틀바위 - 달분재 - 질매재 - 자광암 - 양천마을 - 내조마을주차장(원점회귀)
산행코스는 위 지도에서 화살표 반대 방향입니다.
들머리.
산불예방과 안전산행 홍보로 나온듯한데 ..
등산객은 나 혼자 뿐..
올라가며 뒤돌아보니 사진 두어장 찍고 해산.
이런 전시 행정을 지시한 이는 누구일까요?
일요일 아침 가족분들과 지내게 놔 두지..
안개속의 풍경이 꿈 속 고향 풍경 같습니다.
몽환적인 풍경이 연출되는 숲속을 올라 갑니다.
그리고 어느듯 안개가 발 밑으로 내려앉아 있습니다.
자굴산 정상이 나무 사이로 보여 지네요.
절터샘.
아주 가늘게 나오는 물줄기를 한바가지 받아 마셔 봅니다.
물맛은? .. 물맛이네요.
박재기는 바람에 날아가지 않게 돌맹이로 눌러 놨습니다.
나도 마시고나서 눌러 놨구요.
바람덤입니다.
능선 안부입니다.
덤은 경상도 사투리로 바위나 절벽을 의미합니다.
안개낀 풍경이 산수화를 그려내고 있네요.
건너편 한우산.
그 밑으로 난 꼬불꼬불한 찻길이 인상적입니다.
사진으로는 잘 나타나지지 않는데 고향 황매산이 흐릿하게 보입니다.
미세먼지만 없으면 아주 멋지게 보일것 같네요.
안개낀 풍경의 파노라마
클릭하면 크게 보여 집니다.
산행구간에 안내판이나 이정표가 잘 되어 있어 헷갈리는 곳은 거의 없습니다.
지도도 위와 같이 깔끔(?)하여 맘에 들구요.
오르는 길목에 멧돼지가 밭을 많이 일구어 두었는데 이곳에는 완전 땅굴을 파 두었네요.
자굴산 정상.
우리나라에서 가장 넓은 공터를 가진 정상이 아닐까 생각 됩니다.
거잣말 조금만 보태면 축구장 크기..ㅎ
대구방향으로 앞의 조망지도에는 비슬산도 표기가 되어 있는데 아무래도 날씨땜에 관측은 어렵습니다.
클릭하면 크게 보여 집니다.
정상에서는 세갈래의 등산로가 연결이 되어 있습니다.
내조마을로 내려가는 길.
쇠목재로 가는 길
달분재로 가는 길..
베틀바위입니다.
왜 베틀바위일까? 혼자 궁리를 하여 봅니다.
뜬금없는 안내판을 만났습니다.
산 정상 아래 능선에 웬 상수도보호구역??
달분재까지는 등산로가 고속도로 수준이었는데 이곳에서 질매재코소로 내려가는 구간은 아주 엉망입니다.
거의 등산로가 보이지 않구요.
처음 올라올때 등산로를 알려 준 산불감시하는 분의 말이 달분재에서 바로 내려 오라고 하더니 그 말이 맞습니다.
하여튼 직진으로 진행을 하여 봅니다.
가파른 내리막길이 온통 낙엽이라 겨울 눈길보다 더 미끄러워 겨우 내려 갑니다.
내려 오다가 만난 돌뺑이 입니다.
작은 돌이었으면 냉큼 배낭에 챙겨 넣었을지 모릅니다.
질매재 도착.
양천마을로 내려오는 길에서 만난 산소
멧돼지의 소행을 예방하기 위해서 설치한듯 합니다.
이노무 멧돼지...
자광암 조금 더 내려오면 만나는 담양전씨 재실과 그 옆의 돌담집.
사람이 살지 않는듯한데 돌담이 너무 운치가 있어 보입니다.
양청마을에서 내조마을은 거의 붙어 있습니다.
사진 왼편에 주차장이 보여 지네요.
두 마을 사이에 있는 개울을 건너가면서 바라본 자굴산 풍경
중앙이 정상입니다.
맨 우측 잘룩한 곳이 질매재이구요.
클릭하면 크게 보여 집니다.
돌아오는 길가의 정겨운 이름 점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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