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해남에 있는 도립공원 두륜산은 산 맛 들이기 딱 좋은 산입니다.
아기자기하면서도 적당한 스릴감도 있고 탁트인 조망에 서쪽바다와 남쪽바다가 동시에 보이는 곳입니다.
날씨 좋고 기분 좋으면 한라산까지 보이구요.
코스는 그리 길지도 짧지도 않으면서 가파르지 않고 남도 고찰 대흥사가 자리하여 고즈늑한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는 곳이기 때문입니다.
두륜산은 정말 오랜만에 찾았는데 이전과는 달리 약간 스릴감을 즐기던 바위 봉우리의 아찔한 구간들이 모두 데크계단으로 정비가 되어 이제는 오르기가 많이 쉬워졌습니다. 아마도 이 계단이 없었다면 봄, 가을철에는 밀려있는 사람들로 북새통이 되었을것입니다.
제가 산에 마구잡이로 설치한 계단에 불만이 아주 많은 편인데 이곳 두륜산의 계단길 정비는 나무랄 수가 없네요.
이전 산행기 보기 : https://duga.tistory.com/127
두륜산은 해발 703m로서 능선에 가련봉(703m), 두륜봉(630m), 고계봉(638m), 노승봉(685m), 도솔봉(672m), 혈망봉(379m), 향로봉(469m), 연화봉(613m)의 8개 봉우리가 나열해 있습니다. 전 봉우리를 모조리 넘마들며 종주코스로 산행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개의 산행은 개인 산행의 경우 대흥사를 기점으로 노승봉, 가련봉, 두륜봉을 거쳐 내려오는 원점회귀가 많고 단체 산행으로는 오소재에서 시작하여 노승봉, 가련봉, 두륜봉을 거쳐 대흥사로 하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산행이 무리라면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서 가련봉까지 올라갈 수 있습니다.
오소재는 이곳 두륜산의 들머리이기도 하지만 남도 명산이자 설악 공룡보다 더 멋진 공룡이 숨어있는 주작산, 덕룡산 종주의 들머리이기도 합니다. 따스한 봄날, 진달래가 활짝 필 무렵, 추천 할 수 있는 산이기도 하구요.
주작산~덕룡산 종주 : https://duga.tistory.com/2277
산행코스 :
오소재 - 오심재 - 고계봉 - 오심재(되돌아와서) - 노승봉 - 가련봉 - 만일재 - 두륜봉 - 진불암 - 대흥사 - 주차장
소요시간 : 약 4시간 30분
※ 오심재에서 고계봉은 비탐구간으로 되어 있지만 왕래는 자유입니다.
하지만 비추입니다.
등로상태가 별로이고 산죽과 잡목, 가시넝쿨등이 많습니다.
이번 산행을 앞두고 신발을 하나 구입했네요.
거의 2년 주기로 바꾸게 되나 봅니다..
제 발 모양이 뽄대가 나지 않는 편이라 대개 옆구리가 터지는 현상이...
두어번 정도는 AS를 맡기는데 처방이라는게 본드로 터진 곳을 붙이는 식이다 보니 또 떨어집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옆구리에 봉제가 하나가 없는 걸로..ㅎ
발이 크다보니 맵시나는 신발은 못 구합니다. 이번 신발이 US 12, EUR 47.. 우리 사이즈로는 비밀...
그냥 맞는 사이즈만 있으면 무조건 사야하는 형편입니다...ㅠㅠ
예보에 오후에 흐려지고 미세먼지도 많은 날이라 어느정도 예상을 하고 갔지만 역시 미세먼지가 많아 조망은 별로입니다.
밤에 비가 예보되어 있었는데 점심 무렵부터 한두방울씩 떨어지더니 그 뒤 왔다갔다 하는 비로 그리 유쾌한 산행은 하지 못했습니다.
다만 가을 말미의 단풍과 함께 뷰가 좋아서 이리저리 찍은 사진들은 좀 많이 올렸습니다.
산행코스 :
위의 빨간색 구간입니다.
오소재 - 오심재 - 고계봉 - 오심재(되돌아와서) - 노승봉 - 가련봉 - 만일재 - 두륜봉 - 진불암 - 대흥사 - 주차장두륜산을 찾아가면서 창가로 바라 본 두륜산의 풍경.
가운데 솟이 있는 건물은 케이블카 위의 전망대
오소재에서 보이는 노승봉
남도는 아직도 단풍철입니다.
떨어진 낙엽과 함께 군데군데 울긋불긋한 단풍들이 마음을 휘 젓습니다.
오심재
오소재에서 오심재 구간은 살짝 오르막길로서 그리 힘들지 않고 오를 수 있습니다.
앞쪽으로 보이는 봉우리가 노승봉
그리고 뒷쪽으로 보이는 봉우리가 고계봉입니다.
이곳으로 올라가는 이가 거의 없는데 한번 다녀 오기로 ...
부리나케 다녀와도 왕복 약 40여분 소요 됩니다.
어지간하면 비추입니다.
등산로가 밀림 수준입니다.
지리산 남부능선에서 투덜댔는데 이곳은 더하네요.
고계봉 으로는 길
산죽이 애매하게 자라서 서서 걷게되면 목이 찔리고..
거의 높은 포복으로 진행해야 합니다.
고계봉 정상에서 바로 앞쪽으로는 케이블카 타고 와서 노는(?) 전망대가 있습니다.
급하게 올라 씩씩거리는데 구두신고 올라 온 이들이 힐끔 쳐다보네요.
고계봉
전망대에서 내려다 본 케이블카 종점
오소재를 기점으로 동쪽으로 조망되는 주작산과 덕룡산 능선
반대편으로 건너다 보이는 노승봉, 가련봉, 두륜봉.
노승봉과 가련봉은 겹쳐 보입니다.
이제 얼른 다시 내려가서 다시 저곳으로 올라야 합니다.
산자락이 발갛게 물들었네요.
실제로 보면 너무 예쁜 풍경입니다.
오심재 헬기장에서 노승봉 오르는 구간
노승봉 오르는 구간이 완전히 정비가 되었습니다.
왼편에 이전의 등로가 남아 있습니다.
쇠줄과 밧줄이 아직도 그대로...
조금전에 다녀 온 고계봉
정상에 전망대가 보여 집니다.
노승봉에서 내려다 본 대흥사
앞쭉으로 조망되는 가련봉
두륜산 정상입니다.
가련봉 정상.
너무 많은 인파가 몰려 있습니다.
가련봉과 우측의 멀리 두륜봉이 조망 되는 파노라마 사진
클릭하면 크게 보여 집니다.
두륜봉과 그 뒤 멀리 도솔봉
통신탑이 있는 도솔봉은 출입금지 구역입니다.
친구들한테 놀러 갈려는 아기 거북이를 어미 거북이가 잡고 있는 중...
'애야, 밥 무야지!'
구 등로길과 새로 난 계단길
가련봉에서 뒤 돌아 본 노승봉
그 뒤로 멀리 고계봉이 조망 됩니다.
당겨서 본 노승봉
노승봉 내려오는 계단길
자세히 보면 계단길 옆으로 밧줄이 보여지는데 이전의 등산로입니다.
가련봉은 암봉산행을 만끽 할 수 있는 곳입니다.
앞쭉으로 헬기장이 있는 만일재가 내려다 보이고 그 뒤로 두륜봉이 조망 됩니다.
이곳부터 비가 투닥투닥....
기상청이 못 미더워 챙겨간 비옷이 요긴합니다.
억새밭인 만일재와 두륜봉
땡!
땡!
땡!!!
점심시간입니다.
두륜봉의 명물
구름다리.
백운대라고도 합니다.
등산지도에 구름다리라고 표현이 되어 있는데 그냥 석문이라고 표현하는게 나을듯 합니다.
저기 위로 건너가도 됩니다.
뒤돌아 본 가련봉과 노승봉
가을 말미를 즐기려는 산행객들이 가득 합니다.
두륜봉
두륜봉부터는 하산길입니다.
대흥사로 내려가는 길에 만난 진불암.
작은 돌부처님이 비를 촉촉히 맞고 있네요.
진불암에서 대흥사까지 내려가는 하산길에는 정말 아름다운 단풍들이 많습니다.
특히 남도의 초록빛 나무들과 어울려 오색빛 자태가 더욱 멋지네요.
대흥사
초의선사의 상입니다.
어릴때 강가에서 놀다 물에 빠져 허우적대는 걸 지나던 스님이 건져 살려 주었는데 그 인연으로 출가를 했다고 합니다.
추사와 아주 각별한 사이로 알려져 있으며,
우리나라 다도(茶道)의 최고수 대가로서 흔히 다성(茶聖)으로 불립니다.
이곳 대흥사의 13대 종사의 하나인 대선사였습니다.
대흥사는 남도에서 가장 멋진 절집이 아닐까 합니다.
이맘때 풍경은 하루 종일 둘러봐도 지겹지 않을 멋진 장면들을 연출하고 있네요.
대흥사 명물 연리근
뿌리가 한 몸으로 붙어 있습니다.
대흥사는 온통 단풍..
아기단풍들이 많아 더욱 예쁩니다.
대흥사에서 한참을 머물다 내려 갑니다.
내려가는 길도 오색단풍이 절정입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여관인 유선관
이곳에 하루 머물며 남도 밥상도 받아보곤 했는데 이젠 완전 난리법석이 되었습니다.
툇마루 곳곳에는 등산객들이 차지하여 주막집으로 변해져 있네요.
돈은 사람을 찾아 간다고 하는데...
약간 씁쓸한 기분이..
그때 하루밤 자고 있어나 여관을 둘러 본 느낌이 너무 좋았는데....
지붕은 비가 새는지..?
그래도 유선관의 단풍은 옛 멋을 풍겨주고 있습니다.
정말 아름다운 단풍길입니다.
날씨가 살짝 아쉽기는 하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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