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여행 일기

안동하회마을과 이곳에서 꼭 봐야 할 하회별신굿탈놀이

반응형


산을 좋아한다면 대개 산악국립공원은 먼저 기본으로 찾게 되고 여행을 좋아한다면 국가에서 지정한 명소나 국보 보물들이 많은 곳을 선호하게 됩니다. 더군다나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이 된 곳이라면 반드시 가 봐야 하겠지요.
자칭 우리나라 정신문화의 수도라고 하는 안동에도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곳이 있는데 하회마을입니다.

하회마을의 뒷산이자 진산인 화산 산행(이곳) 후 하회마을을 구경 다 하고 다시 병산마을까지 걸어가서 차를 몰고 되돌아 와 입장료를 한번 더 내고 구경한 이유는 하회별신굿을 보기 위함이었습니다.


풍상류씨(豊山柳氏)의 씨족마을로 600여년의 역사를 가진 안동의 하회마을은 현재도 사람들이 살고 있는 자연마을로서 가구수는 150여 호 정도입니다. 하회(河回)라는 말은 이름 그대로 강이 마을을 감싸고 있어 붙여진 이름이구요. 

오래 전 영국 엘리자베스여왕도 찾은 곳이고 미국의 아버지 부시와 아들 부시가 대통령 시절 모두 방문했던 곳이기도 합니다.

우리나라의 전통마을 중에서 가장 규모가 크고 옛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한 곳이 하회마을이 아닐까 합니다.


그동안 하회마을은 몇 번 찾아 봤던 곳이라 따로 마을을 둘러보는것보다 이번에는 그동안 꼭 보고 싶었던 하회별신굿을 보는 것을 목적으로 하였습니다.

하회마을에는 중요문화재로 국보가 두점이나 있는데 하나는 임진왜란 때 류성룡이 직접 기록한 국보 132호의 징비록이고 또 하나는 별신굿에 사용하는 국보 121호 하회탈입니다. 

이 외에도 다양한 문화재가 있는데 다음과 같습니다.


양진당 (보물 제 306호)
충효당 (보물 제 414호)
화경당 (중요민속자료 제84호)
작천고택 (중요민속자료 제 87호)
염행당 (중요민속자료 제 90호)
양오당 (중요민속자료 제91호)
하동고택 (중요민속자료 제 177호)
병산서원 (사적 제 260호)
화천서원 (경상북도기념물 163호)
만송정 (천연기념물 제473호)

국가무형문화재 69호 하회별신굿탈놀이



하회별신굿에 사용하는 탈은 대략 다음과 같습니다.


하회탈은 원래 12개의 탈이 있었는데 그 중 3개는 사라지고 9개만 남아 있는데 양반, 부네, 각시, 선비, 초랭이, 백정, 할매, 중, 이매 등입니다.

이 중 이메탈은 전설에 따르면, 


"하회마을에 각종 우환이 생기게 된 가운데 신령이 나타나서 탈을 만들면 우환이 그칠것이라 했다고 한다. 이에 허씨 성을 가진 도령이 신령의 명에 따라 탈을 만들기 시작했다. 단, 어느 누구도 허도령이 탈을 만드는 모습을 봐서는 안된다는 말에 따라 허도령 혼자 탈을 만들고 다른 이의 출입을 금했다. 그러다가 허도령을 사모하던 여인이 허도령을 보고 싶어하는 마음에 몰래 엿보았다가 허도령이 피를 토하면서 즉사하는 바람에 턱부분을 만들지 못한 이매탈은 턱이 없는 탈이 되었다는..."


하회탈의 또 다른 특징은 턱이 움직인다는 것입니다.

이 움직이는 턱 덕분에 이번 별신굿에서도 다양한 얼굴표정을 볼 수 있었는데 정말 실감나는 탈 놀이였습니다.


하회마을을 구경할려면 하회마을장터 앞의 주차장에 내려서 입장권(5,000원)을 구입한 후 셔틀버스를 타고 들어가야 합니다.

2분 정도 차를 타고 들어가면 하회마을인데 주차장 바로 앞에 별신굿 공연장이 있습니다.


하회별신굿 공연시간은 다음과 같습니다.


1월 ~ 2월 매주 토.일
3월 ~ 12월 매주 수.금.토.일 (법정 공휴일에도 공연합니다. 설날은 제외)

장소 : 하회마을 내 하회별신굿탈놀이 전수교육관
시간 : 오후2시(1시간정도 공연)

추울때는 지하실의 실내에서 공연합니다.


하회별신굿은 역사가 대략 800년 정도 된다고 하는데 12세기 중엽부터 상민에 의한 탈놀이였다고 합니다.

'별신굿'이라는 말은 '별나다'라는 말로서 곧 별난 눅판의 의미가 될 것 같습니다.

별신굿은 이곳 하회마을에서 매년 열렸던 것이 아니고 5,10년 의 일정한 주기로 열렸다고 합니다. 마을을 지키는 신의 힘도 시간이 지나면 그 세가 약해져 한번씩 신의 힘을 북돋워주기 위하여 큰 굿판을 열였는데 이것을 별신굿이라고 하고 하회마을에서는 무당이 하지 않고 마을주민이 중심이 되어 굿을 하게 된 것이 전해져 내려 온 것입니다.




하회마을은 적당한 크기의 시골 마을쯤 되는데 이곳에 기와집과 초가가 어울려 있습니다.



간혹 보이는 이런 전기 시설만 아니면 조선시대로 타임머신을 타고 왔다고 느낄것 같구요.



기와집들이 즐비한 골목입니다.

옛날에는 위세가 대단했겠지요.



지금도 거의 주민들이 거주를 하고 있어 안을 구경하기가 조금 그렇습니다만 일부러 구경하라고 열어 둔 집도 많습니다.






예쁜 골목길을 들어 갑니다.



감나무에는 자연 곶감들이 주렁주렁 하네요.






하회마을에서 꼭 봐야 할 옛 고택이 두 곳 있는데 한 곳은 서애 류성룡의 종택인 츙효당이고 또 하나는 위 사진에 있는 양진당입니다.

현판에는 입암고택(立巖古宅)으로서 풍산 류씨의 대종가집입니다.

입암(立巖)이란 서애 류성룡의 부친인 입암 류중영의 호에서 따 온 것입니다.


사진은 클릭하면 크게 보여 집니다.



하회마을에 들려서 꼭 들려봐야 할 곳.

마을 중앙에 있는 느티나무입니다.

수령이 600년쯤 되었다 하는데 그 크기가 대단합니다.



이곳에는 소원지를 적어 붙일 수 있는데 저도 하나 붙였습니다.


'내 마음 속에 들어 와 보세요.' 라구요.ㅎ



분재같은 멋진 노송.



들판에서 본 하회마을입니다.



하회마을 구경하고 병산서원까지 걸어 갔다가 다시 차를 몰고 되돌아 와 들어 온 하회마을의 별신굿탈놀이..장.

오후 2시에 공연을 하는데 이 시간에 도착을 할려고 뛰다시피 걸어가서 되돌아 왔답니다.






하회별신굿 공연 장면입니다.

이번에 제가 관람한 내용과 거의 비슷합니다.
아마 스토리는 딱 정해져 있기 때문에 그때 그때 공연장 분위기에 맞춰 조금은 달라질 수 있겠으나 큰 틀에서는 거의 같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겨울이라 지하실 실내 공연장에서 굿놀이를 하였는데 그래도 참 많은 사람들이 찾아 왔습니다.

내용이 정말 재미있었구요.

위의 동영상과 거의 그대로입니다.






황소 한마리를 망치로 내려쳐서 죽이고 그 속에서 소부랄을 꺼내오 노는 장면이 끝까지 이어지는데 ...



부네입니다.

부녀의 이곳 말이 아닐까 합니다.



중과 부네의 익살맞은 장면들이 .. 



무네가 치마로 감추며 쉬야를 하는데 ..

그걸 지켜 본 중이 ... 나중에...






내용은 위 동영상이나 아래 대본 전만을 보시면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전 출연자가 나와서 탈춤을 추고...






이제 탈을 벗어 인사를 하는데...



정말 많이 놀랐습니다.

이곳 하회별신굿탈놀이의 연수자들이 나와서 그냥 관광객을 상대하나 생각했는데 ..

그게 아니네요.



모두들 힘찬 박수로 성원과 격려를 하게 되었답니다.






춥지 않으면 원래 이곳 실외에서 공연을 하는데 추운 겨울에는 실내공연으로 하게 됩니다.



돌아 나오면서 주차장 옆에 있는 하회세계탈박물관 구경을 해 봤습니다.

하회마을 입장권가 있으면 무료관람입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말뚝이 탈도 여러 점 있었습니다.






다양한 외국의 탈들도 많이 전시되어 있었구요.










하회별신굿 대본 전문


< 백정마당 >
- 굿거리 -
백정이 도끼, 칼, 망태를 걸어 메고 등장하며 '등장 춤'을 춘다. 춤의 끝부분에서 호탕한 웃음의 신호로 상쇠는 가락을 멈춘다.
백정 : (큰 소리로) 으하하, 날씨 참 좋-다. 이렇게 조은 날, 춤이나 실컷 추다 노다 가야 될따-.


- 굿거리 -
<백정은 이제 아까와는 달리 '노는 춤(등장 춤과 달리, 도끼를 휘두르고 호탕한 웃음과 포악한 춤으로 관중들과 함께 흥을 마음껏 펼치는 춤)'을 춘다. 춤이 한창 절정에 달할 때 한 쪽 귀퉁이에서 소가 등장한다. 춤을 추고 있던 백정은 조금 놀란 표정으로 발견하면 이를 신호로 상쇠는 가락을 멈춤다.>
백정 : "저 놈의 소새끼, 여기에 있었구나. 저 놈을 잡아다가 여기서 큰 잔치나 벌여야 될따."
<백정은 소의 고깃살을 생각하며 몸체를 살피다 소의 불알을 발견하고>
백정 : "앗-따, 저놈의 소새끼 불알이 크다해서 뚝 따 묵으마 (관중을 보며) 양기에 억시기 좋을시더. 으하하..."
<소가 백정의 웃음소리에 틈타 백정을 떠 받는다. 백정은 한쪽으로 나뒹굴고 일어나 '이 놈의 소 새끼 함 뒤져봐라'하고 망태기로가 도끼를 빼내 뒤 춤에 감추고 소에게 접근한다. 이에 소는 본능적인 죽음에 대한 방어 본능으로 백정에게 위협적으로 대든다.>


백정 : 워-, 워-..... (2∼3번 왔다 갔다 하며)
소 : 음 무-, 음 무-,....
<도끼로 소의 정수리를 노리고 있던 백정은 기회를 잡아 힘껏 내리친다. 소는 한 쪽 무릎을 끓고 고통 스러워 한다. 한 번에 성공하지 못한 백정은 다시 한번 내리친다. 이젠 완전히 뻗었으나 소는 다리를 부들부들 떤다. 다시 가볍게 내리치면 소는 다리를 내려 죽는다.>


백정 : "우하하하하..."
<백정은 망태기로 가 망태기 속의 칼을 빼며, "뻘 뻘 뻘 뻘-."한다. (이것을 신호로 상쇠는 가락을 자진모리로 몬다.) 백정은 도끼에 대고 칼날을 가락에 맞춰 간다. 소 껍질을 벗기고 육각을 떼내고 염통과 우랑을 끊어 가지고 통쾌하게 웃으며 다시 기쁨의 춤을 춘다. 춤의 끝부분에서 '보소 샌님들' 한다. 이소리를 신호로 상쇠는 가락을 끊는다.>


백정 : "보소 샌님들, 염통사소 염통요. 아직 뜨끈뜨끈해서, 이대로 썰어다가 히를 해머도 조-코, 불포감 중에는 소 염통이 제일 이시대이. 누가 불포감으로 안살라니껴?...헤헤...아무도 안살라니껴?... 그라마, 염통 사묵지 마고 쓸개나 염통없는 양반 사 넣어 보소. 사람 것 보다 커서요. (관중을 가리키며) 오줄없는 양반 오줄 생기고 염치없는 양반 염치 생기니대이. 헤헤... 안살라니껴? 허허, 참, 여 있는 양반들 다 오장 쓸개가 바로 백힌 양반들인 모양인데, 자, 그라만 진짜 우랑 사소 우랑요. <우랑이 뭐껴> 아 우랑도 모르니껴. 소 불알 말이시더. 맛조-코(조-코), 먹으만 양기에 조-코(조-코), 늙은 양반 젊은 마누라 둘씩 다리고 사는 데는 이 소불알 아이고는 안될 께시더. 아따 남의 눈치는 머 할라꼬 보니껴. 그지마고 얼른 사소, 얼른요... 지 돈 주고 지 양기 돋꿀라 카는데 누가 머라 카니껴? 헤헤헤....... 공자도 자식 놓고 살았지요? 자식을 볼라 카만 양기가 시기전에는 빌 도리가 없니데이... 헤헤... 그놈으 서너푼치도 안되는 체면 점잔 때문에 이놈으 장사 마했네 마했어... 에이고, 장사도 안되고 춤이나 실컷 추다 가야 될따."


- 자진 모리 -
<망태에 넣은 칼과 도끼를 꺼내서 휘두르며 춤을 한바탕 춘다. 그러다가 천둥소리 -쇠소리 신호- 에 놀란 백정은 허겁지겁 퇴장한다.>


< 할미마당 >
- 굿거리 -
<할미가 굿거리 장단에 맞춰 '등장 춤'(엉덩이 춤)을 추며 입장하여 마당 가운데 털석 주저 앉으면 상쇠는 가락을 멈추고 할미는 베를 짜는 시늉을 하며 베틀가를 부른다. (등장이 지루할 수 있으니 할미는 마당을 넓게 사용하되 시간을 조절하여야 한다.)


- 베틀가(중중모리) -
춘아춘아 ∼ 옥단춘아
성황당의 신령님네
시단춘이 춘일런가 ∼
시집간지 ∼ 사흘만에
이런일이 또있는가 ∼
열다섯살 ∼ 먹은나이
과부될줄 알았다면
시집갈년 누이런가 ∼
바디잡아 ∼ 치는소리
일평생을 시집살이
아구답답 내팔자야 ∼
베틀다리 ∼ 두라릴랑
서방다리 두다리요
내 다리 두다리요
쌍을지은 네다리요 ∼
바디잡아 ∼ 치는소리
우리낭군 목소리요 ∼
살림살이 ∼ 어떤가배
에고에고 묻지마소
시집온날 입은치마
분홍치마 눈물되고
다홍치마 행주되네 ∼
삼대독녀 ∼ 외동딸이
시집온지 사흘만에
저양반집 씨종살이
씨종살고 얻은삼을
짜투리고 어울쳐도
삼시세때 좁싸래기 ∼
사흘염천 ∼ 긴긴해를
허리메고 배가고파
저선비내 씨종살이
디리썩썩 네리싹싹
독수공방 밥메기나 ∼
바디잡아 ∼ 치는소리
모진삶은 잘도간다. ∼


광대 : "할마이 비는 다짰나?"할미 : "비는 다 짰다마는-"
광대 : "할마이, 어제 내가 장 가서 사온 청어는 다 먼나?"
할미 : "엊 저녁에 당신 한 마리, 내 아홉 마리, 오늘 아직에 내 아홉 마리, 당신 한 마리, 한 두름 다 먹었짢나"
광대 : "할마이는 고 따우로 먹어대이께네 이가 다 빠지지... 그 따우로 살림 살라카만 쪽배기나 들고 얻어 묵기 딱 알맞대이-"
할미 : "내 팔자가 그런 걸 우야란 말꼬"


- 자진모리 -
<할미는 궁둥이를 털며 일어서 차고 있던 쪽박을 들고 일어나 사람들에게 구걸하며 돌아다니다 구걸한 돈을 치마 품속에 숨기고 다시 구걸하다 퇴장한다.>


< 파계승 마당 >
- 굿거리 -
<부네가 오금춤을 추며 등장한다. 사뿐사뿐 걷다가 갑자기 주위를 살핀다. 오줌 눌 자리를 찾고는 자리에 앉는다. 이 때 중이 등장해서 이 광경을 목격한다. -중이 등장하면 쇠, 징은 중단하고 장구와 북은 약한 소리로 한다.->


중 : "(몸짓으로) 나무아미 타불 관세음 보살, 나무아미 관세음 보살. 허허, 저게 머로? 거 참 이상하다. 저게 분명히 사람같은데, 거 참 이 상타?" (큰 소리로 부네를 가리키며 헛기침을 한다.) "어-흠"


<부네는 사람의 인기척에 놀라 급히 일어나 한쪽으로 간다. 중은 부네가 소변 본 자리로 가서 두리번 두리번 사방을 살핀 다음 흙을 모아 움켜쥐고 냄새를 맏는다. 성에 대한 쾌감을 느끼는 형용의 웃음으로 '아이고 찌린네야' 한다. 갑자기 자신의 신분이 스님이라는 것을 깨닫고 양손으로 합장하고 염불을 한다.>


중 : "나무아미 타불 관세음 보살, ... 에라 몰따, 중이고 뭐고 다 때라치우고 저쩌 있는 각씨하고 춤이나 추고 놀아야 될따."
<스스로의 충동에 못이긴 중은 부네쪽으로 다가간다. 손을 벌려 부네를 잡을까 말까 하는 동작을 하다가 드디어 부네의 어깨를 툭친다. -쇠 신호로 장구, 북 가락을 멈춤다.- 놀란 부네는 기겁을 하며 달아난다. 부네의 강한 거부의 표현에 중은 다시 한 번 자신의 신분에 대한 갈등을 겪는다.>


중 : "(독백으로) 나무아미 타불 관세음 보살, 나무아미 관......., 어흠, 나도 이만 하면 사내대장부지."


중 : "여보 각시, 나도 사람인데 우리 춤이나 추고 놀아 보시더-."


부네 : "보 - 옥" (거절의 표시)


중 : "어허, 여보 각시 사람괄세 마소. 일가산 늙은 중이. 이가산 가는 길에, 삼노노상에서, 사대부녀를 만나, 각시 오줌 냄새를 맡고, 육정이 치밀어서, 칠보 단장 아해도, 팔자에 있는동 없는동 구별 할게 뭐 있니껴? 여보 각시, 몸이나 한번 주오-"


(한 마디 마다 가락 -덩 기닥 쿵 닥- 을 넣어 준다.)

<중은 팔을 벌리고 부네에게 달려가나, 부네는 이를 뿌리친다. -상쇠는 이를 신호로 자진모리 가락을 친다. -중은 부네의 호의적인 태도에 '이젠 되었구나' 하고 무릎을 탁 치고는 가락에 맞춰 '부네를 쫓는 춤'을 춘다.>


초랭이 : "이메야, 중놈도 춤추고 노는 세상인데 우리도 춤추고 놀아보자."


이메 : "그래, 좋다-"


- 자진모리 -
<초랭이와 이메는 '노는 춤'을 춘다. 춤의 끝부분에서 초랭이가 이메를 불러 자기는 양반을 데리고 올테니 이메 니는 선비를 데리고 오라는 행동을 한다. 이메가 그 말을 알아 들었다는 행동을 하고 선비를 부르러 가는 도중 그 말을 까먹고 다시 무대중앙으로 나와 털석 주저앉는다. 초랭이는 이메에게 지시한 후 퇴장한다. -이메가 앉으면 상쇠는 가락을 중단한다.>


이메 : -즉흥적인 대사로 관중과 어울린다.-
<어느 정도 관중과 어울렸다 생각되면, 초랭이가 뛰어나와 이메를 쥐어박는다.>


초랭이 : "이메 이놈아야, 니 여서 머 하노. 내가 아까 니보고 선비 데리고 오라 안 카더나."


이메 : "아-, 맞다 맞어, 내가 마 까무뿌따. 지금 뻐떡 갔다오께."

<이메는 퇴장하고 초랭이는 이메가 퇴장하는 것을 바라보다가 반대방향으로 가서 양반을 큰 소리로 부른다.>


< 양반 선비 마당 >
초랭이 : "양반요-, 양반요-, 얼른 나오소."
< -굿거리-. 양반은 여덟팔자 황새걸음으로 '등장 춤'을 추며 등장한다. 초랭이는 연신 바쁘게 쫓아 다니며 부산을 떤다. 묘사하자면 양반 뒤에서 양반 흉내를 내고, 부네 흉내를 내고, 부네의 치마를 들치는 등등..., 이때 선비는 반대쪽에서 부네를 데리고 등장한다. 양반과 선비가 무대 중앙에 위치하면 초랭이가 뛰어 나오면서 '양반요, 양반요-'한다. -상쇠는 이를 신호로 가락을 중단한다.->


초랭이 : "양반요, 나온 김에 서로 인사나 하소." (인사하는 행동)


양반 : "여보게 선비, 우리 통성명이나 하세."


선비 : "예, 그러시더."

<양반과 선비가 서로 절을 하려고 할 때, 초랭이가 양반 머리 위에 엉덩이를 돌려대고 선비에게 자기가 인사를 한다.>


초랭이 : "헤헤..., 니 왔니껴?"


양반 : "옛기, 이놈."


선비 : "저 놈의 초랭이가 버릇이 없구만요."


양반 : "암만 갈체도 안되는 걸 별도리가 있나."


선비 : "아니 그래가지고 이마에 대쪽같은걸 쓰고 양반이라카나?" 

<초랭이는 양반과 선비의 대화에 귀를 기울이며 관중을 그 대화속으로 끌어들인다. 그리고 틈나는 데로 부네에게로 가서 추근대며 전체마당을 분주히 돌아다닌다.>


초랭이 : "지도 인사, 나도 인사, 인사하긴 마찬가진데 무슨 상관이니껴."

<초랭이는 양반이나 선비를 두고 대사를 할 경우는 가운데 위치에서 대사를 한 후 얼른 뒤로 피하는 행동을 한다.>


양반 : "어흠, 그래 내가 양반이 아니고 또머로? 여기에 내보다 더한 양반이 어디있노"

<선비는 부네를 부르고 자리에 앉는다. 양반도 앉는다. 부네는 가만히 선비에게로가 선비의 어깨를 주무른다. 선비는 부네가 주무르는 손을 어루만지며, 양반이 보란 듯이 다정스레 대한다. 양반은 선비의 그런 태도에 못 마땅하게 여긴다. 초랭이는 이러한 양반의 마음을 읽고 그를 놀려주기로 생각한다.>


초랭이 : "양반요, 어깨 주물러 주까요?"
<양반의 '오냐' 소리에 초랭이는 부네의 흉내를 내듯 양반의 어깨를 몇 차례 주무르다가 무릎으로 양반의 어깨를 짓누르기 시작한다. 양반은 초랭이의 우악스러운 안마(?)에 더 이상 못 참겠던지 초랭이를 뿌리친다.>


양반 : "아이쿠, 이놈 어깨 부서질따."

<초랭이는 뒤로 나동그라진다. 다시 일어서 양반의 뒤통수를 세게 내리치려는 행동을 한다. (초랭이는 늘상 이런 식의 행동을 한다. 즉, 양반 앞에서는 '예예' 하다가도 뒤에서는 틈만 있으면 양반의 허세를 비꼰다. 풍자극에서의 전형적인 모습이라 하겠다.) 부네는 어깨 주무르는 것을 그만 두고 원래 자리로 되돌아 간다.>


초랭이 : "양반요", "양반요", "아 양반어른요"
<초랭이는 빠른 걸음으로 양반의 좌우를 왔다갔다 하며 양반을 부르지만 양반은 뉘엇뉘엇 돌아다보기 때문에 도무지 초랭이를 볼 수가 없다.>


양반 : "허허, 이놈이 오늘 따라 왜이리 수답노."


초랭이 : "세사아 참, 빌꼬라지 다볼시데이. 아까요, 중놈이 부네하고 요래 요래 춤추다가 중이 부넬
차고 저짜로 갔잖니껴."


양반 : "허허, 그 참 망측한 세상이로다."

<초랭이는 자기말만 하고 양반의 말은 안중에도 없는 듯 관중에게로 가 다른 짓을 한다.>


부네는 이때 중을 유인하며 마당을 이끈다. 둘이 무대중앙에서 마주 보게되면 중은 부네와 함께 '노는 춤'을 춘다. 춤의 끝부분에 초랭이가 등장하여 둘이 노는 것을 유심히 살피다 중이 부네와 어울려 춤을 춘다는 사실에 배꼽을 잡고 웃으며 데굴데굴 구른다.

초랭이에게 발각된 중은 부네를 등에 메고 부리나케 도망간다. 이때 부네가 신고 있던 꽃신이 벗겨져 버린다. 초랭이는 이들이 사라진뒤에 정신을 차렸으나 두 사람의 행방은 알지 못한다.>


초랭이 : "헤헤헤... 우숩데이, 우수워 세사 이런 일이 다 있노. 어, 근데, 중놈하고 부네하고 어데로 갔노. 누가 중놈하고 부네하고 어데로 갔는지 본 사람있니껴?


초랭이 : (꽃신을 발견하고) "어, 요게 머로? (초랭이는 그것이 꽃신인 줄 모르고 무엇인가 살피다 살짝 건드려 보다 놀라 뒤로 물러난다. 두 번 정도 물건을 살피는 행동을 한 후 그제서야 꽃신인줄 알고 살며시 잡고) 아-, 중놈하고 부네하고 노다 빠자 넣고 간 꽃신 이구나! 아리고 고와래이-. (초랭이는 좋아서 꽃신을 꼭 껴안는 등 굉장히 아끼는 행동을 한다.)


초랭이 : "보소, 이거 이뿌지요? 이거 주까요? 안돼니더. (다른 이에게) 이거 니주까? 안돼 헤헤헤... (독백) 에이고 중하고 부네하고 춤추고 노는 세상인데 나도 이메나 불러 춤이나 추고 놀아야 될따. (이메가 입장하는 곳을 가서) 야야, 이메야- 이메야, 이메 이놈아야. 얼른 나오이라.


이메 : "왜 그노 이놈아야"

<상쇠는 굿거리로 몰고, 이메는 무대중앙으로 '비틀 춤'을 추며 등장하고 초랭이는 이메의 춤을 흉내 내는 등 마당을 재미있게 이끈다.>


초랭이 : "이메야, 이놈아야. 니는 와 맨날 비틀 비틀 근노 이놈아야."


이메 : "까부지 마라 이눔아야, 니는 와 촐랑촐랑 그노 이눔아야. (촐랑거리는 흉내를 내다 넘어진다.) "아이쿠, 아이구 궁디야, 아구야."

초랭이 : "에이, 등신아. (머리를 쥐어박고 일으켜 준다)", "이메야, 아까 중놈하고 부네하고 요래요래 춤추다가 내가 나오끼네 중놈이 부네를 차고 저짜로 도망 갔잖나."


이메 : "머라꼬, 아이구 우습데이....(웃음)"


양반 : "야야, 초랭아. 이놈 거기서 촐랑 대지만 마고 저기가서 부네나 찾아 오너라."
<이 말에 초랭이는 '야' 하고 부네를 데릴러 쫓아 다니지만 어느새 부네는 양반 뒤에 와 있다. 선비는 몹시 언짢아한다.>


초랭이 : "부네 여 왔짠니껴"

<부네는 양반의 귀에다 대고 '복' 한다.>


양반 : "아이쿠, 깜짝이야. 귀청 떨어질라. 오냐, 부네라!"
<다시 초랭이는 관중들과 함께 부산을 떨고 선비는 연신 못마땅한 표정을 짓는다. 부네는 양반의 어깨를 주무르다 말고 양반의 머리에서 이를 잡는 시늉을 한다. 초랭이가 이를 보고>


초랭이 : "헤헤, 양반도 이가 다 있니껴?"
<양반과 선비가 모두 일어난다. 선비는 일어나면서 '엣기 고얀지고' 라며 심경을 토로한다.>


양반 : "오냐, 부네라, 어흠, 국추 단풍에 지체후 만강하옵시며 보동댁이 감환이들어 자동 양반 문안 드리오.'


부네 : "보 - 옥"


양반 : "허허, 그곳이 하도 험악하여 보호차로 왔나이다. 수목은 울창하며 양대꽃이 만발하니 거기에 들어가기만 하면 백혈을 토하고 죽어가기에 보호하러 왔나이다."
<선비는 못마땅한 표정을 지으며 안절부절 한다.>


양반 : "예 부네야, 그래 우리 춤이나 한번 추고 놀아 보자"


- 굿거리 -
<상쇠의 가락에 맞춰 양반, 선비, 부네, 초랭이가 어울려 '노는 춤'을 추며 마당은 곧 흥에 넘친다. 그러나, 양반과 선비는 부네를 사이에 두고 서로 차지하려고 하여 춤은 두 사람이 부네와 같이 춤추려는 내용으로 이어져 간다. 부네는 요염한 춤을 추며 양반과 선비 사이를 왔다 갔다 하며 두 사람의 심경을 고조 시킨다. 이것을 간파한 초랭이는 양반과 선비를 싸움 붙이려는 계략을 꾸민다. 우선 양반에게로가 무언가를 얘기를 한다. 이에 양반은 초랭이가 시키는 데로 선비에게로가 그를 데리고 그 무언가를 얘기하면 선비는 관중석에서 누군가를 찾기 시작한다. 이를 기회로 양반은 부네와 춤을 계속 추게 되었다. 관중속에서 열심히 무언가를 찾던 선비는 부네와 어울려 춤추는 양반을 보고는 '속았다' 는 생각에 노발 대발하여 양반을 부른다.>


선비 : "여보게 양반-"
<이를 신호로 상쇠는 가락을 멈춘다.>


선비 : "여보게 양반, 자네가 감히 내앞에서 이럴수가 있는가?"
양반 : "허허, 무엇이 어째? 그대는 내한테 이럴수가 있단 말인가?"
선비 : "아니, 그라마 그대는 진정 내한테 그럴수가 있는가."
양반 : "허허, 뭣이 어째? 그러면 자네 지체가 나만 하단 말인가?"
선비 : "아니 그래, 그대 지체가 내 보다 낫단 말인가?"
양반 : "암, 낫고말고."
선비 : "그래, 낫긴 뭐가나아"
양반 : "나는 사대부의 자손일세"
선비 : "아니 뭐라꼬, 사대부? 나는 팔대부의 자손일세."
양반 : "아니, 팔대부? 그래, 팔대부는 뭐로?"
선비 : "팔대부는 사대부의 갑절이지."
양반 : "뭐가 어째, 어흠, 우리 할뱀은 문하시중을 지내셨거든"
선비 : "아, 문하시중. 그까지꺼... 우리 할뱀은 바로 문상시대인걸."
양반 : "아니 뭐, 문상시대? 그건 또 머로?"
선비 : "에헴, 문하보다는 문상이 높고 시중보다는 시대가 더 크다 이말일세"
양반 : "허허, 그것참 빌꼬라지 다보겠네. 그래, 지체만 높으면 제일인가?"
선비 : "에헴, 그라만 또 머가 있단 말인가?"
양반 : "학식이 있어야지, 학식이. 나는 사서삼경을 다 읽었다네"
선비 : "뭐 그까지 사서삼경 가지고. 어흠, 나는 팔서육경을 다 읽었네"
양반 : "아니, 뭐? 팔서육경? 도대체 팔서는 어디에 있으며 그래 대관절 육경은 또 뭔가?"
<초랭이는 여태까지 두 사람의 얘기를 귀담아 듣다가 잽싸게 끼어 든다.>


초랭이 : "헤헤헤, 난도 아는 육경 그것도 모르니껴. 팔만 대장경, 중의 바라경, 봉사의 앤경, 약국의 길경, 처녀의 월경, 머슴의 세경 말이시더-"
<고수는 육경을 한 소절마다 장단을 쳐준다. 초랭이는 '머슴의 세경' 을 더욱 강조 하여 자신의 세경에 못마땅함을 보인다.>


선비 : "그래, 이것도 아는 육경을 양반이라카는 자네가 모른단 말인가?"
양반 : "여보게 선비, 우리 싸워봤짜 피장파장이꺼네 저 짜있는 부네나 불러 춤이나 추고 노시더."
선비 : (잠시 생각하다가) "암, 좋지 좋아"
<이어 양반과 선비가 동시에 '예, 부네냐-' 하고 부네를 부르면 상쇠는 자진모리 가락으로 마당을 이끈다. 이젠 양반, 선비가 부네를 두고 다툼하는 춤이 아니라 서로 어울리는 화합의 '노는 춤'을 춘다.

춤의 중간 부분에 할미가 등장한다. 할미는 춤추고 노는 광경을 보고 어울려 놀고 싶은 생각이 들어 같이 춤을 추다가 부네가 선비와 어울리는 동안 양반에게로가 양반과 춤을 춘다. 양반은 흥에 겨워 춤을 추다 보니 부네는 없고 할미가 앞에 있기에, '에끼이 할망구야' 하고 밀어낸다. 할미는 선비에게로 다가간다.

어느새 부네는 양반에게로 가있다. 선비도 양반처럼 할미를 밀친다. 할미가 선비에게 밀려 넘어지자 이를 지켜보던 초랭이가 할미를 일으키며 자기와 같이 춤추며 놀자고 한다. 할미는 초랭이를 기특하다며 칭찬하고 나서 같이 춤을 춘다. 이제 모두가 흥에 겨워 춤 마당을 벌인다.

한창 흥에 겨워 할 때 백정이 등장한다. 보기드문 광경을 보고 '꼴들 참 좋다 좋아' 하고는 우랑을 팔려는 생각을 한다.>


백정 : "샌님-, 샌님-."
<이 소리를 신호로 상쇠는 가락을 멈추고 모든 배역은 춤을 중단한다.>


백정 : "꼴들 참 좋다, 좋아. 샌님 알 사소 알."
양반 : "이놈 한참 신나게 노는 데, 알은 먼 알이로"
백정 : "알도 모르니껴"
<이 때 초랭이가 툭 튀어나오면서>


초랭이 : "헤헤헤...., (행동으로) 닭알, 눈알, 새알, 대감님 통불알 말이시더."
백정 : "맞다 맞어, 불알이야, 불알."
선비 : "이놈, 불알이라니"
백정 : "소불알도 모르니껴?"
양반 : "이놈, 쌍스럽거러 우랑이라니, 안살테니 썩 물러가거라."
백정 : "샌님, 이 소불알 머그만 양기에 억시기 좋으이시데이."
선비 : "머라꼬, 양기에 좋타꼬, 그라만 이거 내가 사지."
양반 : "허허, 야가 아까 날보고 먼첨 사라켓으이께네, 이건 내 불알일세."
선비 : "아니 이거는 내불알일세."
<양반과 선비는 백정이 잡고 있는 소불알을 잡고 밀고 당기고 한다.>


백정 : "이이쿠 내 불알 터지니더-"

<백정이 소리치며 뿌리치니 불알이 땅에 떨어진다. 할미는 떨어진 소불알을 집어 들면서.>


할미 : "쯔쯔쯔, 소부랄 하나 가지고 양반도 지 부랄이라 카고, 선비도 지 부랄이라 카이께네 대관절 이부랄은 뉘 부랄이로? 내 육십평생 살았다만 소부랄 하나 가지고 싸우는 꼬라지는 처음 봤다. 처음 봤어. 에이, 몹쓸 것들아...."

<이 말을 신호로 상쇠는 자진모리 가락으로 몰며, 모든 배역들은 서로 어울려 '노는 춤'을 춘다. 모든 갈등이 해소 된 상태에서 한 바탕 흥겹게 어울어져 춤을 춘다. 춤의 끝부분에 별체가 등장하여 큰 소리에 왜친다.


(하회별신굿탈놀이보존회에서 발취)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