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귀한 이번 겨울에 북해도(홋가이도)에 가서 원 없이 눈 구경을 하고 왔습니다.
북해도 겨울여행을 가는 분들은 대개 눈 구경이 목적입니다.
이곳 저곳 다니면서 구경거리도 많이보고 했지만 설국(雪國)으로 변한 홋가이도의 풍경은 정말 아름다웠습니다.
평생 볼 눈을 4일동안 모두 본 것 같네요.
일본은 6,542개의 섬으로 이뤄진 섬나라지만 크게는 4개의 섬으로 구분되어 집니다.
그 중 맨 위 러시아와 경계를 이룬 섬이 북해도인데 크기는 남한보다 조금 적고 인구는 우리나라가 5,000만명인데 비해 이곳은 500만명밖에 살지 않아 아주 널널한 곳입니다. 공장이나 오염 유발 요인이 없어 완전 청정지역이구요.
우리가 날마다 고역을 치루는 미세먼지도 전혀 없는 곳입니다.
제가 오래 전 직장생활 할 때 일본 3개월 연수 기회가 있어 회사 비용으로 일본어를 배우러 다녔답니다.
약 1년 가까이 다니면서 거의 중급 수준으로 일본인들과 기본적인 대화는 되었는데 이번에 그것만 믿고 덤벼 들었다가 한마디도 못하고 돌아 왔습니다.
하나도 생각이 나지 않네요.
번역 어플을 유용하게 사용하면 되는데 그것도 자존심이라고 하지 못하고..
가장 많이 사용한 말은 ...
이쿠라데스까?
북해도에 관한 일반적인 내용으로는,
겨울 북해도가 아주 추운 곳으로 인식하는데 서울의 겨울 날씨와 비슷해서 생각보다 덜 추운(?) 곳이구요.
그러나 눈은 엄청나게 내리는 곳입니다.
일년의 반은 눈 속에 묻혀 사는 곳입니다.
우리와 시차가 같은 곳이지만 한참 동쪽에 있다보니 겨울에는 5시가 되기 전에 해가 집니다.
물론 그만큼 일찍 아침에 해가 뜨구요.
자급자족율이 250%로서 아주 형편들이 좋은 지역입니다.
물이 좋아 술 공장이 많습니다.
유명한 것은 삿뽀르 맥주..
호텔에서도 생수가 없습니다.
수도물 마시라고 하구요.
원래는 임자없는 섬이었지만 러시아가 살금살금 남하정책을 추진하자 일본이 잽싸게 낚아챈 섬입니다.
한율은 우리와 10:1로 보면 됩니다. 우리 돈 10원이 일본 돈 1엔.
물가가 무리보다 많이 비싼 편이라 뭘 하나 덥석 사기가 겁나는 동네인데 일본 여행가서 우리 돈 가치와 비교하여 뭘 먹거나 사려고 하면 아무것도 못합니다.
500엔을 5,000원으로 생각하지 말고 500원으로 생각하면서 사용해야 맘이 조금 편합니다.
북해도 여행 준비물(패키지 여행 기준),
필요한것은 현지에서도 거의 구입이 가능합니다.
북해도를 여행 할때는 나무 추운곳으로 생각하여 완전 북극탐방 수준으로 준비를 해 가는데 그럴 필요는 없습니다.
옷차림은 집에서 겨울에 입고 다니는 정도만 하면 되고 그 위에 겹쳐 입을 모자 달린 패딩점퍼 하나만 더 준비하면 됩니다.
눈이 와도 우산은 그렇게 유용하게 사용되지 않습니다.
거의 버스를 타고 다니기 때문에 가볍게 입고 다니다가 내릴때 겉옷 걸치면 됩니다.
장갑, 목도리는 유용하게 사용됩니다.
신발은 눈 밭에 미끄러지지 않는 겨울 신발이면 무난. (목이 긴 신발이 좋긴 하나 등산화까지는 필요 없음)
와이파이 도시락 하나만 대여 해 가면 4명 정도는 무난히 사용 가능 합니다.(하루 2G 한도)
(버스로 이동하는 시간이 많기 때문에 이건 아주 유용합니다.)
일본은 이런저런 일들로 몇 번 다녀 왔는데 갈때마다 조금씩 느끼는건 우리와 격차가 자꾸 줄어든다는 것..
그러나 우리와 외형상의 차이는 많이 느끼지 못하지만 아직도 우리가 부족한 점은 많습니다.
가장 돋보이는 건 국민성이구요.
일본인들의 국민성을 요약하면 줄 잘 서고, 인사 잘 하고, 법 잘 지키는 민족..
가장 취약한 단점은 융통성이 없다는것이구요.
북해도 여행지를 패키지로 다니면 거의 코스가 비슷합니다.
겨울 북해도 여행에서는 딱히 놀라운 곳도 없고 대단한 풍경도 없지만 눈 구경 하나는 배 터지게 할 수 있습니다.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생각 나는건 '강원도로 이사간 부산사람의 일기'(← 클릭)라는 글..
금방 치우고 또 치워야 되고..
북해도,
우째 그렇게 눈이 많은지....
※ 북해도 눈구경과 다니면서 보고 느낀 것들을 정리하여 3편 정도 놓겠습니다.
설국 북해도.
겨울 여행으로 눈 구경을 아주 많이 할 수 있는 곳입니다.
북해도 도청이 있는 삿포르의 밤.
일본은 우리와 마찬가지로 치안이 잘 되어 있어 밤에 마구 쏘아 다녀도 괜찮은 곳입니다.
길바닥에 온통 눈이지만 중요 인도는 거의 열선이 깔려 있습니다.
전차가 다니고 있네요.
삿포르는 인구 200만명으로 북해도 전체 인구의 반 가까이가 살고 있는 도시입니다.
북해도 여행객의 대다수가 이곳에 아지트를 마련하여 돌아 다니고 있기 때문에 숙박 시설이나 쇼핑, 술집 등.. 생활 편의 시설이 아주 잘 되어 있구요.
누군가 맛나다고 한번 먹어 보라는 13,000원짜리 라면을 사 먹었는데...
어지간하면 뭐든지 맛나게 먹는 제 식성에도 이건 아니네요...ㅠ
입가심으로 주막집에 들려서 사케 한 병 마시니 그나마 속이 조금 개운해 집니다.
다음 날 아침 비에이로 이동합니다.
고속도로를 달리는데 바닥은 꽁꽁 얼어있고 온통 눈이 덮여 있는데도 거의 80km이상으로 달립니다.
북해도 와서 가장 불가사의(不可思議)하게 느낀 장면입니다.
승용차도 화물차도 심지어 경차도 빙판 고속도로를 마구 달립니다.
4일동안 온통 눈 천지에 달리면서도 사고 난 장면을 하나도 보지 못했네요.
일본은 눈이 많아 타이어가 눈길에 미끄러지지 않도록 아주 적극적으로 개발이 많이 되어 있다고 합니다.
북해도에 다니는 차들은 거의 이런 타이어를 장착하고 있고 스노우체인을 감고 달리는 경우는 없습니다.
그리고 끼어들기 없고 가,감속을 하지 않습니다.
모든 차가 일정한 속도로 적당하게 달리니 가능 할 것같구요.
봅슬레이 코스 같은 고속도로를 어느 차 할 것 없이 시속 100km 가까이 달리는 장면을 상상해 보셨나요?
북해도에서 가장 북단에 위치한 고속도로 휴게소.
더 윗쪽도 있긴 하지만 그곳에는 화장실만 있다고 합니다.
우리랑 다르게 휴게소가 많이 한적 합니다.
다시 또 북쪽으로 달립니다.
삿포로에서 비에이까지는 대략 3시간 정도 소요.
4일 내내 차 타고 다니고 잠시 내려 구경하고 또 차 타고 다니고..
빙판 고속도로를 마구 달리는 걸 보니 신기하기도 하고..
눈 사태를막기 위한 장치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일본 고속도를 달리다 보면 쉽사리 느낄 수 있는데 도로 가장자리에 가드레일이 설치가 되어있는 곳도 있지만 가드레일이 없이 바깥에서 동물들이 도로에 들어오지 못하도록 쇠줄만 쳐져 있는곳도 많습니다.
시속 100km의 도로에서는 그 속도로만 달리는 융통성 없는 민족(?)이니 사고가 날 수 없습니다.
중간에 어떤 마을을 지나가는데 눈이 많이 내려 있네요.
이 집 점빵은 어떻게 드나들지 궁금합니다.
문 앞이 온통 눈으로 막혀 있는데 ....
대개 1~2m 정도의 눈이 내린듯 합니다.
오염이 없으니 눈이 내려 쌓여 길가에 모아 두어도 언제까지나 하얀색 그대로라 하네요.
여름에 소나기 오는 것처럼 눈이 갑자기 내렸다가 그쳤다가..
이런 길을 80~100km로 달린다고 생각해 보세요.
우리나라 같으면 죽은 목숨...
드뎌 비에이 도착..
비에이나 후라노 지역이 대표적으로 눈이 많이 내리는 곳인데 정말 눈밭 끝내 주네요.
북해도 여행에서 빠질 수 없는 여행지가 비에이입니다.
삿포르에서 약 3시간이상 달려야 하는 곳이지만 거의 모든 여행객이 이곳은 들리는듯 합니다.
새하얀 눈밭..
사진으로는 아무래도 많이 부족합니다.
정말 멋진 곳입니다.
경고판입니다.
눈 밭에 함부로 들어가지 말라는..
이곳 눈밭은 깊이가 거의 2~3m이상.
개인적으로 왔다가 신난다고 눈밭에 성큼 들어가면 빠져서 나오지 못한다고 합니다.
겨울 홋가이도는 일본 사람들도 많이 찾아 오는 곳이지만 한국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다고 합니다.
이럴때 소리치고 싶은 말이 있네요...ㅎ
여러분....
"おげんきですか !!"
(오겡끼데스까?)
이 나무를 세븐스타 나무라고 하는데 담배 광고에 등장했던 나무라고 합니다.
모두 인생샷 하나씩 찍는 곳입니다.
하얀 설원에 나무 한그루..
참 멋집니다.
세븐스타 나무와 주위 설경입니다.
사진과 실제와의 차이가 많이 느껴 집니다. 가슴이 시원해지는 설원의 풍경...
설국의 평원이 광활하면서도 멋집니다.
클릭하면 크게 보여 집니다.
아무리 우울한 사람도 이곳에 오면 싹.. 풀릴것 같네요.
얼어 죽지 않을 것 같은 차림으로 인생샷 한 컷..
자유여행으로 넉넉한 시간이 된다면 한나절 정도 천천히 거닐면서 설원의 풍경을 차분히 담고 싶은 기분입니다.
근데 패키지는 그게 되지 않구요.
많이는 보지만 바쁘고 피곤한게 패키지여행.
그림같은 풍경들을 마음속에 담아 둡니다.
언제 이곳에 다시 올 수 있을까요?
눈의 왕국
온통 새하얀 설원이 아름답습니다.
클릭하면 크게 보여 집니다.
켄과 메리의 나무라는 곳입니다.
많이 유명한 나무인데 사람들이 너무 붐벼 멋진 나무 사진 건지기 어렵네요.
클릭하면 크게 보여 집니다.
다시 다음 여행지로 달립니다.
눈은 왔다가 그쳤다가 ..
그래도 차는 쌩쌩 달립니다.
이번의 운전기사는 70대 흰머리..
본인 설명으로는 운전에 대하여는 자부심을 가질만큼 능숙하답니다.
일본은 자판기 천국.
다양한 자판기들이 많습니다.
점심식사를 위하여 들린 식당.
관광지의 식당들은 대개 기념품 가게를 겸하고 있습니다.
혹시 패키지 여행중에 이런 기념품 가게를 만나 맘에 드는 것이 있다면 얼릉 사는 것이 좋습니다.
일본은 특색있는 기념품은 이곳저곳에 분산하여 팔지않는 경향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북해도 특산품이나 북해도 기념품은 도쿄에서는 절대 살 수 없습니다.
일본은 경차 천국.
우리와 달리 일본은 660cc 이하가 경차입니다.
경차를 구분하는 건 번호판. 노란색 번호판이 경차입니다.
우리가 봐서는 전부 경차 같은데 흰색 번호판은 배기량이 그 이상되는 차들이구요.
이곳 북해도는 눈이 많아 경차 비중이 적은 편인데 그래도 반 정도는 경차입니다.
나머지도 제 눈에는 모두 경차처럼 보이구요.
허세보다는 실익을 추구하는 민족성이 돋보입니다.
참고로 부산 롯데호텔에는 부산 관광을 오는 일본인들이 거의 투숙하는 곳인데 이곳에는 우리나라 경차 출입이 금지되어 있습니다.
호텔에 머무는 일본인들이 아주 의아해 하는 현상이구요.
일본에는 아무리 최고급 호텔이라도 경차 출입을 제한하는 곳은 없습니다.
다음 목적지 도착입니다.
흰수염폭포.
이곳도 온통 설국입니다.
흰수염 폭포는 저곳 다리 위에서 감상하면 됩니다.
흰수염 폭포.
온천수가 폭포로 흘러 물은 얼지 않는데 주위가 온통 얼어 있어 아주 진기한 풍경을 연출 합니다.
클릭하면 크게 보여 집니다.
흰수염폭포
일본말로 시라히케노타키(しらひげの滝)라고 하는데 쏫아져 흘러 내리는 모습이 마치 흰수염같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입니다.
클릭하면 크게 보여 집니다.
흘러 내려오는 계곡물이 청빛입니다.
눈과 계곡물과 폭포가 아주 잘 어울립니다.
폭포에서 흘러내린 물이 '청의 호수'라고 이름 붙여진 예쁜 호수에 모이게 됩니다.
우리는 별로 만나기 힘든 공중전화기가 일본에는 아직 많이 있네요.
눈 속에 묻혀서 전화하기 힘들듯..
'청의 호수'입니다.
물빛이 푸른색이라 붙여진 이름인데 꽁꽁 얼어서 그냥 구경하는 시늉만 하고 돌아 나옵니다.
스케쥴에 잡혀 있으니 할 수 없이 구경은 하는데 전혀 볼 것 없습니다.
눈이 녹고 푸른 빛의 물에 비춰진 나무들이 그림자를 드리우면 아주 멋지다고 하는데...
청의 호수가 여행 스케쥴에 잡혀 있는 패키지 팀들은 어김없이 이곳에 들려 시간만 낭비하고 돌아 갑니다.
그래도 다들 즐거운지 하하호호...
다시 삿포르에 돌아 왔습니다.
오늘은 눈이 조금 덜 내려 시내의 눈은 아침보다 많이 녹아 있네요.
저녁 메뉴는 대게뷔페
대게와 털게, 그리고 킹크랩이 무한 리필로 나오고 기타 일본 음식들이 뷔페로 제공됩니다.
북해도 패키지에서 거의 빠지지 않는 식단인데..
근데 얄굿데이...
이게 조선땅 강구나 영덕 바닷가에 가서 내 돈 주고 비싸게 먹을때는 그렇게 맛나더니 지 맘대로 양껏 먹으라하니 별로 많이 넘어가지 않는다는..ㅎ
근데 조금 지저분하게 드셨죠잉?
암튼 무한리필의 대게..
북해도 여행의 은근한 유혹 중의 하나입니다.
- 다음편(じかい) 기대해 주세요.( 期待してください.)
2편 : 북해도 겨울 여행 - 지옥계곡과 쇼와신산, 그리고 오타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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