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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과 그림

늙은 꽃 - 문정희

 

 

늙은 꽃

 

문정희

 


어느 땅에 늙은 꽃이 있으랴
꽃의 생애는 순간이다
아름다움이 무엇인가를 아는 종족의 자존심으로
꽃은 어떤 색으로 피든
필 때 다 써 버린다
황홀한 이 규칙을 어긴 꽃은 아직 한 송이도 없다
피 속에 주름과 장수의 유전자가 없는
꽃이 말을 하지 않는다는 것은
더욱 오묘하다
분별 대신
향기라니

 

 

 

 

술을 목 언저리까지 담고 이 詩를 읽는데 갑자기 목이 멘다.

이유가 뭘까?

세월을 넘기기 전에는 세월 속에는 절대 묻히지 않는 청춘이라 장담했었고

아득히 먼 나라는 오지 않는다고 했었다.. 불내, 불내, 不重來  ...

 

그때 어른들의 말이 맞았는데..

나도 그 뒤풀이를 하고 있다니.. 이런...

 

그런데, 진한 향기 한자락 남기고 미련 없이 사라지는 꽃에서는

오직 청춘밖에 없다.

늙은 꽃은 절대 없다는 것..

 

그러나,

 

생각해보니 사람도 늙은 사람은 없다.

인간이란 존재 그 자체가 바로 화려함이고 꽃이다.

순간이란, 시간이 아니라 의미이다.

이 의미 속에 존재하는 사람은 바로 꽃이 되는 것이다.

 

그걸 모르고 흘러가는 세월을 돌아보기만 했으니..

존재하는 것은 모두가 꽃이고

그 존재는 순간이란 걸...

 

흘린 눈물 한 방울 다시 거둬야 겠다.

 

 

 

 

 

 

 

 

 

 

 

 

 

Comments

  • euroasia 2019.10.24 09:1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상큼한 아침입니다.

  • euroasia 2019.10.24 09:1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위의 사진은 연출인가요 ? ㅎㅎ

  • 오래전 기타를 치면서 노래를 부를때 참 많이도 불렀던 노래가 생각이 나네요.
    꿈결같은 세상...
    난 믿고 살테야 꿈결 같은 세상~~ㅎㅎ
    매 순간이 청춘이고 삶이잖아요...ㅎㅎ
    늙은 꽃은 없어요...^^

  • 세이지 2019.10.24 12:0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회갑이 지나셔도 이렇게 고운 시를 읽으시고
    딸 아들 잘 키워서 제 갈 길 찾아 주시고
    어린 손자들과 산에 올라
    그 어려운 사랑이 뭔지 가르쳐 주시고
    산행 때는 또 가는 곳마다 사진을 찍고
    얼굴도 모르는 사람들에게 우리 산의 아름다움을 나누어 주시고
    꽃도 이보다 더 아름다울 수는 없어요!

    아들 짝지어 보내고 나니 문득 쓸쓸하게 두가님 자신을 돌아보게 되시는가 봐요.
    저는 두가님처럼 멋진 분을 아직 만나지 못했어요.
    이제 눈물 같은 건 아예 흘리지 마셔요.
    혹 막걸릿잔에 떨어져 술맛 싱거워져요. ^^

    • 댓글을 시처럼 쓰시는군요. 세이지님은..
      암튼 갈수록 실망을 드릴것 같은 느낌이 들어 살짝 불안 합니다.ㅎ
      시를 조금 좋아 하는 편이라 구절 하나를 화두처럼 잡고 그걸 되새일때가 많습니다.
      딱 한 구절, 단어 하나에 너무 매료될때가 있구요.
      가을이 아름답게 익어가고 있네요.
      가을앓이를 맣이 하는데 아직은 증상이 별로 나타나지 않습니다.
      여러 친구님들의 따스함이 이 가을에 온기로 가득한가 봅니다.^^

  • 하마 2019.10.24 12:5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헉~ 이런...세이지님 글읽고 뒤늦게 댓글의 댓글속에서 아드님의 결혼식 소식을 오늘 알았습니다.
    살짝 귀뜸이라도 해주시지요... 우선 아드님의 결혼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어째 며칠 블로그가 조용하길래 어디 장거리 여행이라도 가신줄알았답니다.
    진작알았더라면 휴가를 내어서라도 축하드리려 가는건데 그랬습니다.
    모쪼록 아드님께서 사랑과 행복이 충만한 가정이 되시길 진심으로 바래드립니다.
    불꽃처럼 피어올랐다가 사그라드는 꽃은 정말 늙은꽃이 없습니다.
    생애 한번 최대치로 아름다움을 끌어올려 벌과 나비가 찾아오게 하는 그 며칠간의 열정을 누가 말리겠습니까.^^*
    아들 혼사시키고 허전한 마음에 시와 술을 함께 하셨나 봅니다. 여러 만감이 교차하셨을것같네요.
    가을이 익어갑니다. 멋진 하루 보내셔여~~~:)


    • 하마님의 따스한 축하의 말씀, 진심으로 고맙게 받아 드립니다.
      연락을 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
      담에 공술 생기면 그때는 필히 연락 드리겠습니다.
      죄송함으로 담에 술 한잔 사 드리겠습니다.
      지구별 대표로 창파형님 내외분께서 오셔서 여러 사람 몫을 한참에 해 주셨답니다.
      제가 보기와는 다르게 트롯트 노래를 듣는걸 즐기는 편인데 가사가 와 닿는게 많아 그러한가 봅니다.
      방주연의 '꽃과 나비'란 노래를 옛날 제 상사가 아주 구성지게 잘 불러서 저도 몇번 노래방 연습을 하였답니다.

      모진 바람 불어오고 휘몰아쳐도
      그대는 나를 지켜주는 태양의 사나이
      가진것이 없다지만 순정은 있어
      너와 나는 나와 너는 꽃과 나비지

      눈보라가 몰아쳐도 비가 내려도
      그대는 나를 지켜주는 태양의 사나이
      모든것이 싫어져도 당신은 좋아
      너와 나는 나와 너는 꽃과 나비지

      꽃의 의미를 멋지게 해석하신 하마님의 답글로 그냥 허접한 유행가 가사 소개합니다.
      색스폰으로 제수앞에서 구성지게 한번 불러 보시길요.^^

  • 창파 2019.10.24 14:3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기 싯귀에 들어가는 꽃이라는 단어 속에 인간이라는 단어를 넣어 봐도
    그다지 틀린 시가 아닐 것 같습니다...
    "술을 목 언저리까지 담고 이 詩를 읽는데 갑자기 목이 멘다."
    저는 술을 목 언저리까지.....
    그런 경우는 없지만 요즘같은 가을밤 나만에 음악을 홀로 듣다가...
    그리고 이렇게 백그라운드 음악을 들으면서 소통에 시간을 가져볼때 자주 그런 아릿한 기분이 들고는 합니다.
    올해는 부쩍 집사람과도 늙음에 대해 이야기를 자주 하는 편입니다.
    십여년전 이곳에 내려왔을 당시 그곳에는 주로 주말에는 결혼식 아니면 古稀宴이 자주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당시에는 그냥 흘러 넘기던 칠순이라는 단어에 이제 진짜 실감을 하면서
    인간에 장수가 그렇게 좋아만 할 것은 아닐 경우가 많구나 하는 여러갈래의 생각도 해봤습니다.
    아우님이 문정희 시인에 "늙은 꽃"이라는 글을 올린 진짜 이유는 이게 아닌데
    저는 제 경우를 빗대서 늙음만을 너무 안타갑게만 생각하였나 봅니다.
    제가 옆길로(이것이 제일 문제!) 빠졌어도 그런가 보다 하고 이해를 부탁합니다.....
    슬하에 자식 하나가 독립을 하여 울타리를 벗어 났지만
    햇수가 지나면서 둘에서 셋으로 넷으로 피붙이들이 늘어 나는 경사가 가득할 것 같습니다.
    다시 한번 핸섬한 담이 삼촌에 결혼을 축하합니다.
    여동생은 제가 키우겠다는 지율이 등판에 글씨도 의미심장하게 받어 들여봅니다.........^^

    • 제 아는 이의 한 사람은 70 좀 넘어가면 죽는다고 합니다.
      그 뒤는 구차해진다고 하면서..
      저는 100살까지는 악착같이 살겠다고 하고..
      저도 말은 그렇게 하지만 사실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가 장담이 되지 않는다면 구차하게 명을 연연할 생각은 없습니다.
      그러다가 오늘 형님의 댓글을 뵈오니 칠순이란 말이 나오고..
      정말 형님을 뵈온지가 오래인데 제가 많이 무심했다는 생각도 듭니다.
      저만 나이들고 형님은 늘 그자리에 계신가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늙은 꽃이 없고 인간은 찰나의 삶 자체가 하나의 꽃이라고.. 생각을 하며 모두가 고귀한 꽃이 되어 한세상 활짝 피었다가 스러지는게 꿈이 아닐까 합니다.
      부족한 아들의 결혼식에 오셔서 맘껏 축하 해 주신 형님과 형수님께 깊은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 모처럼 출근을 했더니 밀린 일로 마음이 급했는데..
    에휴 ~ 두가님 아드님 결혼 소식을 접하니.. 너무 죄송한 마음이 ..
    우선 축하부터 드립니다 ~~^.^
    손주 부자 되시기를 바랍니다.
    몇 년 후 명절이면 두가님 댁에서 펼쳐질 행복한 대가족 모습을 상상을 해 봅니다.

    • 고맙습니다. 쏭빠님.
      새로운 가정을 꾸려가는 아이들이 잘 되기만을 빌 뿐입니다.
      가을 깊어가는데 단풍 구경도 다니시고 여유를 가지시면 지내시길 바래 드립니다.^^

  • euroasia 2019.10.25 09:2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드님 결혼을 축하드립니다.
    뿌듯하시고 큰짐들을 내려놓으셔서 한결 기쁘시겠습니다.
    즐거운 일에는 꼭 부르셨어야 하는데 말입니다.
    다시한번 축하드립니다.

    • 유라님, 고맙습니다.
      큰 짐을 내려 놓으면 작은 짐들이 얹혀지는게 세상 이치라 앞으로 또 자질구레한 일들이 이어지리라 생각됩니다.
      부르지 못해 죄송한 마음으로 다음에 술 한 잔 대접해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