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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과 그림

너무 아픈 사랑 - 류근의 시와 김광석의 노래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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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백장 모텔에서 나와 뼈다귀 해장국집에서

소주잔에 낀 기름때 경건히 닦고 있는 내게

여자가 결심한 듯 말했다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다,

라는 말 알아요? 그 유행가 가사

이제 믿기로 했어요

 

믿는 자에게 기쁨이 있고 천국이 있을 테지만

여자여, 너무 아픈 사랑도 세상에는 없고

사랑이 아닌 사랑도 세상에는 없는 것

다만 사랑만이 제 힘으로 사랑을 살아내는 것이어서

사랑에 어찌 앞뒤로 집을 지을 세간이 있겠느냐

 

택시비 받아 집에 오면서

결별의 은유로 유행가 가사나 단속 스티커처럼 붙여오면서

차창에 기대 나는 느릿느릿 혼자 중얼거렸다

그 유행가 가사,

먼 전생에 내가 쓴 유서였다는 걸 너는 모른다

 

 

 

 

 

이 시의 제목은 '너무 아픈 사랑'입니다.

'류근'의 시입니다.

류근이란 이름은 조금 익숙한데 화요일 KBS뉴스 끝나면 방송하는 '역사저널 그날'에 고정패널로 출연하고 있습니다.

시 내용도 아마 익숙한 글귀가 있을 것입니다.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라고...'

대구가 낳은 명품 가수 김광석이 어느 케이블 방송에 출연하여 그의 생에 마지막으로 부른 노래가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 이었고 그리고 7시간 지난 후 그는 그의 집 거실 난간에서 목을 매었습니다. 23년이 지났네요.

 

그대 보내고 멀리 가을새와 작별하 듯

그대 떠나보내고 돌아와 술잔 앞에 앉으면 눈물 나누나

그대 보내고 아주 지는 별빛 바라볼때

눈에 흘러 내리는 못다한 말들

그 아픈 사랑 지울 수 있을까

 

어느 하루 비라도 추억처럼 흩날리는 거리에서

쓸쓸한 사람되어 고개 숙이면
그대 목소리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 었음을

 

어느 하루 바람이 젖은 어깰 스치며 지나가고

내 지친 시간들이 창에 어리면
그대 미워져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 었음을

 

이제 우리 다시는 사랑으로 세상에 오지 말기

그립던 말들도 묻어 버리기

못다한 사랑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 었음을

 

이 노랫말을 쓴 류근은 그때 무명의 젊은 시인이었습니다.

그는 군복무 시절 사귀고 있던 연인을 선배에게 빼앗겼다고 합니다.

쓰리고 아픈 기억이 시가 되었나 봅니다.

 

너무 사랑했기에 그 사랑마저 부정하고픈 심정...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란 걸..

그 보다 더 많이 사랑하고 더 많이 가슴을 연 것이 결국 아픔이 되는 것..

그건 사랑이 아니고 무엇일까요?

 

 

김광석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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