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여행 일기

도동서원 앞 은행나무 노랗게 물들다.

 

세상에 볼거리 없는 동네로 대구만큼 밋밋한 곳이 있을까요?

수십 년 살아왔지만 이곳에선 볼거리로 가 볼만한 여행지가 많지 않습니다.

인공적인 시설물을 제외하면 시내에 있는 몇 곳 공원과 유원지, 그리고 인근에 있는 팔공산과 앞산 등이 전부입니다.

하다못해 생뚱맞게 골목투어를 관광지로 개발한 곳이 대구이니까요.

 

그래도 계절에 맞춰 찾다 보면 아주 느낌이 와닿은 곳이 있는데 이즈음 가을 가득할 때 도동서원의 김굉필 은행나무가 아주 멋지답니다.

그리 오래 매달려있지 않는 은행잎을 감안할 때 아마 이번 주에서 다음 주가 최고일 것 같네요.

수나무라 열매없고 냄새도 없답니다.

대원군의 권력에도 살아남은 도동서원의 아기자기한 디테일을 보는 것은 덤이구요.

 

 

사진은 오늘 현재 풍경입니다.

 

 

 

도동서원 가는 길에 만난 가을..

 

 

도동서원은 다람재에서 내려다보는 풍경이 일품이랍니다.

부지런한 달성군에서 내려다보는 앞쪽에 잡목을 조금 정리해 주면 얼마나 좋을까..^^

은행나무가 노랗게 물들어 발걸음을 재촉하게 만듭니다.

 

 

다람재에서 차를 몰아 부리나케 내려 갑니다.

단풍이 고와서 마음은 길을 따라 내려가지 못하네요.

 

 

도동서원에 있는 은행나무는 나이가 400살 정도밖에(?) 되지 않지만 낙동강 강바람에 고생을 해서 그런지 조금 겉늙어 보인답니다.

도동서원의 주인공인 김굉필의 외손자인 정구가 도동서원을 맹글면서 심은 것이라 합니다.

요즘으로 치면 기념식수 정도 되겠지요.

분명히 정구가 심었는데 나무 이름은 김굉필나무라고도 한답니다.

 

가을이 되면 도동서원은 별볼일 없어지고 이 은행나무를 구경하러 오는 이들이 더 많답니다.

사진작가분들은 말할것도 없구요.

나무 크기도 대단하지만 생김이 아주 특이하여 여느 은행나무들과는 완전 대조적입니다.

대개의 은행나무는 위로 치솟아 자라는데 비해 이곳 은행나무는 옆으로 퍼져서 자라 거의 느티나무 저리가라 자태를 뽐낸답니다.

바닥에 떨어지는 노오란 은행잎 카펫을 밟는 기분도 아주 좋구요.

 

 

은행나무를 보기 위해 들려서 사진을 여러장 찍었는데 다 올리면 재미가 반감될듯 하여 일단 전신이 나와있는 큰 사진 하나를 대표로 올립니다.

이곳 

 

 

 

 

 

 

은행나무는 바깥으로 둥글게 낮은 울타리가 쳐져 있는데 고운 은행잎들이 떨어져 있어 아주 보기 좋답니다.

 

 

 

 

 

도동서원 입구 수월루가 보수 중이라 빙 둘러 안으로 들어가니 중학생 정도 되어 보이는 학생들이 단체로 와서 강당에서 수강을 하고 있습니다.

제가 어릴때 배우다 만 사자소학을 익히고 있네요.

 

 

도동서원은 먼 빛으로 흘낏 둘러보고 간다면 정말 실수하는것입니다.

숨은 그림찾기가 너무 많은 곳이라 자세히 둘러보면 이곳 저곳 보물찾기처럼 재미있는 곳들이 참 많답니다.

대형버스 3대 분량으로 타고 온 아이들이 이곳 저곳에서 학습 중이라 세세하게 둘러보지는 못하고 대강의 몇 장면만 담아 왔습니다.

 

강학공간인 중정당 아래 기단에 있는 다람쥐입니다.

좌우로 있는데 방향이 서로 다르답니다.

다람쥐라고도 하고 세호라고도 한답니다.

세호(細虎)는 새끼 호랭이...

두곳에 설치가 되어 있는데 기단의 오른편에 있는 건 위로 올라가는 모양이고 왼쪽편은 내려가는 모양입니다.

동입서출.. 출입의 기본질서를 의미하구요.

다람쥐옆의 둥근 모양은 뭔지 모르겠네요. 이전부터 연꽃이라고 하긴 하는데..

 

 

이건 여의주를 물고 있는 용머리인데 기단에는 모두 4마리가 있습니다.

그 중 한마리만 진짜. 원래 있던 것이고 나머지는 짝퉁..

어떤 미친 도둑넘이 이걸 모조리 훔쳐가서 겨우 찾았는데 그 중 하나만 진짜로 남겨두고 나머지는 모처에 보관 중입니다.

도동서원 기단에 있는 4마리 용 중에서 진짜를 찾아 보세요.

근데 사진으로 봐도 너무 티가 나네요.

 

 

이건 중정당 오른편에 있는 생단이라는 이름의 검사 장소입니다.

재사에 쓰일 고기를 검사하는 곳...

참고로 옛 서원이나 향교의 행사에는 익힌 음식은 사용하지 않았답니다.

근데 여기까지 가져 온 고기를 다시 검사하여 불량이면 반품을 하고 다시 잡았을까?? 하는 의아심이 들기도 합니다.

 

 

도동서원에 봄이오면 모란 여행이 제격입니다.

뒷뜰 위 사당으로 올라가는 돌계단과 그 옆에 가득 심어져 있는 모란.

화중왕, 적당한 돌계단과 함께 가슴이 떨리게 아름다운 곳.

보통 4월말쯤 꽃이 피는데 읿본 닌텐도 이넘들은 그 시절 그 동네는 꽃이 늦게 피었는지 화투에는 6월 목단으로 그려져 있네요.

 

 

 

사당으로 올라가는 내삼문 앞 돌계단 가운데 버티고 있는 이 꼬꾸녕은 누구일까요?

아마도 사당으로 들어가는 액을 막는 수호신 역활에다 이곳을 오르내리는 이들이 조심하여 오르내리라고 만든 장치(?)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도동서원 들려서 대다수 그냥 지나치는 담장.

전국에서 토담이 국가 보물로 지정이 되어 있는 유일한 곳입니다.

수막새와 별무늬 기와를 넣어 암수의 조화가 예쁜 흙담장이 환주문을 기준으로 좌우로 쌓여져 있답니다.

 

 

중정당 아래 기단인데 거의 퍼즐 100단 수준입니다.

거의 바늘 틈새 허락하지 않는 정교의 극치이구요.

도동서원을 맹근 정구선생이 전국에서 모은 돌을 가지고 끼워맞추기를 하였다고 합니다.

 

이 기단에는 12각의 석재가 3개 있습니다.

도동서원 들리면 꼭 찾아보기 해 보세요.

참고로 하나는 사진에 올려 두었습니다.

 

 

요즘은 아이들이 발도 울매나 큰지..

중학생 같은데 아무래도 흰 신발이 대세.

발 냄새 날 것 같은 좀 게으른 넘이 있네요.

 

 

되돌아오면서 인근 정수암에 잠시 올라가 봤습니다.

인기척이라도 있으면 차나 한잔 얻어 마실까 했는데 도꾸만 격하게 반길뿐 적막합니다.

 

 

주인이 돌보는지 아닌지..

화분의 야생화들은 지들 나름대로 꽃과 향기를 피우고 있구요.

 

 

세상을 내려다보는 위치에 있다는 건 벼슬뿐만 아니겠지요.

높은데 사나 높은 벼슬을 하나..

다 같은 지위인데 말입니다.

 

 

부러 다람재를 다시 넘어 옵니다.

S라인의 재넘이에 가벼운 멀미를 하여 봅니다.

상큼한 멀미..

가을 앓이를 하지 못하고 지나가는 것도 아쉬움이 되는 나이네요.

 

 

한 계절과 또 한 계절이 만나는 시기.

마른 세상속에서 이파리는 삭아지고 엽록소가 붉게 변하고 다시 부스러지고 흙이 되고 하나의 원소가 되어 존재하는데..

그래서 이 지구의 질량은 변함이 없나 봅니다.

이 세상에서 아주 완전 사라지는 건 없다는 생각이 드네요.

 

 

도동서원 앞 은행나무 노랗게 물들다.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