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율아, 겨울에는 추워야 좋아? 더워야 좋아?
- 추워야.
그럼 많이 추워야 재미있겠어? 덜 추워야 재미있겠어?
- 많~이 추워야~
엄청 많이 추운데 산에 가면 얼어 죽게? 안 얼어 죽게?
- 얼어 죽어요.
그럼 엄청 추운 날은 산에 가야 돼? 바다에 가야 돼?
- 바다......
오늘 엄청 춥지?
- 예..!!^^
지율이와 김여사와 겨울바다 여행을 하고 왔습니다.
올해 들어 가장 추운 날이라고 하네요.
금요일 저녁, 지율이가 산에 가자고 우리집에 왔는데 도저히 산에 같이 갈 날씨는 아니라 동해바다 파도 구경하고 바닷가에서 맛난거 먹고 쉬엄쉬엄 놀다 왔답니다.
코스는,
경주 덕동호 - 추령재 - 인우품골 - 문무대왕면 - 감은사지 - 문무대왕수중릉 - 나산들공원 - 양남주상절리
여행 일시 : 2021년 12월 11일 (토요일)
위의 빨강 글씨는 아이와 내려서 이것저것 구경하면서 잘 설명을 한 곳들입니다.
일년 중 여행 하기 가장 좋은 계절은 언제일까요?
사람마다 생각이 다르겠지만 저는 겨울이 가장 좋게 느껴집니다.
그냥 느낌이지만
모든게 깨끗한것 같고, 들뜨지 않고.. 차분하고... 조용하고.....
첫 목적지인 덕동호에 도착했습니다.
차에서 내리는데 벌써 온 몸이 얼어붙네요.
덕동호는 경주시민의 수원지이자 아랫쪽에 있는 보문호에 물을 보태는 저수지입니다.
이 댐의 특징은 저수지 내부에 있는 나팔관 모양의 배수로입니다.
물이 홍수위로 차면 나팔관 안으로 물이 빠져 나가게 되어 있답니다.
미국의 댐에 보면 간간 이런 배수방식이 있답니다.
다음 코스 추령재로 향하면서..
추령고개는 터널이 생겨 쉽사리 지나가면 되지만 드라이브로 즐길때는 꼭히 추령재를 천천히 넘어가는게 좋습니다.
이건 우리나라 어느 재도 마찬가지이구요.
이화령도, 죽령도, 합천의 지릿재도.. 모두 천천히 재를 올라 넘어보면 아주 색다른 느낌을 얻는답니다.
추령 재만디.
싸늘한 겨울 바람을 뚫고 올라 온 재에는 사람 인기척도 없고 바람소리만 지나가지만 가슴이 한없이 시원해 진다.
바람은 얼굴에 바늘처럼 다가오지만 차갑다는 느낌은 없다.
세상에는 느낌으로 맘으로 견디는 온풍이 있다.
고개 꼭지 옆에 있는 찻집에서 아주 다양하고 멋지게 재넘이를 꾸며 놓았답니다.
백년찻집..
제법 오래된 것으로 기억 됩니다.
이런데 들어가서 그윾하게 차를 마시는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 김여사 덕분에 대문만 구경하고 그냥 통과...
이건 모형입니다.
오늘 일정은 출발전에 사전 검색하여 준비를 단디 해 두었는데 이곳 안우품마을도 꼭 한번 들려보고 싶은 곳이라 차를 몰고 들어 갔답니다.
추령 고개 넘어 중간쯤에서 좌회전하면 됩니다.
수확을 하지 않는 감이 있길래 기념사진 한장.
홍시도 몇 개 있는것 같아 딸려고 잡으니 완전 얼음 덩어리..ㅎ
이곳 사진 찍고 지율이가 옆으로 나오다가 낙엽에 빠져 겨우 올라 왔답니다.
그러다가 암자에 놀러 온 분들이 다시 지율이 뒤로 가서 위 사진의 낙엽더미를 건너다가 빠져서..
산에서 물길이 흘러 내려오는 곳에 낙엽이 가득 쌓여 있었네요.
문무대왕면..
우리나라에 이렇게 지자체의 특성에 맞춰 지명을 바꾼 곳이 꽤 된답니다.
위 지자체는 이전에는 양북면이었답니다.
이 외에도 군위에는 삼국유사면이 생겼고, 청송에는 주왕산면도 있지유.
그리고 보니 고령읍도 대가야읍으로 바꿨네요.
이곳에서 바다로 나가기 전 들려봐야 할 절집이 두 곳 있는데 기림사와 골굴사입니다.
춥지만 않으면 한번 더 들려 볼까 했는데 오늘은 그냥 지나치구요.
지난번에도 아이들 데리고 한번 왔었네요.
오늘 지율이 교육용으로 들린 첫번째 유적지인 감은사지.
아주 오래전에 제 아이들을 데리고 이곳에 와서 한참 설교를 했던 기억이 있는데 이제 다시 그 아이의 아이를 데리고 왔네요.
감은사지에 올라서면 가정 먼저 반기는 건 죽은 고목 한그루..
아마도 느티나무 고목인듯한데 이곳 감은사의 역사를 알고 있지 않을까 생각하여 봅니다.
그 옛날 석공들은 무슨 재주로 돌을 이렇게 멋지게 깎았을까?
요즘 절집에 들리면 중국산 석재에 그라인드로 깍은 부처님도 등장하고..
참 애닯다는 느낌이 드는데 ..
이곳에서는 절로 고개가 숙여 집니다.
모처럼 김여사와 지율이 기념사진.
통일신라 석탑으로서 우리나라 석탑 중에서 가장 큽니다.
사진으로 보는 것 보담 훨씬 더 큽니다.
대개의 신라시대 석탑은 오층으로 되어 있는데 이곳 감은사지에는 삼층석탑입니다.
웅장하고 장중함으로 시대의 스타일을 바꾼듯 하구요.
높이는 전체 13m이지만 위의 쇠꼬쟁이 제외하면 9m정도입니다.
그래도 엄청난 크기이구요.
지율군이 탑 앞에 섰습니다.
저 같으면 주눅이 들어 곧바로 쳐다보지도 못할것 같은데 아이는 씩씩합니다.
주눅 같은 걸 아직 느낄 나이는 아니지만 당당하게 맞서 쳐다보는게 참 보기 좋습니다.
삼국을 통일한 문무대왕은 생전에 서라벌에서 동해로 나가는 이 길목에 절을 하나 짓고 싶어 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생전 꿈을 이루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는데 그의 아들 신문왕이 부왕의 뜻을 새겨 이곳에다 절을 짓고 부왕의 큰 은혜에 감사하다고 하여 감은사라는 절 이름을 붙였답니다.
감은사는 이전에 절집이 있었을때에도 군더더기가 별로 없는 깔끔한 절로 여겨 집니다.
지금 서 있는 이 거대한 삼층석탑 2기만 하여도 절의 모든 위세를 감당했을것 같네요.
감은사지에서 바다는 지척입니다.
이전에는 감은사 앞까지 바다가 들어왔다고 하는데 지금은 간척으로 모두 논밭이 되어 있답니다.
동해바다 도착..
가장 반기는 건 지율이.
파도 완전 엄청납니다.
바다 바람이 쏴하게 불고 기온도 영하로 뚝 떨어져 있지만 아이는 물 만난 고기네요.
이곳 들려서 지율군한테 보여주고 싶은 문무대왕의 대왕암입니다.
한가지 확실히 해 둘 것은 이곳 앞에 보이는 바다 가운데 암초는 수중릉이 아닙니다.
문무대왕은 죽어 화장을 하여 이곳에 납골을 뿌린 곳일 뿐입니다.
그것이 약간 부풀려져서 흔히 이곳 암초속에 해중릉으로 만들어 놓았다는 말이 퍼지기도 하였답니다.
암튼 문무대왕은 죽어 용으로 변해 나라를 지키겠다고 하여 이곳 바위를 대왕암으로 부르고 있는 것입니다.
이곳에서 손이 시렵고 발이 시렵도록 파도 구경하고.
밀려오는 파도에 달아 나기와 쫒아 가기 놀이도 하고..
조금 더 남쪽으로 이동하여 나아리 마을의 바람의 언덕에서 다시 바람 실컷 맞고 주상절리 구경하는 코스입니다.
점심은 읍천의 보릿돌횟집에서 식사 아주 맛있게 하였답니다.
연세 지긋한 젊은 할머니 두분이 음식을 마련하는데 어쩜 그렇게 얼큰하고 시원하고 깔끔한지..
이곳 주상절리는 경주시 양남면 읍천리 바닷가에 있는 아주 특이한 형태의 주상절리로서 사철 탐방객들이 끊이지 않는 곳입니다.
대략 10여년전에 들렸을적엔 마을이 온통 벽화로 장식이 되어 있었는데 이젠 그건 바래졌네요.
(다시보기)
등대 색깔: 흰색 빨강색.
등대색깔 : 초록색.
등대는 불빛이 중요한것으로 알고 있는데 사실 색깔도 역활을 하고 있답니다.
방파제가 있는 곳에는 흰색등대는 왼편으로 나가라는 표시, 빨강색은 오른편으로 나가라는 표시라고 합니다.
위와 같은 녹색 등대는 바다의 위험물이 있는 곳이나 위험장소에 설치를 한다고 하네요.
등대 색깔, 지멋대로 보기 좋으라고 칠하는게 아니라는 것...
양남 읍천의 주상절리.
주상절리는 용암이 굳어지면서 6각모양이 되어 생긴 것인데 우리나라에는 제주도 중문, 광주 무등산의 주상절리와 이곳 양남의 주상절리가 대표적입니다.
요런건 그냥 그렇타 치지만...
옆에 있는 부채꼴모양의 주상절리는 세계에서도 희귀한 것이라고 합니다.
바닷물이 차면 부채꼴을 제대로 볼 수 없는데 오늘은 그런대로 잘 보입니다.
정말 특이한 형태의 주상절리입니다.
하루종일 추운 겨울 여행을 끝내고 대구로 되돌아 가는 길..
따스한 차 안에서 지율이는 금방 잠이 들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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