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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일기

남원 견두산 산행도 하고 지리산 둘레길도 걷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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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원의 견두산(犬頭山)은 말 그대로 개머리산입니다.

원래는 호두산(虎頭山)이라고 하여 호랭이 머리를 닮았다는 의미로 불리웠는데 들개들이 무리 지어 돌아다니면서 산을 향해 짖어대어 전라 관찰사 이서구가 산의 이름을 견두산을 바꾸니 그런 소동이 사라졌다고 하네요.

 

견두산 산행은 대개 밤재에서 많이 오르는데 경사가 약하여 걷기 좋은 반면에 4km가 넘는 거리라 조금 지루합니다.

오늘 산행은 밤재가 아닌 하산 지점으로 이용하는 현천마을에서 시작하여 정상 오르고 밤재로 하산하여 지리산 둘레길 산동에서 주천 구간을 걸어서 제자리로 돌아왔네요.

걷는 내내 지리산이 조망됩니다.

 

오늘 일정 중에서 제 생각에는 산행보다는  둘레길 구간이 더 멋지고 아름다웠습니다.

근데 산행 중에 카메라가 어디 부딪혔는지 배터리 뚜껑이 달아나버리고 안에 내장된 메모리카드가 어긋났는지 중간 이후로 사진이 달아나 버리고 없네요.

분명 이상 없이 찍히기는 했는데...ㅠㅠ

지리산의 둘레길에서 찍은 추억들이 너무나 아쉽습니다.

 

산행지 : 견두산

일 시 : 2025년 12월 27일

산행 코스 : 현천마을 - 정상 - 계척봉 - 밤재 - 지리산둘레길(밤재~현천마을 구간) - 현천마을(원점회귀)

소요 시간 : 5시간

 

같은 코스 따라 걷기 : 이곳 

 

 

 

요즘은 생선이고 짐승이고 머리라는 말을 많이 사용하지만 이전에는 사람 빼고는 대가리라는 말을 더 많이 쓴 것 같습니다.

생선은 당연히 대가리라고 했구요.

개대가리산이라고 부르지 않고 어젓하게 견두산이라고 하니 품격도 조금 있어 보이네요.

암튼 우리나라에는 개머리산이라고 붙여진 지명이 의외로 많은 것 같습니다.

 

 

오늘 산행 코스입니다.

현천마을에서 정상까지는 대략 3km.

정상에서 밤재까지 대략 4km.

밤재에서 현철마을로 되돌아오는 구간이 대략 6km 이상은 되는 것 같습니다.

정상에서 밤재로 이동하는 구간은 조금 지루하게 느껴지지만 밤재에서 현천마을까지 걸었던 둘레길은, 겨울에 지리산 둘레길은 거의 걷지 않는데 이번에 걸어보니 겨울이 오히려 운치가 더한 것 같습니다.

 

 

현천마을 중앙에는 느티나무가 두 그루 있고 그 앞에는 제법 널찍한 주차장이 있습니다.

겨울이라 아주 한적하네요.

산수유 계절이면 난리가 나는 곳입니다.

 

 

산수유 열매가 수확을 하지 못하고 그대로 달려 있는 게 반 이상입니다.

애처로운 시골 현실이구요.

이런 걸 보면서 지자체에서 농촌 살리기로 뭔가 구상을 하기를 강력하게 권하고 싶네요.

도시에 사는 분들을 산수유 열매 따기 체험 행사로 초대하여 수확물의 반 정도는 가져가고 반은 농민분들한테 주는 형식이라든지..

 

지금처럼 이어진다면 머잖아 이곳 산수유마을들은 모두 사라질 것 같습니다.

 

 

현천저수지 앞에 바알간 산수유 열매가 달려 있고 머얼리 지리산 능선이 올려다 보입니다.

 

 

임도를 따라 산으로 올라가는 길 내내 이런 풍경입니다.

마을 분께 물었답니다. 

왜 수확을 하지 않아요?

모두 늙어서 할 사람이 없답니다.

 

 

가을 단풍처럼 예쁘기는 한데 마냥 예쁘게만 볼 수 없는 풍경입니다.

 

 

 

 

 

온통 산수유..

몇 개 따서 입에 넣어보니 약간 텁텁하면서도 다네요.

남자한테는 최고라던데..

 

 

도회지의 어느 회사라든지 아파트 단지와 이곳 시골 마을이 서로 연결이 되어 이렇게 수확을 하지 못하는 산수유 열매를 채집하는 방법이 없을까요?

 

 

오전에는 날씨가 쌀쌀했지만 오후 되어 풀려서는 포근한 하루였답니다.

 

 

임도를 따라 제법 한참이나 올라갑니다.

음지에는 빙판길도 간간 나오고 며칠 전에 내린 눈이 조금 쌓여 있네요.

 

 

 

 

 

아주 울창한 편백림에 들어섰습니다.

숨을 크게 들이마십니다.

 

 

한참이나 이어지는 편백숲길인데 작은 나무들은 조금 솎아 주었으면 더 낫지 않을까 생각이 되네요.

 

 

당산나무처럼 생긴 거대한 나무에서 우측으로 길이 꺾이고..

 

 

가파른 경사길이 한참이나 이어집니다.

능선까지는 계속 음지라서 눈이 내려있지만 아이젠을 할 정도는 아니구요.

 

 

등산로는 눈이 내린 데다 많이 걷지 않는 산길이라 조금 희미합니다.

넝쿨 사이로 정상에서 밤재로 이어지는 능선이 보이네요.

 

 

가파른 경사길을 한참이라 올라갑니다.

 

 

오늘도 산행 내내 아무도 만나지 못했네요.

등산 인구가 자꾸 줄어드는 느낌.

 

 

중간중간 이정표는 아주 잘 세워져 있어 길 안내에는 전혀 문제가 없습니다.

 

 

현천삼거리에 도착.

 

 

커다란 소나무가 팔을 벌려 맞이해 주네요.

정상까지는 160m라는 이정표가 세워져 있습니다.

 

 

견두산 정상.

정상석은 두 개 세워져 있습니다.

보이는 정상석은 남원에서 세운 것.

정상 복판에는 무덤이 하나 있는데..

 

 

그 옆에 있는 자연석을 묘비석으로 했네요.

숙부인으로 되어 있는데 상당한 양반집 부인의 무덤이네요.

 

 

산행 내내 조망이 되는 지리능선.

좌측부터 서북능선의 대장인 만복대. 중앙에 솟아올라 있는 봉우리가 지리 2봉인 반야봉, 우측으로 노고단과 종석대가 겹쳐 보이고 있습니다.

 

 

당겨서 본 노고단.

앞쪽 그리메가 종석대.

 

 

반야봉과 노고단.

 

 

만복대, 반야봉, 노고단.

 

 

이쪽은 광양의 백운산 조망되어야 하는데 희미하여 확실히 구분을 못하겠네요.

 

 

천마산으로 이어지는 견두지맥 능선길.

 

 

남원 시가지.

 

 

중앙 좌측 부근이 광한루로 보이네요.

 

 

지리산을 배경으로 구례에서 세운 정상석 옆에 앉아 봤습니다.

 

 

산행 내내 지리산의 웅대한 풍경이 함께하는 게 견두산 산행의 최고 매력.

클릭하면 크게 보입니다.

큰 사진은 이곳 클릭.

 

 

정상에서 한참이나 앉았다가 식사고 하고 밤재로 향합니다.

밤재까지는 4km가 넘는데 조금 지루합니다.

그만큼 능선이 평이하다는 의미로 밤재에서 이곳으로 오르면 아주 수월할 것 같네요.

 

 

정상 바로 아래 높은 바위에 새겨져 있는 입상불,

저렇게 높은 바위에 어떻게 새겼을까가 더 궁금해집니다.

지방문화재로 등록이 되어 있네요.

 

 

건너편의 위용스럽게 보이는 암봉이 보입니다.

 

 

앞쪽으로 조망되는 파노라마 풍경.

암봉과 우측의 지리산입니다.

클릭하면 크게 보이고 큰 사진은 이곳 클릭.

 

 

당겨서 본 만복대.

지리산에도 눈이 없네요.

 

 

조망바위 위에 놓여 있는 꿩바위.

절벽 가장자리에 위태하게 놓여져 있네요.

 

 

뒤돌아 본 정상과 남원 쪽 파노라마 풍경.

클릭하면 크게 보이고 큰 사진은 이곳 클릭.

 

 

풍악산에서 고리봉으로 이어지는 산군들.

좌측으로는 곡성의 동악산까지 조망이 됩니다.

 

 

며칠 전에도 라디오 안테나를  구경했는데 오늘도 앞쪽 봉우리에 라디오 안테나가 보이네요.

저게 생각보다 엄청 높답니다.

밤재는 저곳 지나서 한참이나 가야 하구요.

 

 

요란스런 참나무 군락지..

 

 

러샤 애들은 저런 타워에 잘도 올라가던데..

영화 폴 600m가 생각이 나네요.

 


오늘 사진은 요기까지가 전부입니다.

진짜 멋진 사진들은 이 뒤에 다 있었는데 날아가 버렸네요.

 

이 뒤쪽의 이야기입니다.

 

밤재 쪽으로 한참을 걸어가다가 조그만 정자를 만나 그곳에서 조망을 즐기고 있는데 뒤쪽에 인기척이 있어 돌아보니 커다란 개 한 마리가..

셰퍼드로 등에 안전줄이 매여져 있는 걸 보고 사냥을 나왔나 했는데 그게 아니네요.

엄청 친근하게 굽니다.

조금만 손을 내밀어도 바로 곁에 와서 앉아서 머리를 수그리구요.

이 셰퍼드와 밤재 아래 마을까지 함께 했답니다.

 

밤재에서 현천마을까지 걷는 지리산 둘레길은 낭만 가득..

원래 지리산 둘레길은 겨울에는 위험하다고 하여 막아 두었는데 이번에 걸어보니 겨울 운치가 장난이 아닙니다.

정말 멋지네요.

이 구간에도 온통 채집을 하지 못한 산수유가 가득하구요.

중간에 우리나라 최초의 산수유나무도 만날 수 있는데 천년이 넘었다고 합니다.

 

지리산 둘레길은 걸어본 사람은 대강 알지만 그냥 둘레길이 아니고 어지간한 산행보다 더 힘든 곳이 많기도 하답니다.

근데 이곳 밤재에서 현천마을 구간은 그렇게 힘든 구간이 없어 걷기 참 좋습니다.

 

견두산 산행도 하고 지리산 둘레길도 걸었던 멋진 하루였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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