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에서 광주방향 고속도로를 타고 가다 보면 거창휴게소 지나 앞쪽으로 삼각뿔 모양 뾰쪽하게 솟은 산이 있는데 박유산입니다.
산 모양이 특이하여 눈에 띄는 산이지만 높이나 산세는 그리 대단하지 않아 산행도 단순하게 오르면 되는 곳이구요.
정상으로 오르는 구간이나 정상의 조망이 아주 멋져서 가벼운 산행으로 다녀오기 좋은 곳입니다.
산행을 아주 쉽게 하려면 구) 88고속도로를 타고 박유산 들머리인 버리내못까지 가서 오르거나 임도길인 달분재까지 올라서 그곳 주차를 하고 오르면 쉬운데 그러면 너무 단순한 원점산행을 해야 하게 때문에 아래쪽 암금마을이나 동례마을에 주차를 하고 한 바퀴 돌아 내려오는 것이 나을 듯합니다.
가조들판이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곳이라 황금들판을 보는 맛으로 가을에 오르면 최고이고요.(지난가을 산행기 보기)
오늘 산행은 동례마을에서 출발하여 반시계방향으로 한바퀴 돌아 내려왔는데 지난번에 없던 처사바위라는 곳이 있어 그곳 들렸다가 미련스럽게 정상으로 바로 치고 오르는 바람에 사서 개고생 했네요.
산행지 : 박유산
일 시 : 2025년 12월 6일
산행 코스 : 동례마을 - 처사바위 - 정상 - 달분재 - 안금마을 - 평촌마을 - 동례마을(원점회귀)
소요 시간 : 3시간

주말과 휴일에 김여사 김장 프로젝트가 있어 여기에 데모도로 참여를 해야 하기 땜에 맘이 바빠 가까운 곳에 얼릉 다녀왔네요.
거창군도 인근 군과 경계선에 알게 모르게 명산들이 많은데 박유산은 가조분지의 다른 명산들에 비하여 많이 알려진 산은 아닙니다.
다만 생긴 모양은 주변의 어느 산보다 더 독특하고요.

오늘 산행지도.
괜히 볼 것도 없는 처사바위 들렸다가 그곳에서 정상까지 길도 없는데 곧장 치고 오르다가 고생만 잔뜩 했습니다.
그냥 멀쩡한 등산로로 곱게 올랐으면 조망도 실컷 보고 고생도 하지 않았을 것인데 홀로 산행에서 뭔 객기를 부린다고..

거창휴게소 지나면 내리막길 중간쯤에 과속카메라가 달려 있습니다.
그쯤에서 속도를 줄이고 앞쪽을 보면 삼각뿔이 하나 보이는데 박유산입니다.

들머리 동례마을 입구.
우측으로 보이는 산이 박유산.
적당한 곳에 주차를 하면 됩니다.

요즘 시골 동네도 도시 못잖게 변신을 많이 하여 옛날의 정겨운 풍경은 거의 볼 수 없는데 이렇게 옛 모습이 남아있는 걸 보면 반갑고 정겹답니다.

박유산으로 오르면서 뒤돌아 본 우두산.
가운데 볼록한곳이 장군봉입니다.

조그만 저수지를 지나는데 놀란 오리 떼들이 반대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네요.
그 뒤로 미인봉과 오도산 철탑이 보입니다.

박유산이란 지명은 신라 말의 박유처사라는 분이 학문도 높고 지조가 굳은 선비였는데 고려 태조는 사신을 보내어 여러 번 자기를 도와줄 것을 간청하였지만 끝내 신라에 대한 충절은 변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러나 날이 갈 수 록 태조의 간청이 심해지자 산으로 입산하여 불사이군의 충절을 지켰다고 하는데 바로 그 산이 박유산이고요.
그리고 고려 말 판도판서 전충수 선생도 조선이 건국되자 관직을 버리고 박유산에 은둔하였으며 그의 외손자인 운봉현감 고은 이지활 선생도 계유정난이 일어나자 관직을 버리고 박유산에 은거하면서 신라 충신인 박유 처사와 같은 처지의 충절심으로 박유산에 망월정이라는 사당을 짓고 제를 올렸다는 내용이 전해지고 있어 이곳 박유산을 충절의 산으로 여겨 그런지 이곳저곳 무덤이 엄청나게 많습니다.

이전에는 정상으로 오르는 길이 여기까지만 말끔하고 이 위로는 거의 난해했는데 지금은 말끔하게 정비가 되어 있네요.

요렇게 길가에 벤치도 놓여 있구요.

본격적인 오르막이 시작됩니다.

중간에 처서바위 안내판이 있어 한번 다녀오기로 하고..
왕복으로 다녀왔어야 했는데 그곳에서 곧장 정상으로 올라간다고 생고생을 했네요.

처서바위로 가는 길은 정비는 되어 있으나 거의 사람이 다닌 흔적은 없습니다.
어느 게 처서바위인지 모르겠네요.
길까지 만들어 두었으면 종점에 안내판이라도 하나 세워두지..ㅠ
이곳 어느 바위에 처서바위라고 적혀 있다는데 도무지 찾지 못하겠네요.
일단 앞쪽의 바위가 우람하길래 위로 한번 올라가 보기로..

바위가 협곡으로 되어 있어 오르기가 쉽지 않습니다.
여하튼 부양 내공으로 위로 올라가 봤네요.

가장 높은 장소입니다.
약간 아찔한 장소.

하지만 조망은 탁 트여 좋습니다.
좌측에 시커멓게 보이는 산이 보해산.
그 뒤로 멀리 수도산과 단지봉이 보이고 우측으로 오면서 우두산과 비계산이 조망이 되네요.
모두가 몇 번씩 가 본 곳들이라 이곳 주변의 산들을 가직도 시험을 치면 100점 맞을 것 같습니다.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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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겨서 본 보해산.
좌측에 금귀봉과 연계산행을 하면 됩니다.

좌측 흰대미산과 수도산, 그리고 중앙에 우뚝하게 솟은 산은 단지봉,

처사바위에서 조망놀이 끝내고 다시 내려갔어야 하는데 정상이 그리 많이 남지 않은 것 같아 곧장 올라봤습니다.
여름 같으면 얼릉도 없지만 메마른 계절이라 억지로 헤치고 올라 봅니다.

몇 번이나 날카로운 절벽을 타고 올라야 하구요.


절벽을 오르면 간간 조망이 트이는 장소가 있기도 하네요.
좌측의 금귀봉과 중앙의 보해산, 우측의 수도산과 단지봉입니다.

겨우 겨우 정상 도착.
헤치고 올라온다고 시컴뭇네요.

정상에서 조망되는 파노라마입니다.
가조들판과 함께 주변의 산군들이 한눈에 들어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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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에 보면 이런 풍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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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한 여자가 머리를 풀어 헤치고 누워있는 미녀봉..
(이런 비정상적 여인을 왜 미인봉이란 이름이 붙여졌는지...)
그 뒤로 봉곳 솟은 산은 오도산.
정상까지 차를 타고 슝 오를 수 있지유.

보기보다 산행이 난해한 두무산.

비계산.

광주 대구 고속도로의 S라인.
우측 상단에 거창휴게소가 보이네요.

이 근방에서 가장 지명도가 높은 우두산.

우두산 뒤로 가야산 정상이 보이네요.
좌측으로는 남산제일봉도 보이구요.
코끼리바위에서 좌측으로 조금만 오르면 우두산 정상. 우측 계곡으로 명물 Y 출렁다리가 보입니다.

숲 사이로 보이는 거창읍.
멀쩡하게 올라왔으면 거창읍내 구경도 잘했을 것인데 엉뚱한 산길로 오르는 바람에 조망을 많이 놓쳤네요.

당겨서 본 가조면 소재지.

가을 꽃밭이 주변이 형성이 되어 유명세를 타고 있는 온천지구.
대중온천이 있는데 시중목욕탕보다 가격이 더 쌉니다.

비계산과 두무산을 당겨보니 중간에 고령의 진산인 미숭산도 보이고 그 뒤로 멀리 비슬산도 희미하게 조망이 됩니다.

당겨서 본 우두산의 명물 의상봉과 그 아래 보이는 바위봉은 바래봉.
서로 위치가 한참 다른 곳인데 이곳에서 보니 한 라인으로 보입니다.

양각산, 흰대미산, 수도산으로 이어지는 능선과 우측의 단지봉.

조금 좁게 잡아서 본 파노라마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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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산길입니다.
바위가 위태하네요.

무거운 바위를 겨우 받치고 있습니다.

미끄러운 낙엽길을 지나니 솔밭길입니다.

조그만 벌집이 달려 있는데 모두 이사를 가고 없네요.
겨울이라 땅 속으로 이사를 갔겠지요.

하산길에서도 비슷한 풍경이 조망됩니다.

임도길을 따라 내려오면서 올려다 본 박유산.
상당히 경사가 있습니다.

임도 따라 주욱 내려가는 길인데 가을에는 열매로 기름을 짜 먹는 산초나무가 아주 많답니다.
이곳만큼 산초나무가 많은 곳을 보지 못했습니다.

특이하게 조성을 한 묘지네요.
무덤 자체가 큰 돌로 되어 있습니다.
옛날 고인돌처럼..
일단 멧돼지의 습격에는 안심.

사과 과수원을 지나 내려오는데 전지를 하고 있는 주인장이 보입니다.
사과를 다 따지 않고 나무 하나에 한두 개씩 남아 있길래 하나 따 먹어도 되냐고 하니 모두 다 따 가지고 가라고 합니다.
어차피 놔두어야 새 먹이밖에 되지 않는다고 하면서..
왜 남겨 두었냐고 하니 색깔이 나오지 않아 그리했다고 하네요.
여나무개 따서 고맙다고 인사를 하고 배낭에 넣어와 집에서 먹으니 이게 제철 사과보다 더 맛나네요.
남은 것 모두 다 따면 몇 박스는 될 것 같은데...

오리농장을 지나 내려오는데..

군청에서 나와 드론으로 조류 AI 방제약을 드론으로 작업하고 있습니다.
세상 참 편리해졌네요.

주욱 내려와..

안금마을 명물인 누운나무도 지나고..

뒤돌아 본 박유산.
거의 삼각형이네요.

고속도 굴다리를 지나..

평촌마을 느티나무 고목 사이로 보이는 보해산을 마주 보면서 동례마을로 걸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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