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먹성이 좀 특이한데 술을 좋아하면서도 떡이나 빵도 좋아한답니다.
고속도로 휴게소에서는 틀림없이 호두과자를 한 봉지 사 먹어야 되구요.
우리나라 호두과자의 원조인 천안에서 가장 높은 산은 광덕산입니다. 경계로 되어 있는 아산에서도 가장 높은 산은 광덕산이구요.
광덕산 아래 광덕사에는 원조 호두나무가 아직도 건재하고 있답니다.
토요일 밤, 전국적으로 눈이 내렸다고 하는데 그중 설경이 볼만하다고 생각되는 광덕산을 다녀왔네요.
들머리는 넋티고개로 하고 망경산을 경유하여 광덕산을 오르고 광덕사로 하산을 했답니다.
바람도 제법 불고 기온도 낮아 춥기는 했으나 설경이 엄청나 즐겁게 산행했네요.
다만 눈이 습설이라 아이젠 밑바닥에 낙엽과 함께 들러붙어 열 발자국만 걸으면 키높이 신발이 되어 버리네요.
이게 가장 고역인 하루였답니다.
산행지 : 망경산~광덕산
일 시 : 2025년 12월 14일
산행 코스 : 넋티고개 - 망경산 - 장군바위 - 광덕산 - 광덕사
소요 시간 : 4시간
같은 코스 따라 걷기 : 이곳

산 아래에는 1~2cm 정도의 눈이 내렸는데 위쪽에는 10cm 이상 눈이 내려 있네요.
밤새 내린 눈이 그대로 나무에 얹혀 있어 설경이 아주 좋았답니다.

오늘 산행 지도.
광덕산은 최단거리로 오르면 두어 시간 이내 산행을 마무리할 수 있는 곳인데 오늘 코스는 그나마 조금 긴 코스.
이 구간이 보통 5시간 정도 잡으면 되는 곳인데 오늘은 어디 앉을 곳도 없고 추워서 쉬기도 싫고..
그러다 보니 산행 시간이 조금 적게 걸렸네요.
간만에 사 가지고 간 김밥도 걸어가면서 먹었답니다.

들머리 입구에서 바라본 설산 풍경.
일단 기분이 붕 하고~ 업 됩니다.

도로에서 바로 산으로 오르는 넋티고개.
특이한 지명이라 고개 이름의 유래를 찾아봤는데 딱히 와닿는 의미는 없네요.
다만 넋이라는 게 혼을 이야기하는데 그것과 관련이 된 내용이 가장 설득력이 있어 보입니다.

건너편 산자락 아래 마을도 오늘은 눈 속에서 고요합니다.
따스한 방에 앉아 도란도란 옛이야기를 나누고 있을까요?

만경산까지는 급경사로 이어지는 구간입니다.

경사가 상당히 있네요.
아직까지는 감탄사가 많이 나오지 않는 설경인데..

조금 더 오르니 주변 눈꽃들이 환상입니다.

하얀색 단풍 보셨나요?

그냥 아무 곳이나 마구 찍어도 같은 풍경입니다.





조~기 오르면 만경산.

망경산 정상은 헬리포트로 되어 있네요.

햇살이 간간 비치는 능선 풍경.

사라졌다 나타났다..

파란 하늘이 아주 귀하게 한 번씩 보여집니다.
햇살이 비칠 때와 햇살 없을 때의 설경은 아주 다르답니다.

망경산이나 광덕산 모두 파노라마 조망은 없지만 나름대로 트이는 곳 풍경은 아주 좋네요.


망경산에서 광덕산으로 이어지는 능선길은 오르내림이 제법 있습니다.
아이젠을 신고 가다가 도저히 걸을 수가 없어 벗어 버렸답니다.
낙엽과 함께 신발 밑창에 들러붙은 눈덩이가 감당이 되지 않네요.

중학교 때 읽은 가와바다 야스나리의 설국이 생각도 나고..
역시 그때 읽은 의사지바고도 생각이 나고..

주변의 풍경을 보면서 아름답다.. 고 생각은 하는데 이게 만연이 되니 감성이 약간 건조해지는 느낌도 듭니다.
그래서 고개를 한번 흔들어 보구요.
이건 아름다운 거야..
엄청 아름다운 거야.



이게 장군바위라고 하는데 눈이 덮여서 그런지 별 의미 없이 보입니다.
규모는 제법 있는 바위이고요.

반대편에서 보이는 장군바위인데 위에 얹혀 있는 게 장군의 머리통이라고 하네요.
머리가 너무 작지 않나?

천천히 걸으면 추워 조금 빨리 걷습니다.
겨울 바람막이를 내여 입으면 되는데 그럼 오르막길 오를 때 답답하구요.
싸늘한 추위가 기분 좋게 느껴지기도 한답니다.




구름이 햇볕을 가리면 이런 색깔이 되고..

머리 위로 햇살이 살짝 퍼지면 이런 색깔이 된답니다.
트리가 온통 눈을 뒤집어썼네요.
메리 크리스마스..^^

정상 바로 아래...

쉼터와 벤치가 있습니다.
근데 바람이 불어서 추운 곳이네요.

요기만 오르면 광덕산 정상.

정상은 운동장만 한 데크로 만들어져 아주 넓네요.
천안에서 가장 높은 곳.
아산에서 가장 높은 곳.
천안, 아산 합쳐서 가장 높은 곳.
높이는 699m.

커다란 정상석입니다.

정상에서 서쪽으로 조망이 탁 트입니다.
설국 파노라마.
사진을 클릭하면 크게 보이고 큰 사진은 이곳 클릭.





데크 바로 아래에는 산악구조팀이 있는 초소가 있습니다.
태극기가 유난히 돋보입니다.

이제 하산..

다시 아이젠을 채우고 내려갑니다.
산은 하산할 때가 가장 위험.
긴 계단 지옥이 이어지네요.


하산하는 곳이 동쪽 방향인 데다 바람이 없어 그런지 포근하게 느껴집니다.
경사가 급하구요.


저잣거리에 가까워지니 눈이 거의 녹고 없습니다.

광덕사에 있는 보호수 느티나무.
뒤편 언덕에 있는데 자태가 범상찮습니다.
가지에 하루살이가 잔뜩 붙어 있네요.

이곳 광덕사에는 보물 문화재가 3점 있는데 사경이나 탱화불 등이라 직접 구경할 수는 없네요.
대웅전 앞에 양 옆으로 서 있는 석사자가 이채로워 자세히 보고 왔는데 이건 지방 문화재로 등록이 되어 있구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호두나무.
유청신(柳淸臣)이란 분이 700여 년 전 중국에서 처음 들여와 심은 것이라 합니다.
광덕사가 호두나무의 원적지라고 하구요.

일주문 앞에서 산행을 마무리합니다.

주막집을 찾다가 인근 담벼락에 그려진 벽화가 눈에 띄네요.
옛날 시골집에 있던 고양이 이름이 새카맣다고 새캄이라고 불렀는데 대청에 앉아 있다가 마당 저쪽 대문 없는 골목을 날아가는 제비를 낚아채곤 했지요.
눈에 눈이 시렸던 하루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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