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량이 안 나오네...
방송에서 흔히 쓰이는 말입니다.
인간극장이나 6시 내 고향 또는 생생정보통 등의 휴먼다큐를 즐겨 보는 편인데 이곳 방송에 단막으로 편집되어 15분 정도 방송되는 분량을 촬영하려면 하루 종일 찍어야 한다고 합니다.
저도 몇 번 경험이 있어 내용을 실감하구요.
오늘 경주 건천에 있는 용림산과 구미산 산행을 다녀 왔는데 말 그대로 분량이 나오지 않네요.ㅎ
카메라로 찍은 사진이 50장도 되지 않습니다.
이전에는 산행을 하면 마구잡이로 엄청나게 사진을 많이 찍어 왔지만 요즘은 가져와서 어차피 버릴 사진은 찍지 않고 쓸만한 사진만 찍는 편인데 그래도 100장 이상은 찍게 되지요. 근데 오늘은 정말, 딱히, 진짜, 에나.. 찍을 사진이 없었네요.
호젓한 산길에서 한해를 되돌아보기 딱 좋은 시간이었답니다.
산행지 : 용림산~구미산
일 시 : 2025년 12월 25일
산행 코스 : 경주 용명리 삼층석탑 주차장 - 용림산 - 구미산 - 주차장(원점회귀)
소요 시간 : 3시간
같은 코스 따라 걷기 : 이곳

크리스마스...
가족들과는 진작에 망년회 마쳤고 오늘은 호젓하게 김여사하고 동해바다 구경이나 갈까 했는데 일정이 좀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오전에 얼릉 다녀온 곳이 경주 건천의 구미산.
용림산과는 능선을 이어 마주하고 있는 곳입니다.
찬바람이 귀신소리처럼 윙윙 거리면서 불어대는 날이었네요.

오늘의 산행 코스
용명리 삼층석탑 앞의 마을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용림산을 먼저 오른 다음 능선길로 구미산으로 가서 하산하는 코스입니다.
이 코스로 산을 찾는 이들이 많지 않아 등산로는 희미하지만 길을 잃을 정도는 아니구요.

보물로 지정이 되어 있는 경주 용명리 삼층석탑입니다.
신라 때 만들어진 석탑인데 그냥 보기에는 별다른 특색이 없는 전형적인 3층석탑입니다.

석탑에서 동네 안길로 주욱 따라 오르면 산으로 들어가는 들머리가 있네요.
뒤돌아보니 멀리 건천공단이 보입니다.

들머리 입구에 이런 안내문이 결려 있는데 고개를 갸웃거리며 검색을 하니 이곳 올라가는 구간은 국립공원이 아니고 용림산도 국립공원이 아닙니다.
구미산 정상에서 북쪽지역만 국립공원이네요.
근데 이곳 올라가는데 왜??? 벌금을?????
그리고 용림산에서 구미산으로 가는 길은 순한 능선길로 되어 있는데 그럼 용림산 올랐다가 구미산으로 가려면 다시 하산하여 국립공원에서 인증한 북쪽 용담정으로 차를 몰고 가서 다시 올라야 한단 말씀?
말이 되는 소리를 해야..ㅠ

용림산까지는 요정도의 꾸준한 오르막길입니다.
머 볼 거 전혀 없구요.
그냥 미끄러운 낙엽길에 굴러 내리지 않게 뒷다리에 힘을 주고 오릅니다.

앞쪽 오른편에 보이는 산이 용림산.

오름길에는 이 리본이 엄청나게 달려 있네요.
용림산 구간에 수십 개 정도는 달아 두신 듯..
산길에서 자주 보는 울산의 오 OO 님의 리본으로 평소 열정적인 산행은 좋게 보고 있답니다.
리본은 길이 희미한 산길에서는 구세주 역할을 하기도 하지만 이게 평이한 등산로에 과용이 되면 쓰레기를 매달아 둔 것이나 마찬가지이지요.

용림산 정상.
정상석은 보이지 않고 나무에 매달아 둔 표식도 땅에 떨어져 있네요.

조금 되돌아 나와서 다시 구미산 방향으로 능선길을 타고 갑니다.
능선을 지나가는 바람이 엄청납니다.
매서운 겨울 추위네요.

오늘은 미세먼지도 조금 껴 있어 조망은 애시당초 기대하지 않구요.

건너편으로 높다란 라디오 안테나가 보이는데 구미산은 그 너머 봉우리입니다.

커다란 바위 전망대가 나타나고 멋진 노송이 자리하고 있네요.

가까이 건천공단이 내려다보입니다.

거친 능선길입니다.
길도 희미하네요.
요즘 숲길을 걷다 보면 수명이 다하거나 재해로 쓰러진 나무들을 많이 보게 되는데 옛날 같으면 정말 상상이 되지 않는 풍경입니다.
시골집 모두가 나무를 연료로 했던 시기..
그때는 산에 조그마한 나뭇가지도 모두 주워다가 아궁이로 들어갔는데 이런 쓰러진 나무는 최고급 연료가 되구요.

넌 뭥?
설마 내 지나가는데 자빠지는 건 아니긋져..^^

바람이 나무 가지를 스치고 지나가는 소리가 크게 윙윙 거립니다.
홀로 걷는 산길이 유쾌합니다.
한 해 말미, 이런저런 생각들을 정리하는 하루가 되네요.

라디오 안테나는 밑에서 한번 보고 싶었는데 생각보따리를 열었다 닫았다 하다 보니 지나쳤네요.

구미산이 가까워졌고요.

서리가 낙엽에 내려 은빛이 되었습니다.

구미산 거의 다 오니 국립공원에서 세운 말뚝이 보입니다.

능선 위에 생태보호를 위해 출입금지라고 되어 있는 커다란 바위가 있어 올라가 봤는데..

미세먼지로 조망은 희미하게 트이지만 이렇게 생긴 열매를 달고 있는 나무들이 주위에 빼곡히 자리하고 있네요.

이게 약제용 같으면 이곳 오르면 일당 벌듯.

아주 커다란 나무가 위용이 있는데 사진에는 그닥이네요.

구미산 정상.
돌탑이 자리하고 있고 정상석이 있습니다.
이곳 구미산에서 조망이 되는 산들의 안내도도 그려져 있는데 잡목들이 자라서 지금은 조망이 거의 되지 않습니다.

이정목은 자빠져 있구요.

등산로가 거의 보이지 않는데 길이려느니 하고 내려갑니다.

커다란 입석불 형태의 바위가 뉘어져 있는데 힘이 된다면 한번 세워 보고 싶네요.
바닥 편에 부처님 얼굴이라도 보일라..^^

산자락 아래로 내려오니 대나무가 초록빛으로 반깁니다.
옛날 곰방대, 담뱃대를 만드는 대나무..
우리 시골에서는 설대라고 했는데 표준말은 이대라고 하던가...

도로를 따라 주차장으로 걸어가면서 올려다본 구미산.

저 감은 어떻하노??

용도 변경.
지하수 모터 전선 창고.

이곳 탑골마을은 동네 벽화에 거의 개 그림이 그려져 있는데 주인공은 동경입니다.
동경이는 경주 지역의 토종견 이름으로서 옛 고려 때 경주 지명이 동경이었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
꼬리가 없어 등신견이나 댕견 등의 업신여기는 이름으로도 불리기도 했는데 지금은 천연기념물로 지정이 되어 마을에서 보존이 되고 있습니다.

마을 안에 동경이 홍보관도 있는데 오늘 같은 날씨에 문을 열지도 않았을 것 같아 들려보기를 포기하고 차를 돌려 나왔네요.

안내판에 보니 황구, 백구, 흑구, 호구 등이 사육되고 있다고 적혀 있습니다.
호구가 어떤 모습인지 보고 싶네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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