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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일기

역대급 최강 추위와 함께한 지리산 천왕봉의 새해 일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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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백무동에서 올라 장터목에서 잠자리 배치를 먼저 받은 다음 곧장 천왕봉으로 올라서 일몰 구경(보기)을 하고 다시 장터목으로 내려왔답니다.

장터목 도착하니 저녁 7시가 넘었네요.

부랴부랴 취사장으로 가서 저녁을 해 먹는데 늦은 저녁이라 완전 꿀맛입니다.

 

오늘 저녁 메뉴는 훈제 삼겹과 포장 샐러드 조금, 라면 반 개, 그리고 햇반 하나에 영동산 최고급 김치에 몽블랑 스텐 술병에 담아 온 독한 양주...

술은 몰래 마셔야 한답니다.ㅎ

혼자 엄청나게 호사스러운 만찬을 즐기고 대피실이란 이름의 숙소에 들어가니 벌써 대다수 인원들이 취침 준비 중입니다.

취침 시간은 저녁 8시.

8시에 소등이 됩니다.

 

저녁을 너무 많이 먹어 배가 빵빵한데 자야 하네요.

겨울에는 모든 게 얼어서 물은 대피소에서 구입해야 합니다.

세수를 한다든지 씻고 옷을 갈아입는다는 건 언감생심.

그냥 오늘 하루 걸어온 그 복장으로 자리에 누워 잠을 자야 한답니다.

한 사람이 누운 자리는 폭이 80cm.

이렇게 다닥다닥 붙어서 여러 수십 명이 한방에서 자게 되지요.

 

바닥은 나무로 만든 마루로 되어 있고 밤새 희미한 비상등이 켜져 있어 예민한 사람은 애초 잠자기는  틀린 분위기입니다.

그것뿐만 아니고 틀림없이 천둥소리 같이 코를 고는 이가 등장하고 이를 간다든지 방귀를 뀌는 넘, 화장실 들락거리는 이, 자지도 않고 동료와 소곤거리는 이...

이번에 한잠도 못 잔 건 다른 이유 때문인데 옆자리 건너 건너에 어떤 곰 덩치가 에어매트를 가져왔는데 테무에서 산 건지 알리에서 산 건지 몰라도 잡음이 엄청납니다.

그냥 몸만 뒤척여도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아주 크게 나네요.

 

이 양반이 눈치도 제로여서 그냥 죽은 듯 자면 되는데 밤새 뒤척거리면서 소음을 내는데..ㅠㅠ

비몽사몽 간 뜬눈으로 밤을 보내고 새벽 4시 반에 일어나 차가운 물에 미숫가루와 꿀을 태워서 흔드니 혼합이 되지 않네요.

집에서는 전동 혼합기를 돌려서 섞어 마시는데.. 

암튼 10여분 흔들어서 시원하게 마시니 뜬눈 밤의 피로가 조금 달아납니다.

 

오늘은 새해 첫날인 2026년 1월 1일.

밤새 바깥에서 들려오는 사나운 바람소리를 들은지라 가져온 방한 옷을 모두 걸쳐 입습니다.

5시 반쯤 되어 장터목을 나서 천왕봉으로 올랐답니다.

장터목에서 천왕봉은 1.7km. 

아주 천천히 오릅니다. 

땀을 절대 흘리면 안 됩니다.

흘린 땀이 정상에서 일출 본다고 앉아 있으면 모두 얼음이 되어 버린답니다.

 

역대급으로 추운 천왕봉입니다.

지리산 새해 첫날 일출을 보러 자주 오른편인데 이번보다 더 추운 해도 있었지만 오늘도 역대급입니다.

산에서 기온이 낮은 건 얼마든지 견딜 수 있는데 참을 수 없는 건 낮은 기온과 함께 몰아치는 차가운 바람입니다.

정신을 차릴 수 없는 차가운 바람 속에 카메라로 사진을 찍기가 힘듭니다.

일출보고 곧장 장터목으로 피신.

취사장에서 다시 점심 만들어 먹고 곧장 백무동으로 하산을 했네요.


지리산에 올라서 1박 이상을 하려면 대피소에서 묵어야 한답니다.

지리산에는 7개의 대피소가 있는데 가장 많이 찾는 곳이 천왕봉과 가장 가까운 장터목 대피소이구요.

천왕봉 일출산행의 전초기지이기도 하지요.

대피소에서 하루 머물려면 예약을 반드시 해야 합니다.

사이트는 이곳이구요.

새해 일출을 위한 장터목대피소 예약은 하늘 별따기입니다.

저는 예약을 하지 않고 대기하고 있다가 누군가 예약 취소를 하면 날름 받아먹는 노하우를 활용하고 있습니다.

 

 

산행지 : 지리산

일 시 : 2026년 1월 1일

산행 코스 : 장터목 - 천왕봉 - 장터목 - 백무동

소요 시간 : 백무동에서 천왕봉 왕복은 대략 8~10시간 정도 소요.

 

같은 코스 따라 걷기 : 이곳

 

 

삼대가 덕을 쌓아야 볼 수 있다는 천왕봉 일출을 저는 조금 많이 본 편입니다.

아마도 저희 성씨 시조부터 덕을 쌓았나 생각이 드는데 제 시조는 옛날 KBS 대하사극 무인시대에 주인공으로 나온 분입니다.

저는 그분의 26세 손이구요.

 

 

정터목 대피소의 숙소(대피소) 풍경입니다.

아마도 지리산 대피소 중에서 가장 열악한 곳이 아닐까 합니다.

몇 년 전 노고단도 시설 개선을 하여 지금은 최상의 호텔급이 되어 있고 지지난해던가 벽소령도 보수했고 작년에 로타리로 싹 뜯어 새로 지었고 암튼 장터목의 잠자리 시설은 국내 여느 교소도와 비교해도 더하면 더했지 못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이전에는 침낭을 구입하여 사용할 수 있었는데 그것도 사라져 지금은 본인 잠자리용 침낭은 가지고 올라가야 합니다.

 

 

캄캄한 새벽에 귀신 잡아가는 소리처럼 들리는 바람소리와 함께 천왕봉으로 오릅니다.

올해 지리산 눈은 제가 오른 겨울 중에서 가장 적게 내린 듯합니다.

눈은 없지만 추위는 역대 최강급.

 

 

장터목에서 천왕봉은 1.7km로 빨리 걸으면 40분 정도.

보통 1시간 잡으면 된답니다.

경사가 심하여 겨울에도 땀이 나는 경우인데 오늘 같은 날은 등에 땀이 나면 안 되지요.

정상에서 땀이 얼음이 된답니다.

그래서 땀나지 않을 정도로 천천히 오르구요.

 

 

정상에서 자리 잡고 앉았습니다.

멀리 진주의 새벽 아경이 조망됩니다.

 

차가운 바위에 엉덩이를 붙이고 그대로 앉아 있으면 그게 엄청난 고역인데..

얼마 전 이곳에서 사용하려고 엉덩이 깔개를 하나 구입했네요.

이게 아주 유용하답니다.

 

 

진양호가 새벽 여명에 빛납니다.

 

 

이런 새벽부터 정상석에는 인증 사진 찍는다고 붐비구요.

 

 

차가운 날씨만큼 조망은 선명하게 열려 있네요.

 

 

삼천포 앞바다입니다.

당겨보니 우측으로 삼천포대교가 보입니다.

좌측이 삼천포 뒷산인 와룡산이고 그 뒤가 사량도, 우측 바다 쪽으로 욕지도와 두미도가 겹쳐서 보입니다.

 

 

바짝 당겨서 본 삼천표 방향.

우측으로 가장 크게 보이는 산이 와룡산이고..

좌측으로 비진도와 매물도 등이 보이는데 그 뒤로 희미하게 대마도가 보입니다.

 

 

남해 망운산도 당겨 봤습니다.

좌측 뒤로 설흘산과 괴음산도 조망이 됩니다.

망운산 앞의 연기 나는 곳이 광양.. 포철 굴뚝인가?

 

 

동쪽으로 여명이 밝아 옵니다.

겨울의 가장 추위는 아침 되기 전 새벽이라 했던가요?

 

 

동쪽 하늘 외에는 온통 구름이 덮여 있는데 이것도 오늘 신기한 현상이네요.

 

 

하늘에 신기하게 보이는 십자가 등장이고요.

 

 

하늘빛이 너무나 영롱하고 아름답습니다.

 

 

구름에 비치는 여명이 시시각각 변하여 정말 아름답네요.

빨간 십자가는 해가 떠 오를 때까지 그대로네요.

 

 

드뎌 뭔가 보입니다.

 

 

지리산 일출은 대개 7시 35분에서 40분 사이에 시작되는데 대개 동쪽하늘 지평선에 깔린 구름 위에서 떠 오르게 됩니다.

근데 오늘은 완전 동쪽 산 위에서 떠 오르는 일출을 보게 되네요.

이런 경우도 처음인 것 같습니다.

그러다 보니 일출 시간이 조금 빨라졌네요.

 

 

일출 

 

 

하늘빛이 예술이네요.

 

 

2026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모두가 스마트 폰으로..

감동적인 외침이 이곳저곳에서 들립니다.

올해는 너무 추워서 그런지 예년만큼 오르지 않았네요.

 

 

모두 이런 곳에 오르면 소원을 빈다고 하는데 저는 소원을 빌지 않습니다.

소원이란 게 빈다고 이뤄지면 누가 빌지 않을까요?

다만 감사함을 진정 빌어 봅니다.

 

이곳 오르는 건강을 주셔서 고맙습니다.

가족분들 모두 무탈하게 일 년 보내게 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큰 근심과 큰 고뇌를 갖지 않게 해 주셔서 정녕 고맙습니다.

 

한 해 동안 내가 품은 소원을 모두 이뤄 주셨네요.

이보다 더한 감사가 어디 있을까요?

 

 

 

 

 

 

 

 

올해 떠 오르는 태양은 유난히 주변의 구름들과 어울려 멋진 작품을 만들고 있네요.

 

 

주변 조망과 어우러지는 일출 파노라마 풍경입니다.

클릭하면 큰 사진으로 보이고 화면 가득 큰 사진은 이곳 클릭.

 

 

중산리에서 올라오는 산객과 내려가는 산객이 맞물려 혼잡 상황입니다.

 

 

이제 막 올라오는 이들..

그리고 일출맞이 끝내고 하산하는 이들..

엄청난 추위에 모두 정신이 없습니다.

 

 

천왕봉 정상석 인근에는 대개 긴 인증샷 촬영 줄이 이어지는데 올해는 그게 없습니다.

너무 추워서 줄을 설 형편이 되지 못하네요.

 

 

남해 바다가 모처럼 환하게 열려 내려다보이니 이게 너무나 예뻐 보여 자꾸 쳐다보게 됩니다.

 

 

 

 

 

파노라마로 보는 남쪽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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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서쪽으로 이어지는 지리 주능과 남부능선의 파노라마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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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석봉에서 연화봉 촛대봉과 멀리 반야봉 노고단으로 이어지는 주능.

가운데 노고단 뒤로 희미하게 보이는 산이 광주 무등산.

 

 

장터목으로 하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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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운데 하동의 금오산이 오똑하네요.

 

 

제석봉 지나 장터목으로 하산.

이 능선에는 가을 들국화가 가득한데 이 추위에 그 뿌리들이 겨울을 이겨 내는게 정말 불가사의 입니다.

 

 

장터목에서 간단하게 점심 요리해서 먹고 곧장 백무동으로 내려갑니다.

 

 

내 눈에만 별나게 보이는 나무인지.

죽부인 우렁각시 나무라고 별명을 붙여 놨답니다.

 

 

끝없이 이어지는 돌계단길.

 

 

새해 첫날 지리산을 오르는 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산악회에서 단체로 온 분들이 있는데..

묻습니다.

장터목에 물 나오느냐고..

얼어서 나오지 않고 사서 사용해야 한다고 하니.

그러면 참샘에서 물을 받아 올라야겠다고 합니다.

으아~~

그냥 올라가서 몇천 원 주고 사지.

취사에 사용하려면 적어도 2리터는 있어야 하는데 그 무거운 걸..

 

 

긴 하산길..

 

 

그리고,

2025년에 올라간 지리산을 2026년에 하산합니다.

지리산 천왕봉의 일출 기운이 이 글을 보시는 분께 고이 전해져서 더욱 뜻깊은 한해 되시길 바랍니다.

 

 

 

아래 글은 새해 첫날 일출 산행을 다녀 온 곳들입니다.

둘러 보시면 겨울 산행의 묘미를 만끽 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2008년 소백산 비로봉

2009년 지리산 천왕봉

2010년 지리산 천왕봉

2011년 지리산 천왕봉

2012년 지리산 천왕봉

2014년 지리산 천왕봉

2015년 지리산 천왕봉

2016년 지리산 천왕봉

2017년 치악산 비로봉

2018년 지리산 천왕봉

2019년 지리산 천왕봉

2020년 지리산 천왕봉

2022년 팔공산 갓바위

2023년 지리산 천왕봉

2024년 지리산 천왕봉

2025년 경주 남산 신선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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