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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일기

마지막 일몰과 새해 일출을 지리산에서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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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첫날,
불경기의 영향인지 올해 지리산 천왕봉 일출맞이 오신 분들이 꽤 많아졌습니다.
세상살이가 힘든 요즘,  뭔가 의지하고 어딘가 빌고 싶은 마음들이 찬바람 몰아치고 손끝 굳어 아려져오는 매서운 추위속에서도 이곳 천왕봉까지 올라오게 한 것 아닐까요.
늘 뜨는 해이고 어제의 그 해가 분명한데도 사람들은 의미에 의미를 더하여 오늘 떠오르는 새해 첫날 저 태양에게 소망을 전하고 있습니다.


그런 수 많은 해맞이 인파들 중에서 저도 낑겨 있습니다.

다만 저는 빌고 원하는 스타일이 조금 다르구요.

우선 고맙다고, 감사하다고.. 고개를 깊이 숙입니다.


지난해 이곳에 올라 건강을 기원했습니다.

그 원(願)을 고스란히 다 들어 주었습니다.

그리하여 올해 다시 이곳에 올라 올 수 있게 되었구요.

이런 엄청난 감사함...


가족들의 무탈함과 건강도 기원했습니다.

그것도 다 들어 주었습니다.


엄마와 형제들, 그 가족들의 안위도 빌었습니다.

그것도 한치 어긋없이 다 들어 주었습니다.

이런 큰 행운이 어디 있을까요?


지구별 가족분들의 무탈함도 빌었습니다.

모두 탈 없이 넘기게 되었으니 이 또한 고개 숙여 빌었던것과 무관하지 않을것입니다.


이런 무수한 감사함을 깊이 되새깁니다.

오만함을 떨쳐 냅니다.

마음 깊은 곳에서 우러나오는 때 묻지 않은 진심을 내어서 고개를 숙입니다.

'고맙습니다.'


그리고 새로운 욕심으로 또 같은 소원을 빌어 봅니다.



......................................................




섣달 그믐날.

중산리에서 장터목으로 올라 해넘이를 보고,

다음 날 새벽 일어나 중무장을 하고 천왕봉에 올라 새해 일출을 봤습니다.

예년에 비해 추위가 조금 덜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한겨울 지리산은... 춥습니다.

조금 흐린 날씨라고 예보가 되어 있어 걱정을 했는데 일출은 맑고 깨끗하게 무난하게 되었습니다.


배낭에 저녁과 아침 먹거리를 준비해서 가지고 갈려다가 홀로 산행이고 술도 먹지 못하게 하는데다 짐 무게만 늘일것 같아 약식으로 올라 갔더니 배낭이 약간 가벼워져 룰루랄라... 그리 힘들지 않은 산행이 된 것 같습니다.

뭘 가지고 갔느냐구요? 저녁은 약밥(형수님표)과 궁중대보한차, 아침은 꿀물 태운 미숫가루..


다만 아침에 꿀물 태운 미숫가루는 꿀물이 너무 과한지 오전 내내 속이 꿀렁꿀렁..

늘 찬물에 미숫가루를 태워 먹다가 뜨거운 보온병에 담아간 꿀물로 태워서 그런가?? 

암튼 천왕봉 투어 마치고 내려오는 내내 뭔가 큰 방귀 한방 꾸고 싶은 기분이...


중산리 내려와서 화장실에 들리니 ..

헐~~

우리집에도 잘 사용하지 않는 보온 비데!!

궁뎅이 따스하게 앉아 있으니 기분이 아주 좋아졌습니다.

우리나라 화장실 화이팅입니다.^^



산행코스 :

중산리 - 장터목 - 천왕봉 - 중산리 (장터목 1박)


소요시간 :

중산리 ~ 장터목 : 2시간 30분

장터목 ~ 천왕봉 : 1시간(일출산행, 땀 나면 안되니까 천천히..) 조금 빨리 걸으면 30~40분 소요.

천왕봉 ~ 중산리 : 2시간 10분



지리산 일출 포스트

2000년 이후로 거의 올랐는데 이전 포스팅은 되어 있지 않습니다.

2009년, 2010년, 2011년, 2012년, 2014년, 2015년, 2016년, 2018년



2019년 지리산 천왕봉 일출



12월 31일 오후..

중산리에서 올려다 본 천왕봉

내일 새벽에 저곳에 있겠지요.






중산리에서 천왕봉을 오르는 구간은 대개 다음과 같은 구간으로 나눠집니다.


중산리 - 칼바위 - 로타리대피소 - 천왕봉

중산리 - 칼바위 - 유암폭포 - 장터목 - 천왕봉



칼바위..

요기까지는 산보수준으로 오르면 됩니다.

이곳부터 본격적인 유격이 시작되구요.

이곳이 해발 딱 800m입니다.

장터목이 1,750m.

쉬엄쉬엄 1,000m정도만 직벽 밧줄타고 올라가면 되네유..



칼바위 지나 출렁다리 건너면 길은 삼거리.

우측 장터목으로 올라갑니다.



한참 오르면 만나는 돌 너덜길.

바로 옆의 계곡을 치고 올라 온 돌멩이들입니다.

작은 돌탑들이 즐비하구요.



올라 갈 시간이 여유만만입니다.

지난 봄 이후로 여간해서 기가 생기지 않아 한번도 성공을 못한 스톤발란싱을 한번 해 보았습니다.



법천계곡은 언제봐도 거칠게 보여 집니다.

오늘은 저곳 능선까지 오르면 되구요.



유암폭포

해발 1,210m입니다.

이곳부터는 습기가 있는건 모조리 얼어 있습니다.

길도 물도 나무도...



반갑따...

너는 언제까정 그 돌뺑이 보듬고 있을거여?



우측 잘록한 곳이 장터목.

장터목은 오래 전 산청 사람과 함양 사람이 만나서 물물교환하던 곳이라 하는데 이 높은 곳(1,750m)까지 물건을 지고 올라와서 ...?



모든것이 꽁꽁입니다.



뒤 돌아 보니 조망이 살짝 트이기 시작하구요.



장터목에 올라와서 내려다 본 풍경.

중산리 계곡이 내려다 보입니다.



반대편 함양 남원방향입니다.

좌측으로 반야봉과 노고단이 조망되고 우측으로 지리 서북능선이 이어집니다.

높은 높이 만복대이고 우측 끝으로 철쭉명산 바래봉이 오똑하게 자리하고 있습니다.


클릭하면 크게 보여 집니다.



1,750m 장터목 일몰

(언젠가 천왕봉 일몰을 한번 봐야지!)



날씨가 맑고 미세먼지 없어 조망이 아주 상쾌합니다.


클릭하면 크게 보여 집니다.






2018년 꼴까닥...



한 해가 마무리 되네요.



추운 날씨에 일몰 인생샷을 만드는 이들이 많습니다.



....................................



드뎌 새날이 되었구요.

2019년이 밝았습니다.


이곳은 지리산 천왕봉..





7시쯤 천왕봉 도착.

일출은 7시 35분쯤입니다.

시원한(?) 천왕봉 정상에서 일출시간을 기다립니다.


남쪽 풍경인데 진양호 줄기와 멀리 남해안의 광양만이 보여 집니다.



지리산 천왕봉 일출은 삼대복을 받아야 볼 수 있다는 말이 있는데 그 말이 실감나는건 ..

맑은 하늘이 수시로 변하는 모습입니다.

불과 1~2분 사이에 맑던 하늘이 먹구름으로 덮히는 경우도 있고 온통 흐리던 하늘이 일출 순간에 쨍하고 열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드뎌... 2019년 새해 새 해가 솟아 오릅니다.


여기저기서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하는 인사 소리가 들리고..







환호성과 함께,

모조리 스마트폰 샷... 타타타닥...













"저 신문사에서 나왔는데요. 같이 손 들고 환호성 한번 질러 주실래요?"


"와!!!!!"


"다시 한번만 더요."


"와!!!!"


"다시 한번 더요."


"됫따, 고마해라...ㅠ"




중봉 운해



칠선계곡

날씨 맑으면 멀리 덕유능선이 보인답니다.



올 겨울은 전국적으로 눈이 없습니다.

이만큼 눈 없는 겨울 지리산도 처음이네요.



중산리로 내려 오면서 처어다 본 천왕봉

아직도 줄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동쪽으로 바라 보이는 내 고향 황매산 



지리 주능선과 멀리 반야봉

반야봉 좌측으로 노고단이 오똑 합니다.

자세히 보면 노고단 정상의 돌탑도 보이구요.



작년에 홀로 다녀왔던 남부능선길도 한눈에 조망 됩니다.



남부능선과 지리 주능선


클릭하면 크게 보여 집니다.



동남쪽으로 조망되는 그리움의  산 그리메


클릭하면 크게 보여집니다.



법계사.

모처럼 들려서 이곳저곳 찬찬히 둘러 봤습니다.

아침 공양도 할 수 있는데 속이 울렁거려 ...












한참동안 친구처럼 옆에서 머문 까마귀.

같이 약수물도 나눠먹고..



법계사 석탑.

보물로 지정이 되어 있습니다.






법계사 바로 밑 로타리대피소.



중산리로 다시 내려와 치어다 본 천왕봉.

이틀동안 묵은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이한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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