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넋두리

모처럼 마신 25도 소주, 이렇게 독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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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마시면 그 어느 장사라도 취하는 것이 술인데
근래 친구들과 어울려 소주 마시면서 내 주량에 대한 과신이 생기는 경우가 있습니다.
괜찮은 안줏거리와 함께 잡담을 나누며 마시면 일구(一口)에 너덧 병씩은 부어 넣은 것 같은데도 취기가 별로 오르지 않아 것도 수십 년 마시니 알코올이 목을 넘어가면서 정수기처럼 알코올은 걸러내고 물만 넘어지나 하였지요.

근데 어젯밤
이건 큰 오판이었다는 걸 알았습니다.

한 마장 거리에 있는 칭구가 안주거리가 생겼다며 집으로 오라 하여 부리나케 달려가면서 소주나 몇 병 들고 가야지 하며 그 동네 집 앞 수퍼에 들렸는데
아주 오랜만에 보는 빨간색 뚜껑 두꺼비(위 사진)가 보이길래 댓 병 담아 갔습니다.

근데 아이쿠..
이 소주는 그냥 술에 물탄듯 물에 술탄듯이 아니고 진짜 쏘주네요.
도수를 확인하니 25도.... 허걱,
오리지널 소주입니다.
둘이서 두 병 마시니 완전 취기가 오릅니다.
그동안 20˚도 되지 않는 순한 소주만 마시다 이걸 마시니 양주 마시는 기분입니다.

대구에는 금복주에서 나온 16.5˚짜리 소주도 있습니다.
원료를 어떻게 조합했는지 마시면 달부디리하여 입에 짝짝 붙습니다.
언제부터인가 우리나라 소주는 옛날 소주가 아닙니다.
도수가 자꾸 낮아져 요즘은 18˚ 전후, 일본 사케수준이 되었습니다.
술집에서 여자분들이 병나발 부는 것도 흔한 풍경이지요.

근데 이 두꺼비 25˚짜리는 그동안 세뇌됐어 있던 소주에 대한 인식을 되돌려 놓게 만드네요.
이 술은 술집에서는 취급 않습니다. 왜냐하면 독해서 그만큼 소비가 되지 않아 매출에 차질이 생기니까요.
혹시 그동안 소주 마시고 취하지 않아 기분이 꿀꿀하셨다면
오늘 수퍼에 들려 빨강 뚜껑 두꺼비 한 마리 잡아 보십시오.
몇 년 동안 잊었던 진짜 소주 맛 확 느끼게 합니다.



 (※ 위 내용은 저얼때 음주 권장이나 술 광고 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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