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절 전 날....
왕십리 친구들 단체 카톡이 아침부터 난리입니다.
전, 단체 카톡 어지럼증이 있어서 왠만하면 잘 안 봅니다....만 모임이 있으니 할 수 없이 봅니다.
내용은 정기 모임이니, 비가 오던말던 무조껀 100 % 참석하라는 내용입니다.
단톡에 짧은 댓글을 하나 달았습니다... " 맨나당 술집에서 만나지만 말구.. 자연을 벗삼아 걸어보자 ~~"
왠일이랍니까... ?
한 녀석도 반대를 안 합니다.. 결국 장소는 예 전에 정한 남한산성으로 정했습니다.
집에서 우산을 챙기고 길을 나서니, 비는 억수로 내리고...
휴 ~ 잠시 제 제안에 후회를..ㅎ
산성역 까지 4 번을 갈아타고 도착을 하니, 비는 점점 더 거세게 내립니다.
비가 오는 날 남한산성에 가자고 한 저 만 이상한 놈인 줄 알았더니, 제 친구녀석들도 이상한 놈 들입니다.
한 녀석은 비닐 봉투를 뒤집어 쓰고 나오고, 한 녀석은 우산을 써봐야 다 젖을꺼 뭐하러 쓰냐고 그냥 나오고..ㅎ
산성역 2 번 출구에서 모두 모여서 9번 버스를 타고 올라 갑니다.
이 날은 비가 너무 와서 카메라는 집에서 모처럼 쉬게하고 핸드폰으로 대신했습니다.
오랜 전 이 길을 걸어서 오른 적이 있습니다.
정부시책으로 1960~70년대에 서울의 빈민들을 집단 이주를 시키고,
그 이주민 중에는 자의반,타의반으로 제 작은 형님도 계셨지요...
미흡한 도시계획과 생업의 어려움, 정부의 외면 등 각종 문제점이 많았던 기억이 납니다.
그 당시 얼마나 주거 환경이 열악했으면..
마누라는 없어도 살지만, 장화 없이는 못산다는 우스개 소리가 나 올 정도였으니..
남한산성 광장에 도착을 하니 2 년 전 가을의 끝자락에 온 기억이 납니다.
그 날도 오늘처럼 비가 내렸는데...
비가 오셔서 그런가... 광장이 썰렁합니다.
점심 때도 됐으니, 우선 한 잔 부터 하기로 전원 합의로 보고 식당에 들어섭니다.
묵밥과 파전 그리고 야한 색으로 포장된 막걸리도 시켜 봅니다.
막걸리 병 색만 다를 뿐, 맛은 같더군요..
가볍게 한 잔을 하고 식당을 나서니 비는 제법 맞을 만 합니다.
비가 점점 더 세차게 내리기 시작해서..
한 손으로 우산을 들고 한 손으로 사진을 찍기가 힘들어서 포기를 했습니다.
사진 보다도 더 아쉬운 건,
남한산성이 밤 사이 품고 있었던 숲속의 향기를 전달을 못 해드리는게 아쉬운 마음입니다.
남한산성에서 광주행 버스를 기다리는 동안 ..심심하다고 또 한잔 ~~ ㅎㅎ
광주 곤지암에 도착하여 우선 사우나 부터 하고,
친구 옆지기가 운영하는 장어집에서 이 날의 모임을 마감했습니다.
오랜만에 보양식을 먹어서 그런지.. 오늘 아침 출근 길은 한결 몸이 가볍더군요.
사진이 부실하다보니.. ^^
이 날은 조용히 넘어가나.....했는데 지난 제 생일 기념으로 주는 금 (金) 의 돈 수로 말이 많았습니다.
받는 당사자인 저는 할 말도 별루 없어서 술 만 마셨습니다.
어차피 친구들도 돌아 가면서 받는 거..돈 수가 많거나, 적거나 상관은 없으니.. ㅎ
이 왕에 주는 거..
5 돈은 하자는 친구와 회비가 너무 축나니 3 돈을 하자는 친구의 논쟁..
둘 다 맞는 이야기더군요.. ^^
아쉬운 부분은 상대의 의견을 중단 시키면서 자신의 의견을 내세우는 행동과
나와 다른 의견이라고 해서 무조건 틀림으로 생각을 하는데..
참...속으로 답답했지만, 웃으면서 말을 했습니다.
-우선 돌아 가면서 자신의 의견을 말하자...
-그리고 그 결론은 회장이 결정하라..
-회장의 결정에는 존중을 하고 따르자...
-회칙도 중요하지만, 회장의 판단은 회칙보다도 더 중요하다...
-회칙이란 시간이 지나면, 낡은 운영체계 일 수 있으니...
뭐.. 회장의 중재로 결론은 잘 지어졌고, 생맥주로 마감을 했습니다.
집으로 돌아 오는 길에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
회칙도 중요하고 원칙도 중요 하지만..
그 건 친구들 모임에서 시시비비를 방지 하는 차원으로 족하고
세월이 흐르면 회칙은 시대 흐름은 반영을 못 한 낡은 운영체계로 변질을 합니다.
예 전에는 친구들 대소사에는 쌀 한가마니를 기준으로 했습니다.
그 당시에는 쌀 값이 비쌀 때라서 그 가치가 있었지만, 그러나 지금의 쌀 한가마니의 가치는 많이 하락을 했습니다.
생각을 정지 상태로 유지 한 채..
낡은 회칙 운 운 은 낡은 사고는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어느 모임이든 회장의 결정이 과연 100 % 독선적인 결정 일까요 ?
결정을 내리기 전에 주변인들에게 조언도 귀담아 들었다면.. ?
많은 고심 끝에 내린 결정이라면...?
회원은 따를 의무가 있는 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무리 명민한 판단을 내세운 지적이라고 해도..
리더의 결정에는 존중 이라는 자세를 갖춰야 함에도 불구하고,
원칙을 내세우면서 얼굴에 핏대까지 세우며 지적을 하는 친구의 모습을 보니 안쓰러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 깟 3 돈이면 어떻고 또 5 돈이면 어떻고..
솔직히 안 받고 쌈질이나 안 했음 하는 마음이 들더군요..^^
모임이란 흑백논리로 유지 할 순 없습니다.
판단과 결정에는 융통성을 기본으로 유동적이여야 합니다.
그래야 어떤 일이 벌어 지더라도,,
그 상황을 유연하게 대처를 할 수 있다는 생각입니다.
어제 회장이란 친구가 중재를 한다고 맘 고생을 했습니다.
뭐... 그러면서 철이 들어가는 건 아닌지요..ㅎㅎ
술 집에서 나오면서...
그 친구의 등을 한번 두들겨 주었습니다.
친구야 ~ 우리는 은제 철이 드냐 ?
..
그 녀석의 말...
" 철이 들면 간단다... 냅뚸라...ㅎㅎ " ..
주체는 우리라는 친구들이고, 객체는 금 이란 금속덩어리는 아닌가...하는 생각입니다.
그 깟 금 몇 돈이 뭔 소용이 있을까요..?
다툼도 일정 부분은 모임에 대한 열정이 담겨져 있습니다.
우리 친구들의 열정이 아직은 식지 않았다는 증거는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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