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이 담긴 물건들...

Posted by 쏭하아빠 지구별 팀 블로그의 글 : 2017. 9. 28. 10:49

 

70 년

 

친구들과 놀러가기 전에,

챙겼던 물건들 중에 무엇이 가장 중요했을까요 ?

 

물론, 흥겨운 자리를 만들어 주는 기타와 코펠하고 중요한 먹거리인 꽁치통조림도 필수였지만..

제일 중요한 건, 알콜버너가 아니였을까요 ?

 

 

 







그 당시에는 알콜버너를 가지고 있는 친구가 흔치 않았습니다.

빌리려고 해도, 이런저런 핑게로 빌리기가 힘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알콜버너를 가진 친구는 요즘 말로 "짱" 이였습니다.


그 당시에는 참, 위험한 알콜버너였습니다.

제 동창 녀석도 도봉산에서 식사 준비 중에 얼굴에 화상을 입어서,

한 동안 고생을 하는 걸 지켜 본 기억이 납니다( 70 년 당시에는 취사가 가능 했습니다..ㅎ)


지금은 가볍고 편리한 많은 종류의 다양한 가스버너가 있지만,

그 당시에는 알콜로 가열을 하는 도중에 사고가 많이 난 기억이 납니다.

..


지난 주, 제 보물 창고 정리 중에 박스 하나를 발견해서 궁금하여 열어보니

제가 총각시절에 쓰던 물건들이 우르르 쏟아져 내리는데..

낡은 등산화와 낡은 배낭...그리고 그 중에 낡은 알콜버너가 눈에 들어오더군요.

..

..


저 버너만 보면 가슴을 저미게 하는 추억 하나가 떠오릅니다.

지금도 저 낡은 버너를 버리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군 입대 전, 학업을 중단하고 잠시 학비를 벌 요량으로..

지금의 안양에 규모가 작은 모 건설사에서 일을 한 적이 있습니다. 


방직 회사 길 건너편 쪽방에 월셋방을 얻어서,하루 하루 봉지쌀로 연명을 했습니다.

그 때는 석유곤로도 없어서,

모직회사에 다닌던 옆방 아가씨들에게 염치 좋게 빌려쓰곤 했습니다.


그 당시 저를 친 오빠처럼 따르던,

여 동생과 함께 광주에서 올라 온 옆방 아가씨는 수시로 반찬을 주곤했습니다.

그 친구는 일이 끝나면, 야학을 다니던 정말 성실했던 친구였습니다.



한 동안 다녔던 건설사는,

제주도 공사로 이전을 한다고 하여 할 수 없이 그만 두었습니다.


짐을 싸는데.. 그 친구가 저에게 낡은 버너를 내밀더군요.

"오빠~ 이 버너 새거는 아니지만 써요 ~ 어디가서 굶지말구요 "  .....

어디서, 어떻게 구입을 한 버너인지는 지금은 기억이 안납니다..

..


낡은 물건을 잘 버리지 못하는 성격 때문에, 꽤 많은 물건들이 있습니다.

그 이유는..

한 번 인연을 맺으면, 어려운 일이 있어도 그 인연을 쉽게 끊지 못하는 성격 탓도 있지만,

버려야 할 것과 버리지 말아야 할 것들을, 구분을 하기 싫어서 못 버리나 봅니다.


물론, 버리면 채워진다고 합니다.

하지만, 물질에 대한 지나친 애착은 버릴 수는 있지만,

제 젊은 시절에, 타인이 저에게 베푼 선한 마음이 담긴 물건은 도저히 버릴 수가 없더군요. 

 

저에게 저 낡은 알콜버너의 의미는

에게 선한 의지를 베풀어 주신분에 대한 소중하고 아련한 추억을 담고 있어서 

제 의지만으로는 도저히 버릴 수가 없습니다.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2017.09.28 22:16 신고 Favicon of https://duga.tistory.com BlogIcon 두가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제 방에도 아주 오래된 로얄캠핑버너가 있습니다.
    알콜은 아니고 석유버너이구요.
    오래 전 젊은 시절 그 무거운 베낭에 쌀 넣고 석유담고 버너담고..
    무거운 삼각텐트까지 짊어지고
    지리산에 올라 텐트지고 지내던 시절이 너~무 그립습니다.
    버려야 얻는다는 말씀이 귀에 쏙 들어옵니다.
    쏭빠님의 청춘시절..
    고생했던 시절이지만 추억은 늘 그리움으로 다가오는듯 합니다.
    그 옆방 아가씨들..
    오빠야~~ 하고 쏭빠님을 따른 그 아가씨 이 글 보거등 얼릉 연락 좀 하시길 바랍니다.
    다음 지구별 모임때 특별 게스트로 모셨으면 합니다.ㅋ
    쏭빠님의 추억 일기 공감하면서 잘 보았습니다.
    기~~~인 추석 연휴가 시작 됩니다.
    즐거운 일들로 가득하신 추석명절 쉬시구요..^^

    • Favicon of https://duga.tistory.com BlogIcon 쏭하아빠 2017.09.29 08:5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 시절 군용 텐트를 물감을 들여서 가지고 다니던 기억이 납니다..^^
      말씀처럼 뽈대까지 메고 다니면 엄청 무거워서 한 친구가 담당할 정도였습니다.
      그 여동생도 지금은 얼굴이 생생하게 기억이 납니다.
      중학생인 여동생을 학교에 보내고 본인은 야학을 다니던 그 여동생....참 많이 보고 싶습니다....
      지금도 이름이 기억이 납니다... 강 점 * ..ㅎㅎ
      늘 저에게 부른 호칭이 빼빼 오빠야~ 빼빼 오빠 잘산데이~~ 혹시 보면 댓글 해라 ~~ ^.^
      두가님께서도 즐거운 추석명절 보내시기를 바랍니다 ~~

  2. 2017.09.29 05:19 에디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진짜 옛날에 어디 캠핑이나 가려믄 스웨덴製 <스베아> 빠나(?) 갖고 있는 사람헌테 애걸복걸하며 빌렸던 추억이 있습니다.
    나중에야 국산빠나도 나왔지만 암튼 이 알콜로 예열해서 석유의 기화작용을 빨리하려 알콜 붓다 여럿 화상도 입었었고요.
    당시엔 산이고 강이고 아무데서나 꽁치찌게나 카레 끓여들 먹고 아무데나 음식물 찌꺼기를 버리곤 했었는데 시방 생각해보믄...ㅜㅜ

    그나저나 쏭빠님께선 항상 느껴보지만 참으로 因緣이 많으신 분입니다. 남녀노소, 지역불문하고....
    안양 방직공장 허니께 생각나는거이....당시 안양엔 금성방직, 동일방직, 태평방직.....참 많기도 많았습니다.
    젊을 적 안양하믄 선배들이 보신탕, 해물탕 자시러 찿던 유명한 동네였고 우린 안양유원지로 물놀이하러 갈 때 자주 찿던 동네였죠.
    아마 젤 먼저 공장지대가 생긴 지역이고 또 가장 먼저 오, 폐수로 환경이 망가진 동네였는데 시방은 방직공장 자리에 아팠또가 들어서고.
    간만에 안양 허니께 여러가지 그림들이 머릿속을 돌아댕깁니다.ㅎ

    • Favicon of https://duga.tistory.com BlogIcon 쏭하아빠 2017.09.29 09:0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 당시 그 월셋방을 닭집 이라고 불렀던 기억이 납니다.
      한옥 한 채에 많은 월세를 받기 위해서 개조를 해서 여러개의 방으로 만든 좁은 방.. 두명이 누우면 움직 일 수도 없었습니다..ㅎ
      참, 열악했던 주거시설이였지만 그 좁은 방에서 반찬을 나눠 먹으면서 하루 하루를 보내던 시절이 그리운 이유는 무엇인지..ㅎ
      지금도 가끔 안양 시내를 지나가면 그 친구 생각에 가슴이 아련해 집니다.....
      에디 형님 ~~ 즐거운 추석명절 보내시기를 바랍니다 ~~ ^.^

  3. 2017.09.29 10:56 하마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양에 추억들이 많으시군요. 저는 안양시민입니다. ㅋㅋ
    누구나 추억의 물건들이 있으시고 가지고 계시리라 생각됩니다.
    저도 아버지께서 가지고 계시던 물건을 부모님 집으로부터 하나 둘씩 가져오고 있습니다.
    오래된 일제 필름카메라 부터 미군용 야전 후라이팬과 알미늄 접이식 바람막이등...
    어릴적 석유버너를 본것같은데 이번 추석때 가지고 계시나 물어봐서 득템을 해야겠네요.^^*
    그래봤자 훗날 이것들도 제 아들넘들의 추억물건이 되겠지요...
    쏭형님의 낡은 알콜버너는 절대 버리지 마시고 오래된 추억으로 계속 남길 바랍니다.
    전형적인 가을날씨입니다. 즐거운 하루 불금되셔여~~~;)

    • Favicon of https://duga.tistory.com BlogIcon 쏭하아빠 2017.09.29 13:3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지금의 번화가인 인덕원 사거리는 그 당시 황량한 벌판이였던 걸로 기억이 납니다..^^
      큰 딸이 어릴 적 제가 바나를 닦는 걸 보니디.. "아빠 그거 뭐야~? "
      응.. 산에서 밥 할 때 쓰는 버너야..
      "응~ 그럼 이동식 가스렌지넹~"..ㅎㅎ
      시간 나시면 마나님과 데이트 겸 신설동 풍물시장 구경가시면 옛 추억을 되 살리 수 있으실 겁니다 ^^

  4. 2017.09.29 18:23 euroasia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포에브스, 옵티무스, 스베아, 로얄 - 정말 오래된 등산용 버너의 고전입니다.
    그눔의 아파트 문화로 옛적 사용하던 고귀했던 장비는 전부 별나라로 떠났습니다.
    도봉산 국립공원 산악박물관에 가시면 대한민국 산악의 역사가 그득담긴 녹쓴 장비들이
    전시되어 있답니다.
    어떻게 된건지 스웨덴 버너가 그렇게 전통과 역사가 있습니다.

  5. 2017.09.29 20:36 창파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 ~ 가을입니다...
    그래서 이런 추억에 이야기도 더 공감이 가고 그렇다면 나는.....
    그런데 꺼내면 궁색한 이야기뿐.
    캠핑다운 캠핑을 한번도 다녀본적도 없으니..ㅎ
    그저 여름에 집떠나 강가에서 며칠을 묵었다 온다는 그것만도 좋아서
    어느 누구는 취사도구 누구는 먹거리....
    필수 꽁치통조림과 가끔 장만되면 찌게가 화려해지는 미제 핫도그쏘세지!
    그런데 버너를 준비를 못해 할수 없이 가지고 오는것이 어느때는 커다란 바켓스 부피의 석유곤로..ㅋ ㅋ
    그리고 지금에 루어꾼이라면 몇개씩은 갖고 있는 미첼 아부 등등 낚시릴...
    그때는 한개의 릴을 갖고 친구 여럿이 번갈아 대략 10번 던지고 다음친구에게
    인계해야만 했던 초라한 낚시꾼들....
    이가을밤에 쏭빠님 덕분으로 저도 마냥 추억속으로 빠져볼판입니다.........^^

    • Favicon of https://duga.tistory.com BlogIcon 쏭하아빠 2017.10.02 08:3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아침 출근 길에 소래산을 바라보니, 형님 말씀처럼 완연한 가을을 느꼈습니다.
      친구들과 우르르 몰려서 놀러가면 작은 석유곤로를 들고 다닌 생각이 납니다..ㅎ
      지금 생각하면 촌스럽기는 하지만, 그 당시에는 당연한 선택이있습니다.
      그 당시 꽁치 통조림도 비싼 시절이라서 그런지 미제 핫도그는 상상 조차 못했습니다.
      낚시는 전혀 모르지만, 루어 낚시는 선배님 따라서 몇 번 해 보기는 했습니다..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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