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기로 입춘인데도 날씨가 꽤 쌀쌀합니다.
올 겨울 한파는 유달리 심한 것 같네요.
기상청의 제법 많은 눈 예보가 전라도 지방에 내려져 산행지를 그곳으로 정해 봅니다.
특히 눈이 집중적으로 쏟아진 내장산으로 달려 갑니다.
김용임의 내장산 트롯...
산에서 설경을 즐기는 것으로는 세가지 정도가 있는데,
밤 사이에 눈이 왕창 내린 후 날씨가 쨍하게 맑아져서 바로 그날 산에 올라 눈꽃(雪花) 구경을 하는 것이 금상첨화,
그도 아니면 전날 눈이 내리고 날씨가 급격히 추워서 내린 눈이 나무에 얼어서 상고대를 만들면 그건 은상첨화...
그리고 마지막으로 진탕 내린 눈을 밟으며 그냥 산행으로 만족하는 건 동상첨화...
사실 산에서 눈꽃을 제대로 만나기는 참 힘듭니다.
내린 눈이 나무에 오래 머물지 않고 떨어져 버리는 까닭에 눈 내린 다음 바로 올라야 제대로 된 눈꽃을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행히 이번에 내장산에서 제대로 된 눈꽃산행을 즐겼습니다.
밤사이 엄청나게 내린 눈이 온 산에 가득하여 산행 내내 눈꽃 구경과 함께 정상부에서는 상고대까지 즐겼으니 겨울산행의 묘미를 원없이 한 셈입니다.
내장산은 두말할것도 없이 가을 단풍이 유명한 곳입니다.
단풍 내장산 : http://duga.tistory.com/2073
같은 국립공원에 속해져 있는 백양사 애기단풍과 가을이 되면 단풍구경으로 인산인해를 이루는 곳이구요.
백양사 애기단풍 : http://duga.tistory.com/791
계곡에 끼고 있는 내장사를 중심으로 여러개의 봉우리가 빙 둘러쳐져 있는데 꼭히 정상을 오르는 산이라기보다는 적당하게 코스를 잡아 내장사를 원점회귀하는 산행으로 많이 찾는 곳입니다.
온통 눈으로 뒤범벅이 된 산에서 가슴 절절하게 즐긴 눈꽃산행.
스틱의 진저리에도 못 참고 제풀에 놀라 떨어지는 눈 뭉치들을 뒤집에 쓰면서 쏴한 바람과 함께 외로움을 느껴 봅니다.
이 멋진 절경을 혼자 읽어 내기엔 너무 가슴이 벅찬 하루였습니다.
산행코스 : 내장사 일주문 : 벽련암 - 서래봉 - 불출봉 - 원적암 - 내장사 - 일주문(원점회귀)
산행소요시간 : 약 3시간 30분 정도 (조금 빨리 이동)
위험구간 : 서래봉에서 불출봉 구간 폭설로 철계단 구간 매우 위험
동쪽방향은 하늘이 파랗게 열려있고 서쪽은 진눈깨비가 살짝 뿌리는 하루..
하산을 하고 다시 하늘을 보니 이제는 서쪽도 맑게 개여 졌습니다.
산행지인 내장산으로 가는 길에 있는 순창 고추장마을.
고속도로를 내려 조금만 진행하니 온통 눈으로 뒤뎦여있는 길이라 매우 천천히 이동을 하였습니다.
다행히 얼마전에 차를 SUV로 바꾼 탓에 이동하는데는 큰 무리가 없었지만 승용차였다면 갈 수 없는 길이었습니다.
이런 메타세퀘이어길도 지나고...
갈때는 정말 환상적이었는데 올때는 눈이 싹 녹아버렸더군요. 길도 나무도...
제설작업이 되어 있기는 하였지만 정말 도로가 미끄러웠습니다.
내장산 도착..
입구부터 거의 환상적인 풍경이 연출 됩니다.
저 같은 바보가 눈 구경하러 몇 와 있었습니다.
어디가 주차장인지 어디에 차를 세워야 되는지 그냥 적당하게...
국립공원 직원들은 빠진 차 건져 주느라 연신 애를 먹고 있고..
내장사 일주문입니다.
이곳에서 벽련암 방향은 우측길...
눈 천지 비까리입니다.
벽련암 도착
너무 멋진 설경...
혼자 벅차게 즐겨 봅니다.
벽련암 뒤로 서래봉이 보입니다.
정말 환상적인 풍경...
벽련암과 서래봉
서래봉이 바로 뒷산처럼 보이지만 약 1시간 정도 올라가야 합니다.
위 사진은 클릭하면 크게 보여 집니다.
서래봉의 설경
벽련암 파노라마 풍경
고요합니다.
인기척도 없고..
움직이는 것이라고는 저 밖에 없네요.
위 사진은 클릭하면 크게 보여 집니다.
벽련암 좌불.
양털 겉옷을 입은듯...
많이 추운 날씨인데도 사진은 포근하여 보입니다.
스틱을 집고 올라가는데도 진동이 땅에 미치는 모양입니다.
몇번이나 뒤집어 쓴 눈 폭탄...
雪花...
눈꽃이라고 하는데 참 오랜만에 제대로 봅니다.
딱 한나절입니다.
오후되면 거의 떨어지고 없구요.
서래봉에서 불출봉 구간은 조금 위험한 곳이 많습니다.
눈이 많이 내리고 길이 묻혀서 더 그렇게 느껴집니다.
앞쪽으로 보이는 봉우리는 지나 온 곳으로서 월영봉입니다.
딱 두사람이 내 앞에 지나갔습니다.
남자 1명, 여자 1명...
발자국이 그렇게 보여 지네요.
모든것이 죽은듯...
이렇게 차가운 눈을 뒤집어 쓰고도 새 봄이 되면 모든것이 새롭게 움을 틔우고 살아 난다는 것이 정말 신기합니다.
두터운 장갑 속으로 차가움이 밀려 옵니다.
손이 아릴 정도로...
서래봉 도착.
농기구의 하나인 '써레'를 닮아 지어진 이름이라 합니다.
기가막힌 풍경이 전개됩니다.
앞쪽으로 불출봉이 보여지네요.
내려다 보는 풍경입니다.
바로 아래 조금 전 들린 벽련암이 자리하고 사진 우측으로 내장사가 내려다 보입니다.
서래봉의 조망입니다.
좌측부터 장군봉, 연자봉, 신선봉, 까치봉, 연지봉, 망해봉, 불출봉으로 이어집니다.
각 봉우리가 톡톡 튀어 올라있어 구처적으로 지목을 하지 않아도 알 수 있습니다.
위 사진은 클릭하면 크게 보여 집니다.
앞 서 간 남녀의 두사람 커플일행을 만났습니다.
거의 러셀수준으로 길을 헤쳐가던 두 사람은 저를 무척 반기네요.
일단 제가 걸음이 조금 빠른 편이라 이곳부터는 제가 앞장을 섭니다.
하얀 눈길에 처음 발자국을 만들며 지나간다는게 새삼스러운 느낌으로 다가 옵니다.
하지만 이런 감상도 잠시...
급 경사의 철계단이 연이어집니다.
조심조심 길을 틔면서 진행합니다.
능선길은 날씨가 아주 추워서인지 거의 상고대 수준입니다.
온통 꽁꽁 얼어있는 산길...
능선에 조망을 즐길 수 있는 곳이 여러곳 많은데 눈 속을 알 수 없기 때문에 가장자리로 함부로 나갈 수가 없네요.
전망이 좋은 봉우리에서 찍은 서쪽방향 맞은편 능선 풍경입니다.
맨 우측이 장군봉.
맨 좌측이 불출봉..
위 사진은 클릭하면 크게 보여 집니다.
장군봉 아래로 내장사가 내려다 보입니다.
눈으로 뒤뎦여 있는 곳은 내장저수지입니다.
좌측으로 멀리 정읍 읍내가 조망되구요.
위 사진은 클릭하면 크게 보여 집니다.
꽁꽁 얼어있는 내장저수지
좌측 멀리 톡 튀어오른 봉우리가 지나 온 서래봉
중앙의 봉우리가 장군봉.
맨 우측이 불출봉
위 사진은 클릭하면 크게 보여 집니다.
불출봉을 당겨서..
불출봉 도착.
역시 뭐가뭔지 눈으로 덮여있어 구분이 되지 않습니다.
지나 온 능선길
멀리 서래봉이 툭 튀어 나와 있습니다.
불출봉의 조망
정읍 읍내가 보여지는 파노라마 풍경
방향은 거의 북쪽입니다.
앞쪽으로 보이는 봉우리는 망해봉.
위 사진은 클릭하면 크게 보여 집니다.
불출봉의 조망
좌측 서래봉부터 계곡건너 장군봉과 연결되는 봉우리.
맨 우측이 망해봉.
방향은 남동쪽입니다.
위 사진은 클릭하면 크게 보여 집니다.
불출봉의 조망
눈을 쓰고 있는 나무기둥 옆으로 내장사가 조망 됩니다.
불출봉의 조망
멀리 정읍..
불출봉에서 하산을 합니다.
신선봉 장군봉으로 죽 이어지는 산길이 있으나 오늘은 아마도 길이 트여있지 않을것 같습니다.
얼릉 내려가서 눈꽃이 남아 있으면 백양사 들릴 계획으로 하산을 서두럽니다.
여기서부터는 사람들이 간혹 보여 집니다.
내려오는 길에 들린 원적암.
두채의 집이 있는데 하나는 요사채인듯하고 하나는 대웅전...
금장옷을 입히다 만 인상 사나운 부처가 인상적(?)입니다.
위 사진은 클릭하면 크게 보여 집니다.
내장사쪽으로 내려오는데 주막집이 나타났습니다.
고드럼 사진만 찍고 지나치려다 들렸는데 연세드신 할머니가 나무난로를 데워놓고 길손을 기다립니다.
아마도 제가 첫 손님일듯...
일단 막걸리를 한사발 원샷하고...
따스한 국물을 마셔 봅니다.
난로옆에 앉아 따스한 음식을 먹고 있으니 이게 천국이네요.
하산 말미에 들린 내장사..
주막집에서 열을 식혀서인지 몸이 너무 춥습니다.
얼릉...
차로...
올라갈때 그렇게 쌓여있던 눈이 많이 치워지고 녹았습니다.
눈꽃들도 흔적없이 사라졌네요.
그러고 보니 오늘 입춘...
모두 입춘대길 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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