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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일기

황씨부인의 전설이 깃든 일월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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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에 일어나 중앙고속도로를 타고 북쪽으로 올라가니 눈발이 날립니다.

원래 예정된 산행지는 영양의 일월산인데 눈이 조금만 더 쎄게(많이, 펑펑) 내린다면 산행지 급 변경을 생각하면서 의성의 이선생님댁에 도착하니..

눈이 조금 잦아 들었습니다.


이선생 손수 약간 싱겁게 끓인 라면으로 아침 해장을 하고(어제 모임으로 빼갈 5병) 차에 올라 일월산 들머리 입구인 윗대티마을 주차장에 도착.

제법 널찍한 주차장에는 달랑 우리차만 있습니다. 오늘 정상적으로 일월산을 등산으로 오른 이는 우리 둘 뿐이니 당연 하루 종일 널찍한 주차장을 독점했네요.


등산로는 시계방향으로 돌거나 반시계방향으로 돌아도 모두 원점회귀.

어느곳으로 올라도 거리는 비슷하고 적당한 경사가 있습니다.

정상에는 공군 군부대시설이 있어 오르지 못하고 그 옆에 정상을 대신하는 일자봉이 있습니다.


제법 쌀쌀한 날씨.. 

봄이나 가을에 올라야 제맛인 산에 을씨년스러운 계절에 오르니 산자락의 운치는 와 닿지 않지만 차가운 바람결에 묻어 오는 봄 내음을 살짝 느끼는 맛도 제법이었습니다.


전국 무속인들의 필수 코스인 일월산, 

황씨부인의 애틋한 전설을 되새기고.

일자봉, 월자봉을 거니면서 보여지는 작은 나무들의 풍경이 참으로 정겨운 일월산 산행이었습니다.


※ 일월산 황씨부인의 전설 이야기 : https://duga.tistory.com/2739


 

산행코스 : 

윗대티마을 주차장 - 일월산 정상석(일자봉) - 쿵쿵목이 - KBS중계소 - 월자봉 - 황씨부인당 - KBS중계소 - 대티골 하산 - 뿌리샘 - 윗대티마을주차장(원점회귀)


소요시간 : 약 5시간 정도





일월산 등산지도

위 지도가 아래 지도보다 더 정확한 것 같습니다.


윗대티마을 주차장 - 일월산 정상석(일자봉) - 쿵쿵목이 - KBS중계소 - 월자봉 - 황씨부인당 - KBS중계소 - 대티골 하산 - 뿌리샘 - 윗대티마을주차장(원점회귀)




일월산 등산지도


위 지도에서 일월산 정상에서 월자봉으로 가는 코스 중 쿵쿵목이를 거쳐 가는 코스가 출입통제로 표시가 되어 있는데 통행이 가능 합니다.

전혀 불가이유 없음.



의성의 이선생님 집에 도착.

해다 달처럼 떠 있고 눈발이 살짝 날리는 날씨입니다.

멀리 의성의 명산 금성산, 비봉산이 보여 집니다.



가는길에 들린 신촌마을 약수탕.

맛이 쌔~~하네요.

오늘길에 다시 들려 원탕에서 물 한말씩 퍼왔답니다.



윗대티마을 조금 못미쳐 잠시 들린 야생화공원.

뒷편으로 보이는 건 옛 용화광산의 선광장

채굴한 광석을 선별하는 곳입니다.



강점기때 일본넘들이 우리동포들을 시켜 만든 작품 같은데 공구리가 아직도 건재하게 남아 있는걸 보니 ..

나름 시멘트 비비는 기술은 뛰어났던 모양입니다.



윗대티마을 주차장 도착.

차에서 내리니 찬바람과 뚝 떨어진 기온에 몸이 움추려드네요.



좌측 화살표로 올라서 우측 화살표로 내려 왔습니다.

산행은 이와 반대로 해도 됩니다.



오르는 중간 중간 겨우살이가 보이는데..

몽실하게 살이 붙은건 이미 누군가 채취를 한듯 합니다.



송진을 뽑은 나무들의 속살도 보여지구요.

또 한마디 하고 지나갑니다.

나쁜넘들(강점기 일본)..






추운 날씨인데도 몸이 후끈할 정도로 오름길이 이어집니다.



그래도 겨울은 얼마남지 않은듯 하구요.



나무가지 사이로 정상인 일자봉(좌)과 우측의 월자봉이 조망 됩니다.

중간은 군부대 시설



아침에 살짝 뿌린 눈이 꽁꽁 언 땅을 덮고 있어 발에 내공이 많이 들어 갑니다.



일월산 정상

뒷쪽 펜스 너머 군부대 안쪽이 정상인데 출입이 통제되어 이곳이 정상 노릇을 하고 있습니다.



월자봉으로 가는 길.

9부능선을 타고 이동하는데 좌측으로 작은 나무 아래가 모두 나물밭인듯 합니다.

아마도 봄에는 새 나물들이 송송 솟아 나겠지요.

지역 주민들의 소득원이라 출입을 통제하는 안내판이 군데군데 붙어 있습니다.



윗쪽으로는 군부대 시설물이 보여 집니다.



콩콩목이 도착

중계소 방향으로 이동합니다.



KBS 중계소 건물

이곳까지는 차량이 올라 올 수 있어 등산객으로 위장한 관광객들 한무리가 지나갑니다.



승용차로 올라 차에서 내리면 바로 정상석과 기념촬영을 할 수 있는 곳이 일월산입니다.



월자봉으로..

조금 후 황씨부인당 둘러보고 다시 이곳으로 와야 합니다.



월자봉

미세먼지가 조금 있어 조망은 별로입니다.



그 옛날 예비군 아자씨들이 구뎅이 판다고 고생 했는데 전혀 쓸모없는 유물이 되었네요.



황씨부인당으로는 일월재 가는 방향으로 가서 도로를 타고 조금 둘러 가야 되는데 그냥 바로 아래라 비탈진 산을 굴러 내려 왔습니다.



황씨부인당에서 바라다 보이는 정상의 공군 군부대

아래로는 산꾼으로 위장하여 사람들을 실고 놀러 온 차량이 보여 집니다.



황씨부인한테 올리는 재물(비스켓, 사탕등)과 술이 차려져 있네요.

일단 막걸리 유효기간을 검증하고 난 다음...


황씨부인께 고맙다고 살짝 절을 올린 후,



이선생님과 둘이서 산중 오찬용으로 나눠 먹고 마셨답니다.

다행인것은 이선생이 종이컵은 챙겨 왔더라는....



황씨부인당 



산령각



산신령님






산령각 아래에는 황씨부인당이 있습니다.



내부는 역시 예상한대로... 복잡합니다.



황씨부인당에서 KBS송신소로 되돌아 와서 큰골로 하산 합니다.



이곳에서 한번 미끌덩..

곰 구르듯이 내려갈뻔 했답니다.

살짝 내린 눈 아래 얼음으로 살짝 얼어있어 위험하네요.



하산길



뿌리샘 방향으로 하산 합니다.



산나물 보호지역



뿌리샘 위에 있는 정자.

송진을 채취한 노송을 베어 만들었는데 나름 운치도 있고 스토리텔링도 되고..



뿌리샘.

발원천의 뿌리.

낙동강 지류의 원천이라 하는데 .. 사실 이런건 이름 붙이기 나름..

박제기(바가지)가 없어 떠 먹어 보지는 못하고 구경만..

조금 아래 보니 바가지가 떠 내려 와 있네요.



호젓한 계곡이 걷기에 참 좋습니다.



헷갈리는 안내판을 지나 내려오니..



멋진 통나무 집.

창틀만 조금 더 운치있게 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내 집도 아니면서..)



버들들 강생이가 벌써 가득 피었네요.

봄이 문턱을 넘어서고 있나 봅니다.



다시 주차장에 도착.

이곳 고향인 이문열 선생의 어려운 고비때 쓴 '사색'이란 冊에서 발취한 글귀가 돌비에 새겨져 있습니다.


물론 선택은 어렵다. 

더구나 우리의 삶을 인도할 중요한 것이, 

이토록 다양하게 펼쳐져 있다는 것은 

그 선택을 단순한 혼란 이상의 고통으로 만든다. 

그러나 선택 혼란이나 고통이 

가치의 존재 자체를 부인하지 못한다. 

그러므로 나는 감해 그대들에게 말한다. 

세상에 진정으로 가치있는 것도 있으며 

진실과 아름다움은 물론 

영원도, 절대도, 완성도, 존재한다고. 

그리고 또한 말한다. 

그것이 존재한다고 믿는 자는 

반드시 그것을 얻게 되리라고. 


책 19p에 나오는 글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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