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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일기

수도산에서 가야산까지 홀로 종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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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략 10년만에 다시 찾은 수도산·가야산 능선 종주.

그때도 혼자였는데 이번에도 혼자입니다.

우리나라 4대 종주길에 속하면서도 거의 인적이 없고 덩굴이 엉켜 한여름에는 갈 수 없는 곳. 

그리고 한겨울에는 해가 짧고 등산로가 눈에 묻힐 우려가 많아 아주 위험한 코스..

 

해발고도 평균 1,200m이상이고 큰 오르내림이 많아 체력소모가 심한 곳이라 마음먹기 쉽지 않은 곳.

10년 전에는 14시간이 걸렸는데 이번에는 12시간밖에 안 걸렸습니다.

길도 그때보다 뚜렷해졌고 초반에 쉼없이 걸은 덕분인것 같네요.

 

새벽에 아들이 수도암까지 데려다 준 시각은 5시 40분.

휭하니 되돌아 가는 아들의 차 꽁무니를 보면서 베낭을 열고 빵 하나를 꺼내 간단하게 요기를 하고 신발끈 묶고 베낭 다시 정리하여 출발한 시각은 새벽 6시..

 

산사는 조용합니다.

그리고,

홀로 산에 들어 갑니다.

 

수도암 범종소리가 크개 한번 울려 퍼집니다.

모든것이 적막에서 깨어나고 있네요.

기나긴 걸음을 시작합니다.

 

나는

앞으로 한 번 더 올 수 있을까?

이 구간을...

 

 

산행코스 :

수도암 - 수도산 - 단지봉 - 좌일곡령 - 용두암봉 - 목통령 -두리봉 - 부박령 - 가야산 상왕봉 - 해인사 - 해인사 버스주차장

 

일자 : 2019. 3. 29

산행거리 : 대략 27km

소요시간 : 대략 12시간

 

※ 수도산 가야산 종주자를 위한 참고사항

1. 한 여름에는 덩굴이 엉켜 진행이 어려울 것입니다.

2. 긴 옷, 장갑 필수입니다.

3. 식수 충분히 준비 바랍니다.(목통령에서 10분 하산하면 샘 있음)

4. 본인의 산행 경력을 믿지말고 리본을 믿어야 합니다.

5. 중간에 탈출로 몇 곳 있습니다.

6. 수도암 기점보다는 가야산기점이 체력적으로 덜 피곤할 것 같습니다.

7. 부박령에서 상왕봉(가야산) 방향으로 현재 통금되어 있습니다. 아마 반달곰 출몰로 탁상행정인듯한데 예까지 와서 어이하라고..

 

 

※ 지난번 수도산·가야산 종주 산행기 : https://duga.tistory.com/174

 

※ 쓸데없는 에필로그 :

좌일곡령 조금 더 진행하다가 비탈에서 괴목 수준의 묘한 나무를 하나 주웠는데 버리기 너무 아까워 베낭에 집어 넣어 챙겼다.

대략 3kg정도의 무게인데 베낭 무게 줄일려고 집에서 짐 싸며 무지 신경 썼는데 이걸 버려야 하나 말아야 하나 몇번이나 고민하다가 결국 집에까정...

 

 

 

 

우리나라 4대 종주길

지리산 종주

덕유산 종주

설악산 종주

수도·가야산 종주

 

 

수도산 가야산 종주능선 지도

오래된 지도지만 크게 변한 것은 없습니다.

 

위 사진은 클릭하면 크게 보여 집니다.

 

 

수도암 도착.

새벽 5시 40분. 아직도 캄캄합니다.

 

 

희뿌옇게 밝아오는 새벽.

하늘에는 이지러진 반달이 떠 있습니다.

 

 

수도산 조금 못미쳐 일출이 되었고 숲 속 보이는 해는 능선에 오르니 이미 가야산 위로 솟아 있습니다.

멀리 가야산이 조망 됩니다.

오늘 가야 할 목표점이기도 합니다.

 

중앙 오른편으로 가야산이 솟아 있습니다.

가야산은 주변 어디에서도 한 눈에 알아 볼 수 있는데 정상 부위의 모습이 불꽃같기 때문입니다.

맨 우측이 단지봉이고 단지봉 능선에서 좌측으로 이동하여 뾰쪽한 지점이 좌일곡령입니다.

 

클릭하면 크게 보여 집니다.

 

 

 

수도산 정상 도착. 07:00

수도산 정상의 명물 돌탑 뒤로 멀리 가야산이 솟아 있습니다.

 

 

불꽃같은 형상을 하고 있는 가야산

당겨서 본 모습입니다.

 

 

수도산 정상에서 조망되는 덕유산 능선

우측이 향적봉인데 스키 슬로프에 하얀 눈이 아직도 덮여져 있습니다.

좌측이 육십령이고 그 옆으로 남덕유산

 

 

건너편으로 보이는 단지봉

수도산에서 약 2시간 소요 됩니다.

 

 

단지봉으로 가는 암봉에 올라서 바라본 파노라마

좌측으로 가야산이 조망되고 우측으로 수도산이 건너 보입니다.

수도산 좌측으로는 흰대미능선

 

산행기 : https://duga.tistory.com/1880

 

위 사진은 클릭하면 크게 보여 집니다.

 

 

단지봉 가는 길도 곱지 않습니다.

이 구간은 그래도 사람들이 제법 다니는 곳인데도 그렇네요.

 

전 구간에 걸쳐 이런 덩굴, 잡나무. 산죽..

이렇게 세종류의 진행 방해물이 도처에 널려 있습니다.

 

 

누가 이런 X같은 짓을..ㅋㅋ

 

 

단지봉 도착. 09:00

오늘 미세먼지가 보통수준이라 했는데 시야가 가려집니다.

 

 

가야 할 능선길,

멀리 가야산이 우뚝 솟아 보입니다.

 

 

 

 

 

서쪽으로 조망되는 덕유능선

미세먼지가 껴서 맑지 못합니다.

왼편으로는 지리산도 조망되는데 이도 역시 뿌옇네요.

 

 

남쪽으로 조망되는 거창의 산군들

가운데 오똑하게 솟은 산은 오도산.

그 앞으로 비계산, 다시 조금 더 앞으로 의상봉 능선.

 

 

이곳 수도~가야산 능선에서는 등산로가 조금 헷갈리는 곳이 몇 곳 있습니다.

길도 낙옆에 묻혀 보이지 않는곳도 많구요.

이럴땐 무조건 리본을 믿어야 합니다.

수 많은 선등자가 붙여 논 리본이 등산로를 알려주는 가장 확실한 표식입니다.

똥벼락이든 뭐든...

 

 

좌일곡령 도착. 10:00

조망이 탁 트이는 곳입니다.

전 구간에 걸쳐 조망이 완전 트이는 곳은 단지봉, 좌일곡령, 그리고 용두암봉 뿐입니다.

좌측이 단지봉이고 우측이 수도산입니다.

 

보통 령은 재와 고개라는 의미로 봉과 봉 사이의 낮은 지역을 일컷는데 이곳 좌일곡령은 1.258m로 높은 봉의 꼭지점을 나타냅니다.

왜 그러했는지 의아스럽구요.

 

클릭하면 크게 보여 집니다.

 

 

죄일곡령에서 바라 본 가야산

아직도 까마득합니다.

 

 

이곳 수도산 가야산 능선은 거의 참나무가 대세수종이고 요즘 겨우살이가 전 구간에 결쳐 무성합니다.

 

 

남쪽풍경 조망

의상봉 능선이 뚜렷합니다.

그 앞으로는 작은가야산 능선도 조망이 되네요.

 

산행기 : https://duga.tistory.com/2660

 

 

다시 진행을 하면서 만나는 용두암봉 11:00

그냥 용두봉이라고도 합니다.

우회하여 지나 갈 수도 있지만 꼭 한번 올라 가 봐야 하는 곳.

조망이 사방팔방 시원하게 트이는 곳입니다.

다만 올라갔다가 후면으로 내려가는 길이 아주 위험하니 조심해야 됩니다.

뒤로는 가야산..

 

 

용두봉에서 조망되는 가야산

우측은 용암리 마을입니다.

 

 

용두암에서 뒤돌아 본 풍경

멀리 단지봉이 조망 됩니다.

우측으로 좌일곡령도 뾰쪽하게 건너다 보입니다.

 

 

단지봉과 좌일곡령

 

 

용두봉에서 조망되는 180˚ 파노라마.

시각적으로는 한 평면에서 보여지고 있지만 좌측와 우측은 서로 반대 방향입니다.

좌측으로 멀리 가야산이 조망되고 우측으로는 단지봉이 아득하게 조망 됩니다.

 

클릭하면 크게 보여집니다.

 

 

목통령 도착. 11:35

능선 전체에서 유일하게 식수를 구할 수 있는 곳입니다.

이곳에서 용암리 방향으로 약 10분정도 하산하면 샘터가 있습니다.

 

수도산 가야산 구간을 1박으로 끊어서 종주하는 이들이 거의 이곳에서 비박을 하기도 합니다.

식수가 있기 때문에..

 

 

목통령 바닥에 떨여져 있는 안내판.

 

 

조금 더 이동하면 만나는 철망 울타리.

개금마을에서 설치한것 같은데 상당히 길게 설치되어 있습니다.

산행로은 이 울타리를 따라 계속 이동합니다.

 

 

가다가 뒷편 조망이 살짝 트여 바라 본 풍경

머~~~얼리 단지봉이 살짝 고개를 내밀고 있네요.

 

 

이런 산죽 군락지를 여러곳 만나는데 아주 난해합니다.

발길은 뚫려 있는데 위는 막혀 있고 머리 위는 바깥에 나와 있는데 몸은 산죽에 가려 있으니..

가다가 발길에 멧돼지라도 차이면....

 

 

지도상으로 두리봉으로 예상이 되는데 표시는 없습니다. 13:00

일단 간단하게 점심식사.

 

 

가야산이 조금씩 다가옵니다.

 

 

뒷쪽은 더욱 저 멀어지구요.

 

 

산죽이 키보다 더 큰 곳도 많은데 이곳 지나기도 어렵네요.

이파리가 얼굴을 때리고..

 

 

하루종일 겨우살이 구경은 엄청나게 했습니다.

앞쪽으로 가야산이 병풍처럼 막아 서 있네요.

이제 저곳만 오르면 오늘의 오름길은 끝입니다.

 

 

가운데 뾰쪽한 봉우리가 상왕봉.

새롭게 정상자리를 차지한 칠불봉은 그 뒷편입니다.

 

 

가야산 오르면서 조망되는 수도산 가야산 능선길

 

클릭하면 크게 보여집니다.

 

 

다시 뒤돌아보는 오늘의 능선길.

아득합니다.

 

전 구간에 걸쳐 가야산 아래에서 상왕봉 오르는 구간이 가장 힘들었네요.

채력도 소진이 되었는데다 가파른 오르막길을 1시간여 오르려니..

 

 

클릭하면 크게 보여집니다.

 

 

백운동에서 가야산으로 오르는 명품코스인 만물상 구간

 

산행기 : https://duga.tistory.com/2180

 

 

가야산 상왕봉 도착 16:00

아직까지 아무도 만나지 못했습니다.

정상에서 마지막 남은 물 반병을 완샷으로 마시고 이리저리 조망놀이 20여분 즐깁니다.

 

 

좌측 칠불봉과 우측의 상왕봉

 

클릭하면 크게 보여집니다.

 

 

정상 바로 아래 있는 석조여래입상

보물로 지정이 되어 있습니다.

그동안 가야산은 수십차례 올랐는데도 이 부처님은 처음 뵙습니다.

 

 

12시간만에 처음 만나는 "사람"

오늘 하루 처음으로 누굴 만날까 내심 궁금했는데 이렇게 인자하게 생긴 스님을 만났네요.

 

 

"이거 하나 드셔 보세요."

하며 쑥떡 하나를 손바닥에 쥐어 주고 올라갑니다.

 

 

해인사에서 걸어 내려와 간이 매표소가 있는 도로에 도착하니 18:10분.

금방 6시 차가 떠나 버렸습니다. 다음 차는 6시 40분.

 

한 곳 열려있는 2층 식당에 들어가 인심좋게 생긴 아주머니께 차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아 식사는 곤란하고 막걸리나 한 잔 달라고 하니,

"백운동에서 넘어 오셨나 보네요?"

하고 묻습니다.

아마도 늦은 시간이라 그쪽에서 넘어 왔으려니 짐작 한 모양입니다.

"수도암에서 넘어 왔습니다." 라고 하니,

"예? 어머나..!!" 하면서 많이 놀랍니다.

요 근래 3년만에 처음 만났다네요. 수도암에서 이곳까지 오는 분을..

"정말 대단하십니다."

하면서 산더덕 안주를 공짜로 내어 줍니다.

술값도 모두 합쳐 15,000원에서 5,000원으로 대폭 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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