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들 모임이 있어서 1박 2일 서울에 다녀왔습니다.
개업한 친구 아들 사업 격려도 하고 모임도 할 겸..
유년 시절 김장철이면 동네 형들과 삼륜차 짐칸에 타고 ..
끝없이 펼쳐진 뚝섬 배추밭을 멍하니 바라본 기억이 납니다.
이제는 화려한 현대식 건물로 가득한 거리로 변했더군요.
술자리가 끝난 후 친구 집에서 자기 위해 전철역을 향해 걸었습니다.
화려한 불빛 아래 젊은이들의 몸매 굴곡이 그대로 드러낸 옷차림이 정말 민망합니다.
이젠 저도 저들 눈에는 꼰대로 보이겠지… 하는 생각에 잠시 우울해지더군요.
저도 나름 서울의 많은 새로운 건축물이 생겨나고 허물어짐을 보았습니다.
그러나 강남은 자주 올 기회가 없어서 그랬는지는 모르지만,
마치 외국에 온 착각을 할 정도로 화려하더군요.
나름 차려입는다고 입었음에도 불구하고 ..
진열장에 비친 제 모습은 왜 그리도 초라해 보이는지..
벌써 촌부가 되었나 봅니다.
다음 날 친구와 함께 북한산 둘레길을 걸었습니다.
제 후각이 착각했는지는 모르지만 이른 아카시아 향기가 은근하게 납니다.
두 어 시간 걸었더니 목이 마릅니다.
두 술꾼이 만났으니.. 둘레길 주점을 그냥 지나칠 수는 없더군요.
용산역에 도착하니 맥이 탁 풀립니다.
서울 공기가 탁해서 그런가…. 아니면 마스크를 온종일 착용해서 그런가..
집에 오자마자 꼬꾸라지듯 한숨 자고 일어나니 개운합니다.
서울로 가기 전에 말려 둔 민들레꽃이 잘 말려져서 한번 덕은 후 냉장고에 넣어 두었습니다.
의외로 민들레꽃 차 맛은 구수합니다.
이제는 서울 가기가 좀 망설여집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갈수록 촌스러워지는 제 옷차림 때문에 ?
아니면 오가는 시간 때문에 ?
글쎄요.. 거실 탁자에 앉아서 창밖 풍경을 보니..
역시 초라해도 “내 집이 최고구먼” ...그런 생각이 듭니다.
오후에 따 온 민두릅에 막걸리 한잔 하려고 합니다.
이 맛에 내 집이 최고는 아닌가 합니다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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