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난방 준비로 화목난로를 주문했습니다.
난로 연통을 설치할 옥상에 올라가 치수를 재는데 건너편 논에서 갑자기 굉음이 들립니다.
온종일 조용한 동넨데.. ?
고개를 돌려보니 집 앞 논에서 콤바인이 부지런히 추수하고 있습니다.
5월 초에 모내기했습니다. 약 5개월 만에 추수를 하는군요.
농기계로 농사를 짓는 요즘과 달리 ..
어른신들 말씀은 예전 농번기에는 허리 한 번 제대로 펼 수 없었다고 합니다.
올 한 해 농부님들 수고가 많으셨습니다.
올봄 늦추위에.. 지겹게 길었던 장마에..
이제 한숨 좀 돌리나 했더니.. 이어지는 태풍으로 맘고생 몸 고생 많으셨지요.
가을은 고된 농사일의 결과인 풍성한 추수의 보람이 있기에 ..
이 보람을 “더도 덜도 말고 한가위만큼만 되어라” 라는 말을 지금도 자주 씁니다.
가을은 날씨가 선선한 날씨로..
“독서의 계절” 이라고 흔히들 표현을 하지만.. “조락(凋落)의 계절”이라고도 합니다.
술 잔에 떨어지는 낙엽을 보면서 쓸쓸함을 느끼는..
중년 남성들에게는 위험한(?) 계절은 아닌가 합니다.
특히 두 모 라는 님은 더 더욱... ^^
가을은 겨울을 준비하는 계절입니다.
겨울이면 부족한 먹거리를 대비하여 월동 준비를 해야 합니다.
오래전 월동 준비에는 김장과 연탄은 필수였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어린 시절 제 눈에 비친 김장 행사는 동네 잔치로 보였습니다.
씻은 배추를 산더미처럼 쌓아 놓고.. 한 쪽 구석에서는 커다란 가마솥에 돼지고기를 삶고..
가정마다 돌아가면서 김장을 도와주곤 했습니다.
일종의 “품앗이”처럼..
살림이 어려운 집은 남의 집 김장을 도와주고 얻은 배추와 양념으로 김장을 하던 시절이었습니다만..
요즘은 그런 김장하는 미풍 모습을 보기 드문…. 아니 보기 힘든 시절입니다.
제 바람은 어쩔 수 없는 현실은 받아들이지만,
그래도 김장이라는 풍습이 오랫동안 사라지지 않았으면 합니다.
저도 월동준비를 해야 하는데..
준비를 해 놓은 건.. 겨우 고추장아찌와 머위장아찌 뿐..
음.. 동치미는 아직은 이르지만, 무는 심어 놓았고(무럭무럭 잘 자랍니다~^^)
7년 된 천일염도 준비 되였고..
골마지가 생기지 않도록 깨끗한 대나무잎도 준비 완료 ~~
소금에 절인 배춧잎에 잘 버무려진 김장 속과
그 시절 귀하던 돼지고기 한 점을 ...
제 입에 넣어 주시던 어머님이 모습이 .. 지금 이 나이에도 그리워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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