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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별 가족의 글

2020년 곶감 말리기를 끝내고 뒤늦게 늘어놓는 곶감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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엊그제 2월 2일 남은 곶감을 갈무리하여 냉동실에 넣었습니다.
이왕이면 걸어두고 겨울동안 심심할때 빼 먹어야 제격일텐데요.
제가 삼십여년전 시골에 내려와 살던 그때 곶감을 해본다고 식구와 둘이서 깎아 널던 그 생각에 조금 늦었지만 오늘에서야 2020년 곶감 말리는 이야기를 해 보려합니다.


1990년도 지방자치 선거때문에 몇달만 시골에 있을거라는 예상을 하고 이 동네에 왔었습니다.
그런데 생각과는 달리 선거가 끝나고 오너의 고향인 이곳에서 오너분이 조그만한 사업을 벌이는 바람에 5~6년을 시골에 살았습니다.
그때는 지금 살고 있는 이집 바로 아래집에 살았고 그 당시 그 집 마당에는 커다란 감나무 서너그루가 있었습니다.
지금 살고있는 이 집터에도 그 당시에는 감나무가 여러그루 있었죠.
당시 우리는 젊은 40대였고 안식구 또한 시골살이에 최적화 되여있는 듯 나물 뜯으러 다니는 것도 즐거워하고 감 따는 것도 즐거워하고 하물며 감 따는 것도 저보다 몇등급 위였습니다.


집사람이 늘 나무에 올라 잠자리채 비슷한 것으로 따면 저는 그 망에서 집어내는 역활로 그런일에 대해서는 제가 늘 조수였습니다.
왜 조수 역활뿐.. 더 진전이 없는지는~~?
왜 그런지는 지구별 가족 몇분은 짐작 가능할 것 같습니다.


어쨌든 그당시에 이 동네 주변을 보면 웬만한 집은 모두 추녀끝에 수십개에서 수백개씩 감을 걸어 말리는 풍경이 당연한 것으로 보였습니다.
저희도 남들이 하니 따라하고 싶기도 하여 무턱대고 따라하였습니다.
제가 알고 있는 곶감은 어린시절 명절때 차례상에서 먹던 싸리꼬챙이로 구멍에 끼워 말린 곶감..
늘 바짝 말라  요즘 반건시와 달리 맛도 조금 부족하였지만 그것도 겨우 한두개씩나 먹던 곶감을 저희가 직접 말린다고 하니 감을 나무에서 딸때도 힘드는줄 모르고 물론 깍을때도 그 기대에 차서 정말 재미가 있었습니다.


그러다 96년에 다시 서울로 올라가는 바람에 곶감과는 인연을 끝냈는줄 알었는데 어쩌다 다시 이곳에 터를 잡다보니 또 곶감 말리는 것이 년중 행사가 되였습니다.
이사 온 다음 다음해에는 직접 감나무를 20여그루를 심기도 하였으나(허당 농사꾼이라 역시 허당!) 아직 그 나무에서 감을 한개도 따본적이 없어 작년부터 제가 심은 나무에서 수확하여 곶감 말리는 그재미는 아예 포기를 하였습니다.

 

이 고장 감 수확기에 사서 말리다보니 건조기 없이 말리기에는 시기가 너무 일러 이삼년전부터 이곳 고장의 감이 끝날때쯤 11월 초순(조금 더 기온이 내려갈때..)쯤 지리산쪽의 늦은 단풍구경도 할겸 구례 하동쪽으로 두번을 다녀옵니다.     
예전에는 그냥 햇빛 잘 드는 곳에 말리면 그게 다인줄 알었는데 차츰 알고 보니 햇빛없는 그늘에서 바람으로만 말려야 하고 건조기 없이 말리려면 유황훈증(색갈이 이쁘고 곰팡이방지)도 필요하고...
아니면 酒精이라도 겉에 뿌려야 곰팡이가 없다는 소리에...
작년까지는 주정은 못 구하여 과실주 담는 도수 높은 소주를 뿌려보기도 하였습니다.


물론 유황훈증도 해볼까 하는 생각을 하여 두번을 사오기는 하였으나 그것도 마음이 약해(잘못 훈증하면 어쩔까~)아직 한번도 못 해보았습니다. 
유황훈증이 과학적으로 실험을 해도 아무런 피해는 없다고 하지만 그래도 안하니만 못할 것같은 생각도 들구요.
그러다보니 비가 오지않는 날씨가 그리 고맙기도 하였구요.
한겨울동안 말라가는 구경도 하며 어느 정도 마른 곶감을 아는분들에게 보내면 조금씩 받은 친지들이 고맙다는 말씀과 함께 늘 왜 사서 고생을 하며 이제 그만 하라고 합니다.
그런 이야기를 들으면 저희의 답변은 이런일도 없으면 시골에 겨울나기가 너무 지루하고..
그보다는 핑계낌에 가을 지리산 구경도 가고 널어놓고 말라가는 과정도 구경하고..


며칠후부터는 일찍 마르는 감말랭이를 집어먹고 어느정도 곶감이 되여가기 시작하여 떫은 맛이 사라지면 그때부터 하나씩 빼 먹는 곶감맛 정말 맛나고 재미있습니다. 
조금씩 보내드리면 저희 수고의 몇배에 감사 인사와 또 소통하는 재미...
의미없는 드라이브보다 시골 들녁의 농사 풍경을 감상하고 때로는 과수 농가와 거래하다 보면 사고파는 것을 넘어 서로의 인연의 정.
정말 이루 다 말하기 어려운 여러가지 즐거움이 정말 많습니다.

오늘 이렇게 자랑을 하면서 자꾸 미안한 마음이 드는 것은 자랑만 하였지 여기 여러분들에게 나누어 드리지 못한 것이 정말 죄송스럽습니다...
마음으로는 내년에는 조금 더 많이 말려서 죄송한 마음없이 정을 나누고 싶습니다.
너무 긴 자랑 매우 죄송합니다..........^^ 

 

 

11월 5일 첫번째 널은 감

 

곶감용 감을 사기위하여 하동구례쪽을 가면서 지리산 단풍도 구경하기 위하여 들른 뱀사골의 천년송(11월3일)

 

뱀사골의 조금늦은 단풍

 

 

성삼재휴계소에서 본 풍경

 

또다른 색갈의 노고단쪽

 

11월3일 첫날 구입한 물량(11월8일 두번째는 박스 수북히 담어 주었음)

 

주방창고에...

 

감꼭지를 손질하고 맨윗쪽을 한번 돌려 깍기까지는 제가 할일...

 

이후에는 기술자가 감자칼로 쓱싹 쓱싹...

 

일차 작업끝(기술자는 그냥 앉어서 깍으면 되고 모든 잡일은 저에 몫)

 

꽁지에 걸이를 꽂음(옆소쿠리에는 감말랭이용)

 

널음 (11월5일)

 

11월8일 두번째 내려간날 마침 구례장날이라 장구경...

 

시골장날의 구경거리 자라...

 

섬진강의 명물 참게

 

가물치 메기 미꾸라지

 

민물새우 올해는 조금 비싸지만 그래도 윗쪽보다는 저렴합니다.(모두 떨이하였습니다)

 

장날 시장에서 팔고 있는 대봉감(딱 곶감용임)

 

 

 

아랫쪽은 감말랭이

 

까치 파리방지용...

 

 

널은지 보름정도

 

 

 

 

다 제집 찾아 가고 ...이제 반건시가 아니고 진짜 곶감이 된 듯합니다.

 

아랫쪽 사진은 2015년 땡감을 널고 며칠 숙성이 된후 약 열흘이상 계속 비가 내려 곰팡이가 마구 피여있는 모습...

아래 말랭이쪽으로 저절로 감이 떨어질 정도로...

그해는 한개 맛도 못보고 몽땅 다 땅에 파묻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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